길섶마다 여름 야생화들이 즐비하네요. 며느리밥풀, 삽주꽃, 참취, 달개비, 고들빼기, 초롱꽃......
꽃이 진 원추리, 까치수영, 으름은 벌써 열매가 달려있네요. 예산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등산로 정비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었어요. 몇 년 뒤에 다시 와보면 훨씬 걷기 좋은 길이 되어 있을 것 같네요. 유난히 버섯이 눈에 많이 띱니다.
대부분은 식용이 아닌 독버섯이지만요. 그 화려한 모습에 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길가는 남정네 눈 홀리는 요부(妖婦)쯤 되지 않을까요? 그럼 여기서 특이한 버섯 두 종류를 살펴보겠습니다.
1. 식물도감 겉표지의 메인모델로 맹활약 중인 노랑망태버섯!
2. 살짝 건드리면 풍선이 터지듯 퓽~웅 소리를 내며 가루가 날리는 방귀버섯!
- 나중에 만나시면 꼭 아는 척 해주십시오.
첫번째 휴식! 제비꽃님이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해도 될만한 신기한 현상을 발견해냅니다. 대부분 시원한 바람 덕에 수건 꺼낼 필요도 없었건만 산으로님의 뒷머리에서는 뚜두두두둑...... 약숫물 졸졸 흐르듯 쉼없이 땀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지요. 정말 써프라이즈~~ 겨울 산행이었다면 충분히 고드름 달릴 기세입니다.
가을의 문턱, 바야흐로 사추기(思秋期)입니다. 조금씩 노랑물이 들고 있는 몇몇 나뭇잎들을 보니 다음달이면 단풍 구경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관음사 쪽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목탁소리도 청아하게 울려퍼집니다.
조금만 천천히 이것저것 음미하면서 걸으면 얼마나 좋을꼬? 옥양봉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자갈길이어서 솔직히 조금은 힘들었지요. 열심히 올라가니 드디어 하늘문이 열렸습니다.
첫번째 봉우리 옥양봉 바로 밑, 조망바위에서 기념사진 찰칵! 탁 트인 조망에 땀은 나지만 흐를 시간조차 주지 않고 말려주는 시원한 산바람. 여기저기서 "우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여기서 한 30분 정도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기서 찍은 검둥이님 사진 정말 잘 나왔답니다. (가야산 산행의 베스트 샷~ 되겠습니다.)
오늘 산행은 능선 위주로 여러 봉우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옥양봉->석문봉->가야봉
두번째 봉우리 석문봉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산행기에는 억새길이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웬걸.... 실제로는 가뭄에 콩 나듯 몇 군데 없었어요. 억새밭으로 유명한 10월 산행지인 화왕산을 기대해봅니다.
석문봉 바로 밑에는 백두대간 종주 기념돌탑이 서 있지요. 태극기가 꽂혀 있어 여느 산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뿌듯함같은게 느껴집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는 바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상하게 했고, 누구든지 태극기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지요.
드디어 서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앞뒤로 장관(壯觀)일까요? 날이 좋으면 저 멀리 안면도까지 보인다는...
회장님께서 조선시대에 군사적인 요충지였던 해미읍성의 위치를 설명해 주셨을 때 저 혼자라도 내려가서 구경하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 초등학교 졸업한 아이들은 모두 국어시간에 <해미읍성을 찾아서>라는 기행문을 배운답니다. ^^* ※ 해미(정해현+여미현)
바위구간에서 젬마 총무님~ 유격! 유격! 함성을 지르며 밧줄을 잡고 내려갔지요. 군대 출신인거 들켰습니다.ㅋㅋㅋ
드디어 맛있는 점심 식사시간!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막걸리, 복분자주, 매실주,,, 등등 베낭에서 밥보다 먼저 술과 술잔이 꺼내집니다. ㅋㅋ 밥을 안 싸가는 저를 위해 들국화님께서 따로 밥을 싸오셨네요. 고맙습니당!
저는 복분자주와 매실주 합쳐서 두 잔을 마셨습니다. 적당히 알딸딸하고 적당히 기분좋네요.
커다란 암석 왼쪽으로 계단이 나타납니다. 몇 백미터 산 위에 이런 철과 나무로 된 계단을 만들어놓다니...
산에 오를 때마다 이 계단을 설치해준 분들께 고마움을 느낍니다. (-- 갑자기 설악산 울산바위 오르는 그 철계단이 떠오르는데요.)
세번째 봉우리 가야봉 정상부근에 도착할 때쯤, "다람쥐 오빠!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우리 산악회의 전속 연예인 쁘니님이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해주신 서재영님을 부르는 소립니다. 우연히 이 두 분은 이름 중에 두 자나 똑같지요. ㅋㅋ
급작스럽게 '오누이'가 결성됐습니다. 쓰고 있던 모자를 꽉 잡지 않으면 바람이란 도둑놈한테 뺏기게 됩니다. 오늘 부는 바람은 보통바람도 아닌 태풍의 기운을 받은 전과(?) 10범쯤 되는 도둑놈이거든요~ ㅋㅋㅋ
하산!!!!!!!!!!
다시 상가리 방향으로 내려가다보니 경사진 곳에 바위 덩이들이 깨지고 무너지고 쪼개져서 넓게 퍼져있는 너덜지대를 지나게 됩니다. 산사랑 여러분들 못 보셨을까봐 싹수가 찍어왔답니다. ^^*
왼쪽 오른쪽에는 타잔이 타고 다녔을 것 같은 굵직한 다래 덩굴이 하늘 높이 솟아 있습니다. 어떻게 줄기가 하늘로 올라가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요. 저 혼자 후미에서 오다가 인간 활쏘기놀이를 해봤습니다. 다래 덩굴 뒤로 힘껏 당기고 힘을 쭉 빼면 사람도 하늘로 슈~웅 날아갈 것 같지 않습니까? ㅋㅋㅋ
계곡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네요. 참 반가운 소립니다. 박쥐봉에 올랐다가 계곡물을 보자마자 벌컥벌컥 들이키던 한 달 전이 머리를 스칩니다. 웃통을 벗고 시원하게 등목까지 하시는 분도 있고 발만 담그는 사람도 있었지요.
여기서 또 한번 세상에 이런일이에 제보할만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여러분 닥터피쉬라는 물고기 아시지요? 발을 물에 담그고 있으면 발을 간질이면서 치료를 해준다는 그 신비한 물고기... 그런데 냇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송사리(?) or 피라미(?)들이 발주변을 맴돌며 간질여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ㅋㅋ 들국화님, 정말 웰빙 산행하셨네요.
보랏빛 예쁜 꽃이 진 자리에 조금은 흉물스럽게(?) 달려있는 으름 열매! 효소 마니아 들국화님의 레이다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웬만한 효소는 다 만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으름 열매 따느라 뒤쳐져서 바삐 내려오는데 산으로, 태양, 쁘니, 박희화님께서 허리를 굽히고 무언가를 줍고 있네요. 바람에 후두둑 떨어진 도토리를 줍고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주웠더니 금세 한 보따리가 되었습니다. 그것 뿐이 아닙니다. 아람이 벌어진 밤송이를 따서 굵직한 밤도 몇 알 챙겼습니다. 시간은 점점 지체되기만 하고.... 선두는 벌써 주차장에 도착해 있을텐데 후미쪽에서는 밤, 도토리 줍는 삼매경에 빠져버렸으니 이 일을 어쩔꼬?
상가리 저수지 둑길을 걸으며 마지막으로 산바람과 악수를 합니다. 오늘 정말 고마웠다고, 다음에 또 만나자고...
남연군 묘가 유명하긴한데... 맨 꽁찌로 가는 처지에 기념사진 찍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아 대충 몇 번 셔터만 누르고 내려왔어요.
2대에 걸쳐 왕 노릇 하겠다고 99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초대형 절(가야사)을 없애버린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기념사진 찍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오르니 하늘에서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이런 천운(天運)이 있나?
아무래도 남한산성 산신령님께서 시산제를 잘 지내서 도와주신 것 같아요. 그 때 축문을 목청 터져라 읽었던 보람이 오늘에서야 빛을 보는 것도 같고... (^_^)
아! 기분 좋아라! 분당 산사랑 여러분~ 다음 달 어딘지 아시지요? 창녕 화왕산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몇분이 태풍오는데도 산행하느냐고 연락이 왔었는데요... 자신있게 산행끝날때까진 비가 안온다고 했지만 그래도 걱정은 했는데 정말 날씨 좋았죠? 함께하신 산우님들 수고하셨구요..싹수님 잠도 못자고 나와서 수고 많았습니다~
고마운 태풍! 저 역시 조금은 걱정했어요.
산악회 140회 정도.... 그 이야기 놀랐습니다요!!!! 진짜루~~
으름열매~~강원도 골짜기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데 가야산에서 만났네요.
역시 들국화님의 눈이 밝아요. ㅎㅎㅎ
술맛때문에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가을전어 맛도 좋았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딱 한 번 본 적이 있어서 알아보긴 했지만....
사람 키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지라 찾기 힘들었을텐데...
개인적으로 이번 산행이 가장 쉽고 재밌고, 수확(?)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무지 재미있었겠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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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고 싶으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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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버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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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조절 잘해서 화왕산에는 꼭 가야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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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참석하세요!
체리콕님! 꼭이요~ 꼭!!! 아셨지요?
아이고~~잼나라~~ 맛깔스런 산행기 ~~새벽녘까지 집필 하시느라 고생하셨슴다~~감솨~~함다
집필까지야... 그저 글 쓰는 것이 좋아서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매번 참여하려고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 번 빠지면
한 달이 아닌 두 달의 아쉬움에 마음고생 할것 같습니다.
산행기를 빠짐없이 쭈욱 썼으면 좋겠습니다. ~~ 그게 제 바람이지요!
보는것으로 만족'우~~정말멋있는글 쓰신분 진짜 짱~~수고하셨습니다,가지못한마음
이글로 다 채워질듯'또한번감사
산행 코스가 평지에 가까운 능선을 따라가는 것이어서 로즈님이 좋아했을텐데...
산행 중에 그런 생각도 해봤답니다.
기억이 생생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싹수님은 분당 산사랑의보배~` 이의 없으지요 짝짲~~
나중에 이 글을 보더라도 그날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새벽 3시에 산행기를...
먼저그 정성에 감탄하고,,,
멋진 산행기에 감탄하고,,,
못갔지만 갔다온 거 마냥 생생합니다.
자~알 읽었습니다.
벌써부터화왕산 편이 기대됩니다.
글은 항상 밤에 써야 제맛이거든요! 조금은 감상적이되지만요!!! 긴글 읽어주셔석고맙습니다!!!
화왕산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풀박님~
한번이라도못가면아쥐울것같아빠질수가없네요글을너무잘쓰닌까부럽네요하이팅
셋째주 일요일만은 산사랑 등산에 빠질 수가 없어요. 맞습니다. 아쉬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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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우셨다면 저야 땡큡니다.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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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쉬움이 너무 클것 같아서요. 산행기 보고
노랑망태버섯! 참 ! 신비스럽내요 ? 싹수님이 접수만하면 뭐든지 작품이 되내요 .한번더 즐감하고 갑니다.
근데 그것도 빛좋은 개살구라서 못 먹는 독버섯이라는거지요!!
벌써 일곱번이나 산행을 갔네요. 앞으로도 70번 100번 계속 산사랑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