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혹시나 왔을까 생각에 가족들 몰래몰래 주위를 살폈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졸업도 한 마당에 더이상 학교앞에 살기도 그래서 강남쪽으로 선수촌 아닌 동네를
골라 이사했다. 오빠가 준 6000과 집 보증금 4000을합쳐 작은 원룸을 전세내었다.
VJ언니는 화보집을 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했고 좋은분을 만났단다.
유*언니도 새로운 가게에서 잘 지내고 오빠 선배와 잘 사귀다가 이젠 좀 시들해
졌단 이야길 했다. 참....차를 팔았다. 내 귀엽던 TT를 팔고말았다.
1월에 전남친 만난 후로 내차 혹시라도 마주치면 또 따라올까 두렵기도 했고
차 볼때마다 이젠 먼곳에서 남의남자된 아우디옵 생각나 맘도 아팠다.
그리고 학교친구와 대학교 2학년때 계획하고 돈없어 실천 못했던 미국여행을 했다.
둘이 여행사에 알아보고 13박 15일의 패키지를 끊었다.
여행경험이 있었다면 자유여행을 하고싶었지만 미국은 좀 위험하다는 사람들 의견에
따라서 그냥 패키지로 하고 샌프란시스코-요세미티-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LA
-뉴욕-워싱턴-나이아가라-토론토-오타와-몬트리올-퀘벡-보스턴 일정이었다.
아우디옵이 있는 시애틀은 멀었지만 같은 미국아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찡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착해 플룻언니도 다시만나보고. 돌싱옵과 헤어졌다니까
여행하며 다 잊으라고 토닥토닥 위로해줬다.
여행에 대해 자세히쓸수가 없다. 너무 많은것을한꺼번에 보고 듣고 느꼈다.
그렇게 정신없이 2주를 여행으로 보내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재충전된 마음으로 다시 가게를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냥 놀려고가 아닌 돈을
모으자는 마음으로였다. 3월중순부터 4월중순까지 1600으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사진들고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좀 안챙겨 먹었더니 살이 너무
빠지고 몸이 안좋아져서 쉬게되었다. 오디션 본곳중 한곳에서 계약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쉬면서 모던댄스도 배우고 나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이글을 쓰기 시작한 5월말. 난 다시 가게를 나갈 생각이었다.
그동안 돈을 모으지 못했던 후회때문이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소속사도 생겼으니 열심히살아야지.
텐프로로 생활한지 햇수로 3년이었다. 모은돈? 없다. 가게에서 번 돈은 모래처럼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버렸고 많은 명품가방과 명품옷, 시계와 구두가 전부다.
돈돈돈.....머리와 메이크업, 네일, 차유지비, 유흥비, 쇼핑, 콜택시....
글을쓰며 점점 더 나에대한 확신이 들고 내가 누군지 알게되었다면 우스울까?
그나마 다행인건 카드를 만들지 않았고 그덕에 빚이 안생겼다는거.
이제 내 전공을 살릴수 있는 길로 가려고 한다.
물론 텐프로도 내 전공을 살린 일이긴 했다.
연기와 가식으로 물들어있던 세상.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싶어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젠 밤세계 일보단 조금 더 떳떳하게 일하고싶다.
언젠가 나도 연기인으로 불리울 날이 있겠지.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또 새벽이네요. 그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글 쓸때까지만 해도 가게 다시 나가서 일할 생각이었는데 글을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또 좋은소식 있었어서 이제 안나가도 될것같아요.
뭐 고마우신분 또생기고 이런건 아니구요 소속사가 생겼고 일도 생겼어요.
ㅎㅎ 하지만 여전히 화류계 언니들이랑은 친하다는거~ 언니들도 언젠간 은퇴하겠죠.
이제 글은 안남기겠지만 가끔 눈팅족으론 남겠습니다!
그간 감사했어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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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학로 조그만 소극장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여러분들 염려하실만큼 큰 드라마나 광고회사와의 계약이 아닌
작은곳에서부터 그동안 부족했던 연기공부하며 시작하고싶다고 말씀드렸어요.
1년? 2년? 더 길어진다고 해도 한달 3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도
노력할겁니다. 여러분 걱정해주시는만큼은 꼬옥 노력할겁니다.
월급 30만원에 티켓이 팔리면 돈 받고 아니면 못받습니다.
월급 1600받던 네가 어찌 일하겠냐 생각하시겠지만
1600받을때는 천만원은 치장비에 600만원은 유흥과 집세로 소모되던 금액이
지금은 아무것도 필요없게 되었답니다.
교통카드로 3년만에 지하철을 타고
운전할때는 모르던 서울을 구경합니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제가 알던 밤의서울과 다른 맨얼굴의 낮의서울.
스스로 화장을하고 무대의상을 만드는것을 도우면서
연기에대한 열정 하나로 연극무대에 5년간 무월급으로 일하신 분들을 보면서
이제 철이드는 기분이 드네요.
걱정해주신분들, 84는 열심히 살거예요.
언젠가 대학로에서 연극포스터 보면
저 한번 생각하면서 '화이팅!'한번 떠올려주세요.
혹시라도 봐주신다면 더 고마울거구요.
같은 서울하늘아래는 아니지만
그간 저와 작은 인연이나마 만들었던 아우디옵, 돌싱옵.
모두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염려해줄거라 믿어요.
첫댓글 네네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