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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청도에 걸쳐 솟은 비슬산(琵瑟山·1,083.6m)은 온천산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대도시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인근에 약산온천이 자리해 산으로 드나드는 길에 온천욕을 겸할 수도 있다. 비슬산은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으로 뛰어난 조망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조화봉 서쪽 능선 바로 아래 위치한 대견사지(大見寺址)에서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낙동강 경치가 그만이다.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이 평야를 가로 지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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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화가 핀 비슬산 정상부의 등산객들.
- 비슬산은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산이다. 봄이면 붉은 색 참꽃이 주능선을 물들이고,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이 넓은 산자락에 멋진 수를 놓는다. 한여름에는 짙은 숲과 깊은 계곡으로 많은 도시인들에게 피서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거기에 추운 겨울날 산등성이에 피는 눈꽃의 화려함까지 더하면 비슬산의 아름다움은 사철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
비슬산은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앉아 비파 혹은 거문고를 타는 형상이다. 산 이름에 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 자를 쓴 것은 이러한 산의 형상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독 도드라지게 솟은 정상부 바위와 유순한 능선이 조화된 모습이 그러한 유래의 바탕이 된 듯하다.
비슬산 산행은 자연휴양림을 통해 접근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낙동강 조망대로 알맞은 대견사지로 오르는 가장 빠르고 편한 길이기 때문이다. 휴양림 상단에서 대견사지까지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대견사지에 샘이 있지만 겨울철에는 결빙되고 수질도 좋지 않아 식수는 미리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휴양림에서 대견사지로 오르는 산길은 비교적 단순하다.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1km쯤 오르면 나오는 비슬산쉼터 앞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조화봉 서쪽 능선 바로 밑까지 연결되는 임도로 차량도 운행할 수 있다. 걸어서 산을 오르려면 왼쪽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잘 다져진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진행하면 콘도 옆에서 산길로 좁아지며 가팔라진다. 숲을 통과하는 경사면을 따라 잠시 오르면 오른쪽으로 넓은 너덜지대가 나타나며 시야가 트인다. 너덜지대와 나란히 하는 숲길을 걷다보면 왼쪽으로 멀리 대견사지 삼층석탑이 보인다.
탑이 보이는 곳에서 계속해 5분쯤 더 오르면 화장실을 거쳐 사거리에 올라선다. 오른쪽 임도는 휴양림 내 비슬산쉼터 앞으로 연결되고, 직진해 사면을 오르면 대견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닿는다. 대견사지는 사거리에서 왼쪽 길을 이용해 100m쯤 가면 나온다.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대견사지까지는 약 1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