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디카詩》
기획특집
제36호/ 이승하: 디카시 출현의 배경과 역사, 그리고 미래
dpoem21
2021. 4. 20. 22:08
디카시 출현의 배경과 역사, 그리고 미래
이승하(중앙대 교수)
‘디카시’의 시대가 되었다. 아주 많은 기성시인이 디카시를 쓰고 있고 국내와 국외에서 디카시 공모전이 열리면 남녀노소 장삼이사 일반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약자인 ‘디카’와 ‘시’를 합성해서 만든 신조어인데 지금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되고 있다. 시와 디카시가 있는 것이다.
디카시가 사진과 문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창작 과정에서 사진이 먼저냐 문자가 먼저냐, 사진이 중요하냐 문자가 중요하냐를 놓고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진과 문자가 상호 조응하고 보완하는 점에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이므로 디카시의 영상과 문자를 놓고 경중과 선후를 따지면 곤란한 일이다.
디카시의 출현 시기는 2004년으로 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당시 이상옥 교수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창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교수였다. 엄밀히 말해 도시 통폐합 이전, 창신대학교는 마산시 합성동에 소재해 있었는데 이상옥 교수는 고향인 고성에서 몸이 편찮은 노모를 모시고 있었기에 마산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매일 차를 몰고 고성 가도(固城街道)를 달리면서 ‘언어 너머의 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무렵, 세상이 바뀌고 있었다. 스마트폰이란 것이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사진사, 사진작가, 사진기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관도 결혼기념사진이나 여권사진 정도만 찍는 곳이 되었다.
2003년부터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무겁고 덩치가 컸다. 2006년에 그다지 슬림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현재의 휴대폰에 가까운 작은 PDA폰이 나왔다. 이로써 너나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들고 나가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읽어낸 사람이 바로 이상옥 시인이었다. 그는 그때만 하더라도 본인이 21세기 문학혁명의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언어 너머의 시’에 대한 본인의 견해는 이렇다.
디카詩는 언어 너머의 시, 즉 날시를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문자로 재현하는 것이다. 날시가 디카로 포착되어 영상으로 액정 모니터에서 컴퓨터로 전송되어 실현되고, 그것은 다시 한번 문자 재현을 통해서 보다 온전하게 실현된다. 즉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된 날시가 ‘영상+문자’로써 형상화되면서 ‘날시’의 ‘날’을 떼고 완전한 시(디카詩)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상옥, 『앙코르 디카詩』, 국학자료원, 2010, 23쪽.
이렇게 이론을 정립해 나가면서 스스로 시를 썼으니, 최초의 디카시들이었다. 2004년 4월 2일부터 6월 19일까지 한국문학도서관 서재(http://member.kll.co.kr/lso/)에 50편의 디카시를 연재하였고 이를 묶어 시집 『고성 가도』(문학의전당)를 펴낸 것이 2004년 9월 15일이었다. 마침내 디카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디카시에 대한 새로운 시론을 정립한 최초의 연구서 『디카시를 말한다』(시와에세이)가 나온 것이 2007년 5월이었다. 그 뒤 그의 이론은 『앙코르 디카詩』(국학자료원, 2010), 『디카시 창작 입문』(북인, 2017)으로 이어졌다. 즉, 이상옥 교수는 디카시를 창작한 데서 그치지 않고 이론적으로 정립한 공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경남 고성과 마산을 오가면서 학생들에게 시창작 지도를 하고 디카시를 쓰고 디카시 이론을 정립하는 동안 이른바 ‘중앙시단’에서도 커다란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05년 『문예중앙』 봄호에 실은 기고문 「미래파」에서 권혁웅은 황병승ㆍ장석원ㆍ김민정ㆍ유형진 등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 시의 분명한 대안이라는 것을 인정할 날이 올 것이다.”라는 폭탄선언을 하였다. 미래의 우리 시단을 이들이 평정할 것이라고 예언을 한 것이었는데 이후 우리 시단은 근 10년 동안 미래파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었다. 그 논쟁에 비해 디카시에 대한 논의는 그야말로 ‘변방에 우짖는 새’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15년 세월이 흐른 지금, 미래파의 시와 디카시의 위상은 천양지차가 되었다. 2005년 같은 해에 나온 황병승의 『여장남자 시코쿠』, 장석원의 『아나키스트』, 김민정의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유형진의 『피터래빗 저격사건』이 한국시단을 경천동지케 한 것은 사실이지만, 권혁웅의 응원에 힘입어 지진의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10년을 가지 못했다. 많은 평론가가 미래파를 비판했는데 이병철의 평론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미래파’ 아니 ‘오타쿠파’는 한때 화두로 떠오르며 옹호와 비판의 치열한 대립 사이에 놓였지만, 이제는 다 소모되고 말았다. 그들이 선취했던 파격성도 흔하고 익숙한 것이 돼버렸다.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오히려 한류가 역수출되는 문화 지형의 변화 속에서 그들이 수용했던 오타쿠 문화는 더 이상 파격적이고 전위적인 문화의 위치를 고수할 수 없게 되었다. 이병철, 「감각적 허상을 소비하는 상상체험자들」, 『원룸 속의 시인들』, 새미, 2019, 47쪽.
주로 김민정과 장이지 시인을 거론하면서 이런 말을 한 것이었지만 실은 황병승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라 여겨진다. 『여장남자 시코쿠』야말로 ‘오타쿠파’의 전형적인 시들로 이루어진 왜색 짙은 시집이었다. 이런 황병승의 시에 미당문학상이 주어진 것은 시세계로 미루어보면 한국 시단의 웃지 못할 희극이었다.
최첨단의 언어실험을 행하던 미래파의 시가 독자들과의 소통불능을 초래, 한국시 자체가 큰 위기에 직면하였다. 두껍고 무거운 시집은 일단 판매가 되지 않았으며, 권말의 해설은 시만큼이나 요령부득이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광고 카피와 시의 접경지대에 있는 하상욱의 작품, 짧고 명료하고 순수서정을 지향한 나태주의 시, 체험과 상상을 잘 융합하여 누선을 자극한 박준의 시가 낙양의 지가를 천정부지로 올렸다. 시낭송대회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렸고 시조시인들의 평균연령이 낮아지면서 대약진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상옥 시인은 2006년에 무크지 『디카詩 마니아』를 창간하였고 2007년에 『디카詩』를 창간하기에 이른다. 『디카시』는 2015년까지는 반년간으로 내다가 그 이후로 계간으로 전환했으며, 2020년 여름호가 제34호이다. 현재 『디카시』 주간은 최광임 시인이며, 2006년부터 이상옥 교수와 디카시 운동을 함께 해오고 있다. 편집장은 천융희 시인이 맡고 있다. 2014년에 고성문화원 부설로 디카시연구소가 만들어졌고, 대표는 이상옥 교수, 부대표는 최광임 시인, 사무국장은 이기영 시인이다. 2018년엔 고성문화원으로부터 독립하여 한국디카시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마침내 2019년 한국디카시인협회와 국경없는디카시인회가 발족되었다. 한국디카시인협회의 현 회장은 김종회 교수, 집행위원장은 최광임 시인, 부회장은 복효근ㆍ김혜영ㆍ이재훈ㆍ최금진 시인이다. 국경없는디카시인회는 이상옥 교수가 맡고 있는데 이 단체가 발족한 데는 미국ㆍ중국ㆍ인도ㆍ인도네시아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디카시 쓰기가 대유행을 하고 있는 데 힘입은 바 크다. 고성이라는 작은 고장에서 출발한 디카시가 이제는 국경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옥 교수의 이런 노력에 적극 찬성하고 동참하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최광임 · 천융희 · 이기영 시인이 디카시 운동 전반을 이끌어왔으며,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또 송찬호ㆍ김왕노 시인 등이 디카시 확산에 적극 나섰다.
『디카詩』 2020년 봄호에는 이 문예지의 최광임 주간이 쓴 기획기사가 실렸다. 디카시의 현황이 자세하게 실려 있는데 이 글을 참조하여 현재의 디카시 공모전과 페스티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디카시연구소가 주관하는 행사들로 경남에서는 ‘경남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이 올해로 13회째를 기록하고 있고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도 병행하고 있다. 공모전으로는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과 양평 ‘황순원디카시공모전’이 있다.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은 올해로 제3회째를, ‘이형기디카시신인문학상’은 올해 신설되었다. ‘에코부산디카시공모전’ ‘고성 배둔장터 독립만세운동디카시공모전’도 주관해 왔다.
계간 『디카詩』에서 주는 디카시작품상은 지금까지 공광규ㆍ김왕노ㆍ송찬호ㆍ리호ㆍ이운진ㆍ이정록 시인이 수상하였다. 디카시의 세계화 현황은 최광임 주간의 글을 직접 인용한다.
해외에서 시행하는 문화사업으로는 ‘중국대학생 한글디카시공모전’이 3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2019년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문화원에서는 인도네시아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디카시공모전을 한글날에 맞추어 시행하였습니다. 또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와 델리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인도인들과 한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디카시 콘테스트를 인도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하였습니다. 최광임, 「디카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디카詩』 2020년 봄호, 10쪽.
특히 우리와 지리적으로도 멀고 역사적으로도 별 교류가 없었던 인도에 가서 디카시를 전파한 홍은택 교수의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다. 홍 교수는 한국문학 영어에세이 콘테스트 심사를 하러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에 간 김에 특강 요청을 받고 ‘한국시의 새로운 경향: 디카시 = 디지털카메라 + 시’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딱 1시간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대단히 큰 호응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 대학에서 한글날 기념행사에 한글 디카시 콘테스트를 개최했으니 심사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을 해온 것이었다. 또한 델리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인도인들과 한국교포들을 대상으로 한글 디카시 콘테스트를 개최할 계획이라는 메일을 받게 된다. 홍 교수가 졸지에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올해 홍 교수는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 ‘디지털미디어와 디카시’라는 교과목까지 개설하였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채인숙 시인은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문화원과 인도네시아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과 인도네시아인과 교포를 대상으로 ‘인니한글디카시공모전’을 주관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 제2회째를 맞았다.
김종회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 등지에 디카시의 씨를 뿌렸다. 이상옥 교수는 창신대학교를 떠나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를 2년 동안 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마다 디카시 동호인 모임이 생겨나게끔 산파 역할을 했다.
한편, 제주N뉴스는 올해 디카시 신춘문예를 주최하여 이천여 편이 넘는 응모가 있었다. 또 오는 10월에 제1회 제주국제디카시페스티벌을 주최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잠정적으로 미루어진 상태이다.
한때 한국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장금>이 중동 각국에서, <사랑이 뭐길래>, <별에서 온 그대> 등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마도 1988년 하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국가를 홍보한 것보다도 이들 드라마들이 한 역할이 더 컸을 것이다. 한편 K-pop은 H.O.T를 필두로 S.E.S.ㆍ소녀시대ㆍ원드걸스ㆍ잭스키스ㆍ핑클ㆍG.o.d.ㆍ신화ㆍ보아ㆍ동방신기ㆍ슈퍼주니어ㆍ빅뱅ㆍ카라ㆍ2NE1ㆍ레드벨벳ㆍ블랙핑크ㆍ싸이ㆍ방탄소년단……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도 기억하기도 어렵다. 이들 그룹이 전 세계에 알린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 한글이라는 문자, 그리고 한국의 문화였다. 한국을 홍보하고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일을 젊은이들이 해냈다. 어떤 대통령도 스포츠맨도 하지 못한 일을. 그런데 지금 디카시가 그런 일을 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전에는 한국 가요의 가사를 따라 부르려고 한글을 익힌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제는 국제디카시공모전에 출품하려고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권도의 각 명칭이 한글로 되어 있는 것처럼 디카시를 쓰면서 한글을 익히고 있다. 대부분의 국제 디카시 공모전에서 한글로 시를 써야 한다고 하면 외국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은 자신의 사진 촬영 실력과 한글 구사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서 응모를 한다. 한국인이 외국에 가서 대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디카시는 접근성이 아주 뛰어나다. 결국 한글을 세계에 전파하는 최고의 교육기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디카시가 빠르게, 또 널리 전파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누구나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포착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5행 이내로 짧게 쓰기 때문에 시를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 시는 어렵다, 각종 비유법을 동원해야 한다, 함축적이어야 한다, 설명조로 쓰면 안 된다, 애매해야 한다는 등 각종 제약이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디카시를 쓸 때는 그런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
디카시의 미래는 아주 밝다. 작년 6월에 디카시 방송국인 KDI 유튜브 방송국이 개국해 이상옥 교수가 방송을 하고 있다. 『시와경계』 『시와편견』 같은 문예지도 디카시 코너를 마련해 작품을 싣고 있으며 『시산맥』에서도 시인들 대상의 공모를 통해 디카시 게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디카시집은 이상옥의 『고성 가도』와 『장산 숲』 외에 김왕노의 『게릴라』와 『이별 그 후의 날들』, 송찬호의 『겨울 나그네』, 김종회의 『어떤 실루엣』, 이기영의 『인생』, 복효근의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 등이 나와 있고 김수복ㆍ최광임ㆍ공광규ㆍ김륭ㆍ최금진 시인이 디카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디카시가 교과서에도 실리고 있다. 최광임 시인이 펴낸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에 실려 있던 서동균의 「봄」이 미래엔 중학교 교과서와 천재교육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공모전에 당선된 윤예진 고등학생의 「기다림」이 창비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모의고사에 디카시가 나왔으므로 수능시험에도 곧 디카시가 출제될 거라고 여겨진다.
최근에 필자는 ‘2020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심사를 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이 투고되다니! 응모된 작품의 수에 일단 놀랐고 각 작품의 수준에 다시 놀랐다. 심사평에 이런 말을 했다.
심사에서 제일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사진과 활자의 어우러짐이었습니다, 어떤 작품은 사진이 뛰어난데 시가 부족하였고 어떤 작품은 시가 뛰어난데 사진이 미흡했습니다. 그리고 사진도 시도 다 좋은데 둘이 매치가 안 되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해석이 시인 셈인데 어떤 작품은 다소 억지를 부려서, 이 좋은 사진을 두고 이렇게밖에 못 쓰나 하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결국 디카시는 사진과 시의 협연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2020년 여름호 『디카詩』의 권두언에서 한 김종회 교수의 말마따나 “순간포착의 강렬한 영상, 간결한 촌철살인의 시적 언어가 순간예술이자 영속예술의 필요충분조건을 성립시키는” 것이 바로 디카시이다. 방탄소년단 이후 한류 바람이 한풀 꺾인 지금, 디카시는 한국과 한글,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애국적인 견지에서도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에는 외국의 대학생들이 K-pop에 매료되어 한글을 배우고자 했는데 이제는 디카시를 쓰려고 한글을 익히고 있다. 사진은 어찌 보면 만국 공통어가 아닌가. 디카시 안의 활자는 짧기 때문에 번역하기도 어렵지 않다. 고성에서 출발한 디카시가 세계만방에 퍼질 날이 오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이승하: 경북 김천 출생.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뼈아픈 별을 찾아서』 외. 편운문학상 외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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