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성 : 정의
오늘의 순례자 : 컵 샤먼
오늘의 순례 : 컵6
정으로 나온 정의의 여신들. 정의의 여신들이 사는 행성에 도착한 순례자 컵샤먼. 컵6을 경험하다.
컵6을 보았을 때 든 첫 생각은, 오늘밤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모임에 갈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라다가 컵9라고 했을 때에는 라다는 맥주 9잔, 나는 맥주 6잔 뭐 이런 웃기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송년회 이후로 처음하는 밤외출이고, 처음하는 모임참석이다. 모임에서 뽑은 달카드. 정의여신과 운명의 수레바퀴 라던데.... 알쏭달쏭
어스시의 마법사에 나오는 게드같기도 하고(피부가 검고 나이든 현자이고 여자같기도하고 남자같기도 하고) 현자를 둘러싼 원을 눈이 둘러싸고 있고(360도 cctv처럼 나를 주시하고)그 위에 깨어있는 눈이 제3의 눈처럼, 6차크라의 눈처럼 나를 바라보고, 다시 3개의 원을 형성한다.
그냥 기분이 참 좋았다. 아이들을 재우고, 남편의 축복을 받으며 나가는 것. 기쁨으로 충만했다. 최근에 산 수정 목걸이를 걸고, 집을 등지고 밤거리를 걸었다. 들어가는 순간에 마주친 라다의 얼굴과 잣나무, 샨티. 잣나무와 뜨겁게 손을 마주 잡았다. 모두들 진지하게 무언가 의논하고 있었는데 나혼자서 실실 웃으며 맥주를 마셨다. 그냥 좋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고 익숙한 얼굴도 있었다.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냥 받아들여지고, 불편하지 않고, 그 저변에 뭐가 있는 걸까, 이 만남은 그 저변 다음으로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저 즐겁고 괜찮았다.
컵6. 바다를 헤쳐 뛰어가는 저 사람들의 당당함. 용기. 힘. 기쁨. 서로가 주는 에너지. 함께가 만들어내는 에너지.
모임 시작부터 끝까지 어찌나 감정이 충만하던지. 이렇게 즐겁고 기쁘고 바다물 속에서 시원하고 재미난 기분을 느끼는게 얼마만이던지.
술마신 라다도 귀엽고, 나도 모르게 장난을 치게 되고. 나의 장난은 누군가를 헤치지 않고. 부끄럼없이 하트를 날리고. 낮의 나도, 평소의 나도, 이러면 좋겠다 싶을 만큼 충만한 에너지. 시원하고 즐거운 바다로 잠시 놀러 나갔다 온 것 같은 그런 데일리였다.
첫댓글 그림을 가만히 보는데 웃긴 상상이 되었어요.
컵샤먼이 가마솥으로 마술을 부려서, 정의여신들의 잘 차려입은 옷을 홀라당 벗기고,
한 명의 여신안에 숨어있던 쌍둥이를 불러내어, 여섯명이 되었구,
6명이 맥주잔 들고 신나서 물놀이 하는 상상 ㅎㅎ
ㅋㅋㅋㅋ물놀이하며 마시는 맥주. 맛있을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