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에서 가장 멋있고 화려한 액션중에 꼽으라면 내 개인적인 취향으론 단연코 스페니쉬드레그를 꼽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스페니쉬드레그를 감히 탱고의 꽃이라고 칭하고 싶다.
탱고를 즐기는 대부분의 댄스매니아분들은 거의 비슷하리라고 짐작된다.
물론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댄스스포츠의 어느 종목이나 각 분야별로 가장 대표되는 화려하고 멋진 동작들이 있다. 매니아분들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선호도가 다르고 차이가 나는 것도 있겠지만...
예를 들자면 왈츠에서 드로우어웨이오버스웨이와 각종 픽쳐라인들...
룸바에서는 알레마나를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던데...
삼바에서는 리버스롤, 파소도블레는 샤세케이프 등...
이처럼 각 종목별로 꽃이라고 불리는 아름답고 화려한 동작들이 있는데, 공통적인 점은 바디액션이 정확하고 정교해야하므로 거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어서 많은 시간과 수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탱고에서는 나는 주저없이 스페니쉬드레그와 그 후속 동작들을 탱고의 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짧고 날카롭게 끊어 칠 때, 그 짜릿하고 상큼한 바디텐션감과 청량감은 왈츠와 폭스트롯 룸바에서 맛보는 황홀한 느낌과는 또 다른 별천지다.
보통 '스페니쉬드레그를 친다'고 일컽거나 표현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치는 개념과는 다르다. 예전에 제가 처음 탱고에 입문할 시기만해도 여성의 헤드액션이나 스타카토를 발생시킬때 남성의 바디로 여성을 친다는 개념으로 바디어택이란 동작을 연습하곤 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탱고에 대해서 조금 눈이 뜨이니까 친다는 개념이 아니라 짧은 순간에 정확한 체중이동이란걸 깨닫게 되었다. 선생님들도 그렇게 설명을 해주시고...
스페니쉬드레그, 런지, 콘트라첵 등... 다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스페니쉬드레그는 남성의 짧고 신속한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남성이 오른발에서 왼발로 순간적인 체중이동을 할 때, 여성은 왼발에서 오른발로 체중 이동이 된다. 이때 남녀는 상체를 서로 멀리 떨어지도록 분리하면서도 컨택지점은 최대한 흐트러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러려면 남녀 공히 상체 스트레칭으로 많이 늘려줘야 할 것이다. 물론 짧은 순간에 남성의 골반 로테이션이 기술적으로 이루어져야 여성도 무리없는 쉐이핑과 헤드액션 스타카토가 발생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탱고에서 모든 동작이 공통된 점이지만 남성의 액션은 적고 작게...
그래야 여성의 액션이 크고 화려해보일 것이다.
댄스에서 어차피 남성은 여성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는 줄기 기둥 역할이니까...
남성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상체를 흔들거나 손이나 팔로 여성을 잡아 흔드는 것이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밴 남성들은 이 문제가 가장 고치기도 어렵고 힘든다.
순간적인 체중 이동으로 깔끔한 동작을 해야되는데, 손이나 팔을 사용해서 여성의 상체를 잡아 흔들고 인위적으로 자신의 헤드를 흔들고 여성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
남녀 공히 헤드액션이나 상체액션은 체중 이동에 따른 자연스런 동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교나 잔기술은 완전히 숙달이 되어 본능적으로 바디액션이 이루어지면 저절로 된다,
쉐이핑이 아름답게 남녀 상체가 서로 찢어졌다면...
이제부터 후속 동작으로 더욱 향기를 뿜도록 마무리를 해야할 것이다.
스페니쉬드레그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후속 동작은 아무래도 단순 오버스웨이였던것 같다. 그것이 선수들이 기교와 테크닉을 넣으니까 매니아들에게도 보급되어 진게 요즘 많이 사용하는 [키스라인]과 [로멘티코]인것 같다.
엄밀히 보면 키스라인은 예전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오버스웨이가 업그레이드 된것뿐이다.
스타카토가 발생하도록 순간적인 드롭오버스웨이로 남녀가 서로 섹쉬하게 눈을 마주 쳐다보는 동작이다.
여성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남성을 쳐다보고, 반대로 남성은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다보고...
마주 보는 남녀의 눈길이 스파크가 튀어서 불타 오르고 새빨간 진한 립스틱을 칠한 탐스런 여성의 입술에 닿을듯말듯 키스하는 자세...
경기 대회장에선 젊은 프로 선수들은 부부이거나 연인이거나 아니더라도 예술적인 공연상 표현이므로 실제로 쪽하고 입맞춤하는 경우도 여러번 본 적있다.
얼마전까지는 이 키스라인이 대부분이었는데...
댄스의 액션이나 테크닉도 유행을 많이 타는것이어서 요즘은 로멘티코라는 액션을 즐겨 사용하는것 같다.
물론 커플끼리 공부한 사람들이 주로 애용하는 편이지만 멋있어 보이는 동작은 일반 매니아들도 금방 흉내내고 따라한다.
남성은 왼쪽으로 여성은 남성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찢어진 상체에서 키스라인 대신에 이 로멘티코를 사용하면 폼도 나고 또다른 짜릿한 서로의 바디텐션감을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먹히면 그 맛이란...
남녀간에 이루어지는 가장 원초적이고 황홀한 그 짜릿한 쾌락의 경지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순간적인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남성의 오른쪽 고관절쪽 골반을 앞쪽으로 밀어 주면서 홀드한 왼손을 살짝 당겨서 신호를 주면 여성이 고개를 살포시 꺾어서 오른쪽 볼을 남성의 턱아래 가슾팍에 살짝 닿을듯말듯 갖다 댄다. 물론 왼쪽 빰을 갖다 대도 상관은 없지만, 난 여성의 오른쪽 뺨을 붙이는게 더 좋았다.
남성도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틀면서 터치되는 여성의 헤드를 받아주어야 한다.
상큼한 여성의 헤어 샴푸 향기를 만끽하면서...
이때 여성의 시선은 남성 목덜미쪽으로 쳐다보면 더 섹쉬해진다. 마치 드라큘라가 신선한 목의 피로 식사를 시작하려는 자세처럼...
키스라인과 로멘티코의 동작들을 통칭해서 매니아들은 일명 [드라큘라액션]이라고 한다.
이것 때문에 드라큘라가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귀엽고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것 같다. 댄스 매니아들 덕분인것 같다.
이 로멘티코 액션은 스페니쉬드레그에서뿐만 아니라 콘트라첵 후속동작으로 피피로 열고 난 후에도 나는 개인적으로 즐겨 사용하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스페니쉬드레그 말이 나온 김에 예전에 유행했고 사용하던것 중에 또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다.
바이브레이션...
남녀의 상체가 찢어진 후에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라이즈하면서 드르륵...
바이브레이션을 넣으면서 마무리하는 동작이었다.
처음에는 슬로우로 천천히 하다가 점점 퀵으로 빠르게도 하고, 퀵으로 동일 속도로 하기도 했다.
앞으로 또 어떤 액션으로 변화될지 혹은 과거에 유행하던게 다시 새바람을 타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패션의 유행과 변화처럼...
2021.11.28.일
청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