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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수상한 한마디.. 그후 모든 게 이상해졌다
변상철
입력 2020.11.14. 11:54
댓글 212 음성으로 듣기번역 설정글씨크기 조절하기
[피해자 구술, 수상한 섬 수상한 이야기 4] '만들어진', '양식된' 간첩
군사정권 시절에는 누구든 간첩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제주에는 공권력의 고문과 폭력에 간첩으로 조작된 사람들이 많다. 제주에 사는 조작간첩 피해자의 피해 사실과 그들의 삶과 기억을 기록해 현대사의 비극에 직면하고 이를 통해 파괴된 공동체와 인권의 회복을 돕고자 한다. <편집자말>
[변상철 기자]
1960년대까지는 북한에서 간첩이 정말로 많이 내려왔다. 물론 남한에서도 공작원을 보냈다는 기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남파됐던 공작원, 간첩들은 대부분 체포되었고, 간첩으로서의 능률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국정원 진실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남쪽사회의 반공의식은 상당히 공고해졌다. 부모형제 혹은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의 집을 찾아갔다가 쫓겨나거나 신고를 당하는 일도 빈발했다"고 한다.(국정원 보고서, 학원간첩편 272쪽)
이렇게 직파 공작이 실패하자 북한은 연고선 공작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즉 공작의 성과 미비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들어와 북에서 직접 공작원을 파견하는 연고선 공작의 효용은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직접 공작원을 남파하는 일이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북은 "1975년 연고선 공작을 중단, 그동안 양성한 남쪽 출신 공작원들을 모두 사회로 복귀"시켰다.(국정원 보고서, 학원간첩편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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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투 무장공비에게투항을 권하는 유인물
ⓒ 변상철
직파공작원을 상대체제사회로 보내는 비효율적인 공작은 남북 정보기관 모두가 가지는 고민이었다. 결국 남북 모두는 성과 없는 공작사업을 중단하기 위해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합의, 즉 합의서의 3조와 같이 "쌍방은 북과 남 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 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 하였다.
이 신사협정이 철저하게 지켜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남한 당국의 간첩 적발 통계를 보면 실제 적발된 간첩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1950년대와 60년대는 각각 1600명가량의 간첩이 적발되었던 것이 1970년대에는 681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1980년대에 적발된 간첩은 340명으로 다시 1970년대의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1990년부터 1996년까지는 모두 114명으로 80년대의 3분의 1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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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관에게 연행되었던 옛 집 대문을 탁본하는 강희철 씨.
ⓒ 한톨
검거된 간첩의 수가 감소된다는 것은 체제의 안보가 안정적이라는 반증임으로, 국가안전보장의 입장에서 긍정적 신호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오지 않는 간첩이 걱정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공안기관이었다. 7.4남북공동성명 이후 북쪽에서 내려오는 간첩은 급격히 줄었지만 남쪽의 공안기관 규모는 전혀 줄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의 경우 대공과를 신설하며 치안본부 대공분실(일명 남영동 대공분실)을 건축하는 등 인원과 규모를 확장하였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내려오는 간첩을 막아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간첩이 내려오지 않자 조직의 존재이유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다.
결국 공안기관은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 더 이상 간첩이 내려오지 않더라도 이전에 체포 검거했던 실적 이상으로 간첩 검거수를 채워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에 더해 '간첩 실적'을 독려하는 최고 권력자가 있다면 더욱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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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 9. 1 대통령에 취임하는 전두환
ⓒ 국가기록원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다름 아닌 1984. 1. 21 신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간첩대책중앙회의'다. 1968. 1. 21. 김신조를 비롯한 일련의 북한공작원들이 청와대 뒷산까지 내려와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한 것을 계기로 매년 1. 21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대통령 주재로 각 기관 대공관계자들이 모인다. 그 해의 대공 업무에 대한 계획보고와 대통령의 격려가 이어지는 자리다. 1984년 전두환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대책회의를 열며 각 군 지휘관, 치안 기관 관계자 등 수천 명을 모아두고 이런 말을 했다.
'저놈들이 안 내려오면 좀 답답하죠. 내려와야 우리 군인들 전과 올리고 훈장 타고 진급되고 이런 기회가 생기기 않느냐.'
내려오지 않는 간첩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는 정부, 전과와 훈장, 진급을 위해 간첩이 내려와 주기를 바라는 정부. 전두환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비단 일반 개인의 사사로운 발언이 아니다. 당시 국민으로부터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권력이기에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불안을 이용하기 위한 시선전환용 성과가 필요했고, 이러한 전환을 위한 성과를 독촉한 것이다.
하지만 공안기관 입장에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남파공작원을 잡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었을까? 대통령의 독촉은 결국 이전까지 점차 줄어줄던 간첩검거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다. 내려오지 않는 간첩, 그래서 희귀해진 간첩, 이러한 상황에서의 공안기관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결과적으로 1980년대에 '만들어진' '양식된' 간첩이 많아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렇게 제주의 조작간첩 피해자들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실제 강광보씨의 말을 들어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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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광보 씨의 무죄 선고가 있던 날 함께 축하해 주던 김평강, 오재선
ⓒ 변상철
강광보의 구술 = "내가 1986년도 사건인데, 나는 1월, 강희철, 오재선은 5월인가 6월, 이렇게 조작간첩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고 한 명도 조작간첩으로 들어온 사람이 없어. 그러면 노태우가 된 다음엔 갑자기 조작간첩이 없어졌다는 말이잖아. 결국 무슨 말이냐... 85년, 86년에 간첩이 최고로 많이 들어왔다 이거거든. 조작간첩들이 참 많이 들어왔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그 중에서 우리가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 간 거지. 우리 이전에 먼저 감옥에 들어왔던 분들은 나이가 들어서 돌아가시니까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았지."
대통령의 발언과 이에 대한 각 정보기관의 실적 경쟁, 이에 따른 무리한 공안사건의 발생은 어쩌면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제주 역시 이런 국가의 시책과 공안기관의 경쟁으로 인해 조작간첩 피해자의 많은 수가 1980년대에 몰려있다. 앞서 말했듯이 제주에서 간첩으로 조작되었다 무죄가 된 사건은 14건(피해자는 39명)이다(2020년 시민단체 평화박물관 제주조작간첩 통계). 이들 중 1980년대에 간첩으로 몰린 사건은 6건(14명)으로 60년대 4건(피해자 12명), 70년대 4건(11명)에 비해 많다. 즉 이전 60년대나 70년대 보다 많은 간첩사건이 80년대에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1986년을 끝으로 더 이상 간첩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광보씨의 말은 사실이었던 셈이다. 결국 그렇게 간첩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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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31분전
박근혜 ❤ 최태민
아잉~~오빠야
답글3댓글 찬성하기43댓글 비추천하기12
sang28분전
국짐당이
악마 저인간의 후예들이지
지금도 국민 괴롭히 잖아
맞지요 ~~~~
답글5댓글 찬성하기158댓글 비추천하기16
다반향초32분전
언론이 제일 적폐세력이 다.
신문 띠비뉴스 ㅈㅈㄷ 안본다.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37댓글 비추천하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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