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의 질병관
제3절 질병의 원인
질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불교에서 우선 질병의 원인과 관련하여서 붓다는 8가지를 설한다. 앞서 질병의 종류를 살펴볼 때 보았던 『기리마난다 경(Girimānanda sutta)』(AN10:60)에서 8가지 원인이 포함되었다. 8가지 원인은 『음식 경(Anna sutta)』(AN4:87) 외에 여러 경전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에게는 담즙 때문에 생기거나 점액 때문에 생기거나 바람 때문에 생기거나 [이 세 가지가] 겹쳐서 생기거나 계절의 변화에 의해서 생기거나 부자연스럽게 몸을 유지함에 의해서 생기거나 [다른 이로부터 받은] 상해에 의해서 생기거나 업의 과보(익음)에 의해서 생기는 고통스런 느낌이 많지 않고 병이 적다."
본경에서 ①담즙에 기인한 병(pittasamuṭṭhānā ābādhā), ②점액에 기인한 병(semhasamuṭṭhānā ābādhā), ③바람에 기인한 병(vātasamuṭṭhānā ābādhā), ④앞선 세 가지가 겹쳐서 기인한 병(sannipātikā ābādhā), ⑤열 변화로 인한 병(utupariṇāmajā ābādhā), ⑥자세의 부조화에 기인한 병(visamaparihārajā ābādhā), ⑦[다른 이로부터 받은] 상해(傷害)로 생긴 병(opakkamikā ābādhā), ⑧업의 과보로 생긴 병(kammavipākajā ābādhā) 이러한 8가지 원인에 의하여 병이 생겨난다고 한다.
이들 8가지 원인을 내부와 외부 원인으로 구분하여 검토하였다. 8가지 원인 가운데 앞선 네 가지는 내부 원인으로, 그 다음 세 가지는 외부 원인으로 나눈다. 업의 과보라는 원인은 내·외부 장소를 지정하기 어렵고 불교 특유의 원인으로 내용이 많아 따로 살펴보았다.
1.내부 원인
8가지 원인 가운데 앞의 네 가지 원인이 단순히 내부의 조건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신체 내부의 조건들이 질병 발생에 관여하기에 내부 원인으로 나누었다. 먼저 이들 네 가지 원인들의 정의를 살펴보자면 먼저 담즙에 기인한 병(pittasamuṭṭhānā ābādhā)에서 담즙(pitta)에 관하여서는 『청정도론(Visuddhimagga)』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담즙(쓸개즙)은 두 종류가 있다. 고정되어있는 담즙과 유동적인 담즙이다. ①색깔로써: 고정되어있는 담즙은 진한 마두까 기름의 색깔이다. 유동적인 담즙은 시든 아꿀리 꽃의 색깔이다. ②형태로써: 이 둘 모두 이것이 있는 장소의 형태이다. ③방위로써: 고정되어 있는 담즙은 윗방위에 있고, 나머지는 두 방위에 있다. ④장소로써: 유동적인 담즙은 머리털, 몸털, 이빨, 손발톱의 살이 없는 부분과 딱딱하게 마른 피부를 제외한 온 몸에 퍼져있다. 마치 물 위의 기름방울처럼. 이것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눈이 노랗게 되고 경련을 일으키고 몸이 떨리고 가렵다. 고정되어있는 담즙은 염통과 허파사이의 간의 살을 의지하여있다. 조롱박과 같은 담낭에 있다. 이것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중생들이 흥분하고 미치고, 양심과 수치심을 버리고 해서는 안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을 한다.
담즙(pitta)은 쓸개즙이라고도 불리며 담즙에 이상이 생기면 쉽게 흥분하고 미치게 되면 양심과 수치심을 잃어버리고 몸과 말과 마음으로 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게 된다고 한다. 담즙이상은 분노와 정신적 격분 등의 감정에 관여하는 것이다. 점액에 기인한 병(semhasamuṭṭhānā ābādhā)에서 점액(semha)은 다음을 말한다.
점액(가래)은 몸속에 있고 한 주발에 가득 찰 분량이다. ①색깔로써: 흰색이다. 나가발 라 잎사귀의 즙의 색깔이다. ②형태로써: 이것이 있는 장소의 형태이다. ③방위로써: 윗방위에 있다. ④장소로써: 위장막에 붙어있다. 마치 물에 나무토막과 사금파리가 떨어지면 물 위의 이끼와 푸른 더껑이가 분리되어 두 쪽이 되었다가 다시 함께 펴듯이 마실 것과 먹거리 등을 삼킬 때에 음료와 음식이 떨어질 때 점액은 분리되어 두 쪽이 되었다가 다시 함께 편다. 이것이 부족하면 곪은 종기나 썩은 계란처럼 위장은 극도로 악취를 풍기고 썩는 냄새가 난다. 그 위장에서 올라오는 나쁜 냄새로 인해 트림과 입도 악취가 나서 썩는 냄새와 같다. 그 사람은 '저리가, 너에게 악취가 난다'라는 말을 듣는 지경에 이른다. 이것이 넉넉하면 나무로 된 변소 뚜껑처럼 위장막 속에 썩는 냄새를 차단시킨다.
점액은 우리 몸속에 끈적끈적한 점액의 상태로 이것이 부족하면 위장에서 악취가 생겨난다고 한다.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신체의 성장과 유지를 담당한다고 한다. 바람에 기인한 병(vātasamuṭṭhānā ābādhā)에서 바람(vāta)에 관해서는 4대요소를 설명하는 곳에 바람요소(vāyo dhātu)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도반들이여, 무엇이 바람의 요소(風界)입니까?
바람의 요소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내적인 바람의 요소입니까?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 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합니다. 예를 들면 올라가는 바람, 내려가는 바람, 복부에 있는 바람, 창자에 있는 바람, 온몸에 움직이는 바람, 들숨과 날숨입니다. 그 외에도 몸 안에 있고 개개인에 속하는 바람과 바람 기운과 업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이를 일러 내적인 바람의 요소라 합니다."
바람의 요소는 우리의 몸과 관련하여 움직임을 관장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네 번째 질병의 원인인 세 가지가 합쳐서 기인한 병(sannipātikā ābādhā)이란 앞선 세 가지가 합쳤다는 의미로 담즙, 점액, 바람의 요인 가운데 둘 혹은 셋이 질병의 원인이 되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담즙, 점액, 바람을 병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초기불교만의 고유(固有)한 가르침은 아니고 아유르베다(āyurveda)의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유르베다는 인도의 전통적인 치유체계로 마음·몸 의학, 자연적인 삶 및 건강의 심오한 체계이다.
아유르베다에서는 다섯 가지 요소(五大, pañca māhabhūta) 즉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이 인간의 육체 안에서 세 가지 기본적인 성분, 또는 기질로 나타나는데 이것을 뜨리도샤(tridoṣa)라고 한다. 공과 풍의 요소로부터 육체의 풍의 성분이 와따 도샤(vāta doṣa, 바람)가 나타난다. 또한 수와 화의 요소로부터 화의 성분인 삐따 도샤(pitta doṣa, 담즙)가 나타나며, 지와 수의 요소로부터 수의 성분인 까파 도샤(kapha doṣa, 점액)가 나타난다.
아유르베다에서 말하는 뜨리도샤(tridoṣa)는 와따 도샤(vāta doṣa, 바람), 삐따 도샤(pitta doṣa, 담즙), 까파 도샤(kapha doṣa, 점액)이고, 초기 불교에 언급되는 세 가지 질병의 원인은 담즙에 기인한 병(pittasamuṭṭhānā ābādhā), 점액에 기인한 병(semhasamuṭṭhānā ābādhā), 바람에 기인한 병(vātasamuṭṭhānā ābādhā)이다. 아유르베다에서의 순서는 바람, 담즙, 점액이고 빠알리 경전에서는 담즙, 점액, 바람의 순이다.
바람, 담즙은 단어가 같은 형태이지만 점액은 빠알리어에서는 셈하(semha)로 나오고 산스크리트어에서는 까파(kapha)로 나온다. 단어의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셈하(semha)도 점액을 나타내고, 까파(kapha)의 의미도 다음과 같다. "점액, 몸의 세 기질 가운데 하나이다, 다른 두 기질은 바람(vāyu)과 담즙(pitta)을 참조하라. 액체의 포말 혹은 일반적인 거품과 같다." 그러므로 아유르베다의 뜨리도샤와 초기불교에 나오는 질병의 세 가지 원인은 순서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것이다. 와따(바람), 삐따(담즙), 까파(점액)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상태에서 이 세 가지 기능은 역동적 평형상태에 있으며 이를 다뚜(dhātu)라고 부른다. 이 세 가지 다뚜 중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이 악화되거나 약화되면, 균형이 깨어져 다뚜는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이때 다뚜는 도샤(√duṣ, 망치다, 손상하다)라고 불린다. 뜨리도샤라는 용어는 질병을 조건지우는 세 가지의 결함 또는 손상을 의미한다. 뜨리도샤가 균형이 깨어져 나타나는 현상은 아래와 같다.
왓따 도샤(vatta dosha)는 공간과 공기의 요소로써 가늘고, 가볍고, 거칠고, 예민하고, 추진력이 있으며, 예민하고, 맛은 떫다. 마음을 조절하고 활동에 모든 감각을 사용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유발하는데,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는 분리, 방해, 지침, 흥분, 욕망, 떨림, 고통, 건성 등을 일으킨다. 다른 도샤(dosha)보다 쉽게 근육경련이나 경직이 생기며 뼈가 잘 부러지고 부상을 당하기 쉽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인 민감성과 이동성을 다스린다. 두려움과 근심은 왓따의 일차적인 감정적 혼란으로 생명력이 위협받거나 위태로움을 느낄 때 발생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불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삐따(pitta, 담즙)는 혈액, 소화액 같은 뜨거운 액체로 쉽게 흐르는 유체로 유지되며 음식에서 마음까지 모든 수준의 소화력과 동화력 으로 몸과 마음을 관장한다. 냄새에 예민하고 분비를 촉진, 혈관을 확장시키는 성질이 있으며, 소화체계, 불 원소에 상응하는 혈액과 시각 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삐따는 감각 인식으로부터 세포의 물질대사에 걸친 모든 열과 빛을 책임진다. 정신적인 삐따는 이성, 지성, 이해 등을 관장하며, 주된 감정적 동요는 분노, 폭력이며 이것은 외부의 공격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까파(kapha, 점액)는 달라붙는 것을 뜻하는 생물학적 물의 기질이며 흙의 이차적인 면도 포함하고 있어 여러 가지 액체와 반고체 형태로 쉽게 축적된다. 까파로부터는 신체의 형태를 만든다. 신체 조직과 몸의 상부, 즉 점액이 축적되는 위, 폐, 머리의 지배력을 가지며 물과 흙에 상응하는 미각과 후각에도 관여한다. 세포 내의 퇴적물을 증가시키고, 세포 조직, 기관의 연결에 필수적인 요소로 신체의 성장과 유지를 담당한다. 이는 신체의 유연성과 체력, 면역을 유지하며 생식, 행복한 감정, 감정적 평온, 지식의 정확한 보존을 위한 능력 등 신체와 마음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아유르베다의 뜨리도샤(tridoṣa) 즉 와따 도샤(vāta doṣa, 바람), 삐따 도샤(pitta doṣa, 담즙), 까파 도샤(kapha doṣa, 점액)는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질병의 원인 바람에 기인한 병(vātasamuṭṭhānā ābādhā), 담즙에 기인한 병(pittasamuṭṭhānā ābādhā), 점액에 기인한 병(semhasamuṭṭhānā ābādhā)과 일치한다. 아유르베다 의학 체계가 붓다 이전부터 존재했기에 붓다는 당시에 유행하던 아유르베다 의학 체계를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2.외부 원인
병이 생겨나는 외부 원인으로는 먼저 열 변화로 인한 병(utupariṇāmajā ābādhā)이다. 여기서 열 변화로 옮긴 ''utupariṇāmajā(utu, 열, 계절)+(pariṇāma, 변화)'는 온도나 계절의 변화를 말한다. 급격히 추워지거나 혹은 더워지는 등의 온도 변화를 포함한 환경의 변화로서 생기는 병을 의미한다. 또한 병을 초래하고 악화시키는 건강에 유해한 환경적 요인을 말하는 것이다. 단순히 온도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질병을 악화시키는 위험한 일이나 건강을 해치는 생활방식이나 사회 경제적 요인 전반을 말한다.
빳타나(Paṭṭhāna)에서 "열기와 음식도 강한 의지 조건으로서 조건이 된다."라는 말씀이 있다. 열기(utu)도 중요한 조건이 된다. 건강을 유지하고 수행을 성취하는데 있어서도 적절한 기후가 요구된다. 너무 추운 곳에 있거나 너무 더운 곳에 거주하는 것은 질병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반대로 좋은 기후와 적절한 온도에서 수행하는 이는 수행의 성취를 빠르게 이룰 수 있다.
자세의 부조화에 기인한 병(visamaparihārajā ābādhā)은 주석서에서는 너무 오래 앉아있거나 너무 오래 서 있는 등, 부자연스럽게 몸을 유지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복주서는 자신의 평소의 행동과는 다르게 몸을 유지하는 것, 즉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 너무 오래 서 있는 것 등이라고 설명한다. 자세의 부조화에 의한 질병은 부주의한 행동거지로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예는 충분한 영향을 섭취하지 않거나,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거나, 술이나 중독성 약물 등을 취하거나, 극심한 슬픔 혹은 분노 등이 부주의한 행동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다른 이로부터 받은 상해(傷害)로 생긴 병(opakkamikā ābādhā)은 다른 이로부터 폭력이나 폭행을 당하거나, 동물들에게 물리거나, 적이나 강도들에 의해서 공격을 당하거나 혹은 자해(自害)를 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의 원인으로 인해서 생기는 병이다. 이것들이 경전에 나타나는 질병의 원인 8가지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질병이 생겨나는 외부 원인으로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는 음식을 들 수 있다.
음식을 잘못 섭취하면 바로 신체에 이상을 일으킨다. 음식의 원인은 질병의 원인 8가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밀린다왕문경』에 질병 8가지 처음 세 가지인 바람, 담즙, 점액에 관한 설명에서 언급되고 있다. 나가세나 존자가 질병이 생겨나는 원인이 업만이 아닌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생겨남을 밝히는 부분에서 바람, 담즙, 점액의 동요를 드러내고 있다.
"대왕이시여 바람의 동요는 열 가지 방식으로 동요합니다. 추위, 열기, 굶주림, 목마름, 과식, 오랜 시간 서 있음, 지나친 노력, 치달림(급작스럽고 난폭한 행동), 외부의 타격, 업의 과보에 의하여 바람이 동요합니다. 대왕이시여 담즙의 동요는 세 가지 방식으로 동요합니다. 추위, 열기, 적절하지 않은 음식에 의해서 동요합니다. 대왕이시여 점액의 동요는 세 가지 방식으로 동요합니다. 추위, 열기, 음식과 음료에 의하여 동요합니다."
바람(Vāto), 담즙(Pittaṃ), 점액(Semhaṃ)의 동요는 몸의 이상을 가져오고 괴로운 느낌이 생겨나게 한다. 이들 세 가지가 동요함에 있어서 음식이 모두 관여하고 있다. 바람이 동요하는 원인 가운데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한 굶주림(jighacchāya),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지 못한 목마름(vipāsāya), 너무 많은 음식물을 취한 과식(atibhuttena)에 의한 것이 음식과 관련이 있다. 담즙의 동요에서는 적절하지 않거나 상한 음식(visamabhojanena)을 취하는 것이 음식과 관련을 지닌다. 점액이 동요함에도 먹고 마시는 것(annapānena)에 의한 원인이 음식과 직접적 연관성을 지닌다.
이처럼 음식은 바람, 담즙, 점액을 동요하게 하고 이들이 동요하게 되면 질병이 생겨나게 된다. 아비담마에서도 음식의 조건을 다루고 있다. 음식이라고 번역한 단어는 아하라(āhāra)이다. '아하라'는 '급식', '지지', '음식', '영양분'의 의미를 지닌다. 물질과 정신의 법들을 유지하고 계발시키는 것 혹은 그러한 행위들을 '아하라'로 부른다. 물질과 정신의 법들이 계속 존속하기 위해 음식 혹은 영양분이 필요한 것이다.
법들의 조건을 다루 빳타나(Paṭṭhāna)에서 "물질적 음식(Kabaḷikāro āhāro)은 이 몸에게 '음식조건'으로 조건이 된다."라고 나온다. 음식에는 물질적 음식과 정신적 음식이 있는데 먼저 정신적 음식은 접촉(Phassa), 의도(cetanā), 의식(viññāṇa)을 말한다. 물질적 음식은 다시 보통 우리가 섭취하는 외부적 음식(bahiddha āhāra)과 몸 내부에 있는 내부적 음식(ajjhattika āhāra)으로 나뉜다. 여기서 나타나는 물질적 음식(Kabaḷikāro āhāro)은 네 가지 원인에 의해 형성된 영양소(ojā)를 말한다.
이러한 물질적 음식 가운데 질병과 관련하여 살펴볼 음식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취하는 음식과 같은 외부적 음식을 말한다. 이러한 음식은 우리의 몸에 대하여 음식조건으로서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즉 몸에 유익하고 영양분을 잘 갖춘 음식은 이 몸이 잘 유지되게 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며, 해로운 음식은 당연히 몸을 잘 유지시키지 못하고 질병을 일으킨다.
이러한 조건이 더욱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강한 의지 조건에서 "열기와 음식도 강한 의지 조건으로서 조건이 된다."라고 나온다. 음식(bhojana)도 강한 의지 조건(upanissaya paccayo)으로 조건이 되기에 영양분을 잘 갖춘 좋은 음식을 취하면 수행을 하는데 있어서 진보할 수 있고 깨달음도 빨리 성취할 수도 있다. 경전에도 60명의 스님들이 마띠까 어머니(Mātikāmāta)의 적절한 음식 공양으로 모두 아라한을 성취하는 일화가 전해진다.
적절한 음식으로 깨달음까지 성취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고, 적절하지 않은 음식은 질병이 생겨나게 하고 목숨도 잃게 하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음식은 질병이 생겨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Ⅲ장의 질병 치유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붓다는 적절한 음식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임을 경전의 많은 곳에서 설하였고, 출가 수행자들에게도 음식의 적당량을 취하는 것에 대하여 강조한다.
<질병 치유의 관점에서 본 초기불교 수행론 연구/ 임인영(현암) 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