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털 패딩>
10년 기른 돼지저금통 가르고
오리털 패딩 장만했다
이번 겨울은 다르게 보내야지
오리털 패딩에 지퍼를 올릴수록
한파는 이겨내고 나의 목은 조여 온다
보일러 고장 난 원룸 안은
맨발에 오리보다 못한 삶
혹여나 오리털 빠질까
떨어지는 함박눈 사이로
이리저리 피해 간다
원룸을 앞에 두고 발을 딛자
눈 속에 감춰진 빙판이 나를 기다리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도 못한 채
오리 비명소리와 함께 빙판 위에 드러눕는다
하늘에서는 아직도 싸구려 솜 같은 눈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뼈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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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미지발상법
20220051 문현우 합평회 시 제출합니다
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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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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