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 공광호
너를 생각하며 나의 마음을 소중하게 쌓아 올린다
한뼘 한뼘 힘겹게 쌓아 올린 나의 마음이지만
네가 보낸 파도 한 방에 한순간 무너져버린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까와 똑같은 표정을 하며
갈매기 우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은 파도는
다시 출렁이며 나의 마음에 돌아온다
바위처럼 단단할 줄 알았던 마음이 무너지고
깨진 조개껍데기처럼 형태가 흐트러진 마음 앞에서
다시 돌아온 파도를 그저 멍하게 바라볼 뿐이다
.
.
.
멍하니 출렁이는 파도만 바라보기는 그래서
마지막이 아닐 마지막 다짐을 하며
나는 다시 한번 더
너를 생각하며 나의 마음을 소중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