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그릇 인생 ♤
바울은 인간을 질그릇에 비유했다(고린도후서 4장 7절). 질그릇은 깨어지기 쉽다(시편 22편 15절, 이사야 45장 9절).
인간도 깨어지기 쉽다. 병나기 쉽고 다치기 쉽고, 죽기 쉽다. 앉을 때는 어이쿠하고 설 때는 낑한다. 기계의 수명이 다 되어 간다는 신호다.
질그릇은 값싼 존재다. 질그릇을 금그릇처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질그릇의 원료인 흙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흔한 것이다.
인간의 흙으로 돌아갈 부분, 인간의 생물학적인 부분만으로는 인간의 가치를 따질 수 없다. 질그릇에 유약을 바른다.
인간도 좋은 옷을 입고 화장을 한다. 값있는 그릇처럼 보이게 하려는 속셈이다. 그러나 질그릇은 그 자체 때문에 고상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그릇의 받는 대우가 달라진다. 쌀독이 되고, 물을 담으면 물항아리가 되고 꽃을 꽂으면 수반이 되고 똥을 담으면 똥단지가 된다.
그리스도인은 그 속에 담는 보물 때문에 고귀한 존재가 된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고후 4:7).
그릇이 제대로 그릇 구실을 하려면 다음의 몇 가지 자격을 갖추어야 하겠다.
첫째로 큰 그릇이라야 하겠다. 큰 소망과 원대한 포부가 있어야 한다. 큰 그릇은 작게 사용할 수도 있다.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를 받으려면 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
둘째로 완전한 그릇이어야 한다. 아무리 큰 그릇이라 해도 깨어졌거나 구멍이 뚫어져 있으면 좋은 것을 담아도 새어 버린다. 인간의 병역기피, 이혼경력, 공금횡령과 같은 구명이 나지 말아야 한다.
셋째로 비어 있는 그릇이라야 한다. 그릇이 크고 완전해도 그 속에 쓰래기 같은 것이 가득 들어 있으면 보물을 담을 수 없다. 빈 그릇은 겸손을 의미한다.
넷째로 때가 끼지 않는 그릇이라야 한다. 내면을 정결하게 하는 종교적인 수련이 있어야 한다.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향기롭고 보배로운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길 ...... 柳溪 권성길 作 *이미지.글.배경음악.옮김.나그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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