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8월 19일
분만일:8월 23일
분만형태:가족분만(초산 31세)
분만아기:여아(3.4kg)
병원:동대문구 장안동 린산부인과
병원에서 준 물건:젖병소,중 1개씩,배넷저고리1개,분유1통,속싸개1장,기저귀,산모패드 병원비:입원2박3일에 35만원(병실료,기본검사,선천성대사이상검사)
벌써 태어난 지 109일이 되었습니다.한동안 밤낮이 바뀌어 식구들을 힘들게 하더니 이젠 괜찮아졌네요^^ 일찍 올리려고 했는데 정말 정신없이 지냈습니다.지금도 그렇구요.^^" 편하게 쓸께요..
8월 18일 내일이 예정일이다.그런데 울 골매는 벌써 3.6kg라고 한다.걱정이다..자연분만 가능할련지.. 이슬도 없고 가진통도 며칠전에는 있는 것 같더니 이젠 멀쩡하다. 의사샘은 초음파상의 체중은 300g씩 오차가 있다고 걱정말라고 하지만 난 심각하다.
심각하다는 나는 아는 동생이랑 빕스에 가서 왕창 먹어댔다..ㅡㅡ"
8월 19일 예정일..아무 소식이 없다.병원에 전화해 월요일에 유도분만 예약했다가 다시 신랑이 안된다고해서 수요일로 미뤘다.
열흘전부터 집앞공원을 1시간씩 걸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26층되는 아파트를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했다.계단을 두개씩..^^"
8월23일 새벽 4시 평소처럼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다.벌써 세번째 가는 화장실..오늘도 그냥 넘기려나 하고 배를 쓰다듬고 다시 잠들었다.
오전7시 신랑 출근 시키기 위해 일어났다.신랑은 눈 뜨자 바로 "오늘도 안 나오려나?더 크면 안되는데..걱정이다"나를 걱정스레 쳐다보곤 욕실로 간다.나도 걱정이네 이 아저씨야.. 신랑은 골매가 큰게 내가 평소에 과일을 너무 먹어서 그런다고 늘 핀잔이었다. 골매 체중 걱정하면서도 일주일에 두번이나 빕스에 가서 왕창 먹어댔다. 이불을 정리하는데 뭔가 흐르는 느낌이 있었다.분비물인가?왠지 양이 좀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팬티라이너를 하고 있어서 신랑이 씻고 나올때까지 아침준비를 했다. 뭔가 흐르는 느낌이 있다고 하자 신랑은 빨리 확인하라고 했다. 팬티라이너가 다 젖고 선홍색의 피도 연하게 나왔다.병원에 전화했더니 조기파수인 것 같다고 아침진료 시간 맞춰서 오라고 했다. 이번엔 정말인가 보다 생각하니 두렵고 행복했다. 그전에 가진통으로 병원에 가서 자궁수축 검사만 하고 온적이 있었다.
오전9시 어머님이랑 아침을 먹고 병원갈 준비를 하면서 우리방의 물건도 대충 다 싸두었다.31일에 이사를 하고 난 목포로 몸조리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짐을 다 싸둔 상태였다. 임출에 병원간다고 글 올리고 옷을 갈아 입었다. 어머님이 따라 가신다고 한걸 난 이번에도 그냥 돌아올 지 모르니 전화 드린다고 하고 혼자 나왔다. 걸어서 가도 되는 거리였지만 왠지 불안해 그냥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
오전 9시30분 의사샘이 내진을 하시더니 양수가 좀 터지고 30% 진행됐다고 촉진제 투여해서 분만하자고 하신다.네~ 대답하면서 웃음이 나면서도 이젠 두려웠다.분만실로 전화하시더니 촉진제 준비하라고 하신다.
오전 9시50분 20주때 조산증세로 분만실에 자주 와서 그런지 낯설지는 않았다.가족분만실로 들어가더니 갈아 입을 옷을 줬다.금방 주사 준비해 온다고.. 옷 갈아 입으면서 친구몇몇에게 문자를 남기고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잘하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다.울음을 참고 전화를 끊었다.신랑에게 전화하고 어머니께도 전화를 했다. 간호사가 수액과 항생제 스킨반응 주사를 가져왔다.조기파수라서 항생제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수액을 맞으며 자궁수축 검사를 위해 반듯이 누웠다. 그때까지는 진통이란 건 전혀 없었다.어머님이 오셨다.웃으며 어머님이랑 신랑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 지나니 허리쪽으로 뻐근한 통증이 밀려왔다.허리쪽으로 아프다고 하니 어머님이 허리진통이 오면 더 고생한다고 걱정하셨다. 간호사가 들어와 괜찮냐고 하면서 진행이 안되면 다음날 분만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하며 "낼까지? 우와 어떻게해~^^"
아직은 미소를 잃지 않은 모습...
10시50분
신랑이 집에서 내가 챙겨 놓은 입원준비물을 가지고 왔다.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는데 진통이 심해진다.으아~~나도 모르게 주저 앉고 싶었다.
간호사가 와서 호흡연습 많이 하라고 한다.진통올때 잘해야 한다고..
신랑이랑 열심히 연습을 했다.
11시
간호사가 자궁이 얼마나 열렸나 확인하자고 했다.내진을 하는 순간 너무 아파 나도 모르게 "선생님! 너무 아파요~~!" 울고 싶었다.
40%정도 진행됐다고 한다.좀더 기다리자고..
진통은 촉진제가 들어간 순간부터 3~4분 간격이다.너무 아프다.
울 골매는 더 힘들거라는 생각으로 호흡을 열심히 했다.
간호사가 내진을 할때마다 난 고통스러워 "선생님 그만 하세요~엉엉!!"
이젠 내 정신이 아니다.화장실을 갈때마다 복도에 피를 떨어 뜨리고 다녔다.화장실에서 변기에 묻은 내 피를 화장지로 닦는 정신은 아직 남았나보다 ㅡㅡ"
오후1시
50%진행됐다고 한다.관장을 하자고 한다."10분 참았다 화장실 가세요"간호사의 말에 난 대답은 열심히 했지만 1분도 안돼 뭔가 밀고 내려오는 기분이다.
신랑한테 못 참겠다고 화장실 가자고 했다.
앉자마자 난 관장약을 흘려 보냈다.변은 나오지 않고..이젠 더 아프다.변기통을 부여잡고 끙끙댔다.
밖에서 신랑이"도와줄까? 내가 들어갈께." 난 싫다고 했다.금방 나간다고 기다리라고..
미치겠다.진통이 오면 내 몸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분만실에 들어가자 간호사가 위생장갑을 끼고 날 기다리고 있다.
또 내진하자고..벌써 몇번째야..이젠 무섭다...
내진하면서 분만을 도와 준다고 한다.날카로운 기구를 넣더니 안에 양막을 찢는 것 같았다.
이제부터 진통이 오면 호흡을 참고 밑으로 힘을 주라고 한다.힘을 뺄때는 천천히 빼라고 한다.안그럼 회음이 열상해 항문까지 찢어진다고..
미치겠다.얼굴에만 힘이 가고 밑으로 힘이 안간다..
신랑말이 얼굴이 빨갛다 못해 까매졌다고 한다.
간호사가 "아빠가 열까지 세고 엄마는 그때까지 숨 참고 밑으로 힘주세요!"
계속 신랑이랑 열심히 힘을 주었다.분만실 간호사들이 다 들어온 것 같다.
한 간호사는 내가 힘을 못주자 내 배에 올라가 열심히 밑으로 밀었다.
정신이 없다.진통이 올때마다 힘이 안들어간다.내가 힘들어하자 애기 심박수가 떨어지는 게 보였다.순간 "이러면 안돼겠다.울 골매가 숨을 못 쉴지도 몰라"
난 진통이 오면 열심히 동시에 힘을 주었다.정말 젖 먹던 힘까지!!
어느 순간 밑에 뭔가가 꽉찬 느낌이다.
간호사가 빨리 의사샘에게 호출하라고 한다."이젠 힘주지 말고 기다리세요.선생님 오시면 회음 절개하고 한번만 힘주면 돼요!"
난 진통올 때 너무 졸렸다.그때 간호사가 "지금 졸면 안돼요! 애기 나오면 잠 안올거에요"
선생님이 오셔서 마취하고 회음절개를 했다."자 한번만 더 힘주세요"
힘을 살짝 주자 뭔가가 시원하게 쑥 내려간다.정말 잠이 싸악~ 사라진다.
몇초후 골매의 울음소리!!
이젠 살 것 같다.
"예쁜 공주입니다!!"
간호사의 말과 함께 보여준 울 골매의 모습..
넘 대견스러웠다.울줄 알았던 울 신랑도 탯줄도 잘 자르고 내옆에서 환하게 웃었다.
회음부위 봉합하면서 마취가 풀려 좀 아프기는 했지만 촉진제 투여후 5시간만에 분만한 건 지금 생각하면 복이라고 생각해요.
진통13시간하고 제왕절개한 산모가 세분이나 있었거든요.
계단운동과 산책하며 걸었던 게 많이 도움된 것 같아요^^
곧 출산할 산모님들 길고 두서없는 제 후기 읽느라 힘들었죠?!
분만 2주전에는 열심히 걸으세요.무리하면 안좋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분만에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저도 임출 선배님들의 조언에 따라 운동했기 때문에 잘한 것 같습니다^^
막 태어나서 찍은 사진과 생후3일째의 모습이랍니다.지금은 얼굴이 많이 변했어요.살도 오동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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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사랑스럽네요 귀엽다^^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이를 우째요..아기가 너무 귀여워요..님 너무 너무 고생하셨어요..저도 곧 담달이면 울 아가 만날텐데 기대반 두려움 반입니다...
아가 너무 이쁘네요^^ 저두 곧 울 공주님 만나는데..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도 되요... 오늘부터 운동 열심히해야겠어요^^
와.. 넘 귀엽네요 ^^ 축하드려요 ~
저두 울아가 빠릴 보구싶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