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부터 전자제품, 패션 아이템까지 자동차 회사는 다양한 브랜드와 손을 잡는다. 자전거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로터스×호프 테크놀로지
2019년 로터스가 영국의 자전거 부품 제조회사 호프 테크놀로지와 파트너십을 맺겠다고 발표했다. ‘갑자기 웬 자전거?’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로터스가 자전거에 관심을 보인 건 30여 년 전부터다. 로터스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뛸 영국의 전설적인 사이클 선수 크리스 보드먼을 위해 트랙용 바이크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드먼은 이 자전거로 4000m 추월 경기에서 메달을 땄다. 이번엔 2020년 도쿄올림픽이 목표였다.
둘은 영혼과 기술을 갈아 넣은 새로운 트랙 자전거를 선보였다. 무게를 최소화하면서 강도를 높이기 위해 고탄성 복합재료로 프레임을 만들고 프런트 포크와 핸들 바도 새롭게 설계했다. 부품을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 로터스의 3D 프린팅 기술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서 이 자전거는 빛을 보지 못했다. 올핸 올림픽에서 볼 수 있을까?
현대×위아위스
지난해 2월 현대가 국산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위아위스와 함께 만든 N 스페셜 에디션 자전거를 공개했다. 위아위스는 전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이 만든 자전거 브랜드로, 양궁의 활 제작 기술에서 얻은 그래핀 나노카본 소재를 프레임에 접목해 자전거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둘이 왜? 현대차 관계자는 운전의 재미가 담긴 자전거를 선보이고자 위아위스와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N 스페셜 에디션은 로드바이크 와스 프로와 산악자전거 헥시온 N으로 구성되는데 프레임에 탄소섬유 무늬를 그대로 살리고 N 모델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빨간색으로 장식한 게 특징이다. 앞쪽엔 N 로고도 큼직하게 박아 넣었다. 헥시온 N은 금빛 체인과 스프라켓이 근사하다. 스페셜 에디션인 만큼 값도 스페셜하다. 와스 프로는 1360만원, 헥시온 N은 1045만원이다.
폴스타×CAKE
폴스타와 CAKE가 만난 건 우연이 아니다. 둘 다 스웨덴 태생인 데다 전기 파워트레인에 진심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폴스타는 전기차를, CAKE는 전기 바이크와 자전거를 만드니까. 두 회사 CEO는 지난 2019년 만남을 갖고 서로 협업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다양한 폴스타 행사에 CAKE 전기 바이크와 자전거를 출연시켰다.
2020년에는 유럽의 폴스타 전시장에 전시하기도 했다. 폴스타는 폴스타 2의 견인력을 자랑하면서 CAKE 전기 바이크 두 대가 놓인 트레일러를 꽁무니에 달고 눈길을 달리는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전기 바이크 콜크 OR은 2.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어 최고속도 시속 90km, 최대 주행거리 83km를 자랑한다. 둘이 손잡고 디자인한 전기 자전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쁠 것만은 확실하다.
람보르기니×서벨로
서벨로는 캐나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다. 역사는 20년 남짓으로 짧지만 가볍고 빠른 고성능 자전거 만들기에 매진하면서 라이더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런 서벨로를 주목한 람보르기니는 2018년 트라이애슬론 자전거 P5X를 함께 디자인하며 우정을 다졌다. 그리고 2020년 9월 두 번째 합작품을 선보였다. 스트리트 자전거 서벨로 R5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에디션이다.
아벤타도르 SVJ가 2018년 뉘르부르크링에서 6분 44초 97의 기록을 세운 것을 기념해 만든 이 자전거는 아벤타도르의 알록달록한 보디 장식을 프레임에 붙였다. 캄파놀로 슈퍼 레코드 EPS의 디스크 브레이크와 부품을 비롯해 캄파놀로 보라의 휠과 피직 알리안테의 안장 등 최고급 부품으로 꾸며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는데 그만큼 값도 만만치 않다. 1만8000달러, 약 2045만원이다. 아, 람보르기니가 설립된 1963년을 기념해 63대만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