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용도로를 불법으로 모르는척 타버린 나는
한참을 오르막을 타고 가면서 알게 되었다.
아~ 옆으로 옛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전용도로가 조금 빠르기는 하지만 저 옛길도 왠지 운치있어 보인다.
오르막을 오르는 성취감도 더할테고 말이다.
다음에는 저 길도 올라봐야지~ 하며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벗어나
나는 목계, 라는 이정표가 보이는 곳으로 빠져 한동안 내려간다.
원주에서 3~4시간 정도 내려왔나보다.
목계솔밭이라는 곳에서 야영을 하려고 했는데 아직 완공되지 않은 곳이었다.
남한강변을 따라 4대강 자전거 도로가 보이기도 하였다.
아마 솔밭에 갔으면 어디라도 잠잘 곳은 있지 싶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오늘은 너무나도 씻고 싶은 이 내 맘과 몸이 큰일이다.
가금면 장천리라는 동네에 접어들어 나는 일단 남한강쪽으로 내려가
전용 양은 냄비 바가지를 이용해 씻어보려 했는데,
어이쿠, 물로 진입하는 곳마다 사람들이 들어서 있었다.
낚시하는 분들이었다. 다슬기도 잡고,
하는 수 없이 나는 장천리 마을로 올라가서 음료라도 사먹자 싶어 가는 길에
교회가 보인다. 마침 수도도 보이고, 날보자 으르렁 난리가 난 강쥐도 한 마리 있고
주인만 없다. 계세요? 하고 불러보지만 묵묵부답...
나중에라도 양해를 구해야지 하고 주인댁과 교회가 같이 있는 이 건물 초입에 보이는
수도를 틀어보는데.. 어이쿠, 물이 안나온다.
나 디게 씻고 싶은가보다 ㅋㅋㅋㅋ
에라 모르겠다, 씻는 것을 포기하고 나는 마을로 들어서는데
이 동네, 수석가게가 제법 많이 있다.
마침 수석 가게 앞에 한 아저씨께서 계신다.
나 진짜 씻고 싶었나보다.
내 잎에서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간다~
저 자전거 여행중인데 씻을데가 마땅치 않아서 그러는데요
혹시 좀 씻을 곳이 있을까요? 하고 여쭈니
가게 출입구에 마련된 수돗가를 가리키시며 샤워할거냐고 물으시길래
아니요~ 세수만 하면 됩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실례가 안된다면 윗통좀 벗어도 될까요? 라고 내 입은 벌써 말을 해버렸다.
그러라시며 오히려 안주인분과 자리를 비켜주신다.
나는 미친듯이 씻었다.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없이 그냥 웃통 벗은채로
호스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시원한 물을 내 몸에 흘려주었다.
시원하게 씻은 곳,
이렇게 보니 완전 돌들과 함께 보낸 목욕시간이었군!! ㅎㅎ
와~
어쩜 이렇게 시원할 수가 있지?
간절할수록 자그마한 일들이 곧 큰 감동고 행복이다.
이 소중한 것들을 안락함 속에서 나는 얼마나 지나치며 살아왔을까...
간단하게나마 샤워하는 것인데도 참 소중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정신없이 씻고 나서 수건으로 대충 물기를 닦고 옷을 하나 걸치고
옆가게 쥔장님과 말씀중이신 아저씨께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드렸다.
수석가게 사장님, 안주인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그리고선 뚝방길에 있는 아까 봐두었던 정자 근처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 세워놓고
나는 벤취에 앉았다. 이제 날이 제법 어두워졌다.
시원한 여름 밤 공기를 맡으며 동네주민들이 하나둘 마실을 나오신다.
내 행색에 몇 몇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신다.
나는 이 정자에 텐트를 쳐도 되겠느냐고 여쭈었다.
모든 분들께서 그냥 치고 자라고 하신다.
동네 이장님께 말씀 안드려도 될까요? 했더니 그냥 자라신다.
어차피 아침에 일찍 떠날 것 아니냐면서 말이다^^
이장님도 아니신데 나는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한다.
자~ 그럼 텐트를 쳐볼까나~
욜케 텐트를 치니 딱 좋으네~
해가 저물고 나는 정자 옆 텐트에 앉아 잠깐 경치구경을 한다.
남한강을 지나 저어기 큰 다리를 놓는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밤이 되니 근처 공군에서 날아오르는 전투기 소리가 귓청을 뚫어버릴 기세다ㅎㅎ
어이쿠, 이 곳 주민께 여쭈어보니 매일 이런단다.
나라를 지키는 일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다 좋은데 요게 좀 불편하시겠구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 있으니 어떤 분께서 말을 걸어오신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저 곳 다리를 놓는 일을 관리하시는 분이란다~
평택에서 충주간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는데
저 다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하는 공법으로 만들게 된단다.
나는 우와, 그럼 저는 지금 우리나라 최고의, 최초의 기술력을 보고 있는거네요^-^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 40세 후반으로 보이는 이 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자식들 얘기, 사는 얘기 등등..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셨다.
오늘따라 전투기가 유달리 많이 뜨고 내린다.
답답한 우리내 마음을 전투기 소리로 시원하게 뻥~ 뚫기라도 하듯이,
한참을 얘기를 나누다 서로 무사완주, 무사완공을 기원해주며 이 분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는 텐트로 들어가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해본다.
다음날 아침,
주민들이 일어나기 전에 얼른 텐트를 정리하고
근처에 아침밥을 먹을만한 곳이 있나, 둘러보는데
편의점에서 한 분이 뛰어나오시더니 내게 말을 건네신다.
자전거 여행이 신기하셨나보다.
편의점에 도시락도 있고 하니 와서 꼭 아침이라도 먹길 바란다 하시며
손님때문에 편의점으로 다시 뛰어가신다.
편의점 도시락도 많이 먹었고 좋아하기도 하기에 순간 들어갈까~ 하다가
나는 좀더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다.
쥔장님~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저 편의점표 도시락 완전 좋아하는데..
다음에,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꼭 들러서
맛난 편의점표 도시락과 미니컵라면 한 그릇 하고 가겠습니다^-^
동네를 둘러보다보니 저어기 문이 열린 해장국집이 하나 보인다.
그래, 저기야!! 곧장 달려간다.
양평해장국이라는 간판을 쓰는 곳인데 남자 쥔장님 홀로 아침 영업을 하고 계신다.
자전거를 대려고 하니 이쪽으로 대라며 안내를 해주신다.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가게로 들어선다.
해장국을 한 그릇 주문하고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간단하게 세수부터 한다.
들어와 앉으니 옆으로 펜션 홍보문구도 보이고~
해장국집과 펜션을 같이 하신단다~ 다음에 놀러 한번 가봐야지^-^
해장국이 나왔습니다.
와우~ 내 평생 또 이렇게 푸지게 나오는 해장국은 처음입니다요~
밥을 괜히 두개 시켰나?
하지만 꿋꿋하게 다 먹었다는 사실, ㅎㅎㅎ
이제 공기밥 두개는 기본이다!! ㅋㅋㅋ 아우 식신!!
사장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완전 배부르게 해장국을 먹어본다.
예전에는 이 앞 그러니까 이 옛길로 자동차며 자전거며 많이 다녔다는데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앞에 큰 도로가 생기면서부터
장사가 안되신다며 푸념을 털어놓으신다.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맛이 있으면 어디서라도 일부러 오게 되거든요~
저도 다음번 손님 예약 한번 해봅니다!!
아주 푸지게 나오는 이 곳, 또 가고싶다 자전거타고...^-^
오늘은 충주를 지나고 음성을 지나 진천으로 한번 가볼까나~
음성, 진천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왠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특별한 구경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충주를 벗어나기 전에 하나로마트에 들러 요기를 한다.
아~ 완전 맛있다!!
왠지 한 컷 찍고 싶어서ㅎㅎ
오늘 태양이 장난이 아니다. 아침부터 선글라스를 끼고 달려본다.
요기를 하고 한참을 달려가는데 우측으로 멀리
금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와~ 완전 크다!!
왠지 또 가까이서 보고싶은 마음에 더운 날씨도 뒤로 하고
언덕을 꾸역꾸역 올라가본다.
음성군에 있는 불상,
아~ 동양최대 지장보살 입상이 있는 음성 미타사,
절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보살님만 카메라에 담아본다.
내 사진도 담아본다 ㅎㅎ
아우 깜둥이~ 조금만 더하면 밤에 안보일 수도 있겠어!! ^-^
땀흘린 그대가 아름답다,
땀흘린 그대 이제 냄새 살짝 날듯? ㅋㅋㅋ
자 부처님도 뵈었으니 이제 또 달려볼까나,
음성시내로 진입해본다.
와~ 오늘 햇빛 정말 아름답다!! ㅎㅎ
음성 시내에 들어서서 제일 인상에 남았던 것은
술집 상호들이 아주 개념있는 집들이 많았다는 것,
기억나는 것은 잘 없으나 너무 특이하고 재미나 상호들이 많았다는것!!
마침 타이어에 바람이 없어 근처 삼천리 자전거 가게로 들어섰다.
바람 좀 넣으려구요~ 했는데
쥔장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일일이 앞, 뒷바퀴에 바람을 넣어주신다.
뒷바퀴는 연결잭이 필요해 내가 구입한 것으로 끼워 넣으려고 했지만
쥔장님께서 손수 다 넣어주시니 어이쿠, 너무 감사합니다!! 이 말씀만 연신 나온다.
자전거 가게도 여지껏 참 많이 들러봤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해주신 곳도 드물었기에..
연결잭이 없으면 아예 바람을 넣어주지 않는 곳도 허다한 현실에
이렇게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또 훈훈한 마음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삼천리 음성대리점 쥔장님!! 감사합니다!! ^-^
바람을 넣고 바로 옆 슈퍼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사서 들이켜본다.
엇? 바깥에 물품 진열해 놓은 곳에 왠 젖소한마리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까만색과 하얀색 무늬가 있는 냥이를 젖소라고 한다.
노오란 색만 있는 녀석을 치즈, 마치 고등어무늬 같다 하여 고등어,
알록달록한 녀석은 삼색냥이. 그 이름도 별명도 참 다색다양하다^-^
이 녀석, 완전 개냥이다.
원주에서 만난 녀석보다 더 개냥이에
더 귀찮아 하는 녀석 ㅎㅎ
자는 녀석을 일부러 깨워본다.
요로코롬 하고 나를 쳐다보네~
뭘봐? ㅋㅋㅋ
요래요래 만져주니 곰방 골골골골~~ 한다.
아유~ 귀찮아~ ㅋㅋㅋ
이제 고만 만져~ ㅎㅎㅎ
알았엉 ㅎㅎㅎ
저렇게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날 보더니
자길래,
또 장난끼 발동 ㅎㅎㅎ
이쁜녀석, 발톱도 안세우고 참 이쁘다^-^
이렇게 음성구경을 하고 이제 진천쪽으로 넘어가려는데
와~ 태양이 진짜 작렬한다.
시간도 한낮이라 더하고,
근처 택시 기사님들이 계시길래 진천 가는 길을 여쭈어본다.
자전거 조심해서 타라는 말씀과 함께 친절하게 길을 일러주신다.
감사합니다!! 안전운전하세요 기사님들^-^
통동재~ 높지는 않았으나 뜨거운 날씨로 나 진짜 여행 중 최고로 힘들었다는,
한낮에는 자전거를 피합시다 -_ -a;;
꽃동네를 지나 나는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길가 나무 그늘을 찾아 뽀글이 한봉과 햇반, 참치 한 캔으로 배를 채우고
그늘에 누워 한낮의 더위도 피하고 피로도 풀어본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나무그늘이 이 때만큼은 그 어느것 부럽지 않다.
살랑살랑 불어주는 바람이 뜨거워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한 시간이나 잤을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다.
잠을 깨워 미안하다며 말씀하시기에 아니에요~ 하고 대답을 하고,
이 분들과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젊으니까 할 수 있는거라고 말씀하신다.
이 분들 이내 자리를 떠나시고 홀로 남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이 제일 젊으니까,
누구나 지금이 제일 젊으니까,
언제고 할 수 있는거 아닐까? 라고..
무엇이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이건 각자의 숙제겠지? ^-^
뜨거운 태양이 조금 누그러지고 나는 진천으로 진천으로 달려간다.
중간에 어떤 공단을 지나가는데 도로 공사하시는 분께서
지나가던 날 보더니 빙긋~하고 웃어주신다.
말씀은 안하셨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하며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자~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진천이 나온다.
진천 가기 전 어떤 작은 읍내에서 다시 한번 햇빛을 피해본다.
드디어 진천구 백곡면에 들어서고,
나는 현금을 찾을겸 해서 백곡우체국으로 들어섰다.
현금을 찾고 나도 모르는 사이 또 내 입은 여직원에게 무언가를 물어본다.
혹시, 근처에 야영할 만한 곳이 있을까요? 하고!! ^^
직원이 세 분 계셨는데 그 중 우체국장으로 보이시는 분께서 창구 밖으로 나와
내게 일단 시원한 음료를 하나 건네주시며 이리 저리 설명을 해주신다.
와.. 아무리 시골이래도 나 너무 호강하며 다닌다는 생각이 또 나를 감싼다.
요 앞 마을 주변에 강이 있지만 그 곳은 사설이라 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
이 곳을 지나가면 조그만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그 곳도 괜찮다는 말씀,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엽돈재라는 곳도 괜찮다는 말씀,
하.. 나는 너무 고맙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고
일단은 야영구축을 할 장소를 물색하러 갔다.
오~ 어느 다리밑, 다리 이름은 용진교로 밝혀짐!! ㅋㅋ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한 쪽은 대가족이 이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반대편은 야영객이 없음이 확인된 순간, 그래 여기야!! 하며
나는 일단 자전거 가방을 풀어서 비탈진 내리막을 내려간 다음 모래사장을
평평하게 발로 정리를 하고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그 동안의 야영도 좋았는데 오늘 야영은 왠지 제대로인 듯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바로 물가여서 그럴까? ^-^
캬~ 좋다 좋아~ 저기 다리 기둥 부분은 수심이 내 가슴팍까지는 되어서
나름 물놀이 하기도 좋다는, 물에 들어가니 자그마한 송사리들이 나와 놀아주었다.
냇가 상류 부분,
나의 잠자리,
너무나도 친절히, 살갑게 응해주신 백곡우체국!!
너무나 감사합니다. 핸드폰 충전도, 시원한 음료수도, 다정한 말씀들도
전부 다 감사합니다!! 떠나는 날이 토요일이라 인사를 못드리고 온 점 죄송합니다~
꼬옥 들르겠습니다^-^
우체국 근처에 하나로 마트가 있어서 나는 막걸리를 사왔다.
으~ 낮부터 취하고 좋으다~
평창 순대가게 어머니께서 주신 아삭이 고추와 제주 신촌블루스 커피가게에서 받은
머그컵과 참치로 한여름 더위를 날려본다.
아따 쪼옴 안되보이네 ㅎㅎㅎ
저게 뭘까요?
언제 저걸 다 먹지? ㅎㅎ
그래 2박 3일 동안은 다 먹을 수 있을거야~ ㅋㅋㅋ
햇빛에 반사된 물결이 그득한 다리 밑 부분~
어? 안주가 바뀌었군, 요건 이틀째 사진이라는!!ㅎㅎ
하현달이 떠올랐다,
물에 두둥실 떠오른 하현달 안주삼으며 이 밤도 깊어가는구나,
맞은편 대가족들은 이미 떠났고 이 곳은 나 혼자뿐이다.
다음날 아침, 백곡리로 자전거를 타고 나와 편의점에서 아침 한 끼를 해본다.
풀벌레 한 마리가 내 지갑에 앉았다.
메이플라이라고도 하는데, 플라이낚시 할 때 요녀석 모양으로 훅을 만들어
낚시를 많이 하기도 한다~ 요 상태에서 한번더 변신을 꽤한다지...^-^
아침을 먹고 우체국이 문을 열 시간 쯤에 나는 핸드폰 충전을 부탁하고
다시 용진교 밑으로 돌아와 망중한을 만끽한다.
어제 남은 막걸리도 따고,
헐... 막걸리가 미지근하다 못해 뜨끈뜨끈하다.
뜨거운 막걸리 드셔보신 분?
맛은 무얼 상상해도 그 이상이다.
짜릿한 탄산이 목구멍을 오락가락한다.
아~ 시원하다는 그 자체가 이리도 소중할 줄이야..
앞으로는 시원한 막걸리도 감사하며 마셔야겠다ㅋㅋㅋ
결국 한잔 먹다가 포기 @_ @;;
저녁즈음, 핸드폰을 찾고 나서 하나로 마트에 들러 오늘은 혼자
야영 분위기를 만끽해보려 한다.
바로 바베큐 파뤼~ 움하하하하~~
철망과 번개탄과 고추와 쌈장, 그리고 삼겹살과 목살은 비싸니
전지살로(대부분 하나로 마트에 가면 한 팩 단위로 포장되어 있음) 구메하여
자전거 뒤에 떨어지지도 않게 가져가지도 못하게 꽁꽁 묶어서 다리로 돌아왔다.
다리 밑에 자전거를 들고 내려와 안전하게 피신시켜놓고^^
2박3일 동안 나에게 보금자리를 빌려준 용진교,
자, 그럼 고기파티 한번 해보까나?
자자, 큰 돌 두 개만 있으면 일단 준비 끝!
오예~ 불 잘 피어오르고~~
앗, 고기가 익는 동안 저어기 앞에 있는 맥주를 한잔 해줘야겠군!!
아~ 전지살이지만 고급고기 못지 않다.
아마 돌을 구워먹어도 맛있을거야^-^
만원의 행복이다!! 이래서 이 다리가 그렇게 좋았을까?
혼자였지만 고기맛은 둘이 먹어도 하나 죽어도 모를 그 맛,
난 혼자니까.. 헉? ㅋㅋㅋㅋ
아무튼 참 맛있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에요^-^
물론 쓰레기는 떠나기 전에 깨끗이 치웠다는 사실, ㅎㅎ
홀로 고기파티를 하며 오늘, 이 곳 용진교에서의 2박을 마감합니다^-^
다음날,
오늘은 토요일이다.
너무나 살갑게 대해주셨던 백곡우체국 분들을 뵙고 가려했으나 토요일이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찌 잊겠습니까 그 정을요,
우체국을 찾는 백곡면 주민들은 참 좋으시겠어요~
항상 환히 웃으며 반겨주시는 이 곳 직원분들이 계셔서요!!
항상 건강하시고 웃음 그득하시고,
그리고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오늘은 천안에 계신 아는 분을 만나러 갈 계획이다.
이 곳 용진교에서 30여km 되는 거리에 계시기에
두어시간 부지런히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머물렀던
자리에 쓰레기들을 백곡면에 가서 분리수거를 하고 나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2박 3일의 자연과의 데이트를 끝내고 천안으로 천안으로 향한다.
아침 시골길은 그저 한산하기만 하다.
때때로 삼삼오오 자전거 라이더들을 만나 안녕하세요~ 하며 서로 인사도 나누며
거름 냄새도 마냥 행복할 따름이다.
이제 확실히 여름인가보다.
오전 9시만 넘어가도 햇빛이 작렬한다.
한시간 정도 탔을까..
백곡 우체국장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엽돈재,가 시작되고
난 약수터가 어디 있을까~ 하며 열심히 오르막을 오른다.
오!! 정상을 가기 전, 어떤 분께서 물통을 한가득 싣고 오솔길로 들어가시는 것이 보인다.
아~ 저기가 엽돈재 약수터구나!!
마침 물도 없고 갈증도 땀도 많이 났기에 잠깐 쉬어갈 생각으로
약수터 입구에 자전거를 대어 놓고 물통을 들고 물때문에 진흙탕이 된 오솔길을 걷는다.
아까 보였던 그 분께서 물을 받고 계신다.
통이 여러개인걸로 봐서 한동안 드실 물을 차로 받으러 오신 모양이다.
다른 빈통을 가지러 가신 사이 나는 물도 받고 세수도 한다.
우체국장님 말씀대로 가히 얼음짱이다. 아우 시원해~
옆에 벤취가 있기에 나는 잠시 앉아서 쉬어가기로 한다.
참으로 시원한 물,
이 곳은 천안시 입장면으로 가기 전인데
엽돈재를 올라오기 전에 입장면 8km라는 표지판을 보았다.
나는 혼잣말로 '입장 참 곤란하군' 하며 혼자 피식 웃으며 올라왔다.
약수터에서 얼마나 쉬었을까,
갑자기 타이어 터지는 소리 퍼엉~ 쒸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내 가슴도 철렁 내려앉는다.
그냥 지나가는 차에서 나는 소리이기를....
허나,
다행이도 내 자전거다ㅠㅠ
이미 터져버려 자전거가 고꾸라져 있는 상태,
타이어가 불안하다 불안하다 했는데 아휴.
여기서 터져버리면 어떡하니..
타이어도 없는데에~ ㅠㅠ
아놔~ 진짜 입장 곤란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난감해 하는 사이 약수를 떠다 나르기를 반복하시던 아저씨께서
지나가는 트럭이라도 불러보라시며 하던 일을 마저 하신다.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전에 군산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어서 10여km를 끌고 가지 않았던가,
덕분에 좋은 경치 구경 잘 했지만!! ^-^
생각은 깊게 고민은 짧게!!
나는 입장면까지 끌고 가기로 한다.
핸드폰으로 입장면에 자전거 가게를 검색해보나 허... 검색이 안된다.
114에 물어봐도 매한가지,
천안 아는 분께 전화를 할까 했지만 얼마전 차사고로 차를 폐차시켰단 말씀이 기억나고,
하는 수 없이 난 엽돈재를 엽기적으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다.
뭐 구경이나 하면서 가보지 뭐~ 하며 시작된 끌바(바이크 끌기)..
오르막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내리막이 장난이 아닌 재였다.
몇 키로를 걸어가도 내리막이다. 1차선도로 위주였으므로 큰 차가 내려올 땐
무서울 지경이었다. 개나리와 도로로 뻗은 가지들로 어쩔땐 뒤에선 내가
보이지 않을 때도 더러 있었으므로!!
나는 쉬는 것보다도 일단 도로를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열심히 내려갔다. 오토바이 부대와 자전거 부대가 열심히 오르막과 내리막을 만끽한다.
드디어 내리막이 보이고
약수터부터 두어시간을 걸었을까, 드디어 입장면에 들어선다.
포도철이 한창이라 노상에 마련된 가게들은 일제히 포도판매에 정신이 없고,
나는 어떤 가게 앞으로 가 쥔장께 근처에 자전거방이 있냐 여쭈었다.
앗!! 검색해도 안나오던 가게가 쩌어기 한 500m만 가면 나온단다.
오예~ 감사합니다!! 연신 말씀드렸다.
큰 도로를 건너 낑낑대며 걸어가는데 반대편에 운전자 한 분께서 내 상황을 파악하셨는지
요기 쪼금만 가면 자전거포가 있다며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이미 위치를 들었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했다.
운전 하시던 젊은 운전자분!! 감사합니다!! ^-----^
드디어 자전거방이 보인다. 앗? 문이 잠겨 있고 유리에 붙어있는 연락처로 나는 전화를
건다. 조금 있으니 쥔장님께서 오시고 뒷자리에 달려있는 가방과 텐트와 돗자리를 모두
철거한 다음 자전거를 뒤집어 타이어 갈기를 한다.
타이어를 다 갈고 바람을 넣고 바퀴를 비잉~ 돌려보시더니 뭐 이리 많이 휘었냐며
처음 보는 장비로 바퀴살과 휠을 연결하는 조임새를 이리저리 풀었다 죄였다 하며
휠의 정렬을 맞춰주신다. 여지껏 바퀴를 수없이 갈았지만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봐주는 곳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이러한 축의 휨새 때문에 타이어가 많이 터져버린 것일까? 잠시 생각을 한다.
어느 정도 정렬이 끝나고 나는 돈을 지불하고
마침 점심때가 되어 시장을 한번 둘러보기로 한다.
다음부턴 지명으로 장난치지 말아야지 -_ -a;
어떤 가게를 지나가는데 쥔장께서 자전거 여행중이냐며 말씀을 건네주신다.
내 입은 반사적으로 사장님~ 근처에 밥먹을만 한 곳이 있을까요? 하고 여쭌다.
어디라고 처음 설명을 해주셨는데 아까 보니 오늘 쉬는 날이었다 말씀 드리니
새로 생긴 곳을 알려주신다. 신장개업이라 잘해주실거라는 말씀과 함께^^
행운식당,
소개를 받고 이 곳에 들어선다.
손님은 없었다.
식사되냐 여쭈니 된다시기에 일단 충전기부터 꽂고 밥을 기다려본다.
드디어 반찬이 나오고, 찬이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자꾸 내어주신다.
한상 거하게 받았다!!
요 양상추 콘 겨자소스 샐러드는 특별히 내어주신 것 같았다.
밥을 먹기 시작한 지 좀 되어서 내어주셨기에,
서비스에요~ 하며 주실 법도 한데 그냥 묵묵히 내어주신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 드리고 밥을 추가로 하나 더 시켜
완전 폭풍흡입이 시작된다!!!
밥을 다 먹고 커피도 한잔 먹고 물도 채우고 잠깐 쉬다가 나왔다.
항상 행운이 그득하시기를요,
맛있는 반찬과 일부러 만들어주신 정이 그득한 음식,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밥을 먹고 나와 지인분께 연락을 드려 언제까지 가겠노라 말씀을 드리고
시간이 한낮이라 나는 이 곳 시장 골목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이렇게 자전거를 대어놓고 옆에 앉으니 맞은편에 가게에 진열해놓은
가지런하고도 정리잘 된 집기들이 보인다.
왠지 내 마음도 차근차근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윗쪽에 창문을 보니 나무로 틀이 만들어 진 것이 아주 오래된 가게임을 알 수 있었다.
한참을 이 물건들을 보며 희한하게도 내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낀다.
가지런히 정리된 물건들 구경 잘 했습니다^-^
오후 3시 정도 되었을까,
아직은 뜨겁지만 그래도 출발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출발하기 전에 지나가던 분께 천안 시내로 들어가는 길을 여쭈었는데 아주 자세히
알려주셨다. 물론 직진하면 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확인차^-^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약간 내리막길이어서 수월하게 시내로 진입한다.
천안 시내를 통과해 가려니 여행 첫날 들렀던 김밥천국집 엄니 생각이 난다.
아~ 왠지 기분이 묘하다!
내일 충주로 가는 길에 들러볼까~ 잠깐 생각을 해본다.
시내를 관통해 동남구 쪽으로 아는 분을 만나러 간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선생님께서는 목공예 일을 하신다.
한참을 돌고 돌고 헤매고 헤매다 도착한 공방,
작업이 한창인 공방엔 서울서 뵈었던 분도 계시고 처음 뵙는 분들도 계셨다.
선생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몇 년만에 뵈어서 그런지 더 반갑다.
차사고로 크게 다치신 건 아닌가~ 하고 여행 중에 통화했을때 걱정이 좀 되었는데
많이 나으셨다고 한다. 다행이에요 선생님~
일주일 전에 양양에서 내려올 때 통화를 했는데 내가 내려온다고
미리 고기를 재워놓으셨단다. 참고로 선생님께서는 공예도 목공예지만
요릿집을 하셔도 될만큼의 수준급의 음식솜씨를 가지고 계신다.
바닥에 둘러앉아 화로도 만들고, 역시 화로도 내가 만든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번개탄이 올려지는 자리에는 자그마한 자갈로 공기통로까지 만들어주는 세심함이!!
선생님께서 고기를 직접 구워주셨다.
맛은? 무얼 상상하든 그 이상!!
추억을 안주삼아 맛있는 고기를 안주삼아 걸쭉한 술판이 벌어진다.
한참을 거나하게 한잔 먹고 잠깐 작업시간이 펼쳐진다.
선생님 제자라는 분께서 무언가 만들고 계시기에
그 옆으로 가서 하시는 일 구경하도 되요? 여쭈고 구경을 한다.
저는 손재주가 없어서 이렇게 무언가 이쁘게 잘 만드시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하고 말씀을 드리니 한말씀 해주신다.
실은 저도 잘 못해요~ 다만 다른 사람들보다 관심이 더 많을 뿐이에요, 라고..
그러시면서 관심만 있다면 이 정도는 누구나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라고..
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맞는 말씀이다. 관심만 있다면야, 절실함만 있다면야 무엇을 못하리_
참 단순하면서도 깨닫기 힘든 소소함들이 많다.
그렇게 한 상 거하게 대접받은 나는 이 곳에서 묵어가도 좋다는 선생님 말씀에
하룻밤을 또 너무나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일주일에 두어번씩 공방으로 내려오신다는 제자분과 다른 분들께서는
서울로 가셔야 하기에 먼저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향하시고
선생님께서는 뒤이은 택시를 기다리신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연거푸 드렸다.
편하게 있다 가라고 손흔드시며 택시를 타시는 선생님,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사모님께서도 얼른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
선생님을 배웅해드리고 나는 공방으로 와서 홀라당 벗고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완전 대자로 뻗어 한 여름 시골에서의 적막한 하룻밤을 보낸다.
시원하게 맥주를 한잔 하면서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공방 간판을 찍어보았다.
의자며 테이블이며 전부 선생님 작품,
어떤 느낌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기분이다.
액자에 씌여진 문구도 찍어보고,
공방 내부 모습, 구하기도 힘들다는 커다란 송판들이 보인다.
대충 찍어도 무슨 목공예 작품같으다^-^
어제 서울로 가신 어떤 분께서 맥주병에 강아지풀을 꽂아놓으셨다.
작은 풀잎, 꽃잎 하나 놓치지 않으셨던 감수성이 너무나도 풍부하셨던
그 분 덕분에 나도 이렇게 멋진 구경을 하는 것이리라,
감사합니다^-^
아침 먹고 가라시며 밥도 준비해주셨다.
완전 맛있게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감사합니다^-^
든든하게 한끼 먹었으니 이제 또 출발해보까나?
오늘 일요일,
마침 플라이낚시 싸부님께서 다음주 정모 장소인 삼탄에 미리 내려와 계신다는
소문을 입수하고 삼탄으로 향한다.
선생님 공방에서 충주 삼탄유원지까지는 100km정도,
까이꺼 한번 달려보자~
내려왔던 길로 갈까 하다 새로운 길로 가보자 하는 생각에
입장면에서 안성으로 가는 길로 진입한다.
어제 들른 입장면에 큰 마트에 가서 생명수와 간식, 떡을 구입한다.
떡, 요놈 생각보다 영양보충에 유용하다.
목이 좀 메이는 짜릿한 장점이 있지만 ㅎㅎ
중간에 경기도 안성 일죽 쯤에서 떡으로 요기를 한다.
오늘 태양도 역시 장난이 아니다.
충주로 향하는 신작로에서 몇 번이고 쉬었다 갔다를 반복한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 충주 산척면에 도착했다.
정모 일주일 전에 미리 와서 자리도 좀 잡아놓고 야영도 할 계획이었으므로
하나로 마트에 들러 며칠간 먹을 양식을 준비하여 삼탄으로 들어선다.
삼탄 가기 전 제법 높은, 길이는 짧지만!! 고개 정상을 남겨놓고 도저히 오를 힘이 없다.
더위라도 먹은 듯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아무래도 오늘 좀 무리해서 탔나보다. 일단 내려서 끌고 가기로 한다.
정상에 오르니 힘들었다는 것은 또 어디로 가버렸는지 내리막을 이미 달리고 있는 나,
신나게 소리 한판 지르며 내리막을 만끽한다.
삼탄유원지 앞 슈퍼에서 시원한 음료로 정신을 좀 차린 뒤에
싸부님께 전화를 걸어본다. 요 근처 삼탄역에서 낚시중이시란다.
천안에서 자전거 타고 왔다하니 표정이 헉? 하신다. 헤~
저도 헉~ 이에요 싸부님^-^
삼탄유원지는 야영객들로 북적북적하다.
밑에 운동장에 텐트 칠 자리가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
전에 뵈어 얼굴을 알고 있던 슈퍼 쥔장님 말씀으로는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래도 많이 빠져나갔다면서 금요일부터는 텐트를 3열로 칠 정도였다니;;
태양이 산을 넘어간다.
기차도 지나가고~ 제천이나 대전에서 이 곳 삼탄역까지 기차로 올 수 있다.
삼탄역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무료텐트촌도 있고, 삼탄슈퍼 밑으로 있는 운동장에서
천재지변이 있지 않는 한 일년 중 어떤 날이라도 텐트를 쳐놓고 야영을 할 수 있다.
아~ 핸드폰 카메라도 너무 힘이 들었나요~ 초점이 ㅎㅎ
싸부님과 싸부님께서 안내를 하시는 분들과 함께 삼탄 자연산 가든에서
맛난 묵은지찌개를 냠냠, 와~ 완전 맛나다!!!!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어두는 걸 깜빡했네ㅎㅎ
맛있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싸부님과 다음주 있을 정모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아쉽지만 다음주를 기약하며 싸부님 빠이빠이~^-^
해는 이미 떨어졌다.
야영장으로 자전거를 들고 내려갔다.
생각보다 텐트칠 자리는 여유가 있었다.
내일 땡볕을 고려해서 쳐야하는데
내일도 사람들이 빠져나가겠거니~ 하는 생각에 일단
오늘부터 하룻밤 얼른 신세지자 생각하며 텐트를 친다.
잔디 있는 축구장도 있고 한 군데 수돗가가 있는 이 곳,
축구장 이용만 승인을 받아야 하고 모든 건 무료인 이 곳,
아~ 완전 지상 낙원이다.
전기 있는 화장실도 있고 화장실에 휴지도 있고 슈퍼도 있고 @_ @;;
나같은 여행자들에겐 딱이다!!!
거기다 요 아래로 내려가면 강도 흐르니 물놀이도 즐길 수 있고,
지금은 녹조현상으로 쬐꼼 그렇긴 하지만!!!
서울은 열대야가 한창이란다.
이 곳은 열대야 따윈 없다.
자~ 오늘도 고생한 내 몸과 내 자전거,
푸욱~ 쉬려무나~ 오늘도 잘했어!! ^-^
일주일 동안만 하려던 야영이 지금부터 10일간 시작됩니다!! ㅎㅎ
왜냐하면,
중간중간에 친구들도 지인들도 이 곳으로 놀러왔기에!!
근데 죄다 더위 먹고 갔어,
나도 더위 먹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덥긴 더웠나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잊지 못할 더위의 추억을 만들어준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돌아갈뢔~에~ 했던 삼탄유원지,
지금부터 스따아트~~!!
내 자리~ 아침부터 태양이 작렬한다.
오늘 안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ㅎㅎ
어찌 된것이 자전거를 탈 때보다 이렇게 그늘에 쉬고 있을 때가 더 더운지..
그래도 편안한 안식처가 있음에 행복하다.
빨래는 자알 마르겠다~ 자전거가 빨래줄 지지대가 되고~
야영지로 내려오는 계단 왼쪽에 보니 새마을 문고가 있다.
책을 빌려준다고 되어 있기에
그늘에서 책이라도 보면서 시간 보내면 좋겠다 싶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속에 파묻히는 것도 좋았지만
갑자기 책이 땡기는 이유는, 그 동안 책을 너무 안읽었나보다ㅎㅎ
컨테이너 창고 하나로 만들어진 서점에 들어서니 와우~
에어콘 바람이 아주 끝내준다.
내 시선을 끄는 한 권의 책,
와~ 이렇게 신간이 있을 줄이야..
살펴보니 신간이 제법 보인다. 앗싸 브라보~
더위 사냥을 하나 집어들며 슈퍼 앞 테이블에 앉아 생각버리기 연습을
펼쳐보았다. 이틀에 걸쳐 읽었던 생각버리기 연습,
많은 생각들을 버리는 연습을 하는 책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함으로써 다른 생각을 잊는,
무슨 방법이 꼭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이거 완전 반전이다.^-^
집중을 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내 오감에 집중을 먼저 하는 것,
앉아 있는 동안 엉덩이에 느껴지는 촉각을 느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내 손가락의 감각을 느끼고,
지금 나오는 노래 소리에 집중을 하는 것,
그러다 보면 순수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108배를 하면서 잡음들을 떨쳐버린 조금은 정제된 나를 만나는 것처럼,
책을 읽고 나서 남은 여행을 하며
이 생각버리기 연습을 참 많이 했다.
핸들을 꽉 쥔 손가락에 집중하고, 페달링을 하는 내 다리에 집중을 하고,
궁디가 쪼개지는 그 고통에 집중을 하며 나는 어느새
자전거를 타고 있다, 라는 사실에 집중을 하면서 어느 정도 잡생각과 같은 잡음들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이틑날, 12시나 되었을까.. 초등학생 축구부 두 학교가 시합을 한다.
헐, 이렇게 뜨거운 시간에 저 어린 것들을..
나도 이 시간엔 자전거를 타지 않거늘, 어찌..
그런데 감독님인지 코치님인지 트레이너인지는 모르겠으나
학부모들도 많이 와있고 가족단위 야영객들도 많은데
십원짜리 남발은 기본이고 쉬는 시간엔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어쩜, 저러는 것일까.. 일부 혈기 왕성한 젊은 부모들이나 심지어 연세 지긋한
어른들이 하마터면 감독과 한바탕 할 기세다.
나 역시도 가만있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밖에서 그것도 눈이 한 두개도 아닌 이 곳에서 이렇게 학생들을 다루는데
학교 내 독립된 공간에서 누구 하나 간섭하지 않는 그런 곳에서는 어떻게 할런지..
좀 아름답게 할 수는 없을런지..
내가 이 곳에 머무는 내내 초등학생들의 한낮 축구시합은 계속 되었고
어느 학교 하나 학생들을 학생답게 다루는 감독님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또는 선수들은 그렇게 다루어야 할 지 모른다 그분들은 생각할 지 모르나
다른 방법들은 수없이 많이 존재할 것이다. 물론 모든 분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여건은 둘째치고 인식이라도 바로설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
축구를 보다가 속칭 화딱지가 나서 나는 책을 펼쳤다.
카메라를 펼치긴 했다마는 ㅎㅎㅎ
이틀째 이 자리에 있는데 점심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엄습해오는 태양,
하, 내일은 반대편 포플러나무 아래로 피신을 가야겠다 생각을 한다.
해가 슬슬 이동을 하고,
이 때까지는 시원하니 좋았지만^^;
또 축구가 시작되려 해서 나는 슈퍼로 올라가 막걸리 한사발을 받아왔다.
와우~ 씨원한 막걸리다!!! ㅎㅎㅎ
슈퍼 쥔장님께 이 막걸리 혹시 달아요? 하고 물었다.
단 음식들은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때문에,
막걸리가 간혹 무지하게 단맛이 강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쥔장님께서도 모르겠단다.
막걸리랑 과자 한 봉 사니까 쥔장님께서 안쓰러우셨는지
복숭아 하나를 손에 쥐어주신다.
와~ 완전 감사합니다!!
올 해 처음 먹는 복숭아다. 그 맛은? 무얼 상상해도 그 이상!! ^-^
쥔장님~ 맛나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나는 하는 것도 없이 그냥 자연속에 파묻혀서 책이나 보고 경치 구경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고 하며 한량의 여유를 만끽한다.
오늘 저녁도 다른 야영족들은 바베큐 파티에 한창이다~
나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하루를 마감한다.
다음날 아침,
참고로 오늘은 7월 31일, 7월의 마지막 날이다!
더울 법도 아니 그냥 더운 날씨다.
쨍쨍한 여름다운 날씨!!
아침을 간단히 먹고 독파한 생각버리기 연습은 이쁘게 반납하고
눈에 띄는 다른 책을 하나 업어왔다.
상실의 시대, 맥주는 뭐냐구?
더워서 한 모금 하려구 ㅋㅋㅋㅋ
잠깐 앉아있었는데 후~ 테이블 위 천막이 마치 비닐하우스 같으다.
후끈~한 열기에 책읽는 것도 버겁다.
책을 덮고 잠깐 생각에 잠긴다. 오늘은 고기나 한판 구워먹어볼까~
나도 야영기분이나 한번 내어볼까 용진교 다리아래처럼?
생각은 깊게 고민은 짧게!!
나는 책을 텐트에 던져넣고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후아~ 여기, 시골은 시골인가부다.
하루에 들어오는 버스가 5대가 전부이다.
4시 정도에 나가는 버스를 타고 읍내엘 나갔다.
면단위에는 꼭 있는 아주 훌륭한 하나로마트에서 전지살과 번개탄 등등을 사서
근처 가게겸 버스정류장 표를 파는 곳에 가서 들어가는 버스 시간을 물으니
헐, 들어오는 차가 그것도 막차란다.
7시에 있단다~ 꺅~ 꼬빡 두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이거 거기까지 걸어가면 딱 두시간은 될거다.
그냥 행인들 구경이나 하자싶어 나는 근처 그늘에 앉아 그 두시간을 나름 즐겨본다.
드디어 버스를 만나고 씨원한 에어콘 바람에 행복해하며 귀가~
후레쉬를 터뜨렸더니 이렇게 환하게 나와버렸네,
구덩이를 파고 자갈 몇개를 놓고 그 위에 불이 지펴진 번개탄
큰 돌을 서너개 놓아 그 위에 철판을 놓고 고기를 올려본다.
지글지글 익기 시작한다.
오늘은 어제와는 반대편 나무그늘 아래 있는 곳으로 텐트를 옮긴 상태,
고기를 한창 구우려는데 새로 오신 분들께서 야밤에 등없이 텐트를 치시느라
한참을 고생하신다. 노끈을 찾길래 고기 굽다 말고 끈을 드린다.
사이트 구축을 마치신 두 부부께서 늦은 저녁을 드신다.
나는 열심히 혼자 고기를 구워먹다가 두 분께 고기좀 같이 드세요~ 하고 좀 나눠드렸다.
아버님께서 그러지 말고 같이 와서 한끼 먹자 하신다.
혼자 고기 구워먹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
이런 데 오면 다 같이 먹어야 맛난다며 어머니께서 한말씀 거드신다.
네 좋습니다!! 하고 나는 두 분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큰아들 내외와 작은 아들커플이 휴가를 내어 놀러온다기에
두 부부께서 미리 오셔서 텐트도 쳐놓으시고 집안 살림살이를 총동원 해오셨단다.
문득, 아..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며
나도 우리 가족 생각이 마구마구 난다.
번개탄도 초점을 흐리게 하니 나름 운치가 있다.
어디선가 보았던 문구가 생각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치 마라~ 당신은 누구를 위해서 이 한몸 불태운 적 있는가?
그렇게 이웃사촌이 되어버린 두 어른과 함께 밤을 보낸다.
그 옆에 다른 부부와도 자리를 함께 하게 되고~
며칠을 이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었다.
내 옆의 어른들께서는 매 끼니때마다 밥같이 먹자며 너무나 살갑게 대해주셨다.
이것저것 틈만 나면 챙겨주시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아버님 어머님!!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이 분들 생각이 나네,
연락한번 드려봐야겠다!! ^^
그 다음날은 어르신들 자제분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함께 보냈다.
또 하나,
그 다음날 오전에 갑자기 친구녀석한테 전화가 왔다.
휴가라며 내가 있는 곳으로 놀러오겠단다.
그래!! 하고 얘기를 했다.
다음날 친구를 만났다.
이야~ 이런 곳에서 또 친구를 만나니 느낌이 새롭다.
친구 온 기념으로 고기파티 한번 거하게 하고~
다같이 어울려 캠핑 분위기를 한껏 내본다.
오늘도 안녕히!!
잠자리 뒷편으로 있는 풍경,
저 나무아래는 강이 흐르고 그 앞에는 모래사장이다.
흔들리는 나뭇가지만 보고 있어도 좋다.
바람이 분다,
새로 옮긴 자리,
넙적바위에 물건들도 놓고 자전거도 주차해놓고 빨랫줄도 만들고,
아예 살림을 차렸다ㅎㅎㅎ
친구랑 대충 라면으로 밥을 때우고 서로 뒹굴거리다
이따가 읍내 구경이나 가까? 했더니 그러잔다.
밥때에 맞춰서 들른 중국집,
평소에도 잘 먹어보기 힘든 요고이 팔보채였던가, 류산슬이였던가, 아마 류산슬인듯?
이봐이봐 먹어놓고도 보고도 모르잖아ㅠㅠ
짜장면이 젤루 맛나ㅋㅋㅋ
이과두주 한잔 걸치며 요리를 먹은 다음 귀가를 하려고 밖에 나왔는데,
헉, 속도 겉도 갑자기 훅훅~ 어? 이 느낌 뭐지?
막 어질어질하면서... 혹시 이게?
그렇다.
더위를 먹어버렸다.
완전 정신도 혼미하고!! ㅎㅎㅎㅎ
자전거 타면서도 먹지 않은 녀석을..
이렇게 편해져버리니까 더위를 먹나보다.
이 날, 나 완전 고생했다.
암것도 못먹고 겔겔겔~
한밤중이 되어서야 근처 수돗가에서 홀라당 벗고
한여름이지만 그 얼음장 같은 물에 샤워를 하고 나서야 돌아왔다는,
더위를 조심하십시다!! ㅋㅋㅋㅋ
버스 기다리다가 친구녀석도 더위를 먹었나보다ㅋㅋㅋㅋ
저어기 검은 봉지는 고기파티를 더 하기 위한 재료들로 ㅎㅎㅎ
우리, 참 대단타.
저렇게 그늘에 앉아있어도 숨 쉬기가 어렵더라,
친구야~ 지못미!!! ㅋㅋㅋㅋ
이 날밤 우리는 근처 분들과 함께 또 신나게 고기파티를 했다는,
아쥬 신났다^-^
또 이렇게 환한 보름달 아래서 환한 추억을 만들어본다.
다음날,
친구녀석은 다시 서울로 복귀를 하고,
플라이 낚시 정모 전 한 이틀 동안,
나는 또 망중한을 만끽하기에 정신이 없다.
오늘 날씨 참 푸르다,
하늘도 푸르고 나무도 푸르고,
침낭이며 빨래를 널어본다.
곰방 말라서 좋다잉~ ^-^
너무 날이 좋으니 뜨거워 보이네 왠지 ㅋㅋ
오우이에~
좋다 좋다~
휴가철이 끝나서일까, 평일이어서일까,
텐트족들이 많이 빠진 상태_
드디어 주말이 다가왔고,
그 전날 나는 싸부님을 만나 다른 분들과 함께 정모준비를 하였다.
다행히 정모는 큰 일 없이 잘 치뤄졌다.^-^
요런 녀석들로 요런 녀석들이 사는 곳의 이쁜이들 얼굴을 보는 것이다.
어쩜 이렇게 이쁘게 만들 수 있을까,
플라이 낚시를 하는 것보다 이렇게 훅을 만드는 일(tying)을 더 좋아라 하는 분들도 계신다.
그렇게 행사가 끝나고 고기파티를 마지막으로 다들 귀가를 하시고,
싸부님과도 서로 고생했다 토닥이며 작별인사를 한다.
싸부님~~고생 너무 많으셨고 선물 감사합니다!! 아주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싸부님 쵝오~♡
요고이 무어냐면 어제 저녁에 구워놓은 삼겹살,
뭐, 남은 삼겹살이지 뭐 ㅎㅎㅎ
아침부터 고기로 포식을 해준다.
나 아침부터 바베큐 먹는 남자이므니다ㅋㅋㅋ
오늘은 어떤 엉아 한분 서울에서 자전거로 내려오신단다.
충주까지 버스로 와서 이 곳 삼탄유원지까지,
이 형아 무사히 잘 올 수 있을까,
속초에서 만난 지인 두 분도 내려온다는 소문이ㅎㅎㅎ
차로 내려온 두 분, 차에서 내리자마자 턱~ 막히는 열기를 시작으로,
놀러오셨으니 고기를 대접하겠다며 나는 또 땅을 파기 시작한다.
도대체 땅을 몇 번 파는기야~ ㅋㅋㅋㅋ
불을 지핀 번개탄 열기로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여름이니까 더운거지 뭐~ 하며 열심히 고기를 구워 드리고,
어라? 이 두 분 고기 몇 점 드시더니 갑자기 얼굴이 허옇게 뜨며 땀을 흘리시는게 아닌가?
헉? 혹시... 더위를 드셨나?
아니나 다를까 한분 자리에 누우시더니 기절하시고
나머지 한 분 또 누우시더니 기절 ㅋㅋㅋㅋ
기절한 지인1, ㅎㅎ
미못미 ㅋㅋㅋ
이 많은 고기는 우짜라고ㅎㅎㅎㅎㅎ
내가 다아 먹어버리겠다!!!
원래 고기 굽는 사람이 많이 먹는거임 ㅋㅋㅋ
따로 한상!
요 맛난걸 안드시고,
잠을 선택하시다니~ㅋㅋ
내가 다아 먹어버리겠다.
으하하하~
결국 손님 접대용 괴기는 모두 내 뱃속으로 투하!!
이 맛있는걸 안먹고 말이야^-^
이 두 분 기절하고 일어나실 즈음에서 자전거로 온다던 형아 도착,
이 아자씨 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또 고생하셨단다.
삼탄슈퍼에서 만났는데 숨넘어가기 일보직전이다.
생명수로 일단 생명 연장을 하고
옷을 홀딱 벗겨서(말이 그렇다는거지;;) 등목을 시켜드린다.
형아? 완전 시원하지? ㅎㅎㅎ
그렇게 지인 세분과 나 이렇게 해서 뜨거운 낮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또 고기를 구울까 했으나
제발 시원한 곳으로 가자는 의견으로 근처 식당에서 밥한끼를 한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어서일까 더위 드셨던 두 분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실은 이 날 최고로 더운날이기는 했다.
나 하나 보러 오셨다가 고생만 진탕 하셨다.
그래도 언제 더위 한번 드셔보겠어요? 생에 처음이었쥬? ㅎㅎㅎ
식사 후 두 분은 우리를 떨궈주시고 서울로 돌아간다,
시원한 맥주와 필수품 반바지, 맛난 저녁까지!!
완전 고마워~ 잘 입을게!! ^-^
그렇게 두 분을 보내고 남은 형아와 함께 2박3일을 보낸다.
이 형아도 휴가여서 오셨다는데 일년에 한 번뿐인 휴가를 나와 함께 보낸다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다.
말이 휴가지 2박 3일동안 주(酒)가였다.
이 형아와 주가를 보내며 우리 둘도 더위 한번 먹어주고,
아~ 진짜 더위는 원없이 먹었다ㅋㅋㅋ
향후 일생동안은 안잡솨도 될 듯 ㅠㅠ
이 때까지도 요 옆의 아버님과 어머님께서는 떠나지 않으셨기에
형아와 나는 이 분들과 또 맛있고 씐나는 휴가를 즐겨본다.
이틀이 지났을까,
이 형과 나도 아는 지인 두 분이 또 들러주시고,
우리는 또 신나게 고기파티를 해본다.
와~ 고기도 원없이 먹어본다^-^
사진도 찍고ㅋㅋㅋ
아~ 이 사진 공개하지 말랬는데 몰라 공개할래,
이것도 추억이잖아~
알만한 사람만 다 알텐데 뭘ㅋㅋㅋ
내 얼굴은 전국민이 다 알지도 몰라ㅎㅎㅎ
그람 사진 공개 들어갑니다~
좋은 카메라로 찍으니 또 이렇게 멋지게 나온다.
좋다 좋아~
어? 나 또 땅팠다 ㅋㅋㅋ
와~ 디게 시커멓다잉~ㅎㅎㅎ
조금만 기다리세요~
맛나게 구워드릴게요~
옆집에서 죽도 얻어먹구~
냠냠~
고기를 푸지게 먹고
삼탄슈퍼로 가서 그냥 등목 한판,
엇, 등목이 아니라 엉목이네 ㅋㅋㅋ
시원하지 형아?
그래 같이 죽는거야,
오빤 배뽕스따일~
나는 깜디스따일~
형아 지못미~
이 기회를 계기로 다이어트 한번 해~
어따~ 시원하다~~^-^
우리 무슨 경운기 모델같다잉~ ㅋㅋ
프하하~ 잘나왔네잉~
둘이 술취해 좋단다.
남의 농촌세단을 타고 뭐하는겨? ㅋㅋㅋㅋ
이렇게 지인들과 또 추억 하나 만들고 이 분들은 또 어디론가 가신다.
빠이빠이~
와주셔서 고마워요^-^
그날 밤 우리는 또 얼음장같은 수돗가에서 홀라당 벗고 둘이서 또 시원하게 샤워를!!
다음날,
형아?
라파게티 먹어봤어?
라파게티가 뭐야?
응, 라면이랑 짜파게티랑 섞은거~
조제에 들어간다.
요고히 맛이 나름 또 오묘하단 말이지~
술안주로 둔갑하기는 했지만!!
이 때의 시간이 아마 오전 7시가 안된 시간이라지?
왜 놀러만 가면 일찍 잠에서 깨는 것이야ㅋㅋㅋㅋ
형한테 며칠간 라면만 먹인 이 동생을 용서하오~
아, 쐬주도 먹었구나~ 으흐흐~
오후 늦게는 형이랑 근처를 둘러보며 강가에 가서 물에 발도 담그고,
둘이 동시에 한마디 한다.
어우~ 거기 우리 샤워하던 데가 더 시원타야~ ㅋㅋㅋㅋ
밤에 거기나 가자~ ㅋㅋㅋㅋ
이 날은 우리 둘다 아침부터 시작된 알콜섭취로
알콜만 먹으면 되는데 더위까지 또 같이 먹어버렸어~
이제 좀 그만 먹자 더위 ㅎㅎㅎㅎㅎ
저녁은 고사하고 겔겔하다가 시원한 물에 샤워한판 하고 나니 좀 살겠더라.
저녁도 안먹고 이 날은 둘다 일찍 기절하여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2박 3일을 보내고 형은 서울로 올라간단다.
마침 말복모임이 서울에서 있어서 서프라이즈나 해줍시다~ 하며
나는 텐트도 자전거도 다 삼탄유원지에 두고 하룻동안 상경을 해본다.
삼탄역, 역장님께 겨우 부탁해서 형아 자전거를 실었다.
접이식 자전거는 탑승 가능하나 이런 일체형 자전거는 탑승이 원래 금지이기에,
사정사정해서 삼탄에서 조치원가는 기차에 올랐다.
조치원에서 서울 가는 기차도 겨우겨우 환승을 해서 서울까지 무사히 도착,
신나게 말복모임을 치르고 형과 하룻밤 동침한 뒤
나는 아침 일찍 다시 삼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요즘엔 이렇게 영수증형태의 기차표이지만
예전엔 빳빳한 종이로 되어있는 마치 수표처럼 생긴 기차표였는데..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 영등포역까지 와서 표를 끊고 기차에 오른다.
지인들이 사왔던 라면, 남자라면?!!
삼탄으로 돌아오니 다시 나 혼자, 다시 일상이다.
하루종일 홀로임을 즐기고,
저녁엔 삼탄슈퍼 분들과 잠깐 자리하기로 했다.
해가 진다.
해가 진다.
생각해보니 이 곳에 와서 노을을 처음 보는 듯도 하고^^
두 분의 쥔장님과 함께 그 동안의 추억을 마무리 하고
다음에 또 뵙기를 기대하며 오늘 마지막으로 홀라당 벗고 샤워를 하러 간다.
그렇게 10박 11일의 삼탄유원지 생활을 마무리 한다.
다음날,
삼탄슈퍼 분들께도, 삼탄 자연산 가든 분들께도 인사를 올린다.
가든 쥔장님께서 시원한 얼음물과 음료를 손에 쥐어주신다.
감사합니다. 하고 다음을 또 기약하며 페달을 돌려본다.
가던 길에 삼탄 자연산 가든 쥔장님께서 주신 음료가 얼마나 유용했는지 모른다.
슈퍼, 가든 쥔장님!!!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몸건강하세요~
장사도 자알 되시기를요^-^
오늘부터는 다시 양양까지 가는거다.
양양까지 가서 이제 한계령을 넘어 강원도 북부를 지나 서울로 들어가려 한다.
벌써 여행이 끝나버리는 거 같아 아쉽기만 하다.
이럴수록 지금을 더 소중히 만끽해야지, 하며 나는 제천쪽으로 핸들을 돌린다.
푸르른 나무길이 나를 반겨준다.
오늘은 또 어디서 하루를 보낼까,
가보자, 그 어디든^-^
태양이 여름답다,
화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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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에서 계속,
첫댓글 밥먹고 정독해야겠음..반도 못읽었네~~
음, 정독까지야~ 쉬엄쉬엄 하렴~^-^
어쩜.. 내사진 좀 어케 모자이크라도 해라~ ㅜㅜ
빨랑 밥먹고봐야겠당ㅎㅎ오빠나오는부분 아직 못봤음
모자이크 처리 하면 매력이 없잖아, 배뽕의 매력을 말이야~ ㅜ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는 딱 농부스타일인데??
밀짚모자에..경운기 세단 잘어울려요~ㅎㅎ
어쩜 너는 배루두 재밌게 욱기지 ㅋㅋㅋ 것두 재주야
홍님이 누나 하이~~ 토비형아의 능력 중 그 정도야ㅋㅋㅋ
깜놀하시라고 "굳이" 올렸어요 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 내 배만 봤지??? 나쁜..ㅡㅡ+
이제 고지가보이는군 ㅎ 읽는데 30분이 넘게걸리네 ㅎ 지못미 토비ㅋㅋㅋ
핸드폰을 보느라 고생많으셨겠군!! 30분이나 볼 정도로 이번 편도 길었나~~ 아쉽고 행복했던 여정이 거의 끝나가네!!긴 글 읽어줘서 고생했고 고마워~ 지못미 토비형아ㅋㅋㅋ
저주 받을 몸둥이.. ㅜㅜ
쭉 보는데 잼나네여 ㅋㅋ
저는 한중위님 얘기가 더 기대되는걸요!! ㅎㅎ 긴 글 일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마..저정도 고기면 내가 일년동안 먹는 양일꺼임..ㅎㅎ
근데 스팸에....막걸리는 어떤맛일까??? 완전 궁금하다잉~~ㅋㅋ
지인들..죄다..더위먹었다는말이..넘 짠하넹...올여름이 무지 덥긴했쟈너~~
자전거 여행중엔, 뭐라도 다 맛있었을거야!! ㅎㅎ 스팸에 막걸리? 소고기에 와인 한잔 먹는 기분이랄까? 무얼 상상하든 그 이상!! 지인들도 나도 함께 먹는 더위 참 맛있었다잉~ 여름이니께 더운게쥐ㅎㅎ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배뽕은 여기서도 나오는구나~~!ㅋㅋ/ 책으로 내도 되겠다~~!
형님 오랜만이에요~ 컨디션 회복은 잘 되고 계신지요~ 배뽕 스따일이 빠지면 안될 것 같아서요ㅎㅎ 책은 엄두도 못내구 있습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몸조리도 잘 하시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건 길긴 길었뜸![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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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독 했뜸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호팔이 덕에 가보고 싶은 곳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당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땅 파는 거 보니 화분 잘 심겠어 낭중에 데려다 알바써야겠당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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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도 좀 길었던 듯 해요ㅎㅎ 자세히 봐주셨다 하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우리나라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보고 싶은 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땅파는거, 이제 땅굴도 팔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짜파게티와 라면을 같이 끓여서 꼭 한번 맛봐야겠다 ㅋ 정진인지 몰랐다는 ...ㅋ
그르게~ 대충 보면 토비형 아닌데ㅎㅎ 라파게티, 물은 라면 두개 물로, 짜파게티1+아무 라면1=자작하게 졸여내면 끝!! 단, 배고플때 먹어야 제맛이라는거ㅋㅋ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해장국에 막걸리.. 맛나겠따 ㅋㅋ
완전 맛나겠쥐? ㅎㅎ 다 맛있어~ 맛나는 해장국으로 저녁 한끼 하렴~ 읽어줘서 고마워~ 감기조심하고^-^
와웅 저렇게 먹는![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7.gif)
겹살 증말 맛나겠어요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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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식신로드같다는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안녕하셨어요~ 신혼 깨소금 맛이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왠지 식신로드 인정합니다ㅎㅎㅎ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부 톱이사진 누가 찍었는지 몰라두 잘 나왔네~ ㅋㅋㅋ
저 사진들만 올라온걸 다행으로 여겨~~ ㅋㅋ
그러게요, 다른 멋진 사진들도 많이 있는데!! 토비형아는 저 사진만으로 멘붕이 와서요, 더이상 하믄 큰일날 거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