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서울) 정과 맛이 넘치는 시장여행, 종로 광장시장!

[해리슨포들]

동대문 사마리칸트에서 살짝 느끼한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맛보고 다시 서울 시내를 걸어 광장시장쪽으로 간다.

어제까지만해도 좀 쌀쌀하더니 갑자기 올라간 기온에 더위를 느끼게 한다.

화무십일홍, 봄은 언제왔다갔는지 모르게 우리곁에 잠시 머무는듯하다.

계절중에 제일 반가우면서도 아쉬운것이 춘, 봄인듯 싶다.

두팔 벌려 반갑게 맞이하려해도 이놈은 쉽사리 곁에 머물러 주지 않고 뒷걸음치듯 달아나 버리니.

꽃들이 지천으로 피는듯 하더니만 이제 그 흔적들만 남기고 떠나가는 것들도 많고 하지만 봄은 아직

마음속에 한창 피어나고 있다. 벚꽃이 지나간 자리에는 영산홍과 진달래, 청보리 등이 대신하고 있다.

먼 남녁에서는 지금 한창 꽃축제를 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일산호수공원에서는 화려하게 꽃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야산을 흐드러지게 꽃으로 장식하며 울긋불긋 곱게 물든 잔치는 이맘때가 아니면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종로 청계천 주변으로는 광희시장, 방산시장, 중부시장, 평화시장 등등의 오랜 시장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곳은 종로5가의 광장시장이 아닐런지.

포목시장과 원단시장, 장신구시장 등도 함께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보리밥과 빈대떡, 순대국 등의

추억과 푸근함을 떠올리게 하는 먹거리들이 광장시장의 최고 매력인듯하다.

중년분들에게는 데이트 하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하고 젊은이들에게는 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의 기운을

담아가기도 한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마트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싱싱한 활기가 항상 넘치는 그곳,

광장시장으로 갔다.

광장시장으로 가는 길. 청계천에도 봄의 잔치가 한창이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연인들이 손잡고 산책을 하고 시원하게 흘러가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물속에 발을 담그고 담소를 나누는 친구들이 보였다. 맑은 물 속에는 송사리와 잉어,

붕어 등이 유유히 헤엄치고. 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청계천광장, 종로 2가 등을 만날 수 있다.

도로를 걷는것보다 물길을 걷는것이 마음도 편해지고 여유로운 기분이 된다.

북쪽, 동쪽, 남쪽 게이트가 있는데, 전철을 이용해서 찾는다면 북, 동쪽 방향 게이트를 이용하면 될것이고

청계천을 걷다가 문득 광장시장에 가고 싶다면 남쪽게이트로 들어가면 된다.

동쪽게이트에는 육회, 간, 천엽 골목과 보리밥집이 많고 남쪽게이트에는 횟집, 빈대떡, 마약김밥을

파는 곳이 모여있다. 어느곳으로 광장시장을 들어가더라도 조금 걷다보면 모든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그냥 냄새가 이끄는대로 발길 가는대로 시장구경을 나서면 된다.

각종 원단과 의류제조용 부자재, 한복과 이불 등을 파는 포목점들이 광장시장의 서쪽편에 몰려있는데,

화려한 색감의 원단은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붙잡는다.

광장시장이 물론 순대국이나 보리밥, 빈대떡으로 유명하지만 일반 시장과 같이 다양한 제품을 파는

상가들이 널려있다. 하지만 역시 광장시장의 매력은 다양하고 저렴한 먹거리가 아닐런지.

주머니는 가볍게 하지만 입과 마음은 즐거워지는곳.

좋아하는 키조개의 큼지막한 관자가 있고 샤브샤브로 먹기 좋은 국물맛이 끝내주는 새조개도

한상 떡하니 상자에 담겨있다. 고등어와 도루묵은 가지런히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고.

허벅지만한 대구들도 슬슬 기지개를 펴고.

얼음속에 푹 박혀있는 아귀 사이에는 자연산 대광어가 뻘건 핏물이 뚝뚝 떨어지게 놓여있다.

10kg가 훌쩍 넘는 놈이라는데, 벌써 한쪽면은 손님들이 회를 떠가서 좀 흉측한 모습.

예전 신안 지도의 공판장에서 만난놈보다 크다.

한마리에 20명 이상이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물론 가격도 크기만큼 비싸겠지만.

제주에서 공수된 커다란 갈치도 긴 박스에 들어가지 못한채 미끈하고 윤기있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역시 시장에선 이런걸 구경하며 지나가야 시장에 온듯한 느낌이 나는것같다.

광장시장의 명물중 하나인 얼큰하고 시원한 대구매운탕과 생태찌개를 파는 식당.

매콤하고 개운한 대구매운탕은 술안주로 둘째가라면 서로울 놈들.

광장시장에선 알아주는 대구매운탕 집이라는데..

1인분에 8천원, 2인분 이상을 주문해야하니 16,000원. 포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커다란 대구의 포동한 살과 빠지면 서운한 머리, 알과 고니가 어우러진 대구탕의 구수한 맛은 지나가는

길손의 코를 자극한다. 펄펄끓는 저 대구탕 모양하나 즐겁구나 외로운 이내 속은 뉘와함께 즐길꺼나.

가까운 용산 삼각지의 원대구탕도 꽤 괜찮은 국물맛.

광장시장 동문쪽에 위치한 육회, 간, 천엽 골목. 몇군데의 육회집에서는 손님들이 가득차있다.

배와 참기름, 계란으로 잘 비빈 육회의 고소하고 찰진 맛은 금새 젓가락질을 마치게 할 만큼 별미이다.

특히 이곳 광장시장의 육회자매집은 그 역사가 오래됐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만큼 많이 알려졌다.

자매집은 두군데 있는데, 자매가 같이 운영하는건지는 모르겠다.

자매집과 창신육회가 이 육회골목에서는 비교적 유명세를 치르는 식당들.

광장시장에서 큰길 건너 종로5가에는 곱창과 막창을 잘하는 집들이 포진해있다. 전국 어디가나 유명한

집들은 자매집, 부부집, 모녀집 이란 이름들이 붙어있는데, 왜 형제집, 부자집 이런건 드문건지.

육회는 소고기 엉덩이살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한접시에 12,000원이니 그리 부담은 없다.

시내 왠만한 고깃집의 육회보다 질이 좋은 편. 육사시미와 한치회도 12,000원.

육회비빔밥과 한치비빔밥은 6천냥씩. 간과 천엽도 물론 12,000원. 메뉴가 단촐하니 고민할것 없이

육회나 간, 천엽을 주문하면 되고 일단 굽는 수고와 열기를 걱정할 것 없으니 참 먹기좋은 음식.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이 싫어하니 미리 말을 하고 가야겠다. 괜히 먹으러갔다가 안먹는다면 낭패.

육회는 소고기와 참기름, 깨와 육수로 잘 다져서 미리 준비해놓고 간과 천엽은 대량으로 잘 손질해서

손님상에 항상 대령할 준비를 한다. 처음 천엽을 봤을때엔 뭐 저런게 있을까했던 기억이 난다.

엄니가 천엽을 사오셔서 해장국으로 끓여주시던. 물론 아버지는 간과 천엽을 소금장에 찍어

쇠주 한잔 하시며 캬아 이맛이야 하셨지만. 요즘에야 간과 천엽, 양 등 가리지 않고

없어서 못먹으니 역시 아버지의 식성을 닮아가나보다.

육회 한접시. 적당히 버무린 육회 밑에는 채를 썬 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계란 하나를 올리면 딱이다. 상에 오르면 참기름 좔좔 윤기나게 뿌려주시고

계란 노른자를 잘 풀어 육회와 함께 먹기좋게 비비면 침이 살살 고인다.

주말 오후시간이 깊어지면서 점점 광장시장은 마실나온 술한잔 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만큼 생생한 삶의 흔적이 술술 풍겨나온다. 막걸리를 먹는 사람, 마약김밥에 오뎅을 즐기는 여인네들,

빈대떡에 옛시절을 떠올리는 할아버지들, 모두의 얼굴에는 여유와 추억이 담겨있는 듯하다.

메인스트리트에는 순희네빈대떡이 터줏대감처럼 골목길을 차지하고 있다.

노릇하게 잘 익은 빈대떡(4천원)은 절로 막걸리를 떠올리게 하는 광장시장 명물.

다른 음식과 달리 빈대떡은 젊은 사람부터 나이 든 사람들까지 선호하는 음식이다.

하루에 얼마나 빈대떡을 부쳐내는지 모르겠지만 이 뜨거운 불판위에 있다보면 몸은 땀으로 샤워할것같다.

빈대떡도 맛있지만 고기전도 이 집의 별미. 포장해 가는 사람도 많지만 의자에 쭉 둘러앉아 간장소스를 넣은

양파에 찍어먹어야 제맛이 난다. 아무래도 집에 가져가면 조금 식고 시장분위기가 안나기 때문.

광장시장에는 순대국밥과 보리밥도 시장 구경 나온 사람들을 허기지게 만드는 별미들.

쳐다보면서 지나가기엔 왠지 아쉬움도 들고. 이것도 먹고싶고 저것도 먹고싶으니..

참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떠오른다. 어릴적 엄마손을 붙잡고 시장구경을 하면 그리 즐거웠는데.

언제 엄마와 함께 시장에 나갔는지 참 죄송하다. 조만간 엄마손을 꼭 붙잡고

함께 시장을 거닐며 맛난것도 사드리고 막걸리 한잔 해야겠다.

순희네빈대떡에서 남문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나오는 모녀횟집은 나름 괜찮은 해산물과 선어회를 내는 곳.

광장시장에서 단골이 많은 집이고 아줌씨의 포근한 인상이 괜찮은 횟집이다.

활어는 아니지만 꽤 신선하고 맛도 좋다.

물론 횟집이라고 해서 거창한것은 아니고 포장마차처럼 간단히 술한잔 할 수 있는 편안한 식당이다.

두사람이서 주문한 15,000원 모둠해물. 이것 하나면 참이슬이 두병은 거뜬.

세명이라면 2만원짜리를 혼자가면 만원으로 땡.

관자, 연어, 도미, 소라, 멍게, 아나고, 문어 등이 한접시 담긴 모둠해물은

다양한 바다의 맛을 즐기면서 소주 한잔 걸치기에 알맞은 안주꺼리다.

물론 순희네빈대떡 한점을 간장소스양파와 함께 찍어먹으며

자연산광어의 두툼하고 찰진 살을 먹는것은 입의 말할 수 없는 호강.

오도독...호미닭발의 오돌뼈보다 더 쎈 해삼.

바다의 홍삼이라 불리는 이놈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맛도 몰랐는데, 간만에 몇 점 집어먹었더니

그래도 고소하긴하다. 물론 그리 친하지 않아 멍게에겐 선호도가 뒤지는 놈이긴 하지만.

이제 여름이 다가오면서 뜨끈한 국물보다는 시원한 물냉면과 까만콩국수, 열무국수가 잘 팔릴것이다.

다음번에 또 갈일이 생기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맛을 만나고 싶다.

[석천이]

싸고 맛 있는 곳이죠 예전 생각이 나는군요!^^

[해리슨포들]

네, 싸지만 맛만은 훌륭하죠!! 한번 다녀오세요~~ 옛생각도 하시면서요!

[해리슨포들]

네, 주말에 가면 좀 붐비겠지만 그래도 자리는 있을꺼에요!! 즐건 시장여행하세요..

[해리슨포들]

감사합니다~~ 동네 횟집처럼 활어는 아니지만 선어도 참 맛있어요..모듬으로 먹으니 참 술 잘 넘어가더군요!!

[해리슨포들]

네, 저도 담주에 한잔 하러 또 가려구요..집에서 멀지만 그래도 가면 좋은일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네요~~ 북한산 잘 다녀오시구요..시장에서 한잔 맛나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