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을 쓰는 이유
이제 불과 1달 후면 이 블로그를 개설한지도 어언 3년이 된다.(정확히는 2012년 5월 10일에 개설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이란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글을 써왔다. 이를테면 한국 코스피에서부터 미국 S&P500까지, 달러부터 저 멀리 브라질의 헤알화까지, 하다못해 IT와 영화, 스포츠 분야까지 정말 다양한 글로 독자분들을 만나뵈었다.
하지만 뭐니 해도 본 블로그의 메인 테마는 경제와 투자다. 블로그를 현재 운영하고 있거나 과거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잘 알 것이다. 자신의 블로그가 무엇을 메인으로 삼고 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바꿔 말하면 블로그의 정체성을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블로그 성공의 제 1요소라 할 수 있다는 뜻. 이는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무렵 형성되는 자의식과 정체성이 남은 인생을 결정짓는 것과 같다. 자기 나름의 가치관이나 판단 잣대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사회적 현상과 사람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지난 3년간 단 한시도 쉬지 않고 경제와 투자분야에 대한 글을 이곳에 게재했다. 필자가 공부한 결과를 토대로 개발한 지표들(코스피 검은선, S&P500 주황선, 코스피 3차원 모형, 주식 블랙리스트 등)은 물론 국내외 언론에 나오지 않거나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경제적 이슈를 밤을 새워 분석, 게재했던 건 '현상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독자들에게 전하겠다는 신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 독자분들도 필자의 이러한 노력을 알아봐주기 시작했다. 개설 초기 100명도 되지 않았던 고정독자들이 지금은 어언 2만명 목전까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독자분들이 많아지는 것과 비례해 고약한 고민거리 하나가 떠올랐다. 그건 바로 투자에 대한 고민이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경제와 투자에 대해 잘 안답시고 매일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혹은 국내 경제분야에서 손꼽히는 파워블로거로써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자신이 기록하고 있는 투자수익률에 대한 고민이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얘기해보겠다. 필자가 쓴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경제와 투자를 그렇게 잘 분석하시는 주인장님이신데 그렇다면 그런 지식들을 이용해 얼마나 돈을 벌고 계신가요?'식의 '아주 자연스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이메일을 이용하거나 오프 세미나에 오셔서 필자가 현재 재테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하고 있다면 수익률은 어떻게 되는지 질문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본 블로그의 성격을 실전 투자에 도움이 되는-오를 종목을 찍어주는 '팍스넷 전문가'식으로-쪽으로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당연히 모든 정보를 유료로 바꾸라면서 말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필자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냐하면 본 블로그의 무게중심을 투자 쪽으로(특히 주식투자) 옮길 경우 필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리스크가 커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팍스넷이나 오를 종목을 찍어주는 인터넷 까페, 사이트의 특징은 수명이 매우 짧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주식시장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건 바로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몇 안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 또 어떤 종목이 오르고 내릴지 판단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거의 모든 종목이 하락하는 폭락추세만 아니라면 누구나 '전문가 행세'를 통해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물론 그래도 틀리는 사람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렇게 종목을 찍어주는 행위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시장이 원래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맞출 확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건 시장이론, 투자론에서 수백번 증명된 바다. 독립적 사건에서 맞출 확률과 연달아 맞추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두개가 같다고 생각한다. 이게 문제다. 아쉽지만 워렌 버핏 같은 사람은 주식투자 역사상 5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독자분들 중 이런 사이트 혹은 자칭 주식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정보를 얻어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전망과 종목선택이 잘 맞는다. 일단 잘 맞춘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 소문을 듣고 달려온 개인 투자자들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만약 한번이라도 틀리게 되면? 그땐 언제 그랬냐는듯 모든 고객들이 떠나게 된다. 한마디로 짧고 굵은 인생을 살다 가는 하루살이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잠깐만 받고 사라지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이런 길을 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하루살이 신세'를 면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운이 좋다면 하루나 이틀을 더 살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3년 이상을 버틸 확률은 극히 낮았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투자에 대한 비중을 낮추고 대신 위험부담이 거의 없으면서 필자가 좋아하는 그래프 그리기 및 심도있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매크로 경제를 블로그의 간판으로 내세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매크로 경제 분석을 할 때에도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주식종목을 잘못 찍어줬을 때 몰려오는 후폭풍에 비해선 새발의 피 수준도 안 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가는 분야는 코스피나 개별 주식종목들이었지 매크로 경제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단(?) 덕분에 지난 3년간은 그다지 큰 어려움없이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 느껶다. 투자 분야에 대한 비중을 죽이고 거의 경제 분석만 하다보니 글 쓰는 입장에서도 약간 재미가 없어진 것이다. 필자가 이럴지언데 하물며 독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따분했을 것이다. 경제분석은 분명 도움이 되긴 하나 실전 투자 및 수익률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결단을 내렸다. 소문난 요리사가 정성들여 끓인 쇠고기 국물에 다시다 몇 스푼을 첨가하듯 필자도 투자에 대한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주식시장의 현재 레벨을 알려주는 검은선, 주황선 그래프다.
S&P500 주황선 그래프 2개(올해 1월에 공개했던 것)
이건 파랑선 그래프
코스피 검은선 그래프 2개(올해 1월에 공개했던 것)
본 블로그를 6개월 이상 구독하신 분들은 어떤 그래프인지 잘 아실 것이다. 각각의 선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만화가 김성모처럼...)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지표들은 흥행에 성공했다. 독자분들로 하여금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기존 제도권(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을 비롯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지표들이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필자가 여러 책을 읽고 변동성이란 요소를 중시해 '직접 한땀 한땀' 제작한 그래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이들의 효용성에 있었다. 필자가 그래프를 보여드린 후 그냥 '결대로' 해석했더니-예컨대 각 선이 낮은 위치에 있을 때 매수해서 높이 있을 때 매도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실제 지수와 비교해 성과가 꽤 준수하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건 1980년 이후 실제 주가지수(S&P500과 코스피)를 상대로 검증해본 결과 이들 지표가 주식을 싸게 사고, 또 비싸게 팔 수 있는 중장기적 타이밍을 알려준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필자의 매매철학인 무사어팔(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다.)을 잘 구현해준다는 특징까지 있었고.
참고로 이들 그래프는 현재 후원자용 콘텐츠로 등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닥쳤다고 판단하거나 궁금해 하시는 독자분들 많이 계실 경우 간간이 공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 또한 본 블로그를 꾸준히 읽어오신 분이라면 잘 알고 계신 내용일 것이다.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정리해보겠다.
1. 필자는 경제와 투자에 대한 비중을 고민하던 중 결국 위험부담이 적은 쪽을 선택했다. 즉 경제에 대한 비중을 높게 가져간 것이다.
2. 덕분에 큰 무리없이 블로그를 운영해올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비중을 너무 낮게 유지하다보니 현실감이 떨어지고 매너리즘이 느껴지는 등 독자와 필자에게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다. 물론 아주 크지는 않았다.
3. 이를 물리치기 위해 투자와 관련된 각종 그래프를 등장시키기 시작했다.(주황선, 검은선, 3차원 모형 등)
4. ???
수능세대는 잘 알 것이다. 1교시 언어영역에 항상 나오는 문제 중 하나는 서론, 본론, 결론 중 한개 단락을 완전히 빼놓고 거기에 들어갈 알맞을 내용을 보기에서 골라내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문항이었다. 그렇다면 위 4번 단락에 들어갈 내용은 뭐가 될까?
이건 대입 수능시험이 아니기에 딱 부러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 스스로 나름의 정답을 유추해보면 아마 '필자가 무사어팔을 실천하자며 등장시킨 위 지표들을 이용해 필자 스스로가 거두고 있는 수익률을 공개한다'정도가 되지 않을까?
물론 이건 무모한 행위임에 분명했다. 굳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 될 수도 있으니까. 분명 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잃는 게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게 있는 법. 더구나 수익률 공개에 따른 득실을 따져봤더니 필자 입장에선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필자의 수익률이 괜찮게 나왔을 경우 필자가 오래 전부터 등장시켰던 위 지표들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진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위 지표에 의거해 매매했으니까.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2. 수익률이 높게 나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만 다소 부진하더라도 아쉬울 건 없다. 무엇보다 투자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는 거 자체가 매너리즘에 빠졌던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고리타분한 경제 얘기를 할 때보다 돈과 직접 관련된 얘기를 해야 분위기가 사는 법이다. 단 일정 선만 넘어가지 않으면 된다.
물론 필자의 수익률을 공개한다고 하니 나름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건대 본 블로그의 성격 자체를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밝힌다. 그저 9대1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 경제와 투자에 대한 불균형을 8대2 정도로 약간 수정하려 할 뿐이다. 2에 비해서 8은 여전히 큰 숫자다.
몇가지 일러둘 사항
어제 날짜(4월 2일) 기준의 수익률을 공개하기 전에 몇가지 알려드릴 게 있다.
1. 필자의 수익률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필자는 작년 12월 이후 2차례에 걸쳐 수익률을 공개한 바 있다. 한번은 2월 광화문 세미나에서, 나머지 한번은 3월 초에 이곳에 올린 글을 통해서였다
당시 주식투자 수익률(3월 6일 기준)
당시 주식투자 누적 수익률(3월 6일 기준)
당시 기록했던 코스피 상대 수익률
차이가 있다면 세미나 현장에서 공개했던 자료(더불어 2월에 후원해주신 분들도 열람하실 수 있었다.)에는 필자의 보유종목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던 반면 블로그에 올린 글에선 위 사진처럼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또 2월 세미나에서 공개했던 수익률과 3월 글에서 공개한 누적 수익률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참고로 2월 세미나에서 공개했던 수익률은 9%대 초반이었다. 이건 아래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드릴 생각이다.)
어쨌든 작년 12월 초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필자가 기록했던 누적 수익률은 8.72%였다.
2. 시장에 진입한 시기는 작년 12월 2일이었다.
간단히 말해 필자가 정말 간만에 주식시장에 뛰어든 시기가 작년 12월 2일이었으며 그 이후 어제까지 꾸준히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왜 하필 12월 2일부터 주식투자를 실시했느냐다. 이것 역시 필자가 위에 등장시켰던 그래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위 그래프는 12월 2일 당시 코스피 검은선 그래프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 위에 있을 수록 고평가, 아래 있을 수록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그리고 주식을 '중장기적으로' 매수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 아래로 내려갔을 때다. 물론 필자는 무사어팔 철학을 강조하기에 이것보다는 조금 더 안전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건 바로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에 재진입한 것이 확실해질 때 주식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다.(주: 이 그래프는 개별종목이 아닌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그려진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것도 코스피 지수의 등락을 뜻한다.)
그래프의 가장 오른쪽 녹색 사각형 내부를 보자.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 내부로 완전히 올라왔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 모습을 확인한 뒤 코스피 대형주에 10% 정도의 자금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코스피는 필자가 거의 몇년 만에 투자를 시작한 12월 2일 직후 며칠간 오르더니 다시 고꾸라지고 말았다. 지나고 보니 12월 2일이 단기고점이었던 것이다.
올해 1월 31일까지의 진행상황
하지만 필자가 주식투자에 배정한 금액 중 90%가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그리 큰 타격은 없었다. 그 이후 필자는 어떻게 했을까? 검은선이 하락할 때마다, 또 분홍색 영역 하단부에 접근할 때마다 차분히 분할매수로 대응했다.
이 사실(12월 초에 주식시장에 진입했다는 것)도 12월 세미나 및 2월 세미나, 그리고 후원자용 글에서 밝힌 바 있다. 필자 나름의 지표를 이용해 12월 초, 그리고 검은선이 일정 범위 아래로 내려올 때마다 꾸준히 분할매수했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필자가 분할매수로 대응했던 구간은 다음과 같다. 파란 화살표 참조!
이게 바로 작년 12월, 올해 2월 세미나에 이어 오늘 공개하려는 수익률 역시 작년 12월 2일을 시작점으로 측정하려는 이유다.
아래를 보시길. 블로그를 개설한 2012년 5월부터 작년 12월 1일 직전까지 필자의 HTS 거래내역이다. 자잘한 이자 몇푼과 조만간 주식투자를 재개할 목적으로 일단 100만원만 선빵으로 이체시켰던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깡통계좌나 다름없었다는 뜻.
2년 넘게 방치해뒀던 깡통계좌의 흔적
이 두가지를 염두에 두고 아래 나오는 내용들을 읽어보시면 되겠다.
수익률 공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어제 종가 기준으로 조회해본 필자의 주식 수익률을 공개해보겠다. 참고로 필자는 키움증권 영웅문을 쓰고 있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현재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수익률은 아래와 같다.
하지만 이건 지금 들고 있는 종목들의 수익률일 뿐 필자가 작년 12월 이후 거둔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이를 알기 위해선 특정 기간동안의 '누적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 참고로 키움증권 영웅문의 경우 화면번호 0390을 누르면 이 수치를 조회할 수 있다.
작년 12월 2일부터 투자를 재개했으니 수익률 측정 시작점은 12월 1일로 설정했다.
흠......26.22%라...솔직히 아주 대단한 수익률은 아니다. 독자분들 중에는 이 기간 중 200%, 3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신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아주 형편없는 수익률은 아니다. 특히 코스피와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필자의 포트폴리오가 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작년 12월 1일 이후 어제까지 누적 수익률 비교
보는 법은 간단하다. 수익률 측정의 시발점이 된 작년 12월 1일 시점의 코스피, 필자의 자금을 100에 맞춰두고 어제까지 기록한 누적수익을 나타낸 그래프다. 우선 코스피가 그동안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보자. 작년 12월 1일 종가와 어제 종가를 비교해보면 코스피는 단 3.249% 올랐다. 필자의 포트폴리오는 방금 전 살펴본 것처럼 22.92% 올랐다. 결국 그래프 가장 오른쪽 지점의 수치는 각각 103.249, 122.92가 되는 것이다.(주: 원래는 26.22%가 반영된 126.22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엑셀 작업 과정에서 가장 최근 수익률 수치를 22.92로 입력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필자의 수익률이 '저평가 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되었다. 나머지 부분에서도 그냥 22.92를 사용하겠다.)
3월 한달간 누적 수익률 진행추이
(당연히 기준은 작년 12월 1일)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필자가 세미나에서, 또 공개적으로 수익률을 밝혔을 때가 언제인지 위 그래프에서 한번 찾아보자는 것이다. 수치로 보는 것보다 그래프로 보면 필자의 포트폴리오가 코스피를 얼마나 앞서갔는지 혹은 뒤처졌는지가 금새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2월 광화문 세미나에서 공개했던 때 필자의 누적 수익률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2월 세미나가 열렸던 날짜는 2월 7일 토요일이었고 당시 세미나 자료에 실었던 수익률은 다음과 같았다.(당시 자료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2월 6일 금요일 종가 기준의 수익률이었다.
그리고 당시 기록했던 누적 수익률을 코스피와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A지점이 2월 6일)
다음에는 본 블로그에 수익률을 공개했던 3월 6일 시점으로 가보자. 3월 6일에 기록하고 있던 수익률은 앞에서 이미 등장시켰으므로 누적 수익률만 따져보겠다. B지점이 3월 6일이다.
운이 좋게도 두 시점 모두 코스피를 앞서고 있었다는 게 드러난다. 그 외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는 바를 정리해봤다.
1. 이 기간 중 필자의 수익률이 코스피에 뒤처진 적은 딱 하루 있었다. 올해 1월 23일이었는데 이때 코스피에 간발의 차로 뒤진 것이다.
그래프로 치면 바로 이 부분!(녹색 원)
이때의 수익률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2. 사실 이런 성과 비교 그래프는 펀드 투자자라면 자주 접해봤을 것이다. 필자의 수익률 곡선 또한 높낮이의 차이만 있을 뿐, 코스피가 움직인 방향과 거의 일치했다는 게 드러난다. 더욱이 필자가 일부러 코스피 종목들만 골라서 매수했기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거듭 얘기하지만 이 기간 중 테마주나 코스닥 종목은 '거의' 매매하지 않았다.)
3. 필자에게 있어 가장 위기였던 시기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하순까지였다. 그래프를 보면 두 선의 격차가 점점 좁혀졌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으로 올 수록 빨간선의 상승세가 무섭다.
4. 일단 어제까지 두 선의 수익률 격차는 19.67%에 달한다. 더구나 아직 배당금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를 감안한다면 20%는 이미 넘어섰을 것이다.
5. 참고로 위에 나온 키움증권 누적 수익률 조회화면은 결제 기준 날짜(D+2)로 조회가 된다. 이 말은 그저께 화요일까지의 거래에 한해서만 수치가 계산된다는 뜻인데 수요일과 목요일의 경우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이 계속 상승을 이어갔으므로 둘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더구나 코스피는 수, 목요일에 버벅거리지 않았는가!) 즉 이 글을 쓰는 목요일 기준의 '결제 수익률'은 다음주 월요일날 나온다는 뜻.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보겠다.
최종정리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그랬던가? 이대로 끝내기는 못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미처 적지 못했던 내용들로 최종정리를 대신하고자 한다.
1.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22%(실제는 26%) 정도의 수익률은 감히 내세울 만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용기를 내서 이 글을 쓴 이유는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또 필자의 투자철학을 조금이라도 알려드리기 위함이다. 경제분석만 잘하고 이를 투자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앙꼬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것도 중요한 이유고.
2.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필자가 이 기간동안 자주 매매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회전율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는데(296.94%) 필자가 작년 12월 이후 코스피에 있는 종목들을, 그것도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2월 세미나 이후 일부 종목을 물갈이(?)하는 바람에 회전율이 부쩍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3. 이것도 매우 중요한 내용인데...필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대부분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치투자를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목들이란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걸 굳이 쓰는 이유는 3월과 4월 후원자용 글에서 필자가 강조했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4. 수익을 내건, 손실을 내건 주식투자는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걸 느낀다. 지금 이렇게 무난한 성과를 내고 있는 원인의 80% 정도는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코스피가 이 기간동안 상승하지 못했다면 필자는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투자철학과 실력보다는 일단 운이 좋아야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검은선 그래프는 이번에도 역시 '무사어팔 전략'에 상당히 좋은 효용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6. 사실 필자의 경우 시장 진입시점에 대한 판단은 검은선 그래프 하나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주식블랙리스트에 등장하는 수급과 변동성(연두색선)도 중요하게 본다.
7. 가끔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글 쓸 거리가 없을 때 종종 오늘과 같은 글을 올릴 생각이다.(후원자용 글에는 최근 그랬던 것처럼 자주 보고드릴 예정)
8. 위에 나온 방법들, 결과는 순전히 필자에게 최적화된 방법이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 분석능력을 찾으면 된다. 당연히 투자판단과 그에 대한 결과는 순전히 개개인의 몫이다.
9. 리스크 헤징, 수익(포트폴리오) 최적화 전략, 샤프 비율 등 내용을 괜히 어렵게 만드는 이론적 측면은 과감히 생략했다. 이걸 덧붙이자면 하루 정도가 더 소요될 듯 해서......
10. 며칠 후 열릴 4월 세미나(4월 11일 오후 광화문으로 확정. 조만간 공지를 올릴 예정입니다.)의 주제를 '초저금리 시대에 대응하는 나만의 투자법'으로 정했다.(약간 수정될 수 있음) 여기서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및 현재 시장에 대해 생각을 밝히고 참석자들과 진지한 토론을 해볼 생각이다. 주식투자를 비롯한 모든 재테크에 다양한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오셨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