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차 백두대간(1/2) 후기.
* 일자 ; Apl.5~6.2008.
* 구간 ; 화방재(03;44)-수리봉(04;15)-만항재(05;03)-함백산(06;21-중함백(06;51)-
은대봉(09;02)-두문동재(09;31)
* 구간거리 ; 10.79 Km
* 소요시간 ; 5시간 50여분
* 날씨 ; 맑음
1.봄 중심으로 향하는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작년(2007년) 늦겨울 꼬리부분부터 시작하여 봄을 사실상 출발점으로 본다면
이번 봄은 두 번째 맞이하는 백두대간 계절이면서 마지막 계절이 되는 것이다.
각종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거리의 여인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며
화사해 지는 이 봄은 우리들 산 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백두대간 시작한 후로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각종 모임이 그렇게 번거로우며
때로는 골치아픈 걱정꺼리도 된다.안갈 수도 갈 수도 없는 진퇴유곡의 심정이다.
친구들 부부초청 모임이 하필 오늘 저녁 역삼동에서 6시반에 있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똥마려운 강아지 끙끙대는 것처럼 앉아 있다가
분위기를 다소 썰렁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도중 탈출을 시도한다.
정말 미안하고 황망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하랴.
백두대간중임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 너그럽게 용서하며 잘 갔다 오라고 배웅을 한다.
서둘러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10시. 마저 챙기지 못한 짐들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해치우고 서둘러 마지막 전철을 가까스로 타고 사당동에 당도한다.
비가 온다는 기분 꿀꿀한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오후 늦게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일말의 희망을 건다. 두 팀(3050팀과 거인팀)의 참석인원의 숫자가 역전되는
최초의 날이 되었고 장기 결장 중인 칠봉님 등을 포함하여 낯선 분들도 몇 보인다.
2.산의 메카 “강원도“로의 본격적인 입성
지리산 지역과 중화지역 그리고 속리산 구간 등을 헤치고 이젠 산의 본고장 강원도에
입성하는 실로 의미 있는 효시의 구간에 우리의 족흔을 대려한다. 마지막 스퍼트가
진행되는 구간으로 마치 마라톤 선수가 반환점을 돌아 마지막 코스로 접어 들어갈 때
젖 먹는 힘까지 끌어내며 달려가는 때가 바야흐로 시작되려는 엄숙한 순간이다.
1) 어두운 된비알 길에서의 사념의 시간.
24차 때 익혀두었던 폐가를 오른쪽으로 끼고 진입로를 올라가는 순간(03;40)부터
숨이 턱에 와 닿는 된비알이 시작된다. 검은 기운만 가득한 길의 두어 시간은 흔히
잃어버린 구간이라며 아쉬워 하지만 곧 나타날 여명에의 기다림은 또 다른 기쁨이다.
단순하고도 명쾌한 목표가 있는 한 번뇌와 질곡에서 방임되므로 정서적 오물청소에는
이보다 좋은 것이 없을 것 같다.그래서 어둠속의 산행은 심신의 참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이루려면 잡다하게 목표를 많이 설정할 것이 아니라 한 가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무섭게 매진하라는 선견들의 말이 타당성을 음미하며 오르막 새벽 어두운
산길을 걷는다. 날이 밝아 동료 분들의 얼굴이 식별되면 이런저런 소재로 담소하며
걷기 때문에 사념을 되뇌이는 자기와의 대화는 할 수 없다.
그렇게 사념에 잠겨 산을 묵묵히 오르는데 갑자기 산골의 어느 마을에서
한 마리 개가 짖어대더니 마을 전체 개가 다 일어나 산발적으로 짖어대다가
이내 집단적으로 짖어대는 소리가 밤하늘의 정적을 깬다.
소리가 없으면 사는 곳이 아니라더니 요즘 촌마을은 정겨운 소리들이 모두 없어졌다.
아이 울음소리, 빨래 다듬질하는 소리 그리고 학동들 책 읽는 소리가
마을에서 없어졌다더니 그 빈자리를 개들이 채우려는지 더욱 자지러지게 짖어댄다.
점차 멀어지는 개소리를 뒤쪽에 두고 내 갈길 백두대간 길을 걷는다.
츨발한지 30여분만에 지독한 된비알을 거치고 난 후 수리봉에 도착하여
항상 그래왔듯 쉼을 겸한 고마운 포토시간이다.
여러대의 카메라가 라이트를 번쩍이고 줄땀을 흘린 고통(?)도 잠시 잊고 즐거워하며
포토라인에 선다.
2)군사보호지역의 을씨년스러움
수리봉을 떠난 지 40여분 만에 군사보호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고 있으나
초병은 보이지 않고 그냥 창고 같은 낡은 작은 건물 하나가 흉물스럽게
철책선 저 편으로 버티고 서있다. 만항재로 내려가는 듯한 평지에 가까운 길을
걸으니 조금 전 급경사에 이골이 났는지 마치 세단 탄 것 같은 편한 상태다.
어둠에서 형태를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한무더기 꽃이 길 옆에 서있다. 아직은 꽃의 만개를 허용할 만한 날씨는 아닌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라이트를 터뜨리며 사진 한 장 찍었으나 작년에 핀 꽃이 그대로 박재가 되어
말라비틀어진 채 버티고 있는 꽃인지 새로핀 꽃인지 분간을 못하고 그 곳을 지나친다.
만져 보고 향내 음을 맡아보면 될 것을 무심코 지나치면서 멍청한 자신을 탓한다.
3) 저 멀리 함백산의 레이다 불빛이 졸고 있고
가파른 능선 길을 한동안 오르니 등에 땀이 배이기 시작하고 새벽녘 산기운이 아직은
싸늘한데도 더위를 느끼는 동료들이 겉옷을 벗기 위하여 대열에서 이탈하여 잠시 부스럭거린다.
앞사람과 뒷사람의 가쁜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한동안 된비알이 그 고삐를 쉬 풀어주려 하지 않는다.
직진하며 S자로 돌아나가야 하는 능선 저 멀리 함백산의 불빛이 아득하지만 또렷이 보인다.
마치 소가 눈을 껌뻑거리며 순한 눈으로 농부를 쳐다보듯 묵묵히 경사진 선길을 걷는
믈끄러미 우리 백두꾼들을 쳐다보는 것 같다. 그믐날이여서 인지 달도 안보이고
그 자리를 메워야할 별들은 오히려 더 총총거리며 빈자리를 대산 해야 할 텐데
잠시 휴면중인지 하늘에 그 모습을 감춘다. 비가 온다더니 구름이 하늘을 가렸는가.
맑은 하늘 밑 별빛이 총총 쏟아지는 밤은 그래서 좋은데 오늘은
그믐에 걸린 구름으로 신명이 집히지 않는다.
4) 높은 봉은 꼭 제 권위를 내세운다.(함백정상 당도/06;20)
오늘의 메인 봉 함백산 정상을 앞에둔 함백산 안내도가 있는 낮은 구릉같은 곳에 도착한다.
아직은 어둑하지만 곧 동이 터올 모양인지 까만 먹물에 파란 잉크를 섞어놓은 어둠 끝이 시야에 들어온다.
5시경에 널찍한 만항재에서 다소 넉넉한 쉼을 취한 뒤 평지의 아스팔트길을 10여분 걷는다.
잠시후 본격적인 함백산 오름길로 접어든다. 차도로 조성된 시멘트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어둠이 걷히고 하나 둘 헤드랜턴을 벗는다.
이제 우리의 눈이 즐거워질 때이며 백두대간의 자긍을 느끼게 되는 밝은 아침이 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저 위에 위용을 자랑하는 함백산 정상이 4성 장군처럼 위엄으로 버티고
있다. 계단도 많고 너덜 바위 길도 보통이 아니다. 앞의 김말용 대장을 쫒자니 한번도
안 쉬고 정상까지 오고야 만다. 턱 숨이 깔딱대는 힘든 와중에서도
저 멀리 뒤로 시선을 돌리니 3주전 눈 속에서 애를 먹었던 태백산의 웅자가 보인다.
마치 이웃해 있는 마을 같아 큰소리로 부르면 태백산 산신령이 대답할 것 같다
함백산 동녘으로 일출이 이미 시작되었는지 레이더 탑에 해가 걸려 있다.
함백산 정상 표시 석에 잠시 신고를 하고 가장 좋고 빼어난 포토라인을 찾아내
카메라가 부서지나 손가락이 어장나나 겨누기나 하는 것처럼 동료들은 셔터 눌러대기에
여념이 없다. 망망무제 툭 트인 휘하의 산들이 그렇게 아름답고 장엄할 수가 없다.
동녘에 솟은 태양은 구름 속에서 맴돌면서 우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잔잔히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저 밑의 보통 사람들은 아직 기침하기 전인 6시경 아침에
우리는 그렇게 자연하고 동화되어 백두대간 꾼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4) 꿀 맛 같은 조식(07;00경)
함백산을 지나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미끄럽기도 하고 철책선이 길게 뻗어 있어
잘못하면 넘어지면서 옷도 찢기게 생겼다. 조심조심 행보가 다시 시작되고 더러는
아이젠을 착용하는 이들도 있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는 아직도 눈이 지천이며 잘못 발을
빠지면 허벅다리까지 눈 속에 파묻힌다. 이번 차수가 눈을 즐기는 마지막 차수여서 인지
눈을 벗어나기 직전에 한 장이라도 더 찍어두려는 동료들이 저 위에서 제법 오랫동안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방금 족적을 남겼던 함백산과 레이더 기지를 되돌아보니
아침햇살에 비낀 설경이 저 멀리 태백산 줄기와 오버랩핑 되며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한다.
중함백을 오르기 전 야트막한 곳에 수형이 준수한 주목 보호수 옆에서 아침상을 차린다.
먹고 마시는 원초적 욕망을 해결하는 식사시간에는 대원들 끼리의 최고의 친선의 마당이 된다.
먹을 것을 공유하고 나중에는 그 공유를 확인사살하기 위하여 각자가 가지고온 먹거리를
라면통에 모두 집어넣어 잡탕을 만들어 먹는다. 그 잡탕을 우리는 개죽이라 일컫는다.
산에서 어깨를 비비며 각고한 동거동락 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는 신성한 우리들만의
경건한 의식인지도 모른다. 포만한 상태의 오름길은 고문에 가깝지만 그 식욕을
어찌 외면한단 말인가.그 응보를 우리는 바로 은대봉을 향하여 오르면서 느껴야 했다.
5) 고사목과 은세계의 향연.
조식 전에도 경험했던 눈길과 고사목들의 기묘한 절경이 조반 후에도 이어진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은 그 의연하고 숭고한 자태를 마치 수도승인양
눈밭에서 참선을 하는 것 같고 이런저런 이 산의 수종의 나무들도 장군 앞에 약졸 없다고
수려한 자세와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겉으론 마른 나무들 같지만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봄을 준비하는 것이 수면 밑에서는 바쁘게 발을 동당거려도 수면위에서는
차분하고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를 닮았는지 정중동의 나무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함백 고사목
기품의 전천년
고적의 후천년
장구하고 긴세월
아직도 건네줄 사연
명사십리 모래알처럼
까만 밤하늘 별들처럼
많고도 많은가.
탈진된채 형해가 되었어도
하얀 은보료 겹겹히 쌓아 두르고
하늘 우러러
자기 순백 고백하려
두손 들고 아우성 치네
형형한 눈
파아란 하늘 물로
그렁그렁 젖었고
산 나그네 어깨위로
뚝뚝 떨어져 외로움 하소연하는데
맥없이 바쁘기만 한
백두대간 산 손님들
아는지 모르는지
잠시 벗하자
기대어 사진만 찍고
바람따라 휑하니 자리뜨니
골수의 외로움
또 다시 안으로만 삭이고
손 흔들어 배웅한다.
<저 멀리 금대봉이 보이고 우리는 그 곳을 못오르리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다>
이젠 영락없이 봄이다.2주 후 26차에는 눈들과의 해후는 김이 좀 빠질듯
동료들이 눈 속에서 뒹굴며 사진 한 장 이라도 더 남길 요량으로 치열하다.
남녀노유 빈부귀천 세상지위가 한갓 헛것인양 우리는 자연과 그렇게 깊게 깊게
철저히 동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2년에 걸쳐 동고동락하는
백두대간 꾼의 세상에서나 있는 현상이라고 말하면 너무 비약일가.
6) 은대봉을 지나 금대봉으로 향하는 길
은대봉(1,442.3km)이 금대봉(1,418.1km) 보다 더 높다.
금과 은의 기준은 높낮이로서만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교육하려는 속뜻은 없는지 혼자 공연히 생각하여 본다.
걷 모습보다 내실이 더 차야 사람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알으키려는 작명자의 의도가 숨어있는지 모른다.
좌우간 곧 얼마 안가면 금대봉을 오르고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조식 후 거의 2시간을 오르고 난 뒤
줄 땀을 흘리고 체력을 상당히 소진한 끝에 은대봉에 오른다. 사야가 시원하고 호쾌하다.
방금 걸어왔던 과거의 능선을 보는가 하면 미래로 이어지는 갈 능선과 산들을 본다.
어쩌면 우리는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곳에서 한눈에 보고 있는
드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꼬나박듯한 내리막길이 싸리재(두문동재)까지 이어지려는지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치 비행기 탄 것 같다. 사정없이 내려가면 무섭게 올라가야 하는 산이라서
금대봉을 쳐다보며 은근히 걱정을 한다.산을 수직으로 내려오다시피 한 끝자리에 두문동재가 있는데
다시 올라가야할 일이 태산같은 걱정꺼리다.
고사목 군락지가 군데군데 펼쳐지고 저 아래 국도인지 지방도인지 오뉴월 엿가락
휘어지듯 한 완전 S자 길이 고사목 마른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데 장관이다.
물기먹은 급경사의 눈길을 몇 번을 넘어졌는지 엉덩이가 다 젖고 내려가는 속도를
제어하느라고 안간힘을 쏟는 바람에 올라갈 때 만큼 힘이들어 이마에 땀이 맺힌다.
거북인양님 낭군께서 그야말로 꽈당 하면서 완전히 뒤로 넘어져 걱정을 하였는데
눈길이라 괜찮다고 하지만 다소 얼얼한지 엉덩이를 문지른다.
7) 남한 속 삼팔선 “금대봉 생태 & 경관 보전지역”
두문동재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전 9시반경. 출발한지 약 6시간여 밖에 안 되었다.
몸이 산에 적응이 슬슬 되려는 시점에 돌발변수에 직면한다.생태 및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이 되어 정해진 길로만 댕기라는 표지판이 보인다.그러나 산불조심 집중관심기간인
지금은 원천적으로 출입을 허용차 않는다. 그것도 모른채 할 것 다하고 여유롭게 온
우리가 후회스럽기도 하다. 비호처럼 날라와 공원관리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이곳을
통과 했더면 진입을 하였을 텐데 아쉽고 억울하고 울화가 치민다.
한 시간만 먼저 이곳에 당도했다면 하는 자성의 생각들이 대원들이 심중에 있겠지만
조용히 그 결과를 기다린다. 관리직원들은 자기 할 일을 하므로 나무랄 것도 원망할 것도 없지만
백두대간 길이 타의에 의하여 좌절되고 통제된다는 사실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연좌시위하듯 공원관리 사무실 앞에서 죽치고 시간을 보내었으나 해결책은 없다.
우리들의 무사진입은 그저 희망사항에 불과함을 아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으로 그 곳을 떠나면서 쳐다보는 노랗고 하얗게 페인트칠한
출입금지 쇠막대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반쪽의 대간은 그렇게 요절나고 있었다.
뭔가를 잃어버린 상실감으로 망연한 동료들의 대원들의 모습은 빨리 체념하자는
대승적 마음이 되어 새로운 추억거리로 이미 마음에 받아두려는 것 같다.
고이 수면을 보충하고 있는 기사님을 별안간에 불러대는 것도 또한 미안한 일이다.
3. 미완성 고향곡 “백두대간 25번째 차수”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올리는 집 짓는 재미로 차수마다 힘든 여정을 웃음과 보람으로
받아들였는데 오늘은 뜻하지 않는 일로 중간에서 멈추어버린 것이 못내 걸린다.
함백산을 지나 은대봉 그리고 금대봉을 거쳐 매봉 피재 그리고 건이령까지의 장정은
결국 미완성 고향곡으로 연주를 멈추어야 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고향곡이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빼어난 곡으로 평가된다는데 왜 미완성 고향곡이란 이름을 붙혔는지
알수가 없다.다만 그의 사후 40년이 지나서야 악보가 발견되어 평가를 받았다는 데서
기인되었다면 오늘 우리의 25차 대간길에 도중중단이라는 강한 임팩트는
긴세월을 두고 재고하여보면 멋있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되고도 남으리라.
우리들의 추억의 보고가 마르지 않게 하려는 배려로 오히려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뒷날 아주 훗날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 평범하고 일반적인 사건과 일은
잊어버리지만 오늘 같은 일은 쉬이 잊어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두문동재에서 버스를 조기에 불러 우리는 고한 사북 증산 등을 거쳐 서울로 향한다.
강원도 증산의 모 초등학교 앞 공터에서 식사와 여흥을 즐기고 개울에서 동료들은
물놀이를 즐겼어도 어둠이 찾아오기 전 환한 석양에 서울에 당도하는 것은 물론
귀가까지 완료할 수 있었다.
<에필로그>
전국의 각 지방은 그 곳 특징의 오래된 문화와 내세울 토속음식이 있다.
특히 막걸리는 그 곳 물과 독특한 방법으로 술을 빗기 때문에 특징이 있다.
화학주가 아닌 발효시켜 만드는 막걸리는 잘만 먹으면 요구르트에 버금가는 건강음료다.
후배인 저스트는 여행을 다니면서 최선을 다해 다른 것은 못해도 그 지방 막걸리는
시음을 하는 습성이 있다.그와 함께 민둥산 등산을 하기로 하였으나 제지당하고
이왕 오후 1시반까지 시간이 주어졋으므로 강원도 정선군 증산이라는 곳의
토속 음식과 막걸리의 맛을 보기 위하여 음식순례를 갑자기 정하고 동네로 향한다.
대낮에 인기척도 없는 유령도시같은 사막같은 황량함과 적막함을 느낀다.
지방경제가 이지경에 이르렀나 하는 절망감과 동정심을 유발한다.
길 물어볼 사람도 없어 집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무조건 한발 한발
들어가다 보니 어연 30여분을 좀 넘게 걸었을가.
간신히 찾은 음식점에 들어가 청국장에 정선 막걸리 한병을 주문하고
한 여름같은 밖을 쳐다보며 몇순배 잔을 주고받고 귀환을 서두른다.
한참으로 걸어왔는데 놓고온 스틱이 생각난다.다시 줄땀을 흘리면서
구보로 식당에 다시 갔다가 돌아오느니라고 좀 늦어 걱정을 끼져드렸다.
우리를 찾아 민둥산으로 갔다왔다는 박대장에게도 미안하고
동료대간님들에게도 공연한 번거로움을 끼쳐 퍽 죄송하다.
<사진으로 보는 백두대간>
출발준비를 완료한 대원들이 출발직전 모습.비가 오려나 염려하는 대원이 하늘을 올려다 본다.
20여분간 줄땀을 흘린 뒤 수리봉에 도착
군사보호시설을 옆으로 두고 밤길을 조용히 걷는 동료들의 모습.
겨울이 오래토록 버틴다는 이 깊은 산에 꽃이 피었나?찍고보니 말라 박제가 된 꽃이다.
널직한 곳으로 쉼을 유혹하는 이곳 만항재는 밝은 낮에는 조망이 수려하다고 한다
고한에서 야광홍보판을 세웠는지 "산상의 화원"이라는 글이 눈길을 끈다
만항재에서 7~8분을 걸으니 본격적 함백산 오름길의 초입에 이른다.
'아리아리'라고 시작되는 정선아리랑 첫대목의 글자에 시선이 닿는다.
함백산 오르막길 바로 직전에 차량 한대가 지날 수 있는 시멘트길이 나오고~
이른 아침 백두마루금을 올라가는 발걸음이 그렇게도 숭고하며 아름다울 수가 없어 보인다/거북인양님 작
무리지어 삼삼오오 마루금을 오르며 담소하는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인다 /거북인양님 작
함백산 정상 직전 된비알을 오르며 힘겨워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레이다 기지 저 편 동녁으로 해여울이 하늘을 불콰하게 물들이고 있다
지나온 길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저 있고~
천신만고 줄 땀을 흘리며 도착한 후 함백산 정상에 털퍼덕 주저앉아 기념촬영 한 컷
어둠을 지우고 이제 오누리를 비추기 사작하는 태양이 레이다 기지에 걸린 모습이 거룩하고 신비하다
저기 아슴하게 보이는 산이 바로 태백산이다.자세히 보면 육안으로도 천제단도 보인다
함백산 정상을 내려와 은대봉을 향하는 길은 물기머금은 눈으로 몹씨 미끄럽다.조심스럽게 내려오는 여성동료분
잘 만들어진 헬기장에서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는 대원들의 모습이 건강하고 멋있다.
자연환경 보호구역으로 철조망을 쳐놓은 곳의 옆을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는 대원들의 발걸음이 신중하다
전문사진가 인듯한 분이 역으로 올라가며 포토라인을 찾는다.
아슴하게 보이는 함백산이 가는 우리를 전송하는 것 같고
출발한지 3시간반여 만에 중함백 바로전 바람없는 곳에서 조반을 들고 있다
3050팀이 저편에서 이미 식사를 들고 있고~
조반을 마친 뒤 다시 힘찬 발걸음을 하는 한 대원이 마른 나무숲 사이를 걸오돌아가고 있다
몹씨 미끄러운 길을 아주 조심하게 내려오는 동료대원들.
몇번 넘어져 학습효과가 생긴 나도 아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저스트님 작
조망좋은 높다란 곳에 올라가 앵글을 맞추고 있는 분의 모습이 멋지다
아주 기막히게 아름답고 청아한 새소리가 있어 고개를 들어보니 코발트빛 하늘 아래 작은 새 한바리가 있다
이 곳을 지나면 눈의 향연은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말에 다투어 기를 쓰고 사진을 찍고~~
익살스럽게 혀를 9시방향으로 빼물고 웃기도 해보고~~
태고적 적막과 신비를 감추고 있는듯한 함백산의 설경.
2달만에 컴백한 칠봉씨가 힘에 겨워 쉬고 있는데 위로도 할겸 반가워 사진한장을 남기다
장거리를 걷다보면 실오라기 하나도 납덩이 같은데 저렇게 큰 중장비를 가지고 댕기는 여성분의 저력이 놀랍다
은대봉에서 한 컷.더워서 이 옷을 더 이상 입을 수 없었다.이젠 장농속으로 들여보내야 겠다.
한꺼플 벗고 나니 오장육부까지 시원하다.곰처럼 그렇게 더웠으면서 두터운 옷을 입고 댕겼다.미련하게시리~
보무도 당당히 내려가는 대원들.저멀리 금대봉이 보이지만 그 것이 끝이라는 것을 어찌알랴.ㅋㅋ
저 아래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길을 내려다 보며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엉금엉금 내려가고 있다
오뉴월 엿가락같이 휘어진 것이 마치 구절양장같다./거북인양님 작
이 표지판의 구간이 오늘 우리가 걷는 마지막 구간이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마지막 증명 도장 하나 쾅 찍고 서럽지만 여기서 발길을 접어야 했다
금대봉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버티고 있는 철제막이가 그렇게 육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언제나 해결되려나 타협의 결과를 기다리며 심난해 하고 있는 모습/사랑님 몰카.
에라 모르겠다.쏟아지는 오수를 어떻게 할 수없어 벌러덩 누워버렸다.ㅋㅋㅋ/카미노님 몰카.
무슨 전략회의를하시는지 표정이 심각하며 또한 진지하다.
정선의 증산이라는 곳에 있는 민둥산의 중간쯤 올라 작은 시가지를 바라보고 한 컷.
앉아 노느니 염불이라도 해야지. 봄나물을 캐러 여기저기 훑어보는 거북인양님
정선군에 있는 증산역의 한적한 모습
적막하리만치 사람의 래왕이 없어 마치 유령도시 같다.길 옆의 차들은 더러 카지노에서 돈 떨어져
담보로 잡힌 차들도 있다고 한다. 도박의 병폐가 이 평화로운 곳을 덮치여 인심이 흉흉하단다
백두대간도 다 못하고 에이~~ 술이나 한잔 하자.쪼까 꿀꿀한 기분이 풀린다.크~~ ^&^
등산은 중간에서 짤라먹었으나 별일의 추억하나 만들었다 생각하자고 활짝 웃는 대원들이 멋있다
줄곧 한해가 넘도록 백두대간길의 애환을 같이하였던 마님들과 하트사진 한장 꾹~~
쏜 살처럼 달려와 사랑의 하트대열에 참여한 두 남자대원들과도 함께. 26차에서 뵈유.^&^
첫댓글 힘내라! 힘 끝까지 달려 투지와 용기와 인내로 .....
댕큐.
정말 장하다 투지와 인내로 꼭 완주하기를 바라네 . 함백산정상은 아직도 설경이 장관이구만 딴세상같구나.
눈더미가 5월하순이나 돼야 다 녹는다고 하더군.정말 높은 곳이지. 격려에 고마움을 표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