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부동산 대책 어디로 가는가
2008년 11월 13일 00시 00분 입력
유례가 없는 미국발 금융사태가 세계적 실물경기침체로 전위돼 우리나라도 기업· 소매상·서민 할 것 없이 어려움에 봉착하여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 역사적인 흑인 오바마가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증시는 실물경기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로인해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도 많은 대책들을 발표하며 경제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 신경을 써서 새 정부 들어 벌써 일곱 번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큰 반응이 없었는데 이번 11.3대책 발표 후 서울의 은마 아파트를 비롯한 몇몇 재건축 아파트들만 약간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8개월여 만에 7번의 부동산대책. 과연 시기적절했는지 의문이다.
필자는 두 번 정도로 나누어 발표했으면 오히려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행해진 일곱번의 대책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은데 허둥지둥 일곱 번씩이나 남발하다보니 효과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생각이다.
그동안 발표한 것들을 살펴보면 가히 백화점식 대책이다.
신도시 2곳 추가, 재건축 규제 합리화, 분양가 상한선 개선, 아파트 후분양제 보완, 공급기반확대, 주택금융확대, 수도권전매제한 기간완화, 중소건설업체 경영애로 완화 등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거래를 활성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확대, 양도세 고가주택 상향조정, 양도세율인하, 상속세 증여세율인하, 투기지역 해제로 인한 대출규제완화, 분양권전매, 미분양주택 건설사 땅매입에 최대 5조원 투입 등이 이어지고 11월3일 대책에는 강부자 제대로 밀어주기라는 말이 안나오면 이상할 대책이 됐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강남, 서초, 송파는 제외)이고 둘째는 재건축 규제 완화다. 셋째는 지방미분양주택정책인데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장기보유시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거주요건 강화 백지화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들 각각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여유자금을 보유한 분들을 위한 대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아쉽다.
또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 세금과 규제완화에 있어서 방법을 달리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종부세와 양도세·상속세·증여세 등의 세금문제를 묶어서 한번에 발표 했더라면 그 효과나 시장의 반응은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규제를 푸는 문제에 있어서도 군사작전지역해제나 그린벨트해제, 재건축규제 완화 및투기지역해제 등을 하나로 묶어서 발표했어야 했다.
세금과 규제를 크게 두 번으로 정리했더라면 오히려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모두 일곱번의 부동산대책으로 이제 규제는 강남3개구의 투기지역 해제 등만 남기고 거의 풀린 것 같다.
규제를 풀어 경기활성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집값은 아직도 도시근로자의 연소득대비 9~10배에 달해 선진국 집값이나 도시근로자 연소득에 비해 월등히 비싼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번기회에 과다한 거품이 있는 지역의 거품을 줄여서 서민들도 집을 사기 쉽게 해 주는 것도 자연스러운 방법인데 무리하게 모든 규제를 풀어 부동산 활성화에만 집착하여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 아쉽다.
규제는 풀기는 쉬워도 다시 묶기는 무척 어려운 법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경기회복을 위해 풀었다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규제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새 정부는 몇 개월 만에 거의 모든 부동산관련 규제를 풀어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수도권과 지방간의 균형발전을 저해 할 수도 있어 지방에서 반발하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부동산경기가 살아난다는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 같으며, 또 추후경기가 활성화되면 또다시 규제를 하려고 많은 마찰이 생길 것이 뻔한데도 말이다.
정책은 백년대계다. 조금 어렵다고 모두 바꾸는 땜질식 정책으로는 결코 큰 효과를 볼수 없을 것이다. 고로 정책담당자들은 보다 전문적인 연구와 공부를 하여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제대로 된 부동산정책을 만들고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모두가, 특히 서민들이 값싸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이성근 호남대 초빙교수
무등일보
첫댓글 여전히 Y담 즐기고 계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