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라세티

[필소굿]

Domestic Car

GM Daewoo Lacetti 1.6

GM대우가 2002년 12월 야심차게 내놓은 라세티는 저렴한 값에 빠지지 않는 성능, 넉넉한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2004년 3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한층 세련되게 변했다. 바뀐 소형차 배기량 기준에 맞춰 1.6ℓ DOHC 109마력 엔진을 채용, 답답함도 줄었다. 단단한 핸들링과 묵직한 가속감이 유럽차를 모는 느낌. 스타일리시한 해치백 모델은 쥬지아로 디자인이다.

History

누비라Ⅱ의 후속으로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9년 5월 개발에 들어간 라세티는 1년만에 디자인이 확정되고, 다시 2년이 지난 2002년 5월 시범생산을 시작했다. 대우차의 로고를 닮은 3분할 프론트 그릴에는 레간자와 누비라의 모습도 어려 있다.
대우차를 인수한 GM은 라세티를 수출 주력차종으로 키우는 이른바 월드카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에 따라 라세티는 미국에서는 스즈키 포렌자, 호주 홀덴 비바, 중국 뷰익 엑셀로, 유럽에서는 시보레 옵트라로 팔리는 등 각국에서 배지를 바꿔 단 라세티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수출한 라세티가 2004년에는 13만 대, 2005년 16만 대, 2006년에는 20만 대에 이르렀다. 쥬지아로 디자인의 라세티 해치백 모델도 월드카 프로젝트와 함께 등장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같은 체급의 현대 아반떼, 기아 쎄라토, 르노삼성 SM3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어 판매율은 높지 않은 편. 2004년 1만9천797대, 2005년 2만275대, 2006년에는 1만5천913대를 기록했다. 아직 시판되지 않고 있는 왜건과 디젤이 곧 선보일 예정이다.







Good & Bad

국산 준중형차 시장은 뜨겁다. 1천만 원 초반 값에 중형차에 버금가는 실내공간, 소형차에 해당하는 세금(1천600cc 이하)이 매겨져 국내 오너들의 엔트리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수요층이 탄탄해 편의장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동식 에어컨과 운전석 에어백, 측면방향지시등, 그립식 도어 핸들, 열선 내장 전동식 사이드 미러가 기본이고, 동급 최초로 4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해 제동력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높은 듯한 시트 포지션에 묵직한 스티어링 휠에서 유럽차 감각이 느껴진다. 직렬 4기통 1.6ℓ DOHC 엔진은 109마력/6천rpm의 최고출력과 15.0kg·m/3천8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수동 기준 최고시속 187km, 0→시속 100km 가속은 10.7초다. 시속 150km까지의 가속감은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은 속도가 더디게 올라간다. 토크가 낮은 회전대에서부터 분출되어 시속 100km 근방까지는 부족함이 없어 일상적인 운전이나 패밀리카로 적합하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중형차만큼이나 넉넉한 것은 라세티의 큰 장점.
다소 딱딱한 서스펜션은 진동을 잘 걸러내지는 못하지만 고속에서 휘청거림을 막고, 코너에서 차체가 출렁거리지 않도록 다잡아 커브길이 많은 한국 지형에 잘 어울린다. 계기판에 1천500~2천500rpm을 ECONO 구간으로 표시해 경제적인 운전습관을 유도한다.
스텝게이트식 4단 자동 변속기(132만 원)를 선택할 수 있는데 오버드라이브 버튼은 패널 위에 따로 마련했다. 장시간 운전하면 기어 레버 주변 패널이 뜨거워지는 현상도 발견된다.
방향지시등이나 와이퍼 레버를 작동할 때는 꽃게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마냥 뚝뚝거리는 것이 부드러운 감각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 대시보드 왼편에 달린 교통카드 꽂이와 휴대전화 공간이 활용도를 높인다.
전체적으로 각을 살린 디자인은 오래 봐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고, 테일램프에 세로로 넣은 브레이크등은 캐딜락 CTS와 비슷하다.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해치백은 세단과 달리 곡면을 충분히 살려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2005년 8월 17일~10월 13일 생산된 628대의 라세티는 리콜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엔진룸 ECM(Engine Control Module) 배선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파이프를 간섭해 합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브레이크 디스크에 녹이 잘 슬고, 뒷바퀴 쪽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오너들의 불만도 접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