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유월(六月)을 맞습니다.
녹음이 한층 더 우거져 가며
선열의 숭고함을 기리는 ‘보훈의 달’
유월의 첫날을 맞습니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가 엊그제 같은데
꽃이 지고, 신록이 어우러져
여름의 시작이라는 유월로 들어섰습니다.
유월에도 많은 꽃이 피고 지지요,
한낮 담장 너머로 고개를 불쑥 내민
덩굴장미의 화사한 계절인가 하면,
늦은 저녁에는 못생긴 밤나무꽃이
향기를 품어내어 코끝을 간질이며
벌 나비의 수정을 자극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또 달이 떠오르는 밤이 오면
쓸쓸함을 이겨내며 고즈넉이 홀로 피어
여린 모습을 보이는 노랗게 앙증맞은
달맞이꽃(月見草, 월견초)도 끼어듭니다.
이렇듯 예쁜 꽃, 싱그러운 풀 향기와 바람 속에서
일상의 삶에 지쳐있는 마음을 위로받기도 합니다.
이 유월엔 이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 아낌없이 바쳐
희생한 고귀한 넋들의 추모하는 슬픈 기념일인 현충일,
또 떠올리기조차 싫은 북한의 괴수 김일성에 의해
저질러진 천인공노할 6·25 남침 전쟁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유월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노래도, 시(詩)도 별로
없고 슬픈 노래, 슬픈 시만 있는 것 같습니다.
6월을 ‘육월’이라 하지 않고 ‘유월’로, ‘오륙월’을
‘오뉴월’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자어는 본음으로도, 속음으로도 발음합니다.
속음은 본음과 달리 일반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을
뜻합니다. 받침이 없는 것이 발음하기 편하기에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음을 매끄럽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변화를
‘활음조(滑音調)’ 현상이라 합니다.
이제 그 ‘유월’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는 인접 중국, 일본, 북미의 미국과 같은
북반구에서는 여름이며, 유월에 낮이 가장 긴 날이 있고,
남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짧은 날이 있습니다.
북반구에서는 기상학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날은
6월 1일이며, 반대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같은
남반구에서는 6월 1일에 겨울철이 시작됩니다만 추운
겨울은 아니지요, 그리고 12월 1일에 여름이 시작됩니다.
유월 한 달의 기상청 전망을 보면
상순과 중순에는 맑은 날이 많아 기온이 오르겠으며
초순부터 더위가 시작되고 하순에는 흐린 날이 많아
기온 상승 폭이 줄겠으며, 다만, 국지성 비가 많이
내려 지역 차가 클 것으로 보이며 6월 전체적인 기온은
평년(20.9~21.5도)보다 조금 높겠다고 합니다.
한편 일시적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하순께에는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며 올 장마는 대략 유월 하순부터
7월 하순 전후가 된다는 예상입니다.
유월에 곱살스럽게 피는 꽃은
장미, 달맞이꽃, 작약, 금낭화, 석류, 패랭이꽃,
수염 패랭이꽃, 낙엽관목, 금계국, 매발톱꽃,
노란 붓꽃, 아마, 아마릴리스, 마리골드, 재스민,
디기탈리스 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예쁜 꽃, 싱그러운 풀 향기와 바람
속에서 일상의 삶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위안
받습니다.
살아 숨쉬기에 물과 바람과 화사한 햇살 등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음입니다.
우리가 눈부신 경제발전의 바탕 위에서 혜택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아낌없이 바쳐 장렬히 산화한
우리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음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들의 넋을 추모하고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넋을 기려야 하는 그것은 바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몫이고, 또한 경건히 고마워하는 마음입니다.
유월의 행사를 살펴보면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1일은 의병의 날
5일은 환경의 날
6일은 현충일(顯忠日)
10일은 6·10 민주항쟁 기념일
15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
25일은 6‧ 25 북괴 남침 전쟁 발발일
28일은 철도의 날
한편 절기로는
5일은, 까끄라기가 있는 벼의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을 때라는 뜻의 ‘망종(芒種)’이고
21일은,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매미가 울기 시작하고, 모내기
가 끝나는 시기이며, 장마가 시작되면서 여름에
이른다는 ‘하지(夏至)’입니다.
또 명절로는
10일은 단오(端午)입니다. 일명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 단양이라고도 하며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祈豐祭)를 드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리해서 올해의 절반, 유월을 지내고 한해
반환점의 시작인 7월을 맞게 됩니다.
세월은,
참으로 순식간에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의 덧없음을 느낍니다.
봄인가 싶더니
그 봄은 저 뒤로 멀어져 가고
더운 날씨가 실감 나는
여름이 다가오는 걸 봐선
금방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 2024년 6월 1일(土요일) 金福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