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 것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다. 1995년 6월 17일(토요일) 크리슈나무르티의 <명상집>에서 인용 한 글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놓아 버려라 이미 있었는지를 기억하지 말라 굳이 기억하려 하면 그것은 이미 죽은 것이 되리라 그리고 그것에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 있을 수 없을 것 이다.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온갖 사소한 충동, 강제와 욕구로부터 그리고 그 자질구레한 모든 갈등과 위선으로부터 진정으로 온전히 자유로워지거라 그러면 팔을 활짝 벌리고 삶의 한복판을 뚜벅뚜벅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으리라. 저항하지 말라 그 어떤 것에도 장벽을 쌓아 두지 말라.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갈 때처럼 안밖으로 거리낌이 없어야 비 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들 삶에서 때로는 지녔던 것을 내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 버리지 않고는 묵은 수렁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우리들이 어쩌다 건강을 잃고 앓게 되면 우리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인 것이고 비 본질적인 것인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무엇이 그저 그런 것인지 저절로 판단이 선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가 훤히 내다보인다. 값있는 삶이었는지 무가치한 삶이었는지 분명해진다.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녔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가 온 다. 반드시 온다! 그때 가서 아까워 망설인다면 그는 잘못 살아온 것이다.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한 때 맡아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그러니 시시로 큰마음 먹고 놓아 버리는 연습을 미리부터 익혀 두어야 한다. 그래야 지혜로운 자유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일도 하나의 '정진'일 수 있다 순간순간의 삶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인생을 하직하더라도 후회 없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삶은 어차피 그렇게 이루어 지는 것이므로 그 순간들을 뜻있게 살면 된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존재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도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 무언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있다. 자신을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두면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지혜의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성베네딕도는 뒷날 몬떼 까시노에 수도원을 세운 뒤 공동생활을 위한 규칙을 만들었다. 그 중 몇가지를 추려 생활의 지침으로 살았으면 한다. 자신의 행동을 항상 살피라 하느님이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확실히 믿어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 공허한 말. 남을 웃기려는 말을 하지 말라 다툼이 있었으면 해가 지기 전에 바로 화해하라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말라. 분노를 행동으로 옮기지 말라 비노바 바베의 생애는 암담한 인류사회에 희망과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항상 다음과 같은 만트라(진언)를 반복한다. "공기와 물과 햇빛처럼 땅 또한 신의 선물이다. 모든 사람이 그 땅에 대해 공평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저물어 가는 이 가을, 한 친지로부터 반가운 사연을 받았다. 지난여름 20년 가까이 살던 집에서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알려 왔다. 언제라도 혼자일 수 있는 텅 빈 공간을. 그 공간의 이름을 '도솔암' 이라고 했단다. 도솔은 도솔천 에서 온 말인데 그 뜻은 知足天 그러므로 만족할 줄 알고 살면 그 자리가 곧 최상의 안락한 세계라는 뜻이다. 온갖 얽힘에서 벗어나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훨훨 날 수 있다면 그곳이 곧 도솔암의 존재 의미일 것이다. 누구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면 그런 소원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한 인간으로서 가정적인 의무나 사회적인 역할을 할 만큼 했으면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 남은 세월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어차피 인간사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홀로 남게 마련이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왔듯이 언젠가는 혼자서 먼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엄연한 삶의 길이고 덧없는 인생사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 조선시대의 함허 득통 선사는 이렇게 읊었다. 진종일 일없이 앉았노라니 하늘이 꽃비를 뿌리는구나 내 생애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표주박 하나 벽 위에 걸려 있네 때로는 높이높이 우뚝 서고 有時高高峰頂立 때로는 깊이깊이 바다 밑에 잠기라 有時深深海底行 부처님 계신 곳이 어디인가 지금 그대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是 종교만이 아니라 우리들 삶도 바로 지금 이 자리를 떠나서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꽃은 뜻이 있어 사람을 보고 웃는데 선방의 스님들 헛되이 봄을 보낸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야 봄이 온다. 옛 스승의 가르침에 '心不返照 看經無益이란 말이 있다.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으로 돌이켜 봄이 없다면 아무리 경전을 많이 읽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칫 빠져들기 쉬운 것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에 읽히는 경우이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책이 나를 읽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객이 뒤바뀌어 책을 읽는 의미가 전혀 없다.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좋은 책의 내용이 나 자신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