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애송이 시절의 첫 임상 경험 푸푸푸~~ :
음악치료 세션 전 조작적 불안감(PSOA: Pre-Session Operational Anxiety)
특정 연령대나 질병에 대한 느낌과 치료사로서의 철학보다
머리로 이해하는 지식의 소유자로서
내담자를 대하는 것이 내 실수의 원인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처음 음악치료 세션을 나갔을 때, 나는 며칠 밤 잠을 설쳤다,
미리 복지관 노인들을 만나고 담장자를 만나고
노트를 가지고 가서 일일이 적으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담당자에게 전문가처럼 보이려고
온갖 자료를 다 뒤지져 공부를 열심히 해 갔고,
실제로 담당자에게 음악치료 전문 용어를 써가면서
온갖 폼을 다 잡았다.
드디어 어르신들을 만나는 날!
내 심장은 리듬을 잃어버리고 콩당거리기 시작했다.
사전 미팅 갔을 땐 멀쩡하던 주차장이었는데
왜그리 좁게 느껴졌는지 앞뒤 범퍼를 보기좋게 박기도하고
심지어는 너무 일찍 도착해서 동네를 여러 바퀴 빙빙 돌기까지 했다.
15년의 여고 음악교사도 때려치우고 음악치료의 길을 선택했는데,
대단한 어떤 결과를 그 날 하루동안 봐야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내 긴장과 불안이 극에 달해서 어르신들 앞에서 말이 안 나왔다.
벙어리처럼 얼어버린 내 모습이 너무나 우스웠다.
난 어떻게 해야하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준비했는데 이게 뭐지
위대한 음악치료사가 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내가 음악교사를 15년 했는데
여기서 이렇게 얼어붙으면 안 되지
드드드~~~
누군가를 돕겠다고 결심한 길인데
나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눈동자를 마주할 때
자신감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언어와 음악을 적절하게 믹스해서 치료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음악 따로 언어 따로......
긴장이 고조될수록 어르신들과의 교감은 커녕
시간이 왜 그리 안 가는지 야속하기만 했다.
첫 세션에서의 실수에 대한 공포는
나의 기본적인 소통 능력마저 마비시키고
진실된 공감능력 또한 마비시켜버렸다.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나에게 실수를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에
세션에 나가는 불안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 제자들이 첫 세션에서 불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이게 된 것이다.
결국 특정 연령대나 질병에 대한 느낌과 치료사로서의 철학보다
머리로 이해하는 지식의 소유자로서
내담자를 대하는 것이 내 실수의 원인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