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현대차는 올 뉴 투싼을 출시했다. 2세대 모델인 투싼ix의 상품성과 안전성, 편의성을 개선하고 전에 없던 유로6 1.7 U2 디젤 엔진과 7단 DCT를 적용해 파워트레인 구성을 확대하는 등 3세대 모델다운 변화를 거쳤다. 이에 따라 적잖은 가격이 올랐으나 비교적 많은 소비자들이 올 뉴 투싼을 계약했다. 글쓴이는 전에 있던 미디어 시승회 대신 현대차 시승 센터를 찾아가 올 뉴 투싼을 잠시 경험해 보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서울 강동역에 위치한 현대차 성내 시승 센터다. 후에는 몇 백 km의 장거리 시승이 예정돼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나중의 후속 기사로 확인하길 바란다.
현대차 성내 시승 센터서 운영 중인 올 뉴 투싼의 옵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퓨어 화이트 색상의 1.7 e-VGT U2 디젤 모델에 트림은 모던(2,550만 원), 옵션으로 블루링크 2.0이 내장된 8 인치형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외장 앰프, 클러스터 가죽 하우징이 포함된 하나의 통합 패키지(145만 원)가 선택됐다. 트림 기본 가격과 패키지 가격을 더하면 도합 2,695만 원이다. 일부 현대차 시승 센터에선 중간 트림에 모든 옵션을 선택한 차종이 운영돼 실제 소비자가 계약하는 모델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있는데, 이번 시승 센터서 경험한 올 뉴 투싼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 옵션도 선택하지 않은 싼타페 R2.0 2WD 스마트(2,817만 원)와 비교해도 여유있는 가격이다. 운영 중인 시승 코스는 단 하나였다. 성내 시승 센터를 출발해 생태공원 교차로와 서하남 IC 교차로, 풍납사거리와 천호역을 경유해 되돌아오는 9 km 남짓의 코스다. 시내 주행 위주로 코스가 구성돼 가속 성능을 판단키는 어려웠다. 생태공원 교차로에서 풍납사거리까진 일부 지하철 연장 공사 구간이 있어 주변 교통 흐름을 주시하며 운전했다.
올 뉴 투싼 시승을 마친 직후 평균 연비는 13.2 km/l를 기록했다. 이번에 시승한 약 9 km를 포함해 누적 주행 거리 71 km로 표시된 연비다. 복합 연비 중 도심 연비 기록인 14.9 km/l와 비교하면 11~12 % 모자란다. 연비 주행이 가능했던 코스도 아니고 주행 중 드라이브 모드 셋팅과 ISG, 에어컨 동작 등 여러 기능을 만지며 주행했기에 확실히 인정될 도심 연비는 아니다. 주행 전 트립 평균 연비 13.1 km/l를 벗어나지 않았다. 시승 당시 오후 4시 반을 넘어가는 시점이고 서울 외곽에 위치한 덕에 차량 통행량은 운전자로서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최고 60~70 km/h까지 속도를 높일수도 있었지만, 공사 구간이 많아 스티어링 휠을 자주 돌리는 상황이 많았다. 휠타이어는 17 인치형(225/60 R17 99H) 크기며, 승차감과 정숙성에 유리한 크루젠 프리미엄 모델이 장착됐다. 회전 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은 모두 3등급이고 젖은 노면에서 안정적인 제동력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확실히 연비를 위한 타이어 셋팅은 아니다.
올 뉴 투싼 시승 중 괜찮다고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ISG였다. 그 전에 시승한 i30 디젤과 i40 살룬 디젤처럼 출발 시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이 억제됐다. 정차된 상태서 브레이크 페달을 떼자 꼳바로 시동이 걸린다. 이때 가속 페달의 응답성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이 일반적 형태가 아닌 오르간 타입으로 만들어져서 처음엔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보닛을 열었다. 올 뉴 투싼 신차 발표회에서도 가스 리프트 없이 거치대를 올려 보닛을 세웠다. 보닛 안쪽엔 흡음재와 웨더 스트립이 부착돼 있었다. i40 살룬 디젤에서 관찰했던 것과 비슷한 위치였다. 1.7 U2 디젤 엔진 뒷편에 고정된 차음재도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 소음을 막기 충분했다. ▲ 올 뉴 투싼 1.7 U2 디젤의 배터리. R2.0 디젤은 90 Ah 용량의 배터리 적용. 엔진 룸 내 주요 배선은 i30 디젤에서 일부 이음새만 마스킹했던 것보다 부위가 넓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구성한 i40 살룬 디젤과 비교해 느낄 수 있는 차이는 인테이크 길이다. 엔진으로 향하는 인테이크 연장이 꽤 짧다. 배터리는 승용 디젤 세단보다 용량이 더 컸다. 올 뉴 투싼에 장착된 배터리는 AGM80L-DIN으로, 용량이 80 Ah다. ISG 기능이 있는 I30 디젤과 i40 살룬 디젤의 AGM70L-DIN과 비교하면 용량이 10 Ah 더 많다.
올 뉴 투싼의 차량 하부를 살폈다. 그동안 봐왔던 차종보다도 방청 처리에 매우 신경 쓴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회색을 띤 언더 코팅제가 휠하우스 커버 안쪽과 배기 라인 주위로 기본 언더 코팅돼 있었으며, 트렁크 적재 공간 하부를 비롯한 일부 영역은 언더 커버를 달았다. 방열 처리된 배기 라인, 차대는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외부에 노출된 구조였다. 하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구조 접착제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감 처리가 비교적 꼼꼼했다. 실내 소음 유입에 예민한 운전자라도 굳이 언더 코팅을 추가 시공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언더 코팅 시공은 운전자 선택에 맡겨야 하겠다. 513 리터(투싼ix 대비 48 리터 확장)에 이르는 적재 공간과 6 대 4 분할 폴딩이 가능한 시트 구조를 채택해 레저용으로 짐 싣기는 상당히 여유롭다. 상황에 따라 스페어 타이어 적재도 가능하며 기본적으론 수납용 트레이에 타이어 리페어킷이 내장된다. 그 위로 3단 접이식 러기지 보드가 구성돼 있는데 트레이 분리 후 활용할 소비자를 위해 러기지 보드와 같은 크기의 깔판을 추가하는 것도 괜찮겠다. 외관상 바라는 게 있다면 르노삼성 QM5와 같은 위 아래 양문형으로 열리는 매직 게이트다. 처음 올 뉴 투싼의 디자인이 공개됐을 때 이 구성이 매직 게이트를 대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아쉬웠다는 카매니저와 소비자의 의견이 다수 있었다. ▲ 러기지 스크린은 올 뉴 투싼 R2.0 디젤 프리미엄의 플래티넘 에디션에 포함된다. 1.7 U2 디젤 모델에서 옵션으로 화물 위치를 고정하는 러기지 스크린도 선택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 구성은 R2.0 프리미엄에서 플래티넘 에디션(170만 원)을 선택했을 때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뉴 투싼의 기본 주차 브레이크 방식은 발로 밟았다 푸는 차동식 브레이크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는 1.7 U2 디젤 모델에서 모던 트림의 컨비니언스 패키지2(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가격은 50만 원)를 선택했을 때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차동식 브레이크도 익숙하면 편하지만,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위해 더 높은 트림과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대신 내리막 경사가 심한 일부 도로에서 일정한 속도로 주행을 돕는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DBC)가 기본 포함된 점은 운전자로서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다. 내리막 저속 주행을 원할 시 드라이브 모드 버튼 아래에 위치한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전륜과 후륜엔 디스크 타입의 브레이크를 설치해 제동력을 확보했다. 앞 좌석에 무릎 에어백이 없는 대신 하체 상해 저감 장치(EFI)를 적용해 사고 발생 시 상해율을 줄였다. 에어백은 듀얼 스테이지 방식으로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 등 6-에어백을 기본 구성했다. ▲ 올 뉴 투싼 R2.0 디젤 프리미엄 풀옵션 구성. 그렇지만 올 뉴 투싼에 새롭게 추가된 첨단 기능인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자동 주차 및 출차 기능이 포함된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Advanced SPAS)은 1.7 U2 디젤 모델에서 선택할 수 없다. 오직 R2.0 프리미엄(기본가 2,920만 원)에서만 선택이 가능하다는 게 아쉽다.
올 뉴 투싼에서 열선 기능에 인조 가죽 시트,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등 인기 편의 사양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이 내용은 필히 참조해야 한다. 1.7 U2 디젤 모델로 스타일 트림에선 인조 가죽 시트와 운전석 및 동승석 열선 기능은 옵션(35만 원)으로만 선택이 가능하다.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시스템은 불필요한 외장 업그레이드 구성이 포함된 피버 패키지1(110만 원)을 선택해야 한다. 모던 트림을 선택했을 경우에만 기본 포함되며, 인조 가죽 시트 및 열선 기능, 열선 스티어링 휠, 오토라이트 컨트롤, 리어 콘솔 에어 벤트 역시 모던에 적용됐다. 운전자 입장에선 어느 트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트림 별 가격 분포로 보면 스타일이 2,340만 원, 모던이 2,550만 원이다. 단순히 2백만 원 가량의 차이로 받아들이기엔 포기할 편의 기능이 너무 많다.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부터 시작해서 LED 방향 지시등 사이드미러, 가죽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노브, 열선 스티어링 휠, 듀얼 풀 오토 에어컨, 열선 기능 및 인조 가죽 시트 등 운전자 입장에서 없어선 안 될 옵션들이다. 이와 같은 편의 기능을 생각지 않는 운전자라면 상관 없겠지만 1.7 U2 디젤 구매자가 올 뉴 투싼의 옵션 구성을 본다면 모던 트림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솔직히 올 뉴 투싼의 기본 트림 구성만으론 운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운전자들의 필수품인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후방 카메라 기능이 포함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7 U2 디젤 모던 트림을 선택한 운전자라면 옵션 항목으로 블루링크 2.0이 포함된 8 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외장 앰프, 가죽 클러스터 하우징이 한 묶음인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현대차 성내 시승 센터서 운영 중인 올 뉴 투싼 시승 차량과 동일한 사양이다. 일부 편의 기능을 포기해도 괜찮은 운전자라면 스타일 트림에 7 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오토라이트 컨트롤 패키지(80만 원), 인조 가죽 시트와 운전석 및 동승석 열선 시트 패키지(35만 원) 등 두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괜찮다. 이 정도의 옵션 구성이면 올 뉴 투싼을 2,455~2,695만 원 사이에서 구매 결정할 수 있다. 굳이 이것저것 모든 옵션을 선택해 넣을 필요는 없다. 운전자에게 꼭 필요한 구성만 넣으면 원하던 가격에 가깝게 차를 계약할 수 있다.
▲ 올 뉴 투싼 피버 패키지 주요 구성품. 올 뉴 투싼의 옵션 중에는 20~30대의 취향 저격을 시도한 피버(Fever) 패키지가 있다. 피버 패키지는 올 뉴 투싼의 기본 색상인 퓨어 화이트, 플래티늄 실버, 페퍼 그레이, 애쉬 블루, 루비 와인, 세피아 토파즈, 팬텀 블랙 등 7가지 말고 아라 블루와 세도나 오렌지 등 젊은 느낌의 발랄한 일체형 내외장 색상을 추가한 모델이다. 피버 패키지는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LED 포지셔닝 램프에 주간 전조등,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시스템, 방향 지시등 아웃 사이드 미러가 포함된 피버 패키지1(110만 원), 스태틱 밴딩 라이트와 18 인치형 휠타이어가 포함된 피버 패키지2(130만 원)가 바로 그것이다. 현대차는 이 피버 패키지 구성을 계기로 20~30대의 젊은 고객층을 겨냥하겠다고 올 뉴 투싼 신차 발표회서 언급한바 있다. 현재 선택한 옵션에서 110~130만 원의 금액이 추가된다고 보면 되는데, 눈에 보이는 외장 디자인을 중요시 하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 ▲ 올 뉴 투싼 팬텀 블랙. 담당 카매니저에 따르면, 현대차 성내 시승 센터에서 계약 받는 올 뉴 투싼만 해도 플래티넘 실버 내지 페퍼 그레이, 팬텀 블랙 등 단색 위주의 색상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피버 패키지는 솔직히 고객 분들 입장에서 부담을 느낄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올 뉴 투싼은 개선형 유로6 1.7 U2 디젤 엔진과 7단 DCT 구성의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것 말고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본 상품성이 고루 향상됐다는 점에서 칭찬 받을 자격이 있다. 다만 올 뉴 투싼의 첨단 사양으로 추가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 어드밴스드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Advanced SPAS),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의 각종 기능을 오직 R2.0 디젤의 최상위 트림만 집약시킨 점은 운전자로서 아쉽다. 1.7 U2 디젤을 선택한 운전자 중에서도 이런 첨단 기능의 혜택을 누리고 싶을 텐데, 고급형 모델만 한정해 선택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실로 아쉬운 구성이란 것이다. 화물 위치 고정에 유용한 러기지 스크린도 R2.0 프리미엄 트림에서 플래티넘 에디션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다. 담당 카매니저도 이런 부분에선 옵션 완화를 요구했을 정도다. 그래도 1.7 U2 디젤의 트림 별 옵션 패키지 구성은 나쁘지 않다. 가짓 수가 너무 많아 선택을 고민하게 되는 R2.0 디젤과 달리, 운전자가 원하는 조합을 상대적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취향 저격을 노린 피버 패키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지만 말이다. 올 뉴 투싼 구매를 고려하는 운전자라면 위와 같이 현대차 시승 센터에 방문해 옵션 구성을 잘 따져보고 비교 시승해 판단하길 바란다. 보다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후속 기사를 기다리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