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사랑 노래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르르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시집》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라면 어떤 말에도 순종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겠다, 구속하거나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겠다는 사랑 고백의 극치이다.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