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꽃차교육원에서 꽃차수업이 있는 날이다. 순옥언니가 나를 기다리지 않도록 지난주 금요일에 사무실에 일부러 들려 사무장과 센터장에게 월요일에 못 나온다는 얘기를 했는데, 전달이 안되어 나에게 전화가 왔다. 이 미안하고 마음 쓰이는 사태를 기어이 만들고 만 것이다.
홍수진샘의 밝은 기운으로 교육원에서 동아리의 인원이 많이 모이든, 적게 모이든 나는 신경쓰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내 스케줄을 조절해 빠지자않고 참여만 해도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이제 마음의 부담을 완전히 내려놓는다.
남편에게 칼바사 소시지를 팬에 약간의 물을 넣어 찌다가 물이 없어졌을 때 표고버섯과 새송이 버섯을 넣어 올리브 기름을 넣고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해 구워 저녁을 차려주었다. 남편이 만족해하는 모습에 기분 좋게 전철을 타고 사물놀이에 갔다. 전철을 타며 카페 푸른 시의 방의 강인한씨가 올려주는 시들을 몇 편 재미있게 읽었다. 사물놀이 수업은 이제 빈틈없이 실속이 꽉 차있다. 농악판에서 하는 버전과 사물놀이 버전을 둘 다 다 잡아주셔서 신나게 흥을 풀어냈다.
남편이 어김없이 정시에 같은 장소에 대기하고 있어서 후다닥 차에 올라타서 너무 신나서 온몸으로 장구를 쳐 아픈 허리를 의자에 눕혀 펴주었다. 행복과 평화가 내 삶에 넘치는 시간이다.
나는 오늘 해성산부인과에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약을 먹어야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마음이 무겁고 우울한 일이었다. 오후에 오명식어르신댁을 방문했다가 사무실에 들려 사무장에 콜레스테롤 약을 먹느냐며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경솔하게 나는 내 감정에만 충실해 나는 아직 약을 먹지않고 싶고, 먹는 것을 줄여보겠다고 얘기했더니 사무장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내 말이 약을 먹고있는 당신에게 기분 나쁘게 들렸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그냥 모ㅡ두 나의 생각일 뿐이다. 그분이 다른 일에 신경쓰고 있어서 얼굴이 어두울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