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애틀랜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Written By Millson.
1. 서론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3분기까지 내셔널 리그 선두 LA 다저스와 1게임차를 유지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린 도끼네.
하지만 석하게도 마운드의 중심이자 애틀랜타의 워크호스 AXL 선수가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하면서부터
원대한 계획의 톱니바퀴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4인 로테이션.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선택이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물론, 주축 투수를 잃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코치진과
프런트 오피스의 선택을 존중한다. 하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사람에게 "if" 라는 단어는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부터 이야기
해 두는 바이다. 만약 다른 선수를 5선발로 기용하며 계속 로테이션을 유지시켰다면? 새로운 신데렐라가 등장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이쯤에서 5인 로테이션의 기원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다.
5인 로테이션은 [현대 야구 마운드 운용의 가장 기본적인 바이블]이라 불릴 정도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전문가들은 미국 야구의 역사를 세 종류의 시기로 분류한다. 데드볼 시대, 5인 로테이션 이전 시대, 5인 로테이션 시대.
그만큼 5인 로테이션 개념의 정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5인 로테이션은 1969년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하며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메츠의 길 호지스 감독과 루브 워커 투코가 5명의 선발투수에게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 이라는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1969 시즌, 메츠는 탐 시버 - 짐 맥앤드루 - 게리 젠트리 - 제리 쿠스만 - 돈 카드웰등
5명의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구성하여 4인 로테이션을 사용하는 다른 팀들을 압도하며 우승했다. 특히 메츠는 시즌 막판인
9월에 23승 7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야구의 분업화를 알리는 시초였던 것이다.
현대 선발 투수들의 몸은 분명히 5인 로테이션에 맞춰 적응되어 있다. (포스트 시즌 3인 로테이션에서도 괴물같은 위력을
보여준 C.C 사바시아같은 선수는 예외로 해두자. 그런 선수가 어디 흔한가!) 인간에게는 항상성이라는 성질이 있다.
몸은 언제나 하던 생활에 적응되어있는데, 정해진 생활 패턴을 어기는 경우 뭔가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하던대로' 던질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2. 본론
본문 내용에 앞서 분명히 이야기 해 두는 것은 필자는 현대 야구의 신봉자라는 것이다. 즉, 7이닝을 던지며 QS+를 해줄수
있는 선발 투수와 강력한 셋업맨-마무리로 이어지는 계투진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발 투수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투구는 분명히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행위이고, 그만큼
적당한 휴식과 관리가 반드시 요구된다.3분기까지의 애틀랜타는 그 점을 잘 지켜왔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위 도표는 3분기까지 애틀랜타의 종합 성적을 평균으로 나누어 4분기 성적과 비교한 것이다. 3분기까지의 애틀랜타는
못쳐도 잘 막고 관리하면서 이기는 야구를 하는 팀이었지만, 4분기의 애틀랜타는 못치고 못던지는 전형적인 루징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37경기 동안 겨우 19개의 홈런을 쳤을 뿐이고, 17승 20패를 거두었다. 평균 홈런은 3분기까지의
평균 수치와 비교해 볼때 거의 3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공격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자료는 엑슬 선수가 이탈하기 전과 이탈한 후의 나머지 4명의 선수들의 성적을 계산한 것이다. 3분기까지 리그 에이스급의
활약을 선보였던 조익현 선수가 4분기에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우선 눈에 띈다. WHIP는 무려 2가 넘었고, 경기당
6이닝을 훌쩍 넘게 소화하던 그가 4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참담한 결과를 낸 것이다. 물론 루벤 마테오 선수나 다크
선수의 약진은 눈여겨 볼만 하지만, 고재우 선수 또한 6점대 평균 자책에 5이닝을 채 던지지 못했다. 종합 성적으로 봐도
결과는 다를 것이 없다. 4분기의 애틀랜타 선발 투수들은 37경기에서 10승 17패를 거두었고 이닝당 1.5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며
경기당 4와 3분의 1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며 불펜 투수들에게 과중한 이닝 소화를 떠넘기게 되었다.
야구의 모든 것은 연쇄적이다. 선발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나쁜 투구를 하게 되고, 나쁜 투구를 하게 되면 조기 강판을 당하게
되고, 조기 강판을 당하게 되면 불펜이 일찍 투입되며,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 연속적인 부상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다른 투수를 기용하여 그대로 5인 로테이션을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차라리 이보다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3. 결론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는 6인 로테이션을 사용하고, 한국에서는 4인이나 5인 로테이션을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서 뛰다가 이적하게 되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마쓰자카 다이스케, 구로다 히로키, 후쿠도메
코스케, 이가와 케이 등의 경우가 있다. 단기전에서는 승부를 위해 4인 로테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다. 끽 해봐야 채 20경기도
되지 않는 동안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페넌트레이스는 길고 길다. 선수를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지킬 것은 지켜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우리는 비단 야구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선택을 강요당한다. 이것을 고를 것인가, 저것을 고를 것인가의 문제는 언제나
우리를 골치아프게 만들어 왔다. 하지만,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하고 선택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곤 한다. 그것의 이유는
간단하다. 선택은 곧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포기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언제나
긴 심사숙고와 충분한 전략이 필요하다. 애틀랜타의 선택이 성급하게 이루어졌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실패가
애틀랜타 코치진과 프런트 오피스에게 큰 교훈이 되었으리라고 믿는다. 다음 시즌 애틀랜타의 약진을 기대해보는 바이다.
첫댓글 4선발 로테이션은 독이든 성배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윽... 리뷰 잘봣습니다
4인은 선발투수들의 체력이 철인 수준 이던가 아니면 불펜들의 연투를 가져 오게 하는 금단의 열매죠
칼럼 잘 읽었습니다 ㅋ; 4인 선발은 역시 힘들더군요 ㅋㅋ 전 약간 이상하지만.. 혹사당해야 잘던지는 타입인가봅니다
결론은 자빠져버린 내가 첫째고... 4분기때 죽쑨 고쟁이 둘째고..ㅋㅋㅋ 잘봤넹 밀슨군..ㅋㅋ
오호~~~~~~~투수에게 가장 좋은 건 5인가6인가??
오홋!! 밀슨군 오랜만 ㅋㅋ 전문적인 칼럼인뎁 ㅋㅋ 뭐 결과가 어찌되었건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기 때문에 만족함ㅋㅋ
4분기 4인로테이션 실패는 아쉽지만~~2년 연속 2위라는결과에도 저도 만족~~
오우 한가지 알았음 ㅋ 조은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