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관리사업’ 둘러보기

[이 홍]

- 서울시, 장기 저리의 주택개량비용 융자지원
- ‘2020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본격 착수

[코리아리포스트=김동현기자]오래된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 등을 짓는 재개발 대신, 기존 건물을 고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가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추진 중에 있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개발을 피하면서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게 목적이다. 기존에 ‘휴먼타운’으로 추진해 오던 사업이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명칭과 사업 내용이 변경돼 진행 중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12일 지역 특성을 반영해 개발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 예정지로 성북구 정릉동 372번지 일대와 은평구 응암동 30번지 일대 등 서울 시내 11곳을 선정했다.

서울시가 주거환경관리사업 예정지를 발표함에 따라 서울 시내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는 마포구 연남동 239-1번지 등 기존 8곳을 포함해 총 19개로 늘게 됐다.

대상지를 열거하면, 기존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마포구 연남동 239-1번지 일대와 서대문구 북가좌동 330-6번지 일대, 동작구 흑석동 186-19번지 일대, 금천구 시흥동 957번지 일대, 성북구 길음동 1170번지 일대, 도봉구 방학동 396-1번지 일대, 구로구 온수동 67번지 일대,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 등 총 8곳이고, 지난 8월에 예정지로 선정된 곳은 영등포구 대림동 1027번지 일대와 도봉구 도봉동 280번지 일대, 성북구 정릉동 372번지 일대, 서대문구 홍제동 9-81번지 일대, 강북구 미아동 791번지 일대, 은평구 응암동 30번지 일대, 마포구 성산동 200번지 일대, 동대문구 휘경동 286번지 일대, 구로구 구로동 111-2번지 일대, 송파구 잠실동 210번지 일대, 금천구 시흥3동 950번지 일대 등 총 11곳이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큰 틀에서 주거환경관리사업과 맥을 같이하는 지난 2010년 추진됐던 주민참여 재생사업 대상지인 성북구 성북동 300번지 일대(선유골)와 강북구 인수동 532-55번지 일대(능안골), 강동구 암사동 102-4번지 일대(서원마을)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완료됐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이란?

뉴타운의 대안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거환경관리사업’은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 확충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노후건물을 전면 철거해 개발하는 대신 기존 주택들과 지역의 역사성·환경성을 보존하면서 개·보수 또는 중·소규모 개발을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가로주택정비사업’과 함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안이 지난 2월 1일 공포·시행됨에 따라 신설됐다.

기존에는 “정비사업”이라고 함은 도정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정비구역 안에서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주택 등 건축물을 개량하거나 건설하는 4가지 사업(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말했지만 개정법은 위 4가지 사업 이외에 ‘주거환경관리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2가지 사업을 추가시켰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단독주택 및 다세대 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의 확충을 통하여 주거환경을 보전·정비·개량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말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가로주택정비사업과는 달리 정비구역 안에서만 행할 수 있으므로 다른 정비사업과 마찬가지로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 수립하는 대상구역의 요건을 시행령 별표1 “정비계획 수립대상구역” 안에 아래와 같이 신설함으로써 그 구역요건을 특정했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위한 정비계획은 아래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지역에 수립한다.

가. 전용주거지역, 제1종주거지역 및 제2종주거지역 중 단독주택 및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의 보전·정비·개량이 필요한 지역

나. 도정법 제4조의3에 따라 해제된 정비구역

다. 기존 단독주택 재건축사업 또는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구역의 토지등소유자의 50퍼센트 이상이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의 전환에 동의하는 지역

최근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추진 추이

한편 서울시는 전체 주민의 46% 이상이 외국인인 영등포구 대림동 1027번지 일대 4만780㎡는 ‘다문화 시범마을’로, 도봉구 도봉동 280번지 일대 4만3천㎡는 ‘등산객 관광지’로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대림·도봉동 일대는 주민 50% 이상이 이 사업에 찬성, 현재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업체가 선정됐으며, 주민들은 설명회·워크숍을 통해 지난 8월 중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계획을 구체화해오고 있다.

또한 이미 ‘지구단위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진행 중인 홍제3동의 개미마을의 경우는 기존 계획은 그대도 두고 마을만들기 사업이 병행 실시되고 있다.

서대문구 도시관리과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실시하게 되면 기존 계획의 사업을 전면백지화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이보다는 기존 계획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주거환경관리사업이 본격화되기 이전까지 주민의견을 수렴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확정된 방침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미마을에 40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P씨는 “현재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집이 낡아 공가로 비워둔 집이 많다. 개발한다는 이야기는 십 수년 전부터 들었지만 아무런 변화는 없고, 빈 집에 혹시 화재가 날까봐 두렵다”며 “이번 서대문구의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인한 지원이 진행된다면 빈 집부터 고쳐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공가에 불안함을 표했다.

사업이 완료된 강북구 능안골에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편안한 주거환경이 제공됐다”며 “전면 철거식 재개발 방식으로 아파트를 올리는 것보다 사라져가는 마을 공동체도 보존하면서 주거환경도 개선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월세 대란으로 고통받는 현 실정에 보다 적절한 사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장기 저리의 주택개량비용 융자지원

한편 서울시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을 도입한 지역에 주택을 신축할 경우,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주택개량에는 최대 1,750만원, 주택신축에는 최대 8,000만원까지 연1.5~2% 장기 저리 금리로 지원한다.

서울시는 전면 철거형 아파트 위주의 개발 대신 주민 요구를 반영한 주거환경관리사업지를 대상으로 장기 저리의 주택개량비용 융자(8월 1일부터)와 주택개량 상담창구 운영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아울러 주택개량과 관련한 각종 지원제도를 안내하는 무료 상담도 실시해오고 있다.

장기 저리의 주택개량비용 융자 지원대상은 현재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 중인 ▲마포구 연남동 239-1번지 일대 ▲서대문구 북가좌동 330-6번지 일대 ▲동작구 흑석동 186-19번지 일대 ▲금천구 시흥동 957번지 일대 ▲성북구 길음동 1170번지 일대 등 5개 지역으로 서울시는 지난 8월 1일부터 지원해 오고 있다.

현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인 ▲도봉구 방학동 396-1번지 일대(방아골) ▲구로구 온수동 67번지 일대(온수골) ▲성북구 삼선동 1가 300번지 일대(장수마을) 등 3개 지역과 최근 주거환경관리사업 예정지로 선정된 11개 지역은 지구단위계획수립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주택을 개량할 경우 단독주택은 최대 4000만원, 다세대주택은 최대 1750만원을 연 1.5%의 금리로 융자해 준다. 단독주택 신축시에는 최대 8000만원을, 다세대 신축시에는 최대 3500만원을 연 2% 금리로 지원한다. 3년거치 10년 균등 분할상환(연4회) 조건이다.

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3년거치 2년 균등 분할상환(연4회)을 조건으로 최대 4500만원을 연 2% 금리로 융자해 줄 방침이다.

특히, 담보능력이 부족한 융자신청인에 대한 융자를 지원할 경우 보증서에 의한 주택개량비용의 보증료 0.5%는 서울시에서 부담한다.

또한, 주택 개량 시,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융자 기간 중 2년간 1회에 한해 임대료가 동결된다. 신청은 해당 자치구 또는 서울시(주거환경과)에 주택개량 비용 융자신청서와 주택개량 공사 계약서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장기 저리의 주택개량비용 융자지원과 관련하여 얼마전 구로동 월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K씨는 “얼른 보기에는 서민을 위한 지원 같으나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일단 부자라고 보는게 맞지 않는가?”라며 “그들에게 그 만큼의 저리로 돈을 지원해서 집을 보수하고 새로운 집을 짓게 해주면 그 집에 세를 들어가는 진짜 서민들은 더 많은 세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고 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했다.

주택개량 상담창구 운영

이와 함께 서울시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신축, 증·개축 또는 리모델링 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주민들에게 알기 쉽게 안내하는 주택개량 상담창구를 지난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주택개량 상담창구에서는 옥상녹화 지원 사업, 그린파킹 지원 사업, 희망의 집고치기사업, 한옥 개보수비용 지원 사업, 신재생에너지 설치 지원 사업, 장애인 맞춤형 집수리사업 등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 중 해당 지역과 건축물에 가장 적합한 지원 사업을 무료로 안내한다.

현재 주택개량 상담창구는 상담 전문가와 시·자치구 공무원 등으로 구성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마포구 연남동은 연남동 주민센터 ▲서대문구 북가좌동은 북가좌2동 주민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외 나머지 6개 구역에 대해서도 ‘주택개량 상담창구’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담신청은 인터넷(citybuild.seoul.go.kr) 또는 전화(서울시 주거환경과: 2171-2645, 마포구 주택과: 3153-9327, 서대문구 주거정비과 330-1675) 등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지 정비의 패러다임이 공급에서 관리로 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착을 기반으로 주민 중심의 사업을 꾸려 나가는 것으로 주거지 정비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주택개량 융자지원, 주택개량 무료상담을 비롯해 기반시설 및 공동이용시설 정비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0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본격 착수

서울시가 주거지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존 전면철거, 아파트 건설 위주의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계획에서 앞으로는 사회·경제·문화·환경재생 등 상황을 고려한 생활권 단위의 종합적 계획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 수준의 ‘주거환경평가지표’와 주거지 정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정비지수’를 새롭게 도입할 방침이다.

‘2020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서울시장이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주거지 정비에 대한 기본이 되는 법정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을 동북권·도심권·서북권·동남권·서남권 5개 생활권역으로 나눠 정비·보전·관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주거환경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즉, 기존 주거지 관리가 정비대상지 단위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생활권별로 종합관리된다는 것이다.

시는 ‘2020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본격 착수에 앞서 그동안 정비예정구역제도 등 정비사업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주거지종합관리계획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하여 지난 2월 1일 개정된 도정법에 생활권계획으로 반영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람과 장소가 중심이 되어 공동체가 회복되고, 가구구조 변화, 저성장·고령화 등 미래 사회변화를 반영하여, 지속가능한 계획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미 시범 추진에 들어간 바 있는 서남권 주거종합관리계획도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나머지 4개 권역도 용역업체 선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도정법에는 생활권 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기본계획상 정비예정구역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기본 개념이 반영되어, 시는 이미 추진 중인 서남권 주거지종합관리계획도 생활권계획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4개 권역은 ‘동북권·도심권 생활권계획 수립용역’과 ‘서북권·동남권 생활권계획 수립 용역’ 2개로 나누어 공모를 통해 용역업체를 선정한다. 입찰참가자격은 도시계획·건축·환경·교통분야 업체 단독 또는 4개 업체까지 분담이행방식으로 공동참여가 가능하다. 계약방법은 제안서 평가에 따른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후 협상계약에 의해 이뤄지며 제안서 제출은 다음달 23일까지다.

다음달 말에 제안서 심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말에 용역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주거환경의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지속성을 나타내는 국제 수준의 ‘주거환경평가지표’와 기존 주거지 정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정비지수’를 도입해서 정비대상지 선정 및 정비계획수립 기준으로 활용해 정비구역이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것을 막고, 생활권단위로 주거지 정비·보전·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정비지수’는 생활권별로 주거환경자료를 기본자료로 설정, 호수밀도, 노후도 등 물리적 환경요인을 포함해 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환경지표를 통해 사람과 장소를 중심으로 한 생활권별 부족 시설을 파악하고, 정비사업 등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생활권 전체의 주거환경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박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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