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배(舟)......
방위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쪽을 설정하는 일이다. 제사를 지낼 때 실제 방위와 무관하게 위패를 모신 제사상이 있는 것을 북쪽으로 여겨 동과 서를 정하듯이, 북쪽으로 선정되는 곳은 제단(祭壇)이자 주인공의 자리, 이른바 무대를 의미한다. 법당에서도 불단이 있는 곳이 곧 북쪽이다. 법당 천정이나 대들보에 불법의 수호자 역할로 용을 그리면서 오방룡(五方龍)을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때는 북쪽인 불단을 마주해 오른쪽에는 동방에 해당하는 청색의 용(靑龍), 왼쪽에는 서방에 해당하는 백색의 용(白龍), 법당 입구는 남방에 해당하는 적색의 용(赤龍) 등을 배치하게 된다. 이처럼 방위를 정하는 것은 그에 맞는 자리에 임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음양의 방위를 상징하는 것이 혼례식에서 남녀의 위치이다. ‘남자=양=동쪽’이고, ‘여자=음=서쪽’이므로 전통혼례에서는 병풍을 친 곳, 신식혼례에서는 주례가 선 곳이 북쪽이 되어 남자는 동쪽인 오른쪽에, 여자는 서쪽인 왼쪽에 서는 것이 맞다. 제사를 지낼 때 제주와 제주부인이 나란히 서서 절을 올리는 경우에도 제사상을 마주 보고 왼쪽에 여성, 오른쪽에 남성이 서야 한다. 이유야 어쨌건 좌우가 균형을 잡아야 날개가 안정된다는 의미에서 보면 존재 논리도 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좌(左), 우(右)는 많은 가치가 개입된 개념이다. 우(右)의 영어 표기는 ‘right’이고, 그것은 선이며 올바른 것을 뜻한다. 좌(左)는 곧 악이며 바르지 않은 것이라는 상징과 직결된다. 서양만이 아니라 동양 또한 그러하다. 좌도(左道)는 이단, 우도(右道)는 정도이며, 왼쪽으로 옮기는 좌천(左遷)은 곧 직위에서 밀려남을 뜻한다. 우리말을 보면 더 분명하다. 오른손의 어원은 ‘옳은 손’이고 왼손의 어원은 ‘그른 손’이다. ‘그르다’는 뜻의 옛말은 ‘외다’이기 때문에 ‘왼고개’라 하면 바로 보지 않고 외면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바른손 바른쪽은 곧 오른손 오른쪽과 같은 말이니, 아이가 왼손잡이가 되지 않도록 애쓰는 부모의 마음에는 ‘오른쪽이 바른쪽’이라는 생각도 담겨 있으리라 본다.
우(右)가 선(善)이 된 내력의 출발점은 지극히 간단하다. 인간은 대부분 오른손잡이기 때문에 절대다수인 오른손이 정상이 되고, 상대적 소수인 왼손은 비정상이 된 것이다. 힌두교나 이슬람 사회의 왼손 금기도 종교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능숙한 오른손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쓰임새 적은 왼손은 배설과 관련된 불결한 일을 맡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어디까지나 ‘나’를 중심으로 한 좌우였지 방위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좌우와 방위의 개념을 합하면 ‘우(右)=동(東)’ . ‘좌(左)=서(西)’가 된다. 동양의 음양론에 따르면 우∙동은 양이요, 좌∙서는 음이지만, 이때 좌우나 동서와 같은 음양은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으로 구분되는 가치개념을 떠나 만물의 본체를 이루는 원리인 것은 물론이다. 이와 별개로 현대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좌우 개념은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 대립구도를 들 수 있다. 정치적 좌우의 개념은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당시 국민공회에서 의장석을 중심으로 우측에 온건파, 좌측에 급진파가 자리를 차지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정치적 개념으로 사용되는 좌∙우는 옳고 그른 좌우 개념과는 무관하게 출발한 것이다.
지금 우리 곁에 움직이는 동물과 물체는 모두가 좌우대칭형이다. 즉 사자, 개, 말, 고양이, 코끼리 심지어 자동차도 좌우대칭형이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 생물인 꽃들은 비대칭이다. 바다를 헤치며 달리는 배 또한 좌우대칭형의 모양이기에 바다에 떠서 잘 달린다. 따라서 한 쪽이 없으면 날 수 없는 양 날개의 건강한 공존은 음양의 이치처럼 바람직하다. 흔히 역사는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과 같은 존재이다. 강물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 바다는 배를 뜨게 한다. 배가 순조롭게 항해하려면 균형감각이 있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배는 파산한다. 정치도 배와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배워야 한다. 자연의 이치에서 좌우가 균형을 유지해야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처럼 정치도 진보와 보수가 균등하게 물 흐르듯이 나아가야 한다. 이점을 우리 정치가들이 명심했으면 좋겠다.
*신선이 이사왔다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뭉쳤네. 이게 신선의 세계네 ㅋㅎㅋㅎ
첫댓글 정치는 바른 것이라고?
그런 이들이 있나?
여기는 25일째 비가 온고있어 아직 약 10일 정도 비가 더올 예정
비가 안와도 걱정이지만 이리 줄기장창 오는 것도 싫어
비없이 나들이 하는 친구들이 보기에 좋네 파이팅|!!!!
고바우 영감님 이제 비가 그쳤나? 지겹도록 비가 내리는 것도 싫지만, 어느 한쪽만 오래가면 정치도 싫증이 나나 봐?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제 해가 뜰 날이 왔으면 요새 우리 날씨가 오락가락해, 어제 저녁 아파트 주변을 40여분 걸었다네. 아파트에 차들이 즐비하여 언제 빠져나가나 기대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약간은 비어 있더군. 고향왔다가 상경한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 찾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움인데, 나이가 들거가니 어디로 가야할까? 방황하기도 해, 인생에 딱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갈 곳을 정하고 찾아가는 것이 때로는 마음에 위안이 되더군. 방황이 적다는 이야기지. 잘 지내고 또 보세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