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채홍조
맑은 물 흐르는 다리 건너 은행나무 사이로
이제 막 단장 끝낸 마을회관이 반갑게 맞이하며
조금만 고개 내밀면 큰 비닐하우스 거느리고
까만 강철지붕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귀틀집 한 채
마을 한가운데 봉긋이 자리 잡고 앉아있다
작은 삼거리 길에서 마을로 꺾어 들며 정면에 보이는
사철나무 빙 둘러 걸치고 큰 은행나무 한 그루 우뚝 선
사립문도 없는 넓은 마당 가에
작은 나무 간판과 좀 긴 문패에 어서 오십시오
이곳은 음성군 원남면 삼용2리 558-1번지입니다
공대봉과 채홍조가 사는 오두막입니다
마당을 들어서면 바로 옆 꽃밭
능소화 큰 고목을 찬찬히 기어오르며 수줍은 얼굴로 반긴다
그 옆에 빨강 노랑 꽃들의 향기로운 인사
빨간 원피스 입은 우체통 손 흔들며 반가운 미소
호수가 그리운 하얀 배 한 척
알몸으로 은행나무 그늘에 비스듬히 누워 있고
빨간 파라솔 받쳐 든 둥근 야외용 탁자 마당 가운데서 기다린다
마당 한 귀퉁이 작은 연못에는
붕어 미꾸라지 송사리 우렁각시가 놀고
일광욕 즐기다 풍덩 물속으로 뛰어들어
멋진 수영솜씨 뽐내는 개구리
한가운데 미니 인공 섬에
작은 소나무 한 그루 에워싸고
조리 대나무 몇 그루 물 위에 떠 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다 떠는
분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연못가에 파란 미나리
항아리 몇 개 안고 햇볕에 조는 장독대 옆에
까만 강아지 두 마리 씨름하며 논다
좀 엉성하지만 정겨운 돌계단 올라
나무로 만든 현관문 밀치면
나무 향기 물씬 먼저 가슴에 안겨온다
거실로 들어서면
불그스름한 황토향기 밴 서까래가 나란히 누워있는
높은 천장과 육중한 대들보 받치고 서 있는 기둥
통나무 한 층 황토 흙 한 층으로 쌓아올린
벽체에 기대선 나무 계단을 오르면
짙푸른 뒷산이 확 가슴으로 날아드는
큰 창이 달린 다락방에 서서
푸른 하늘과 맞닿은 능선을 바라본다
진초록 유연한 열 한개의 봉우리로 연결 되에
병풍을 펼쳐 놓은 듯
큰 새가 날개 활짝 펴 날아오르는 듯,
한 쪽 날개 밑에 알록달록한 우산 펼쳐든
지붕들이 정답게 머리 맞댄 작은 마을
닭 우는소리 개 짖는 소리,
가파른 골짜기마다
새들의 노랫소리 매미들의 합창소리
햇볕에 반짝 윤기나는 나뭇잎
부엉이 울음소리 소쩍새 우는소리가
가로등에 날아드는 해거름
땅거미, 비탈밭 후루루 뛰어다니는 바람타고
하얀 초롱불 밝혀 든 참깨꽃 이랑 속으로
까만 차양 둘러친 인삼밭 지나
파란 고추 주렁주렁 매달고 하얀 끈으로 서로 의지하며
무거운 몸 가눈 고추밭 샛길로 점잖게 기어나온다
2007년 7월25일
첫댓글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요즘 열심히 가꾸고 있습니다 연못 옆에 원두막도 짓구요
이렇게 소박하고 정겹고 아름다운 집에 사시는 님은 자연을 닮은 고운마음으로 사시겠지요... 언젠가 한번쯤 차도함게 나누고 하늘나라 아름다운 고향으로 돌아간 옛시인의 이야기도 나누어보고싶습니다....^^
넹, 시간이 허락되시면 아니면 이곳 음성을 지나시는 기회가 있으시면 연락하시고 들러주세요
신선이 사는 아름다운 집 입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분들이 부러워 하는 행복의 보금자리 입니다. 그곳에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소서...
아이구 무슨 말씀을요 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요 감사합니다
부러운 오두막이네요.
감사합니다
음성 사시는군요..저도 음성군 원남면이 고향이랍니다^^* 너무 멋지게 사시네요..부럽습니다~
네에? 이곳이 음성군 원남면 은행나무골이라네요 언제 고향 오시면 한 번들리세요
그림같이 아름답네요^^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자연을 접하며 살고싶은데 마니 부럽네요.
저도 제작년가지는 수원에서 살았지요 꿈을 이루시길요
부러워요....
감사합니다 놀러오세요
에고 부럽네요^*^
감사합니다 놀러오세요
동화책을 편줄알았어요... 멋져요^^
감사합니다 놀러오세요
우리 부부가 꿈꾸는 집 .. 우리 애들 네마리 풀어놓고 신나게 놀수있는 공간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 내년 사월쯤에는 저런곳에서 우리도 살수있을려나 .. 힘은 드시겠지만 잘 가꾸어 놓으셨네요.
우리 애들?~~~~우리가족은 진돗개 1마리 골드리트리버 1마리 칠면조 4마리 오리3마리 머스코비오리2마리 오골계다섯마리 샤모 싸움닭 5마리 토끼 6마리입니다 어휴 그러고 보니 대가족이네요
이걸 보니 삶의 정이 넘쳐나는군요. 근대 공대봉님이 남편이시라구요. 혹시 소나무사랑카페회원님 아니신가요? 거기서 이름을 본듯해서요. 이름이 특이 하잔아요.
네에, 맞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우리는 둘다 이름이 특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