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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졸업기념으로 오사카에 다녀왔습니다..
태준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난 기억이 없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고딩시절인지라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죠.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덩달아 딸랑구도 중학교를 졸업합니다.
전부터 태준이가 친구들하고 1월달에 오사카를 간다고 해서 그런줄 알고 있었고
저는 애들 입학하기 전 2월달에 함께 제주도나 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태준이 친구들이 날짜가 맞지를 않아 오사카를 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럼 가족과 가자 해서 엉겹결에 오사카를 가게 됩니다.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함께 여행을 다니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 같아
애써 시간을 내게 됩니다.
우야튼 애들 졸업여행 핑계로 오사카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여행 떠나기 전날 애들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마눌은 태준이네 학교로 저는 딸랑구 학교로 꽃 한 다발 사가지고 갑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태준이네 학교로 달려가 함께 사진을 찍고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여행떠날 준비를 합니다.
건강하고 꾸밈없이 커나가는 애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생각만 듭니다...
오사카에서의 모든 일정은 태준이가 짜놓았습니다.
일정에 대한 브리핑까지 태준이에게 받았네요...ㅎㅎ
제가 준비한 것은 선편, 호텔, 주유패스2일권, 포켓와이파이, 엔화...
요 정도 준비했습니다..
밴드에 자랑삼아 사진 한 장 찍어 올리고 (다들 별 감흥은 없었겠지만) 오사카로 떠날 준비를 마칩니다.
딸랑구는 밤늦게까지 수제 초코파이를 만든다고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덕분에 입이 심심할때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팬스타를 타고 오사카로 갑니다.
언젠가 꼭 한 번 정도는 팬스타를 타고 오사카를 가고 싶었기 때문에
소원성취까지는 아니지만 내심 기대를 하게 됩니다.
오랫만에 만난 부산항은 북항 재개발사업으로 분주해 보이고 전에는 없었던
부산항대교가 떡하니 바다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풍경이 새롭습니다.
부산항 국제선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보니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주차장을 검색하여 가까운 중앙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올라갈때는 지그재그 한참 갔었는데
터미널까지는 멀지 않아 보이고 시간도 여유가 있고 계속 내리막길이라 걸어서 내려옵니다.
사진찍을 욕심이 크기는 했지만서도..
기온은 그리 높지 않지만 햇빛이 따뜻해 걸어가기 딱 좋았네요.
양지 바른곳에는 여지없이 고양이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주거 밀집도는 높고 경사진 골목길은 좁고 동네분들 운전실력이 상당히 좋을 듯 합니다.
주차문제로 싸움꽤나 할 것 같기도 하고...ㅎㅎ
한 20분정도 걸어 내려온 것 같은데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음 부산여행에는 용두산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다니고
싶어지네요.
부산이 여행지로는 참 매력적인 곳 같습니다.
40계단은 옛 부산역과 국제여객선부두를 왕래하는 편의를 위해 설치된 계단인데
이 계단의 층수가 40개가 되어 40계단이라고 불려졌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중에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장소였고
계단에 앉아 영도다리를 바라보며 피난살이의 고단함을 달래던 장소였다고
합니다.
일제시대에는 꼬치집들이 많았던 곳으로도 이름나서 술꾼들이 즐겨 찾았고
전쟁때는 피난민들이 각처에서 흘러나온 구호물자를 이 계단 일대에서 팔아 장터를 방불케 했으며
전쟁이후로는 암달러상들이 줄을
지어 판치고 있던 곳으로 이름나 있었답니다.
대중가요인 "경상도아가씨"가 크게 유행하면서 40계단이 유명해졌다고,
이명세 감독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오프닝에 등장하여 더욱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계단 앞 길에 노랑 은행잎이 깔려 있었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요 시절만해도 박중훈이 한참때였는데 요즘은 뭐 하는지...
새로운 국제선 여객터미널이 북항 재개발지구에 올 7월쯤 개장한다고 하니
이 중앙동 터미널도 이번이 마지막이지 싶습니다.
창문
너머로 후쿠호카행 카멜리아가 정박해있네요.
카메리아만 타게되면 부산항에서 일본으로 운항하는 여객선를 모두 타게 됩니다...
다음에는 아마도 저 카멜리아를 타고 후쿠호카로 향하게 될 것 같네요...언제쯤일지는 모르겠지만..^^
팬스타 드림호는 부산항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하여 다음날 오사카항에 10시쯤 도착합니다.
이날은 파도가 높아 한 시간 늦은 4시에 출항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날씨 영향이라기보다는 화물 선적 시간이 길어져 출항시간이 늦춰진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세월호 사건과 오사카로 저가항공이 속속 취항해서인지
하루 걸리는 팬스타는 경쟁력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물운송으로 유지하는 노선인지라 취항을 포기하는 일은 없겠지만
저같이 배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선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렁찬 뱃고동과 함께 21,000톤의 팬스타가 움직입니다.
한국에서 오사카로 가는 노선의 시작은 일제시대부터입니다...
1922년 일본과 조선사이에 자유도항제를 실시하고 23년부터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직항로가 개설됩니다.
이때 다니던 배가 군대환(기미가요마루)입니다.
제주읍과 조천, 김녕, 성산포. 표선, 서귀포,한림, 애월등 11개면 소재지를 2일간 걸쳐돌아 승객들을 태우고
2일간의 항해 끝에 오사카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한 달에 세 번 다녔고 680명까지 승선 가능하였으며 운임은 쌀 반가마정도 였다고 합니다.
45년
4월 오사카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침몰할때까지 직업을 구하기 힘들었던 제주사람들을 오사카 주변 공업지대로
실어날랐습니다.
34년에는 오사카 주변 잔류 제주도인만 5만명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그 당시 제주도 총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숫자로
지금도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동포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분들이 제주도 출신입니다.
오사카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재일교포인 최양일 감독의 2005년 개봉한 피와뼈
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오사카입니다.
주인공인 김준평이 제주도인으로 기미가요마루를 타고 오사카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에 희미하게나마 고통을 느꼈던 영화였습니다.
그 후 주인공인 김준평역의 기타노 타케시라는 배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마초중에 마초인 기타노 타케시는 만담, 코메디언 출신으로 영화배우로 영화감독으로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이름를 알리게 되는데
혹시 이경규씨가 이 분 영향으로 영화에 손 댄 것이 아닐지...ㅎㅎ
울 딸랑구 기분이 좋았는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네요...
배를 타고 가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기분을 긴 시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행기보다는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감만동과 영도 청학동을 연결하는 부산항대교..작년 5월에 개통했네요...
영도에서 해운대까지 시원하게 달릴 수 있겠습니다.
북항재개발지역에 크루즈 전용선석을 마련했는데 부산항대교 높이가 넘 낮게 건설되어
대형크루즈선의 입출항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되면 새로 짓고 있는 국제선터미널 이용객수도 줄어들고
크루즈부두에 새로운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나 봅니다.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태종대와 봉래산을 뒤로 하고 팬스타는 오사카를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후쿠호카에서 출발한 코비가 부산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넓은 바다에서 보니 코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운항하는지 실감할 수 있네요..
부산만을 지나 먼 바다로 나오니 배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이 흔들립니다.
저녁식사후에는 방에서 꼼짝도 않고 네 식구가 줄줄이 누워 있었습니다..
뱃전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얼마나 큰지 깜짝깜작 놀라 잠도 오지 않습니다.
대한해협의 바다는 즐거운 여행길을 시샘하는 듯 쉽게 보내주지는 않겠다는 각오로 요동을 칩니다...
고마해라 ...다 토했다 아이가.........ㅎㅎ
그리 심하게 요동치던 바다도 시모노세키에 가까이 다가서니 신기할 정도로 조용합니다.
멀미를 심하게 했는데도 언제 그랬나 쉽게 객실을 벗어나 찬바람 맞으며 야경을 구경합니다..
시모노세키의 상징인 카이코유메 타워의 조명이 모두 꺼져있어 시모노세키쪽는 도시다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공장이 많은 기타큐슈와 모지항쪽만 도회지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큐슈와 혼슈를 이어주는 칸몬대교입니다.
지나가는 차량의 라이트 불빛과 케이블에 달려있는 조명만이 이 다리가 칸몬대교라고 알려줍니다..
팬스타를 타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세토내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토내해는 폭40-50km, 길이가 400km넘어가며 수많은 섬들로 둘러쌓여 있는 어찌보면 호수같기도 한 바다입니다.
칸몬대교와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쿠루시마해협대교, 세토대교, 아카사해협대교의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기미가요마루를 타고 제주도인들이 이 바다를 지나다녔고,
백제인들도 나라가 망하자 이 바다를 통해 야마토로 귀향길에 올랐으며,
1719년6월20일 정사 홍치중을 비롯한 475명의 조선 통신사 일행이 부산항을 출발하여
세토내해를 거쳐 9월4일 오사카 요도가와 강에 도착합니다..
조선통신사 일행이 탄 배가 너무 커 일본 배로 갈아타고 강을 따라 쿄토로 향합니다..
일본인들도 수 많은 이야기가 이 바다에 있겠지만
한국인들도 세토내해에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팬스타 갑판에서 어스름한 여명속의 세토내해를 바라보며 잡스러운 상념에 젖어 듭니다.
약간 건조하고 살짝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며 이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울림을 즐겨봅니다.
눈 앞에 많은 섬들이 천천히 스쳐 지나칩니다..
이 섬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이 납니다..
하루키가 고생한 섬이 저 섬이 아닐까하면서....ㅎㅎ
하루키의 여행법이라는 책 중 무인도 편으로 세토내해에 있는 무인도 "까마귀섬"이라고 불리우는 곳에서
3일동안 생활을 하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벌레들(아마 갯강구인 듯)때문에
텐트에 꼼짝없이 동행한 남자와 갇혀 있다가 포기하고 하룻만에 철수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 좌절하는 모습을 재미나게 보여줍니다.
그 뒤로 하루키의 글 중 텐트가 나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ㅎㅎ
아침식사후 하선할 준비를 모두 마치고 갑판에 나와 여유로운 시간을
즐깁니다..
고베시를 지나가고 있습니다...오사카가 멀지 않았네요.
해안가를 따라 건물들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여행하기 적당한 기온에 여행객의 마음도 저절로 편안해지면서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가 됩니다.
고베시와 아와지시를 연결하는 아카시대교를 통과합니다...
아카시대교는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다리인데
길이가 3911m, 중앙지간의 길이는 1991m이고 10년의 공사기간에 걸쳐 1998년에 개통되었네요.
처음에는 도로, 철도 병용 교량으로 건설할 계획이였는데 과다한 건설비 문제로 단독 교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단독교량도 5,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 건설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카시대교는 조사 단계에서부터 자연적인 여건과 기술적인 어려움, 천문학적인 비용등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컸습니다.
이 대교가 완공됨으로써 일본의 가교 기술은 세계 제일로 부상하게 됩니다.
또한 가장 높은 교탑을 가진, 중앙 경간의 길이가 가장 긴, 가장 비용이 많이 소요된 현수교로 알려졌습니다..
5000억엔이라는 막대한 비용투입이 가능했던 것은 일본 경제가 버블의 정점을 찍고 있었던 80년대라 가능하였습니다.
다리 하나에 한화로 약 5조원이라는 돈이 투입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사대강으로 25조원을 투입하고 나라가 휘청휘청하고 있는 것을 보면 80년대 일본의 경제규모와
버블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가교 건설 기술이라도 축척이 되었다지만 사대강은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요.
오전 11시....19시간의 항해 끝에 오사카항에
도착합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반원 모양의 나니와 바다의 시공간이라는 해양박물관입니다..
둥근 공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인데 프랑스 건축가로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라데팡스에 Grande Arche (신 개선문)를
설계한 폴 앙드뢰의 작품입니다..
박물관 이름치고는 문학적인 감성이 엿보이지만 지금은 관람객 감소로 인해 폐쇄 상태라고 합니다.
팬스타가 오사카항에 접안하고 있습니다..
왼쪽 높은 빌딩이 WTC코스모 타워로 간사이 지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정식명칭은 오사카 월드트레이드 센터.
지상 55층으로 최고층에는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가 있어 아름다운 오사카 야경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왼쪽 끝에 보이는 건물이 31층의 미즈노 본사 건물이고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쇼핑몰은 아시아 태평양 무역센터로 보입니다..
울 동네라면 아파트 건물로 꽉 차있을 듯 한 위치인데 여유있다 못해 썰렁한 느낌이 듭니다.
팬스타호 갑판에서 왼쪽편으로 눈을 돌려보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박해 있는 산타마리아호도 보이고, 상당한 높이를 자랑하는 대관람차,
그리고 가이유칸과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산토리 뮤지엄이 보입니다.
오사카에 온 걸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부산항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다들 은퇴를 앞 둔 분들로 보였는데
오사카항 직원들은 다들 젊어 보입니다.
21,000톤의 배가 접안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정확합니다...
하선도 잊은채 마지막까지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대표하는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의 작품인 오사카항 국제선 페리 터미널입니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25인승 버스에 탑승해 터미널 입국장까지 갑니다..
버스를 타는 거리는 백미터 정도...걸어가도 되는 거리를 굳이 버스를 태웁니다..
밀입국 방지 목적으로 그러나 싶었는데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대형 트럭이 계속해서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고 있더군요..
여행객의 안전때문이지 싶습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터미널 입구에 정차해 있는 25인승 버스로 코스모스퀘어역까지
갑니다.
요금은 무료입니다...서비스가 좋네요.
오사카에 도착한후터는 모든 것을 태준이가 결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내내 맘 편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참 좋더군요...^^
예약한 도미인 프리미엄 남바 호텔이 나가호리바시역과 니혼바시역 중간에 있어 나가호리바시역으로 가기로 정합니다.
주오선 코스모스퀘어역에서 지하철을 탑니다.
사카이스지혼마치역에서 사카이스지선으로 환승하고 한 정거장을 가면
나가호리바시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나섭니다...
북극성이라는 식당에서 오므라이스를 먹는다고 합니다.
일방통행 길이지만 주차된 차가 없어 거리 풍경이 시원시원하고 피로감도 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들 하교시간인가 봅니다...
모두 란도셀을 메고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여기가 일본이구나 싶습니다..
멀리서 봤을때는 참 괴이하게 생긴 나무구나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까마귀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나뭇가지에 각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까마귀들이 길조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확실한가 봅니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번화가인 도톤보리에 도착했습니다...
도톤보리 강이고 멀리 노랑색의 동키호테 관람차가 보이네요...
건물의 뒷편이 강쪽으로 면해 있어 그리 깔끔해 보이지는 않는데
나름 정비는 잘 되어있네요...
간사이 지방에는
"고베는 신다가 망하고(하키다오레),오사카는 먹다가 망하고(구이다오레), 교토는 입다가 망한다(기다오레)."
라는 말이 전해집니다.
고베는 외지의 문물이 가장 먼저들어 오는 곳으로 유행에 민감해 옷은 물론 신발까지 신경 쓸 정도로 꾸미는데 신경을 쓰고,
교토는 천년동안 수도였던 관계로 천왕과 많은 수의 귀족들이 살고 있어 격식을 차리는 것이 우선이였으며.
오사카는 "천하의 부엌"이라는 별칭답게 일본 각지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산물이 유통되었으므로 음식 문화가
폭넓게 발달해 있었습니다.
도톤보리 거리는 먹고 마시는 음식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이런 거리도 흔하지 않을 듯..
이곳에 오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르는 것도 큰 고민거리가 되지 싶네요.
오사카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유명한 긴류라멘입니다..
용이 여의주가 아니라 라면을 들고 간판을 뚫고 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라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은 맛보고 싶어지네요.
복어요리 전문점인 즈보라야도 보이고 북을 치고 있는 피에로로 유명한 나카자 구이다오레도 보이네요.
한국도 간판이 어지럽다고 하는데 이 동네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 명함도 못 내밀겠습니다.
누가누가 크게 간판을 만드나 시합을 벌이고 있는 듯한 모양으로
오사카를 제외하고 일본 어디에도 이런 동네는 없을 듯 합니다.
에비스바시에서 신사이바시 스지쪽으로 바라 본 모습..
최지우가 아직까지 이 동네에서 인기가 좋은가 봅니다.
중앙의 고딕양식 건물이 쇼치쿠자 극장입니다..
1923년에 문을 연 일본 최초의 서양식 극장으로 70년동안 외국영화를 상영하고,
1994년에 영업을 중단, 지금은 연극을 위한 극장으로 재개장하였습니다..
매년 가부키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극장의 외관은 개선문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데 밀라노의 라스칼라좌를 모방했다고 합니다.
다이쇼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사카시 중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도스지입니다.
도로 양 옆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숍인 샤넬, 루이비통, 까르티에,프라다, 구찌
막스마라, 크리스찬 디오르,애플스토어, 다이마루백화점등 대거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도스지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들이 하나같이 개성있고 멋이 있어
구경만해도 한나절은 금방 지나갈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 가로수로 가을에는 축제도 열리고 우메다에서 남바까지는 일방통행입니다.
중앙이 4차선이고 가로수 옆차선까지 하면 총 8차선인데 모두 일방통행이네요.
중심축인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정해 놓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오사카시 교통체계가 무척 궁금해지는 모습입니다.
북극성....홋쿄쿠세이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아에 정원이 자리잡고 있어 일본 가정집에 초대받은 느낌이 드는 식당입니다.
조금 늦은 점심인지라 기다리는 시간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다다미방이 아니라 테이블 밑이 파여있는 방(코타츠라고 해야 하나)에서 먹게 됩니다.
이 집은 오므라이스가 유명한 집으로 1925년부터 시작했으니 90년이 다되었네요.
일본식 오므라이스 기원을 두고 도쿄에 있는 연와정(렌카테이)이다. 오사카의 북극성이다.
서로 자기가 원조라고 설왕설래하는가 봅니다..
얇게 부쳐진 계란말이가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소스가 흔히 먹는 오뚜기 케찹 맛이 아니라 토마토향이 은은하게 도드라지는 맛이네요.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850엔 하는 런치세트.
토마토가 들어간 샐러드와 후라이드치킨 작은 것 세조각이 포함된 세트로
점심식사로는 양이 많은 편이네요.
살짝 어릴적 경양식집에서 먹었던 맛이 생각나 즐거웠지만
그보다도 더 애들이 맛나게 먹으니 더 좋습니다.
여행다니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수 있는 식당이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아메리카 무라쪽으로 걸어오니 만다라케가 보입니다..
중고 만화책과 만화관련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만화왕국인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게같습니다.
통상 중고 만화책의 매입가격이 판매가의 10-20%인데
만다라케는 50%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매입을 해서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이 성공했다는 자체가 일본인들이 얼마나 만화책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길가에 진열되어 있는 중고만화책을 보고 겨우 생각한다는 것이 "비오면 어떻하지." 였습니다..
진열장을 보니 커튼을 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 같기는 한데
대체 무슨 방법으로 해결할까요...ㅎㅎ
감각적이면서 유머스러운 가로등....
"이곳은 아메리카무라입니다." 라고 확인해줍니다.
이곳은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매장...
저는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인데 애들은 다 알고 있더군요.
덴마크 태생의 유니크 라이프스타일 잡화숍이라고 하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디자인이 가미된 다이소,
다이소 업그레이드 버젼 정도로 보면 되겠더군요..
확실히 디자인은 유니크한 면이 있어 구경만해도 재미납니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여 곧 한국에도 매장을 오픈한다고 합니다.
아메리카무라...미국촌...미국 문화와 상품들이 모여 있는 동네입니다.
건물 옥상에 자유의 여신상과 코카콜라 광고판이 보이네요.
이곳은 목재를 쌓아 두던 창고였는데
70년대에 서핑족들이 미국에서 들여온 서핑용품과
세계각국에서 들여온 구제 옷들을 팔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동네라고 합니다.
이곳에 오면 미국제품을 볼 수 있고 살 수 있으며 마을이 미국 분위기가 난다고 하여
아메리카무라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동네입니다.
산카쿠코엔...아메리카무라의 대펴적인 만남의 장소로 이름 그대로 삼각형 모양의 공원입니다..
휴일에는 춤과 음악 퍼포먼스등 소규모 공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때는 담배를 피면서 쉬어가는 젊은이들과
저희 가족같이 바로 앞에 있는 코가류에서 타코야키를 사와 먹는 가족들 뿐이였네요.
공원을 가로 막고 있는 건물인데 반사유리가 진한 청색이라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정남향이라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관계로 진한 색을 선택했나 봅니다.
재건축을 했는지 에어콘 실외기가 옥상 전면과 오른쪽 비어 있는 공간에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오사카에서 타코야키에 처음으로 마요네즈를 뿌려 유명해진
코가류 타코야키입니다...
이곳이 코가류 타코야키 본점이라고 하네요..
코가류 타코야키를 사서 산코쿠코엔에서 먹고 가야 아메리카무라에 왔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전주 시내를 나가(요즘은 알라딘 중고서점때문에 자주 나감)기회만 되면 타코야키를 사먹습니다..
전주 타코야키와 비교하면 이곳 타코야키가 전체적인 크기도 크고 문어도 확실히 크며
우스터소스의 양도 많고 진한 편입니다..
가쓰오부시 양은 비슷하네요..
전체적인 맛은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이곳이 좋네요..
점심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오사카에 왔으니 타코야키는 기회만 있으면 먹어야 합니다...^^
울 동네 간판는 영어가 많은 편인데 오사카는 영어보다 가다가나를 많이
사용합니다.
영어권 브랜드조차 영어보다는 가다가나를 훨씬 크게 사용하는 매장이 많습니다.
이 가로등은 오클리에서 기증한 듯...........
미도스지에 나오니 애플스토어가 있습니다.
태준이는 임대폰을 사용하고 있는중이고,
한비는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핸드폰을 사달라고 해서(한비는 이번 핸드폰이 생애 처음)
이번 여행하기전 애들 핸드폰으로
아이폰6+를 예약하고 왔습니다.
6와 6+중에 선택하라고 하니 둘 다 큰 놈이 좋다고 6+를 선택하더군요.
애플스토어에 들어가 6+를 직접 만져보더니 생각보다 좀 크다고 합니다.
5.5인치가 좀 큰 것이 아니라 많이 크죠..
살살 꼬셔 6로 하기로 결정합니다.
기계값 생각하니 애플스토어에 온 보람이 있습니다...ㅎㅎ
황금색 프라다 건물...
"나는 비싸다"라고 하면서 당당히 서 있습니다.
이곳은 다이마루 백화점..
오사카에서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백화점으로 본관, 북관, 남관 등 세 개의 건물로 구분됩니다.
고전전인 멋과 하이테크적인 멋이 상호 조화를 이루며 미도스지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는 살롱드 몽쉐르.....
그냥 지나가기는 힘든 곳입니다.....오사카에 왔으니 몽슈슈 도지마롤 맛은 봐야합니다.
롤케익 도지마롤....오사카 여행후기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도지마롤.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생크림이 듬뿍 들어 있어 인기가 있나 봅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다이마루 남관 건물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네요.
당신은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는 분이니 마음껏 구매하시기 바랍니다.또는
당신이 이곳에서 저희 제품을 구매한다면 그에 걸맞는 품위를 드리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오사카 남부지역의 대표적인 쇼핑가인 신사이바시스지에 도착했습니다..
아케이드로 이루어진 600미터정도의 상점가로 워낙 사람들이 많아 사진찍기가 힘들더군요.
지금까지 어디를 걸으면서 (촌놈인지라)좌측, 우측통행 이런 것에 신경을 쓴 적이 없는데
이곳에서는 자연스레 좌측통행(울 나라는 우측통행)을 하게 됩니다.
입구 양쪽에 스파브랜드인 유니클로와 H&M이 자리잡고 있네요.
유니클로 바로 옆에 일본의 커피전문점인 도토루가 있어 잠시 쉬어갑니다.
사람이 많아 4층까지 올라가서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 커피값이 참 저렴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아메리카노가 부가세 포함 220엔이고
용량이 큰 잔도 270엔이니 부담없는 가격입니다.
다만 올라가는 계단,테이블,의자, 화장실까지 겁나게 좁습니다..
도토루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유니클로 들어가봅니다...
디스플레이된 마네킹들이 위아래로 계속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임대료 비싼 이런 상점가에 중고서점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오래된 고서적도 보이지만 대부분 문고본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신사이바스의 화려한 쇼핑가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중고책방을 만나니
교코쿠 나쓰히코 소설에 등장하는 고서점 주인 교고쿠도의 장광설이 돋보이는
우부메의 여름이라는 책도 문득 떠오르고,
얼마 전에 본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이라는 영화도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어느새 거리에는 석양빛이 비치고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간판도 하나씩 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분해진 거리 모습이 여행객의 마음과 발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헬로키티 전문매장도 있네요..
딸랑구가 관심있는지 쑥 들어갑니다.
이곳은 서점 아센스입니다....
1,2층이 서점인데 잡지책과 자계서,소설류가 많이 보이고 대부분의 책들이 문고본입니다...
문고본이 전체 발간되는 책 가운데 30%정도 차지한다고 하니 울 출판시장에 비하면 참 부러운 일입니다.
이와나미 분코사에서 1927년 처음으로 총 22권의 문고본을 출간하면서 시작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등...
닷새뒤에는 칸트의 "실천이성비판"까지 목록에 첨가되었다고 합니다..
플라톤과 칸트의 책이 문고본으로 나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지만
1927년 이전에 번역이 됐다는 사실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문고본의 왕국이라고 할 만 합니다.
이곳은 치즈타르트 전문점인 파블로입니다.
오사카에 가면 치즈타르트 전문인 파블로와 치즈케익 명가인 오쿠로오지상은
꼭 맛보길 권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종업원들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맛이라도 볼까하다가 불운하게도 배도 부르고 저녁식사 시간이 코앞인지라 깨끗히 포기합니다.
당장은 못먹었지만 다른날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끝내 먹지 못했네요..
오사카에서 아쉬운 일 중 한가지입니다.
파블로 매장 앞에서 뒤를 돌아보니
아센스 서점 2층에 무라카미 하루키 포스터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묘사와 감성도 좋지만
삶에 대한 통찰력과 글을 쓰는 자세가 남다른 면이 있어 신간이 나오면 주저없이 구매하는
작가중 한 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지라 비록 포스터 속의 사진이지만 반갑네요...^^
에비스바스에 왔습니다...
오사카의 상징이 되어버린 글리코러너 앞에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습니다.
에비스교는 젊은이들의 난파 ..젊은 남성이 거리에서 처음 본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행동...로 유명하여
일명"난파다리"라고 불리운다고 합니다..
난파를 당하지 않고 이 다리를 건너게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젊은 여성이 있을 정도로 난파가 성행하는
다리라고 하는데 지금은 중국, 대만, 한국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네요.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밤 풍경은 여행객의 마음을 들뜨게 만듭니다..
사람이 넘 많아 자리잡고 사진찍기 무척 힘듭니다....
도톤보리 거리도 낮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왼쪽에는 간판의 게모형이 인상적인 게요리 전문점인 가니도라쿠가 자리잡고 있고,
오른쪽에는 스타벅스와 서점인 츠타야가 있습니다.
태준군이 사고 싶은 cd가 있다고 하여 5층까지 엉겹결에 구경하였네요..
요기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할려고 지나 다닐때마다 기웃거렸는데
항상 만석에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 포기하곤 했습니다.
여기뿐만 아니라 난바쪽 스타벅스는 모두 다 사람이 많더군요..
호젠지요코초를 찾아가는 중.....
백미터정도 되는 좁다란 골목길에 다다미처럼 판판한 돌이 깔려있는 호젠지요코초는
호젠지라는 작은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골목길에 60여개의 소박하지만 운치있는 선술집과 가게들이 있어
오사카에서 쇼와시대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퇴근시간 즈음 샐러리맨들과 하루 일정을 마친 여행객들이 하나둘 골목길의 선술집으로 모여듭니다..
골목길을 감싸고 있는 옛스런 분위기와 함게 선술집에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는
지나가는 객들의 기분을 밝게 해줍니다.
비가 오지 않아도 이 동네 바닥은 항상 촉촉히 젖어 있습니다...
바닥에 물을 뿌리면 복이 온다고 하네요.
은은한 초칭.....
이
호젠지요코초가 유명해진 것은 오사카 출신 오다 사케노스케의 소설"메오토젠자이"에
등장하는 단팥죽가게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이 영화로 나오면서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사카출신의 소설가중 유명한 사람이 시바 료타로와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들 수 있겠습니다.
1883년 창업한 메오토젠자이에서는 부부나 연인이 먹으면 금술이 좋아진다는 메오토젠자이
하나를 주문하면 두 그릇으로 나누어 나온다고 합니다.
부부단팥죽이라는 뜻에 걸맞네요.
다음에 오사카를 온다면 메오토젠자이를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오사카여행중 아쉬운 일 중 하나입니다..
초록색의 이끼옷을 입고 있는 미즈카케 부동존이 유명한 호젠지 절에 도착합니다.
유흥가 중심지 골목길 한가운데에 위치한 호젠지는 금바라당의 자비 지장존과 부동명왕이 있습니다.
에도시대 초기에는 천일회향의 중심지로 번영하여 천일사로 불리우기도 했는데
현재의 센니치마에(천일전)가 여기에서 비롯된 이름이기도 합니다.
부동명왕은 1945년 오사카 공습때 주변이 대부분 소실되었는데도
유일하게 타지않고 남았습니다.
원래 부동명왕은 검과 밧줄을 가지고 악연을 물리치기 위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전신이 이끼에 뒤덮여 표정을 엿볼 수 없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물을 끼얹으므로 이끼가 마를 날이 없다고 하네요.
가운데에 있는 항아리에 담긴 물을 떠 미즈카케 부동존에 끼얹은 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주로 사업과 연예에 관련된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는데
울 마나님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호젠지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난바쪽으로 갑니다.
눈에 익은 다이소..
2만여 품목이 있다는 간판에 솔깃하여 들어가봅니다..
동키호테, 군데군데 박혀있는 드럭스토어 , 다이소 이런 저가 생활용품들을
파는 곳들의 공통점은 상품들이 아주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은 점입니다.
엄청난 양의 상품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 꼭 사가지고 가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안 사면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ㅎㅎ
에비스바시스지 아케이드가 보입니다..
도로를 건너려고 파랑색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데 순식간에 어마마한 인파가 모여드네요..
일본에 가면 에비스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에비스는 일본의 칠복신중 하나로 풍어와 사업번창의 신입니다.
바람에 접힌 에보시를 쓰고 왼손에 도미를 안고 오른손에 낚싯대를 쥔 모습으로
바다의 이미지인 어업의 신입니다.
어획한 물고기는 쌀과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에 상업번창의 신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칠복신중 에비스만 일본 고래의 복신이고 나머지는 인도나 중국에서 넘어온 복신입니다.
그래서인지 칠복신중 가장 인기있는 신이라고 합니다.
에비스하니 삿포르사에서 나온 에비스맥주가 생각납니다..맛이 좋죠.
워넉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길을 건너다보니 건너지 못하고 도로 중간에 발이 묶였습니다.
센니치마에 도로에는 많은 차량들로 혼잡하네요...
오른쪽에 난바역 입구가 보이고 지상으로는 한신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시내 중심가 한가운데로 고가로 이루어진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오사카나 고베에서는 남북으로 지나가는 길은 스지라하고, 동서로 지나는 길은 도리라고 합니다.
오사카를 벗어나면 구분없이 도리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오사카의 명물이라는 고고이치 호라이입니다...
부타망이라는 돼지고기 만두를 파는 식당입니다.
오사카를 찾는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이유중 아마 첫번째가 먹거리인 듯.
그다지 많은 고민없이 선택할 수 있는 음식들이 시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도시 쉽게 맛나기 어렵더군요.
오른쪽 건물이 남바역 다카시마야 백화점입니다.
왼쪽이 다카시마야 백화점이고 오른쪽이 복합쇼핑몰인 마루이입니다.
아웃도어 전문매장인 호일산장에 잠시 들려봅니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가지 못하지요.
캠핑용품은 별로 보이지 않고 등산의류가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마무트, 컬럼비아, 노스페이스, 버그하우스 제품 등이 많이 보이더군요..
몽벨도 없고 코롱,k2, 블랙야크 이런 제품들도 없습니다...ㅎㅎ
대부분 30%정도 세일가격이 붙어있는데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들입니다...
골목 이름은 모르겠지만 참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붉은색과 주황색, 흰색 등의 등롱을 밝힌 이자카야들이 주머니 가벼운 손님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등롱을 걸고 있으면 돈 걱정없이 마실 수 있다는 표시라고 한답니다..
손님이라고 열 명정도 들어가면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이자카야들입니다.
의자도 없이 서서먹는 이자카야도 보이구요.
왁자지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와 갖가지 음식냄새가 골목길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애들만 없으면 어디라도 들어가서 비루 한 잔 하고 싶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골목길을 쑤시고 다니다보니 다시 난카이난바역 다카시마야 백화점 앞입니다.
1831년 교토에서 창업한 헌옷, 목면등을 취급하던 포목상점 다카사마야가 전신입니다.
이후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오사카에서 지금의 백화점으로 탄생하였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백화점입니다.
이곳 9층에 동양정이라는 1897년에 오픈한 햄버그스테이크 집이 유명하더군요..
이소노료타로라는 회전스시집에서 저녁을 먹습니다..호일산장과 같은 건물에 있네요.
네 식구가 서른다섯 접시 먹었으니 생각보다 적게 먹었습니다..
맛은 가격대비 소소한 편이였네요..
저녁을 먹고 미도스지 거리를 따라 호텔로 걸어갑니다..
스포타카라는 스포츠 전문 쇼핑몰인데
사진이 붙어있는 커다란 유리창이 건물로 시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축구, 야구, 스키 등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미도스지에서 바라보는 도톤보리강.
늦은 시간까지 글리코상은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입에 포키라도 하나 물려놓고 달리기를 시키면 글리코상이 더 열심히 뛸 것 같은데"
하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합니다...ㅎㅎ
글리코상의 뒷배경은 수시로 바뀌는 듯 합니다..
모비트라는 광고판에 일본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다케나카 나오토가 보입니다..
다케나카 나오토가 나오는 영화중 제가 본 것이 으랏차차 스모부, 스윙걸즈,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할복,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쉘위댄스 등..꽤 많이 봤네요.
모비트가 우리로치면 대부업체정도 되는 회사던데 규모가 상당한가
봅니다..
아사히 맥주 광고가 커서 눈에 확 들어오네요..
짱구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맥주를 먹습니다.
일본인들이 맥주를 꽤 좋아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맥주를 적게 먹는다고 합니다..
맥주 소비가 줄어들어 대신 수출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울 나라에서도 마트를 중심으로 저렴하게 판매를 하여 종종 구입하는 편인데
삿포르가 제 입에는 가장 잘 맞더군요...
도톤보리 강을 따라 걸어갑니다.......
돈보리 리버워크가 지나갑니다...
주유패스를 구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앞으로 탈 기회가 있지 싶었는데
식구들 모두 타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 끝내 못탔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서운한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반갑더군요...
도미인 프리미엄 난바 호텔은 2층에 대욕장이 있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옷을 입고 대욕장으로 갔습니다.
저 사진에 보이는 동남아계 아주머니가 남탕에 쑥 들어오더니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청소를 하더군요..
전혀 어색한 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순간 당황한 것은 저와 태준군...잠시 뭔일인가 싶더군요..
문화충격이라고 할까요........
일본인들은 온천욕장에 오면 대부분 수건으로 앞을 가리고 다닙니다...
애네들이 가리고 다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 싶기도 하더군요..
당황하는 것도 이날 하루뿐...다음날부터는 그러는가보다 하구 넘어갑니다.
저분을 찍을려구 한 것은 아니구 마눌과 딸랑구를 기다리고 있는중
욕탕 입구 분위기가 좋아 셔터를 눌렀는데 그때 마침 아주머니가 남탕에서 나오던 순간이였습니다.
욕장에서 샤워를 하고 옆에 있는 식당에서 간식으로 라면을 먹습니다.
이 호텔 좋은 점 중 하나 저녁시간 이후 간식으로 손님들에게 무료로 라면을 제공합니다.
양도 적당하고 맛이 짜지 않아서 좋더군요..
오늘은 라면으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무척 긴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기분좋은 피곤감을 간직한채 잠자리에 듭니다....
내일을 기대하면서...
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울음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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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사카의 야경이 한층 정감이 가는데요....19시간의 선상의 시간도 참으로 낭만적일것 같아요...
전 어째쯤 갈수나 있을런지....앞으로 10년은 있어야 다은이가 중학교 졸업할것 같은데요..
첫날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장거리 선박여행은 복불복입니다...날씨만 좋으면 어떤 운송수단보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데
잘못걸리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거든요...ㅎㅎ
가족이 함께 하는거
참 보기 좋습니다.
담에 교토가실때는 함께 가시지요.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벚꽃에 휩싸인 교토, 단풍에 파묻힌 교토..
생각만해도 기분이 황홀해집니다...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유모차 끌고 다니시느 분들 많아요...ㅎㅎ
애들이 진짜 많이 컸네~ 애들 졸업 측하하구~ 좋은 아빠야~~^^
항구에서 넷이 서서 찍은 가족사진 정말 보기 좋아~ 하나 인화해서 집안에 하나 걸어놔~
책상위에 조그맣게 세워놔두 좋구~ㅎ
애들에게 딱히 잘 해 준 것도 없는데 지들이 알아서 잘 커나가는 것 같습니다...
방해나 말자... 이런 생각입니다...ㅎㅎ
행님...이런 여정으로 출발하셨군요~ ㅎ
아그들 정말 머리 하나씩은 자란 것 같아요~ ㅎㅎ
마눌은 지금보다 머리 하나씩만 더 컷으면 하는 바람인데 끝났것 같아요...ㅎㅎ
제가 본 오사카와는 또다른 오사카가 있네요^^
다시가고픕니다~
여행지로서 오사카가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자주 가고 싶습니다...^^
넘 보기 좋으십니다^^
가족의 온기가 느껴지는것 같아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도 일본에 가본적없는데요 후기보니깐 가족끼리 가보고 싶어지네여 잘봤습니다..^^
일본이 해외여행치고는 난이도가 낮은 동네라 자주 가게 됩니다...만족도도 높구요...감사합니다...^^
올~여름 휴가 일본여행 계획 중인데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여름날 일본여행은 피하라고 하던데 다녀오시구 꼭 후기 좀 올려주세요...^^
멋진 일본그림 잘봤습니다.
역시나 실제보다는 그림이 더 좋습니다....ㅎㅎ
도톤보리 를 다시보니 무지반갑습니다 ^^ 즐거운 여행후기 잘보았습니다 !
좋은 소식이 들리던데 결과물 좀 신경써서 제 눈 좀 즐겁게 해주세요....ㅎㅎ
먹거리 쇼핑거리 많아서 넘 좋네요~~~ 언제
꼭 가야겠네요~~~낼 뵈요^^
요 동네는 먹을거리가 넘 많아서 탈이야..오버하기 딱 좋거든...ㅎㅎ
안녕하세요. 애들도 많이 컷군요. 항상 참 아름다운 가족.
닉네임만 봐도 반갑습니다...잘 지내시죠...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래봅니다...^^
어느곳을 가든 가족과 함깨라면 아무런 부담이 없고 그 또한 그 행위가 젤루 행복 함이지...다음편.년도 얼렁올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