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주요 지휘망 먹통… 戰時였다면 아찔한 상황이번 군 통신망 불통 사태는 국방부에서 부대와 부대를 연결하는 일부 회선에 KT망을 사용하면서 발생했다. 이종명 의
원실 관계자는 "군(軍)망을 구축할 수 없는 지역은 부대 단말기에 보안 장비를 설치하고 연결 회선은 KT망을 임대해서
쓰고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KT망을 사용했던 남태령 벙커와 한미연합사령부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통한 통
신이 두절됐고 수도방위사령부와 예하 경비단의 KJCCS망도 먹통이 됐다. 수도 서울을 지키는 56사단과 예하 연대급 부
대의 KJCCS망을 통한 연락도 끊겼다.
KJCCS는 합동참모본부가 운용하는 통합 전시관리 시스템으로 전시는 물론 평시 작전 상황 보고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
다. 육·해·공군은 물론 미군과 비밀문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지도 등 각종 시각적인 정보도 입체적으로 KJCCS를 통
해 처리한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고 군에서 KJCCS가 불통되자 위성을 통해 KJCCS망을 복구하려
했다"고 했다. KJCCS망이 불통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위성 동원 외에는 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군에 KJCCS 프로그램은 평상시 아무 이상 없이 운용되는 공기와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KJ
CCS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는 대비가 안 돼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KJ
CCS 시스템 등이 멈추면 보안 장치가 된 전화기를 통해 일일이 각종 상황을 주고받거나 문서를 팩스로 주고받는 수밖에
없다"며 "육·해·공 합동 작전이 정착된 현대전에서 KJCCS가 없으면 제대로 된 작전이 수행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남태령 지휘 벙커와 청와대·국정원·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 간의 실시간 첩보·정보 공유 시스템인 군사정
보통합 시스템(MIMS)망도 끊겼다. 전시 대통령은 물론 부처 국무위원이 모여 전쟁을 지휘하는 사실상의 '전시내각'이 정
보기관으로부터 정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방부와 국회협력관실, 국방홍보원, 현충원, 서울역 TMO 등을
연결하는 국방망 14곳도 피해를 입었다. 또 국방부와 연합사, 남태령 벙커와 연합사 사이의 화상 시스템 역시 이번 KT 아
현지사 화재 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대응은 더뎠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24일 오후 3시간 만에 합참 긴급조치반이 소집됐고, 지휘통신반에서 작전
영향을 고려한 순차 복구와 중요 지역 긴급 복구 등을 지시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26시간 뒤인 지난 25일 오후 2시를 기
준으로 장관에게 보고된 '피해 상황 보고'에는 파악된 피해 상황이 총 13건이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피해 상황의 절반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국방부는 26일 오전 7시 KJCCS 회선 등에 대한 복구를 완료했는데, 이때 총 피해 건수는 전날 보
고보다 3배 이상 많은 42건으로 집계됐다.
국방부는 그사이 대외적으로는 "군 내부망은 KT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우리 군의 작전 대비
태세는 차질이 없었다"고 했다. 이미 내부적으로 'KJCCS 등의 피해가 군 작전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온 뒤
였다. 이종명 의원은 "국방부가 KT 화재로 통신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
이 은폐가 의도적이라면 더욱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뒤늦게 통신망의 구멍이 발견된 건 최근 한·미 연합
훈련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국방부는 최근 이런 종류의 은폐 행위로 수차례 물의를 빚어왔다. 국
방부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에 대해 "미국 측
이 먼저 연기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가, 미국이 "한국 정부의 요구에 의해 유예된 것"이라고 하자 "한·미 간 협의를 했다"
고 했다. 미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 전개 중단 역시 국방부는 "한국 측 요청"이라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지만 미군 측은
최근 "한국 정부가 폭격 임무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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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이 사용하는 '지하비밀벙커 6곳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최종수정 2014.02.22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양국군은 24일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각자의 비밀지하
벙커에 들어간다. 한미가 유사시 국가지휘소로 쓰이는 지하벙커는 국내에 6개가 있다. 대부분 미국 국무장관
이나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외부에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이 1970년대 설립된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소 'CP탱고(Tango)'다. 이곳은 철저한 베일에
쌓여 존재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왔지만 지난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하면서 공
개됐다. 이곳은 한강이남 민간인 통제구역의 청계산 지하에 단단한 화강암 터널 속에 지하벙커 형태로 구축됐
다.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할 당시 언론에 수천평의 크기로 미로로 이어진 회의실, 식당 등으로 구성되
어 있으며 2개월이상 군관계자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공개됐었다. 특히 CP탱고에서
공유하는 정보의 질은 미 본토와 동등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토의 중앙정보부(CIA)와 국방성 정보국
(DIA)으로부터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다.
또 한반도 수백㎞ 상공에 떠 있는 첩보 위성과 20㎞ 고공을 비행하는 U-2 정찰기, 고고도무인기인 글로벌호
크에서 전해오는 사진정보를 모두 한눈에 받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이 남침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한다. 적어도 개전 48시간 이전에 북측의 도발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주한미
군이 한국에 'CP탱고' 벙커를 구매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CP탱
고' 벙커를 팔고 경기 평택 미군기지에 미군의 '한국전투사령부(KORCOM, 코콤)을 세우려는 계획이었다.
코콤은 지하 3층짜리 지휘통제용 벙커로 외부와 격리된 상태에서 근무자 1000여명이 1개월 이상 생존할 수 있
도록 설계됐다. 특히 지휘통제시스템(C4I)을 포함한 군사시설은 물론 지하식당과 샤워장, 레크리에이션 시설
도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용산 미군기지내에 위치한 한미연합사 지하 벙커 'CC(Command Center)
서울' 은 흔히 '미8군 벙커'로 불린다. 2002년 평시에 한미지휘부들이 이용한다는 점 등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평상시 미 첩보위성과 U-2정찰기, 통신감청 기지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종합하는 역할
을 한다. 'CP 탱고' 보다는 시설규모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12.12사태때 당시 로재현 국방장관이
급히 피신했던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군의 오스카벙커도 있다. 오스카벙커는 대구 캠프 워커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
으며 한미 양국군이 북한의 공격을 서울 이북지역에서 막는데 실패, 어쩔 수 없이 서울 이남 지역으로 후퇴 할
경우를 대비해 만든 시설로 알려졌다. 이외에 알려진 것은 없다. 한국군의 대표적인 지휘시설은 청와대 지하
벙커다. 이곳은 '국가위기상황센터'라고 불린다. 당초 기초적인 시설만 갖췄던 이 곳이 명실상부한 비상지휘
장소로 탈바꿈한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내에 위기관
리센터를 설치하고 종합적인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하면서 지하벙커를 크게 보강했다. 이곳
은 과거에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들은 취임 첫해에 어김없이 B1 벙커를 찾으면서 외부에 노출됐다. 하지만
임기 내 몇 차례 들렀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딱 한 번 방문했
다. 을지연습 때마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자 두 전직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B1 벙커에
들르지 않았던 것이다. 군 출신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을지연습 기간에 가족을 데리고 B1 벙커에 들어와 이틀
간 머무르며 직접 훈련을 지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대통령도 지난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
습기간에 이곳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또 수도방위사령부가 관리하는 'B1 벙커'다.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 위치해 있으며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곳이다. 육해공군 본부가 자
리잡은 계룡대 벙커의 문서고, 대전의 자운대 위성운영국 등이다. 이곳은 군 주요시설에 EMP방호시설이 설치
되는 곳이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앞으로 특전사사령부 등 고정시설 51개소를 EMP 추가방호시설로 지정하고 20
51년까지 구축하기로 중장기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EMP탄은 레이더와 항공기, 방공시스템 등을 무력화시
킬 수 있어 미래전에서 핵심 무기로 꼽힌다. 적의 함대나 비행기를 향해 EMP탄을 사용하면 비행기나 함대는 순
간적으로 제어기능을 잃어버려 추락하거나 방어기능을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이밖에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지하에 위치한 'B2 벙커'도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12년 8월 이 건물을 건립하면서 외부에 소개하기도
했다. B2 벙커는 한·미연합사는 물론 미국 태평양사령부 및 합참과도 군사정보와 전장상황을 공유할 수 있
는 한미연합전구지휘통제체계(CENTRIXS-K)와 화상지휘체계를 갖췄다. 또 육·해·공군 본부 및 작전사령부
와 연결하는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통해 각 군 작전을 총괄한다. 또 아이티 등지의 해외파병부대
와도 실시간 영상지휘시스템으로 연결돼 군사위성을 통해 전송된 고화질 영상을 보며 합참에서 직접 작전을 지
휘할 수 있다. 진도 8.38의 강진에도 버티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고, 전자기파(EMP) 공격도 견뎌낼 수 있는 방
호시스템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