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03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김재홍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이색적인 스포츠 시집을 선보인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신이 선택한 대상을 향한 정밀하고도 사실적인 응시와 기록을 통해, 그 대상들로 하여금 구체적인 물질성으로 살아 움직이게끔 하는 힘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야구같은 스포츠에 대한 시인의 유별난 선택적 취향이 드러나 있다. 시인이 직업적으로 겪은 방송국 근처의 경험이라든가 세계 곳곳의 풍경과 습속들을 응시하고 기록한 경험 등이 시편들 속에 복합적이고 물질적인 상상력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출판사 서평
김재홍의 「메히아」는 일견 평범한 시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입가에 배시시 웃음이 배어나는, 유머와 기지를 속으로 감추고 있는 시다. 짐짓 아닌 척하면서 허술한 표정으로, 그러나 할 말은 다 하고 있는 평범을 가장한 시다.
첫 구절부터 보라. “중남미의 어느 공화국” 출신 시민이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처지였던 “동란과 쿠데타를 딛고 선 아시아의 작은” 공화정부의 취업 비자를 받아 “뜨끈뜨끈한 잠실 야구장 타석”에 서게 된 경위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말끔한 사실 묘사부터가 벌써 웃음과 연민을 동시 유발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이 시는 시종일관 이 웃음과 연민의 이중 기조를 잃지 않으면서 ‘메히아’라는 머리통이 매우 작고, 2루타를 날린 적이 있으며, 비쩍 마른 눈의 체 게바라를 연상시키는, 그리고 늘 타석에 서면 “말 타는 자세로 방망이를 든” 인물을 살아 있는 시적 형상으로 창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시영, 김혜순(2003 중앙신인문학상 심사평, 《중앙일보》, 2003년 9월 22일)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영웅의 죽음 13
메히아 15
알 마틴 17
이스링하우젠 19
도미네이트 21
맨하탄은 아는지 몰라 23
가을 잔치 24
아침의 일 26
나는 날마다 야구 경기를 모니터한다 28
셀타비고 30
포돌스키 32
그로기 34
제2부
핫 숲! 39
와족의 봄 41
세렝게티의 치타 43
카자흐스탄의 검독수리 45
안토노프 225 47
에버랜드 나무늘보 49
여의도역 1 51
여의도역 2 53
Billy Jean, Beat It, Dangerous 55
날아라 사오정 57
처용암에서 59
평상平床 60
그 사람은 지금쯤 61
미이라 디지털 63
다시 살아가는 것 64
제3부
절정을 향하는 재규어에 대하여 69
1년 치 가방 72
최 사장 74
신 부사장 76
정 변호사 78
언어운사言語運士 80
열린음악회를 먹자 82
장문場門을 열어라 84
Hairtail Hardboiled 86
후後에 대하여 87
베델의 젊은 사진 89
사장은 각성하라 90
거북이 92
제4부
Greetings! 97
Santa Monica Pier 99
벨라지오 분수 쇼 101
저스틴 102
포트 스테판 104
길을 묻지 않겠다 105
마크 파인터 106
테 아나우 108
페어리라는 동네 109
빨판 110
앨버트 공公 111
일적재수백조쟁명一笛在手百鳥爭鳴 112
비앙리앙(變臉) 114
미니 시암 115
Asian Spirit 116
해설
유성호 응시와 기록의 이면, 비애와 연민의 페이소스 121
작가 소개
김재홍
글작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MBC에서 오랫동안 전시·공연 PD 등으로 일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예술인력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017년 박두진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2003년 중앙일보에 시 「메히아」가, 2022년 광남일보에 문학 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작품 활동 시작. 첫 시집 『메히아』를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네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성장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비대칭성의 시론적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