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어떤 해인지 결정짓는 것은 ‘60갑자(甲子)’다.
하늘에서 받은 천간(天干)과 땅에서 받은 지지(地支)로 만들어진 것이 간지이며 60갑자다. 동양 농경사회에서 대자연의 흐름에 인간의 시간을 맞춰보는 노력의 산물이다. 60갑자(갑자-계해)를 한 생애(生涯)라 하고, 61살이 되는 해가 되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회갑(回甲)이라 한다. 60갑자 첫 번째인 갑자(甲子)는 천간은 갑목(甲木), 지지는 자수(子水)로 되어 있다. 자(子)는 시간으로는 23시-01시, 물상으로 쥐로 표현했다. 쥐는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률이 높다. 사자성어로 수서양단(首鼠兩端·구멍 속에서 목을 내민 쥐가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 또는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은 쥐가 자연생태계의 맨 아래 위치하므로 생존하기 위한 수단을 의미한다. 갑자년에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1504년(연산군 10년) 갑자사화가 있다. 연산군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복위 문제로 인하여 일어난 사화로, 연산군이 폐비 윤씨의 복위를 추진하면서 성종 때 폐비를 찬성한 훈구 원로세력이 대부분 숙청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중종반정(1506년)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때 희생된 사람들은 중종반정 직후 대부분 복권된다.
1924년 갑자년에 일본은 조선반도에서 처음으로 징용을 모집해 보국대란 명분으로 나이 18∼19세의 젊은이들이 신체검사 후 군수물자 생산 공장으로 끌려가 일했다. 일명 ‘묻지마 갑자생’이라 불렀다.
또한 ‘암태도 소작쟁의’는 조선에서 처음 일어난 소작농이 일으킨 지주에 대한 투쟁이었다.
‘암태도 소작쟁의’를 소설화한 송기숙 작가의 ‘암태도’가 1979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되었다. 쟁의 주도자 서태석(1885∼1943)은 그 당시 쟁의에 가담한 농민 전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작쟁의는 추수한 곡물을 나누는 비율을 놓고 지주, 그 배후의 일본 관청, 경찰과 싸우는 싸움이지만, 한국 농민의 근본 심성은 농토와 노동 위에 생계를 세울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도덕성까지도 그 위에 세우는 제1차 생산자의 심정이다. 그러므로 소작쟁의는 생존권의 확보뿐만 아니라 땅과 관련된 인간의 도덕성 회복 그리고 그들의 오랜 농경의 역사 속에서 체득해낸 공동체적 삶의 가치로의 복귀까지를 의미한다.
투쟁과정에서 소작인들의 힘겨운 노력은 눈물겨웠을 것이다. 지주와 그 배후의 일본 관청은 농민들의 응집력이 무력이나 행정력으로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협상에 나섰다. 결과는 소작료를 8할에서 4할로 내리고 1923년도의 소작료는 33년에 걸쳐 무이자로 분할 상환한다는 조건이었다.
암태도의 소작인들 개개인은 힘이 없지만 여럿이 모이면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생기는 것이다. 지도자의 탁월한 의협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삶의 밑바탕을 빼앗고 해체시키는 이 노예화 정책에 대한 한국농민들의 항쟁은 1920년대 초부터 전국으로 번져 나간 소작쟁의로 폭발되었고 ‘암태도 소작쟁의’는 1920년대 수많은 소작쟁의들 중에서도 가장 결렬하고 끈질지게 진행되었으며 80% 소작료를 40%로 내린 암태도의 승리는 전남 서남해안의 여러 섬들의 생존권 투쟁을 불러일으킨 기폭제가 되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피지배계급 소작인에서 소상공인으로 바뀌었다. 코로나사태에 이들은 영업시간 단축과 거리 두기 등 많은 어려움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류대창 명리연구자
소득이 증가할수록 소득격차는 커지는데 저소득층들의 소득이나 생활수준은 나아져도 상대적인 박탈감의 확대는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기득권과 사회제도에 불만을 일으키고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는 지방의 문화생활을 더욱더 위축시키고 있다.
갑자를 ‘고목나무 아래 쥐’로도 표현한다. 그러나 ‘춘양목 아래 쥐’가 노는 평화로운 곳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지식인, 기업인, 언론인 그리고 시민들이 건강한 자유 시민으로서 행동에 동참하여 지역의 낙후된 문화, 예술, 언론 분야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원 전 73년 일어난 로마 스파르타쿠스는 노예 반란을 통해 ‘주인이 노예의 족쇄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족쇄를 풀어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1979년 출간된 김훈, 박래부기자의 문학기행 2권 중 소설 ‘암태도’를 참조했음)
1960년대 우리나라 인기 수출품이 다람쥐였다. 다른 나라 다람쥐들과는 다르게 작은 크기에 줄무늬도 뚜렷하고 귀엽고 영리해서 해외 동물애호가들 사이에 상당한 인기를 끌어 수출증가에 한 몫을 했다.
연재물에 앞서.....
임인년…육십갑자와 함께 명리인문학 여행 떠나보자!
인간은 자신의 운명과 인생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인류는 많은 방법으로 운명 해석에 몰두했다. 명리인문학은 그런 지혜를 축적한 학문이다. 코로나19의 창궐에 지친 독자들에게 육십갑자를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 해 위안과 안식을 드리고자 한다. ‘류대창의 명리인문학’은 격주 목요일마다 독자들을 찾게 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기를 원한다. 인간 본성에 내재한 길흉화복을 알고자 하는 욕구를 천명한 말이다. 하늘이 점지해주는 능력을 깨달아 자기의 분수와 능력을 알고 과욕을 부리지 않으며 분수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명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이므로 정해진 사주팔자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마음 자세에 따라 길흉은 상당한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돈, 둘째는 자식문제, 셋째는 건강문제다.
중국 당나라 때, 유종원(柳宗元·773~819)이 영주(永州)라는 곳에서 오랫동안 귀향살이를 하고 있을 때 일이다. 그곳 사람들은 누구나 헤엄을 잘쳤다. 어느 날 강물이 무섭게 불어났는데도 그곳에 사는 대여섯 사람이 자그마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고 했다. 강 한가운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배가 부서져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강물에 뛰어들어 헤엄을 쳤다. 같이 헤엄을 치던 사람들이 “우리들 가운데 가장 헤엄을 잘 치는 자네가 오늘은 어째서 뒤로 처지는가?”라고 물었다. 그 사람이 대답하길 “나는 허리에 동전을 천 냥을 차고 있어 자꾸 뒤처지는구먼”이라고 말했다. 같이 강을 건너가던 사람들이 “어째서 그것을 버리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지쳤지만 계속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딴 일행은 이미 강을 건너가 반대편 언덕으로 올라갔다. “아니, 이 어리석은 친구야! 돈에 심장이 뒤집히고 눈이 멀었군! 너 하나 죽고 나면 그 돈은 무엇에 쓰려고 그러는가?”라고 나무라면서 큰소리로 그 사람 이름을 불러댔다. 그래도 그 사람은 고개만 설레설레 젓다가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말았다. 그 일은 나를 매우 슬프게 했다. 돈 있고 권세 있는 몇몇 사람들이 스스로 쌓아 놓은 그 엄청난 돈더미에 깔려서 죽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유하동집(柳河東集)’에 나오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 ‘오징어 게임’, ‘지옥’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변하지 않은 인간의 욕망은 더욱더 가열되어 가고 있다. 마치 불나방처럼….
신축년이 지나고 임인년이 도래했다. 자연은 우리의 삶과 무관하게 운행되고 있지만 인간은 자연법칙이란 테두리를 벗어나 살 수 없다. 신년이 도래하면 올해의 운수가 어떻게 되는 지 궁금해 철학관을 찾는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방법으로 한 해의 운수를 알고자 한다.
옛말에 이르기를 ‘천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간은 어떻게 하면 천명을 알 수 있으며 나 자신을 알 수 있는지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하늘의 때도 알고 땅의 유리함을 얻어 사람과 화목하게 지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생존을 위해 이고득락(離苦得樂·고통을 멀리하고 즐거움을 취한다)을 원하고 있다. 인간은 재물과 권력을 탐하는 속성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결과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것의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명리학이다. 하늘의 이치(天文)를 인간의 문학(人文)으로, 하늘의 비밀을 인간의 길흉화복으로 해석하려는 것이 명리학의 주된 목적이다.
기해년(2019년), 경자년(2020년) 추운 겨울이라 활동이 움츠렸던 시기다. 신축년(2021년)은 하늘은 매섭고 찬바람이 휘날리는 신(辛)이지만 땅은 축(丑) 소의 눈망울 같은 순하고 순수한 해였다.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따뜻한 눈으로 봐주지만 매울 신(辛) 때문에 묵묵히 지켜보는 형상이었다.
임인년(2022년) 하늘의 기운 임수(壬水)는 지혜와 큰 바다 같은 포용력을 보여준다, 땅의 지령인 호랑이가 배가 고플 인시(寅·새벽 3시~5시)이기에 냉정하고 내적인 힘이 있어서 뭔가 준비를 하고 시작하려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목(寅木)은 봄의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1347년 이탈리아를 강타한 흑사병(페스트)으로 유럽의 인구 1/3이 사망했고, 그래도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남았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의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 서민의 살림살이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허탈감이 든다. 그러나 이 고난을 극복해야 하고 이겨내야만 한다. 생존을 위해서다. 호랑이 같이 용맹스러운 기운이 도래하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며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많지않음을 알고 자기 처지에 맞는 역량으로 이 고난을 헤쳐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