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국제스포츠과학세미나(한국체육학회)
박범남
주석생략
<국문초록>
문화란 인간의 총체적인 생활양식속에 내재된 물질과 정신의 가치체계라 할 수 있다.
무예는 문화적 원리가 지배하는 무형문화의 범주에 속하며 무예의 문화적 가치는 주체성과 개혁성의 조화가 이루어 질 때 더욱 온전해진다.
따라서 한국무예라고 부르는 사실은 단순한 호칭이 아닌 한국이라는 공간적 배경만이 갖는 문화양식과 그 속에 융화되어 온 한국 무예의 문화적 특성에 있다는 것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대다수의 한국무예는 수련체계나 그 바탕이 되는 무예 사상에 있어 독자적인 기반을 가지고 발전하지 못한 것을 부정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무예가 기존의 비정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예의 성장 배경에 입각한 문화로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무예의 문화적 접근은 크게 총체적 문화요소간의 상관성, 타문화와의 비교학적 접근,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로 접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무예의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문화적 특성은 한국 무예의 주체적 계승과 사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무예의 과제는 외래 무예 문화의 인식체계 속에서 탈피하여 한국문화 특성이 반영된 주체적 문화위상을 확립하는데 있다. 단 그것이 허구성을 지녀서는 안된다
I.서론
한국무예라 함은 전통무예를 지칭하는 고유적인 의미와 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취약할 지라도 한국이라는 문화적 틀 아래 한국화 되어 가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한국의 전통문화로 재창조될것이 예상되는 현재진행중인 모든 무예를 통합하여 정의 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무예 단체들을 한국무예라는 단일적 문화집단으로 인식 한다면 기본적으로 유사한 배경에서 기인하는 유사한 무예사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되는 것은 한국의 전통문화속에 원형그대로 전승되어 와서 여타의 한국무예가 표본적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문화적 특성을 지닌 무예가 과연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택견을 포함한 한국무예는 한국문화의 특성을 온전히 계승하지 못하고 온갖 다국적 무예문화가 혼용되어 있는 국적 불명의 무예로 성장해 온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실례로 전통무예임을 주장하는 한국 무예는 많으나 기술구성, 수련체계, 수련복, 예의범절, 호칭, 무예사상, 품계제도, 경기규정 등에서 한국 문화를 온전하게 계승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무예는 많으나 한국적인 무예는 없다. 이것은 한국무예의 문화적 정체성의 부재이다. 따라서 한국무예가 이러한 비정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예의 성장배경에 입각한 전통문화와의 상관성을 밝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무예의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문화적 특성은 한국무예의 주체적 계승과 사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본 글은 한국무예의 정통성 내지는 전통성의 시비를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무예와 전통문화와의 상관성을 운운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자생중인 한국 무예가 입어야 할 옷과 마음 가짐에 있어서의 중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우선적으로 무예를 문화적 범주와 가치적인 면에서 생각하여 보았고 무예연구에 있어서의 문화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한국무예의 문화적 정체성 확립에 필요한 기초 작업이라 생각한다.
II.무예의 문화적 범주와 가치
문화와 결부되어 자주 사용되는 말들로서는 고유문화, 전통문화, 민족문화, 문화양식, 문화유산 등이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사용되는 문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화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인류학에서는 "한 집단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생활 양식과 관념 및 의미의 체계"를 통틀어서 문화라고 하며 이것은 정치제도, 법체계, 경제조직, 사회조직의 원리, 신앙체계, 관습 및 가치관들의 총체로서 장기간에 걸쳐서 역사적 과정, 물리적 환경, 그리고 사회적 배경에 대한 적응 기재로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는 다수의 경험에 의하여 축적되고 다음 세대를 통하여 학습되며 그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야하는 강제성을 지닌 것도 있으며 무예처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 기능과 형태가 변하는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또한 문화는 그 분석의 차원에 따라 여러 하위문화로 다시 분류된다. 즉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법칙이 있으면서 동시에 연령, 성, 직업, 계급 및 계층에 따른 독특한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이 있다. 그러므로 개인은 복합적인 문화의 법칙을 가지고 있으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그에 관계된 문화에 의해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위문화를 크게 범주화 한다면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신문화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사상 등을 말하며 물질문화는 과학ㆍ기술 등을 말한다.
무예 또한 이러한 하위문화의 특징 요소로서 행위주체의 문화적 형태에 따라 지역별 국가별로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오늘날에 와서 각각의 특성을 지닌 문화유산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무예는 어느 문화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가? 그리고 무예를 문화적 유물로 단언하기에 앞서 "무예는 과연 문화인가?"에 대한 반론적 의문에 대하여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혹자는 무예는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전투수단일 뿐 문화적 현상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한다.
과연 실용주의는 비문화적인가? 실용주의 비문화론에 따르면 실용주의 원리가 지배하는 정치ㆍ경제ㆍ과학ㆍ기술 등은 비문화로 분류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편적 상식으로 이것들은 문화요소의 대표적인 영역들이다.
무예를 '실용적인 원리'에서만 파악하고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화하는 문화의 법칙을 무시한다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무예가 갖게되는 목적의 유동성을 배제한 견해이다.
무예는 '문화적 원리'가 지배한다. 따라서 문화의 영역에 있어 무예는 무형문화 혹은 정신문화에 포함된다. 그리고 보다 엄격히 말한다면 무예 도구까지 포함시켜 물질문화의 범주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이처럼 무예는 문화의 원리가 지배하는 정신문화의 범주내에서 분류가 가능하며 아울러 무예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한국무예에 있어 무예의 문화적 가치는 그 무예의 존재와 발전의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예의 문화적 가치, 특히 어떠한 무예 문화가 가치 있는가? 무예의 문화적 가치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의 삶에서 연역하든 과거의 삶에서 귀납하던, 주체성과 개혁성으로 집약할 수 있다.
하지만 무예가 주체성에 지나치게 기울면 자기 폐쇄에 빠져서 발전이 침체되며, 개혁성에만 기울면 무예의 전통적 가치의 파괴 내지는 사상적 혼란에 빠질 염려가 있다. 그러므로 무예에 있어 주체성과 개혁성은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무예와 문화는 상호 관련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실은 더욱 중요하다. 무예와 관련된 문화는 무예인들의 행위 양식을 규정지음으로써 무예의 주체자들에게 구속력을 행사한다. 이것은 무예와 문화와의 관계 곧 무예의 행위주체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일단 문화적 규칙에 의거하여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며 무예에 내재된 철학적 사고도 문화체계 안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예는 획일적으로 고정적으로 특정 문화에 수동하지 않는다. 무예인들은 합리적인 존재로 무예 문화를 만들고 또한 변화시킨다. 즉 문화는 행위 결정에 있어서 하나의 참조 사항이며 무예인들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문화적 법칙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인류사 이래 무예는 이러한 문화적 법칙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무예에 있어 문화적 법칙은 주체성과 개혁성의 전략적인 선택이며 이를 통하여 문화적 가치를 올바르게 전승할 수 있는 것이다.
III.무예의 문화적 접근 방법
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문화적 범주에 있어 무예의 위치를 분류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문화적 접근 방법론을 통하여 무예의 연구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무예에 내재된 문화성을 이해하는데 있어 우리는 크게 두가지의 요소로 고찰 할 수 있다.
첫째는 무예가 지닌 기술적 형태의 고찰이고, 둘째는 해당 무예가 주장하는 무예 사상이다. 기술적 형태의 고찰과 무예사상을 통하여 그 무예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하위문화 즉 윤리, 역사, 학문, 종교, 자율, 타율의식 등 총체적인 사고를 파악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문화적 현상으로써 무예를 고찰 하려면 보편적인 문화론이 적용되어야만 한다.
본 장에서는 무예를 문화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문화이해의 시각과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이 기본적인 접근 방법을 크게 세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총체적 접근방법이다.
문화는 여러 사회적 존재와 관념체계의 총체로서 이를 통해 그 사회의 모든 제도들 간에 상호관련의 성격을 규명해야 비로소 문화를 올바르게 파악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이에따라 하나의 무예문화 혹은 무예의 제도성은 그 사회를 하나의 전체로서 존재하게 하기위한 부분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따라서 총체적인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이것은 무예가 가지는 역할이 시대가 가지는 총체적 문화요소에 따라 변모되어 왔음을 증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에 무예와 상관된 다양한 문화적 요소의 역할을 밝힐 수 있는 접근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 비교학적 접근 방법이다.
한 문화는 타문화와의 비교를 통하여 그 특수성과 보편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로서 비교 ?П만? 통하여 비슷한 형태의 문화적 특질이 어떤 의미와 기능을 하고 있으며 통일한 의미가 각각의 사회에서 어떤 형태로 표현되는지를 알게 된다.
무예연구에 있어 타무예의 문화 연구는 무엇보다도 지구상의 수많은 민족이나 사회집단의 무예적 다양성과 특수성뿐만 아니라 인류무예의 보편성을 발견하게 하며, 다른 나라 무예 문화에 대한 객관적 이해의 경험은 나아가서 자기 무예 문화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안목과 능력을 갖게 해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무예에 있어 민족적 특수성과 보편성의 발견은 한국 무예와 같이 온전하게 전승되지 못한 문화적 유산의 원형접근에 도움이 된다. 또한 타민족 무예의 특수성과 보편성의 발견 그리고 이를 통한 비교학적인 접근은 자민족 무예의 문화적 원형접근에 신빙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셋째, 문화 상대주의적 접근 방법이다.
문화를 비교하여 우열을 논한다던가 한 문화를 척도 삼아서 다른 문화를 평가해서도 평가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특징의 문화는 그것이 형성되거나 존재하는 생태적 환경과 사회적 맥락 수에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자국의 무예를 너무나 절대시하거나 아니면 타국의 무예를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극단적인 경향에 빠지기 쉽다. 전자를 자민족 중심주의에 의한 문화 국수주의라하며 후자를 자민족 비하주의 혹은 문화 사대주의라 할 수 있는데 둘다 경계의 대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극단적인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예를 그것이 존재하는 맥락속에서 이해해야 하며, 그 무예의 주체자의 입장에서 설명되어지는 것과 객관적 입장에서 분석되어지는 것을 구분하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이상으로 볼 때 무예의 연구에 있어 부분문화를 통하여 전체문화의 문화적 특성에 접근하는 것은 앞서 제시한 총체적 문화요소간의 상관성, 타문화와의 비교학적 접근,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은 무예가 각나라 고유의 역사, 정치와 경제, 사상과 종교, 생활환경, 지리적 환경, 체형 등을 바탕으로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지닌 무예로 발전 전승되어져 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이상과 같은 접근방법이 한 나라의 무예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적 의미의 발견은 물론 이고 전통무예가 현대에 계승됨에 있어서의 당위적 목적이라는 가치체계를 세우는데 필요한 절차이다.
V.결론
문화란 인간의 총체적인 생활양식 속에 내재된 물질과 정신의 가치체계라 할 수 있다.
무예는 문화적 원리가 지배하는 정신문화의 범주에 속하며 무예의 문화적 가치는 주체성과 개혁성의 조화가 이루어 질 때 더욱 온전해 진다.
따라서 한국무예라고 부르는 사실은 단순한 호칭이 아닌 한국어라는 공간적 배경만이 같는 문화양식과 그 속에 융화되어온 한국 무예으 몬화적 특징에 있다는 것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대다수의 한국무예는 수련체계나 그 바탕이 되는 무예 사상에 있어 독자적인 기반을 가지고 발견하지 못한 것은 부정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무예가 비정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예의 성장배경에 입각한 문화로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무예의 문화적 접근은 크게 총체적 문화요소간의 상관성, 타문화와의 비교학적 접근,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로 접근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무예의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문화적 특성은 한국 무예의 주체적 계승과 사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무예의 과제는 외래 무예 문화의 인식체계 속에서 탈피하여 한국문화 특성이 반영된 주체적 문화위상을 확립하는데 있다. 단 그것이 허구성을 지녀서는 안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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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1987). 한국의 전통문화. 서울:심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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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1992).전통문화의 이해. 서울:한국문화재 보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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