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선교사역에 연합의 모델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진 몽골한인선교사들이 최근 교단 잉태를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몽골선교사들은 지금껏 연합을 위해 단일신학교, 단일선교사회를 유지하며 교파를 초월해 사역해왔다.
대개의 선교지는 신학교를 먼저 세우고 목회자 후보생들이 나오면 안수를 주면서 교단을 설립한다. 이럴 때 교단 배경이 같은 선교사들이 뜻을 모아 이 일을 추진한다. 혹 연합해서 신학교를 설립했더라도 개교회주의 특성이 강한 한국교회의 영향하에 있음으로 특정 교단 선교사들이 신학교 운영의 책임을 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교단 설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몽골선교사들이 자칫 연합정신이 깨질까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1995년 몽골선교사들은 연합성경훈련원(UBTC)를 개원했다. 훈련원의 운영에는 한국의 선교사들이 교단을 초월해서 참여했는가 하면, 미국 등 외국의 선교사들도 동참했다. 한국선교사들은 서양선교사들과 연합을 위해 훈련원 설립까지 1년을 기다렸을 정도로 연합정신을 살려나가고자 애썼다. 드디어 1997년 연합성경훈련원은 1회 졸업식을 했고, 같은해 신학부 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 신학부 과정 7명이 1회 졸업을 했다. 2년의 성경훈련원과 2년의 신학부 과정, 총 4년을 공부한 뒤 지금까지 졸업한 학생들에게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누가 어떻게 목사 안수를 주어야 하는가 하는 큰 문제가 당면한 것이다.
그간 신학교는 운영하지만 소속된 교단이 없기에 몇몇 선교사들은 자기가 양육한 현지인들을 임의로 목사안수하는 일이 생겼다. 또 러시아나 싱가폴, 말레이시아의 군소교단을 찾아 며칠만에 목사 안수를 받고 오는 현상도 나타났다. 심지어 평신도선교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지교회 지도자에게 목사안수를 주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루터교와 미국 침례교 등 몇몇 선교사들은 교단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쯤되자 한국선교사들도 교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분분했다. 몽골의 한국인선교사의 80% 이상은 장로교 소속이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들의 85%가 다양한 장로교단에 소속돼 있다. 따라서 장로교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럴 경우 장로교단 이외의 선교사들의 거취가 문제된다. 또 같은 장로교라고 할지라도 여성안수 문제 등에 대한 모국교회의 이견차이로 합의된 세부규정을 마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단에 가입되는 현지인들의 학력 인정, 신학교의 행정과 커리큘럼 내용의 기준 등에 출신 배경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연합정신은 지켜야 겠다는 의지를 고수하며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 목사 선교사들은 서양의 목사 선교사를 포함한 협의회를 만들어 의견대립이 클 때는 잠시 쉬어가면서 계속적인 절충안을 만들고 있다.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장로교단을 만들고자 주장하는 사람들도 한국의 장로교단이 아니라 몽골장로교단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연합의 모델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동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기도를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