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물품 |
10만 원 |
20만 원 |
30만 원 |
40만 원 |
50만 원 |
휴대폰 |
|
30 |
42 |
50 |
55 |
MP3 플레이어 |
20 |
30 |
37 |
41 |
|
전자수첩 |
10 |
19 |
25 |
28 |
30 |
위의 표와는 다르게 각 물품의 단위 가격당 만족도 증가량이 일정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단위 가격당 만족도는 휴대폰이 가장 많이 증가하고, 그 다음은 MP3 플레이어, 전자수첩 순이다. 총 만족도가 최대가 되도록 하려면 임의의 주어진 예산으로 어떻게 물품들을 구매해야 하는지 설명하시오. [15점]
[3-4] 다음글을 읽고물음에 답하시오.
[가] 파이드로스야, 문자에는 나쁜 점이 있고 그런 면에서 그림과 비슷하단다. 그림이 그려낸 화상들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나 네가 그것들에게 무엇을 묻는다면 아마 점잖게 침묵하기만 할 거야. 문자도 그와 똑같아. 넌 문자들이 뭔가 아는 것처럼 네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네가 무엇을 정말 배울 요량으로 그것이 말한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틀림없이 그것들은 늘 고정적이고 획일적인 내용만을 줄뿐이야. 그리고 말은 한번 씌어지고 나면 장소를 불문하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에게나 그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자에게나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니게 되고, 결국 그 말이 애당초 어떤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지. 그 말은 방임되고 부당하게 욕을 먹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을 낳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야 해. 왜냐하면 글자로 씌어진 말은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도울 능력이 없으니까.
[나] 근대에 접어들어 한반도에서도 문자의 독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제 문자를 통하지 않으면 서민의 일상도 어려워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은 농투성이 무지렁이들과 장돌뱅이들, 개 잡고 소가죽 벗기던 이들, 심지어 그 자식들까지도 학교 문 앞을 기웃대고, 그러다 급기야 모든 사람들이 책이란 걸 읽고, 나아가 글줄까지 긁적거릴 줄 알게 된 일종의 개벽이었다. ‘ 모든’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한편 그 독재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이기도 했다. ‘ 앎의 민주주의’ 말이다.
[다] 구술 문화에서는 고도로 예술적이고 인간적 가치를 가진 강력하고 아름다운 언어적 수행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러한 언어적 수행은 일단 쓰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쓰기가 없다면 인간의 의식은 그 잠재 능력을 더 고도로 발휘할 수 없으며, 아름답고 강력한 작품을 낳을 수도 없다. 현재까지 세계에 남아 있는 구술성의 문화 가운데, 구술성이 지닌 그 거대하고 복합적이면서도 영원히 접근하기 어려운 힘을 문자성의 도움 없이 실현할 수 있는 문화는 거의 없다. 따라서 구술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그러한 힘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들은 열렬하게 문자성, 즉 문자를 읽고 쓰는 힘을 얻고자 하지만, 문자성의 세계로 옮아감으로써 구술성의 세계에 속한 것들, 마음을 들뜨게 하는 그 수많은 것들과 또 깊이사랑을 받아온 많은 것들을 남겨놓고 떠나게 된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계속 살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죽지 않으면 안 된다.
3. 제시문[가]와 [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자의 속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각각의 제시문에서 어떻게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지 설명하시오. [10점]
4. 죠지 랜도우는 ‘인터넷과 같은 하이퍼미디어는 우리의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능력을 문자적 텍스트에 다시 결합시킴으로써 정보 사회에서 구술 문화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제시문 [다]의 논지를 반박하시오. [15점]
[5-8] 다음글을 읽고물음에 답하시오.
[가]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놓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였듯이 당신을 햇볕 속으로 끌어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저를 믿어 주십시오. 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 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 주십시오.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쓰고 나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 봤다. 또 한번 읽어 봤다. 그리고 찢어 버렸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책임을 부정하는 역사 수정주의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교육학자인 후지오카 노부가츠 교수, 독일 문학자인 니시오 간지 교수등을 리더로, 인기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를 광고탑으로삼은 이 운동은 난징 대학살과 종군 위안부문제를 국내외의 반일 세력에 의한 ‘ 날조’라고 주장하였다. 그들에 의하면 일본인은 패전에 의해 자국의 근대사를 죄악시하는‘ 자학사관’을 내면화시켜 왔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 일본인의 긍지’를 되돌려야 하고자 민족 중심의 ‘국민의 역사’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이 세력은 매스미디어를 교묘히 이용하여 정력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는 자국의 과거 잘못에 눈을 돌리기를 싫어하고, 주변 민족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민족주의적인 풍조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다] 프로이트로 하여금 ‘죽음에의 충동’을 가정하게 했던 인간의 가학 성향들 중에는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규범을 적용하는 유형도 있다. 그 결과 양심의 가책, 즉 경고 신호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통에 정신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 소행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책망하기 때문에 줄곧 후회·자책·속죄 욕구 같은 자학적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무엇보다 과거의 일은 변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자책 게임’은 영원히 되풀이된다.
사회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상 조작’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자책 게임은 주변을 향해 자신의 높은 도덕 수준을 간접적으로 과시하는 일로 해석된다. 인상 조작은 자신을 주변에 어떻게 인지시키는가 하는 목적 행동을 말한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책망할 정도로 엄격한 도덕 기준을 갖고 있답니다’라고 호소하고 싶은 것이다. 심리학자 애들러에 따르면 자신을 지나치게 책망하는 것은‘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술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심한 양심의 가책은 근본을 따져보면 병이거나 비겁함이므로 그리 자랑할 일이 못 된다. 결국 양심의 가책은 가끔씩 느껴야 정상이다. 그것이 건전한 초자아를 갖추었다는 증거이고, 자기 인지가 부정확해지지도 않으며, 규범·가치관 면에서도 세상에서 통용되는 범위를 벗어나 극단으로 달리지 않는 길이다.
[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마] 진정한 후회는 양심의 가책을 무시하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 양심에 거리끼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책망하는 자책의 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자기를 책망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런 고통의 순간을 통해서만 사람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렇게 다시 태어나는 일, 즉 인간적 부활은 후회의 감정으로 족하지 않고 자책을 거쳐 참회에 이르러야 가능하다. 후회는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지만, 참회는 잘못을 뉘우쳐 마음을 고쳐먹는 단계까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후회는 누구나 다 하지만, 참회는 자기 반성의 심한 고통을 스스로 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5. 제시문 [가]의 ‘나’와 제시문 [나]의 ‘역사 수정주의자’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10점]
6. 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제시문 [라]의 화자가 보여 주는 한계를 비판하시오. [10점]
7. 다음 글을 토대로 제시문 [마]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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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는심정 윤리에 반대하여 책임 윤리를 주장하였다. 베버가 공격하는 심정 윤리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구체적 행동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도덕적 의무와의 일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반면에 책임 윤리는 행동에 미칠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서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정치가가 오직 고귀한 심정만을 고수할 뿐 그것이 초래하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임 윤리는 그러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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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일제 시대 군청 직원이었던 김모 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딸이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막았지만 같은 동네에 살던 많은 처녀들이 잡혀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지금도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김모 씨의 반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주어진 제시문들을 모두 활용하여 논술하시오. (500자 내외)[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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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논술문제 해설(1)
[한국경제 2006-09-11 10:43]
이화여자대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문제는 언어와 수리가 통합된 통합형 논술은 아니었지만 교수님들 나름의 고민이 담긴 문제였어.
짧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통합형 논술을 대비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의 현실에 대한 교수님들의 배려와 가급적 교과서 내의 자료를 활용해 정규 교과과정의 연관성을 보여줌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도 일조하려는 이화여대측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어.
문제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문항 수가 많아서 힘들었을 거야. 인문계열은 수리 문제 2개와 언어영역에 중점을 둔 6개로 총 8문제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계열은 수리 영역에서 4개와 언어 영역에서 3개 등 총 7문제로 구성되었어.
이화여대에서 발표한 출제 의도처럼 언어적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한 언어 영역의 2개의 문제 세트는 내용의 이해를 직접 묻는 단순한 질문이 아닌, 한 지문의 부분 또는 전체와 다른 지문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연관시키도록 해서 정확한 이해력과 논리적 구성력을 측정하려고 했어. 또 문제 안에 별도의 제시문을 주고 이것을 제시문과 연관시켜서 비판적으로 검토하게 해서 비판적 사고력도 측정하려고 했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에 특정한 조건을 주고 답안을 작성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이 는 특정 주제에 대해 외워서 쓰는 이른바 '학원 논술'을 걸러내겠다는 의도야. 그러니까 주제가 같다는 이유로 어설픈 배경지식이나 어디서 주워들은 내용을 쏟아내는 미련한 짓을 하면 안 되겠지?
◆논제3 해설
3.제시문 (가)와 (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자의 속성은 무엇이며,그것이 각각의 제시문에서 어떻게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지 설명하시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푸는 것이 효과적일까? 당연히 제시문보다는 문제를 먼저 읽은 다음 '제시문 (가)와 (나)를 읽으면서 문자의 속성 중에 공통적인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찾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정리해 놓고 제시문을 읽어야겠지? 그렇지 않고 제시문을 먼저 읽으면 문제를 읽은 다음 제시문을 또다시 읽어야 돼. 그렇게 되면 문항 수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고.
제시문(가)와 (나),(다)는 말과 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장단점을 다른 시각에서 분석한 글들이야. 우선 제시문(가)는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내용으로, 소크라테스가 파이드로스에게 문자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 소크라테스는 말이 문자화됨으로써 가변성과 융통성을 잃고 획일적인 내용으로 고정될 뿐만 아니라 화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간, 장소, 독자의 신분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말이라는 것이 문자화되면 그 본질이 훼손되거나 왜곡된다고 보고 있어. 제시문(나)에서는 '문자의 독재'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문자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문자 사용의 필요성이 일반화되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거야. 그리고 이로 인한 지식의 대중화를 '앎의 민주주의'로 비유해서 문자의 대중적 사용이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보는 거지.3번 문제에서 요구하는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자의 속성'은 제시문 (가)에서는 "장소를 불문하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에게나,그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에게나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니게 되고"라는 부분과 제시문(나)에서는 "그러다가 급기야 모든 사람들이 책이란 걸 읽고, 나아가 글줄까지 긁적거릴 줄 알게 된 일종의 개벽이었다"라는 부분을 통해 알 수 있어.즉 문자의 광범위하고 무차별, 무제한적인 유통성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자의 속성인 거지. 그리고 그것이 제시문(가)에서는 부정적으로 설명되고 어떤 폐해를 생기게 하는가를 서술했고, 제시문(나)에서는 그것이 긍정적인 기능을 해서 어떠한 효과를 냈는지 쓰고 있어.
◆논제4 해설
4.조지 랜도우는 '인터넷과 같은 하이퍼미디어는 우리의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능력을 문자적 텍스트에 다시 결합시킴으로써 정보사회에서 구술문화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제시문(다)의 논지를 반박하시오.
제시문(다)는 월터 옹(Walter Ong)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 나오는 내용이야. 옹은 여기에서 인류는 문자가 도입되기 이전인 구술문화에서 더 미적이며 가치있고 생생한 언어생활이 가능했었다고 말하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문자문화의 도입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그렇게 됨으로써 구술문화만의 장점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거지.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보다 우수하다고 보는 면에서 제시문(가)와 같고, 문자문화 보급의 불가피성에 대한 내용은 제시문(다)와 공통돼.
문제를 다시 보자. 뭘 물어보고 있지? 제시문(다)의 논지를 반박하라는 거지. 근데 그냥 반박하라는 게 아니라 조지 랜도우의 주장을 토대로 반박하라고 조건이 주어졌어. 그러니까 논술문에 들어갈 내용은 제시문(다)의 논지와 이를 조지 랜도우의 견해로 반박하는 내용이야. 가끔 보면 조지 랜도우의 견해를 가지고 반박만 하고 끝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건 큰 문제야.
왜냐하면 반박하려면 반드시 제시문 (다)의 논지를 써줘야 한다구. 어떻게 제시문(다)의 논지를 밝히지도 않고 그 논지를 반박할 수 있겠어.그러니까 전자적 통신매체 환경이 문자문화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구술문화의 특성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정보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공존은 불가능하다는 제시문 (다)의 논지를 반박하라는 거야.
논술은 배경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야. 그러니까 내가 아는 내용이나 배운 내용이 나왔다고 좋아하면 안 돼.그럴수록 더 긴장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내용을 쓰고 나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논점 일탈이야. 논술 시험에서는 그렇게 배경지식을 외운 이른바 '학원 논술'을 한 아이들을 걸러내려고 조건을 많이 주는 거야. 왜냐하면 조건에 맞지 않으면 그렇게 외운 배경지식은 쓸모없는 것이 되거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특정한 시각이나 조건이 주어졌을 때는 반드시 그 시각이나 조건을 명확히 이해한 다음 논술해야 해. 가끔 보면 제시문이나 논제가 애매해서 쟁점이나 시각을 못 찾겠다거나 못 쓰겠다는 아이들이 있는데, 오해하지 말라고.애매하니까 애매한 것을 찾아내고, 명확하게 해 보라고 문제를 내는 거야. 그게 바로 논술 시험인 거라고! 나머지 문제는 다음 주에 살펴보도록 하자.
김경환 Sㆍ논술 청담점 원장
이화여대 2007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문제 해설(2)
[한국경제 2006-09-18 09:52]
각 대학 수시1학기 논술에서 수리논술에 해당하는 문제가 인문,자연계열 모두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어.인문계의 경우 수리논술의 배점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이화여대의 발표에 따르면 많은 학생들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뤄지지 못했고 답안작성이 매우 미흡했다고 그래.이는 학생들이 평소 계산과 풀이에만 익숙할 뿐,문제의 접근 과정이나 풀이의 설계방법과 관련된 자신의 사고과정을 표현하는 연습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지.
따라서 여러분은 남은 기간 각 대학의 논술 경향을 파악하고 기출문제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연습을 해야 하며 반드시 해당 문제의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필요해.여러분,힘내고 선생님과 함께 이화여대 수시 1학기 논술 문제를 풀어보자.
◆논제1 해설(인문·자연 공통)
문제의 분수시계가 작동하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직전까지로 총 16번의 정각을 표현하게 돼.분수시계는 매 정시에 물줄기의 조합이 변함으로써 시간을 나타내는데 16번의 정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16가지 이상의 물줄기 조합이 필요하지.5가지 색의 물줄기 중 3가지 이상의 물줄기로 분수대를 표현하므로 3가지,4가지,5가지의 물줄기로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될거야.
5가지 물줄기 중 3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개(= 5C3),4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5개(= 5C4),5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개(= 5C5)가 된다.
따라서 5가지 색의 물줄기 중 3가지 이상의 물줄기를 이용해 원하는 16번의 정각을 표현할 수 있어.
그러나 문제에서는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아닌 분수시계를 설계하라고 했음에 유의해야지! 수시 1차 시험 후 상당수 학생들이 문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있었어.풀이를 하기 전 문제를 자세히 읽어 답변을 빠뜨리거나,문제에서 요구하는 답변이 아닌 엉뚱한 답변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예를 들어 분수시계로 표현해야 할 정각의 시간 6시부터 21시 중 오전과 오후의 경계가 되는 12시 정오는 가장 화려할 것으로 예상되는 5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해 많은 사람들이 분수를 보고 정오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고,오전 6시,9시 그리고 오후 3시,6시,9시와 같은 3의 배수의 시간에는 4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하고,그 외의 시간에는 3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그리고 3가지 이상의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의 수는 16가지이므로 같은 조건으로 24시간 동안 작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겠지.하지만 24시간 동안 작동하도록 분수시계를 설계하고자 한다면 분수대에 물줄기가 2개 이상 나오도록 조정해 2가지 이상의 물줄기를 이용해(= 5C2+5C3+5C4+5C5=26) 표현하면 될 것이다.
또는 오전,오후의 구분없이 오전 1시와 오후 1시를,그리고 오전 2시와 오후 2시를 동일한 물줄기로 표현하도록 한다면 12개의 경우의 수로 모든 시간이 표현 가능하므로 분수시계를 24시간 동안 작동하도록 할 수 있겠지.
◆논제2 해설(인문·자연 공통)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갖고 있으므로 취사선택의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되는데,합리적인 결정방법을 통해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경우를 선택해야 돼.주어진 표를 살펴보면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 모두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10만원씩 증가함에 따라 만족도의 증가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여기서 일정한 기간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겠지.그 변화폭이 세 가지 상품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을 10만원 저렴한 것을 살 때 줄어드는 만족도의 양(a)과 그 저렴한 것을 구입함으로써 생긴 여윳돈으로 또 다른 하나의 제품을 10만원 비싼 것을 살 때 증가하는 만족도의 양(b)을 비교해 만족도의 변화량(=b-a)이 최대가 되는 제품을 선택하면 될거야.
현재 가지고 있는 90만원의 예산으로 각각 30만원 가격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보자.그때의 만족도는 104가 되지.그리고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의 가격이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감소할 때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12,-7,-6이 되고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증가할 때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8,4,3이 된다.
이때 위에서 설명한 만족도의 변화량(=b-a)이 최대가 되는 경우를 찾아보면 만족도가 가장 적게 줄어드는 전자수첩을 10만원 저렴한 것을 구입하고,만족도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휴대폰은 10만원 더 비싼 것을 구입하면 만족도의 총량이 2(=8-6) 증가하게 되겠지.따라서 각각 30만원 가격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휴대폰 40만원,MP3 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만족도를 크게 할 수 있는 제품의 선택이 된다구.알겠지?
같은 방법으로 현재 휴대폰 40만원,MP3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의 가격에서 10만원 줄어들 때의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8,-7,-9이고 10만원 증가할 때의 만족도의 변화량이 5,4,6임을 알 수 있다.
이때 10만원 저렴한 것을 살 때 감소하는 만족도의 최소값이 7인데,그 아낀 10만원으로 다른 제품을 살 때 증가하게 되는 만족도의 최대값은 6이므로 그와 같은 선택을 할 경우 전체의 만족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
따라서 만족도가 최대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산 90만원으로 휴대폰 40만원,MP3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의 제품을 구입해 만족도를 106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는 말씀이야.
논제2의 다음 문제는 주어진 표와는 달리 단위가격당 만족도의 증가량이 일정하고 그 크기가 휴대폰 > MP3플레이어 > 전자수첩 순인 경우('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예산의 변화에 따른 선택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는 문제야.
예산이 150만원 이상인 경우 세 가지 상품 모두 50만원의 제품을 구입하면 될 것이고,그 이하의 예산을 가지고 있다면 전자수첩이 만족도의 변화폭이 제일 작으므로 10만원씩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해 나가면 되겠지.
같은 방법으로 110만원 미만의 예산을 갖고 있는 경우 그 다음으로 만족도의 변화폭이 작은 MP3플레이어를,70만원 미만의 예산을 갖고 있는 경우 휴대폰을 10만원씩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겠지.예산이 30만원이 되지 않는 경우는 10만원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도 수치를 비교해 선택하면 될거야.
이는 문제의 주어진 조건에 따라 제품 세 가지를 하나씩 모두 구입하는 경우에 대한 설명이 되겠고 세 가지 물품 중 두 가지를 구입하는 경우도 가능하다고 한다면 10만원의 제품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도와 타 제품의 단위가격당 만족도의 변화량의 크기를 비교해 10만원의 제품을 구입한 채 다른 제품을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가격을 낮출지,아니면 10만원의 제품을 포기할지 살펴보면 돼.
◆논제5 해설(인문·자연 공통)
5.제시문 (가)의 '나'와 제시문 (나)의 '역사수정주의자'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제시문 (가)의 '나'와 제시문 (나)의 '역사수정주의자'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지 없는지,반성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차이점이겠지.하지만 달랑 이렇게 한 줄만 쓸 수는 없잖아? (가)에서 화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성의 성격이나 (나)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의 반성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를 서술해야 할 거야.(가)의 화자는 자신이 무진을 떠남으로써 이루어지는 이별이 잠정적인 이별임을 강변하고 있지만,그것이 얼마나 비겁하고 교활한 자기 합리화에 불과한 것인지를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표지판을 통해 깨달아서 부끄러움을 느낀 거야.(나)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일본인들의 정당한 역사적 반성을 '자학 사관'이라고 비판하면서 반성의 부당함 혹은 불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는 점에서 (가)의 화자와는 대조적이지.
◆논제6 해설(인문·자연 공통)
6.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제시문 (라)의 화자가 보여주는 한계를 비판하시오.
제시문 (다)는 지나친 자책이나 부끄러움,반성이 오히려 병이나 비겁함일 수 있음을 지적하는 글이지.즉 진솔한 반성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과도한 반성은 오히려 자기 합리화나 자기 과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어.제시문 (라)는 우리가 잘 아는 윤동주의 '서시'야.'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화자의 태도를 통해서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한 인식과 역사 속의 자신에 대한 반성,순수한 삶에 대한 소망을 알 수 있어.
그런데 이렇게 드높은 도덕성과 투철한 애국심으로 존경받는 윤동주의 시를 비판하라니 어떻게 비판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통해서 교수님들은 비판력과 독해력을 동시에 측정하려고 하실 거야.그러니까 평소 비판적 사고를 많이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세상 모든 것은 다 비판과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고,예외는 없어.그게 윤동주라도 말이야.(다)를 보면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술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어.
(라)에는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가 나오지.그것을 (다)의 입장에서 보면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나 각오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거지.그러니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이고 자기 스스로 길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거야.
◆논제7 해설(인문)
7.다음 글을 토대로 제시문 (마)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막스 베버는 심정 윤리에 반대하여 책임 윤리를 주장하였다.베버가 공격하는 심정 윤리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구체적 행동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도덕적 의무와의 일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반면 책임 윤리는 행동에 미칠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서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정치가가 오직 고귀한 심정만을 고수할 뿐 그것이 초래하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임 윤리는 그러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제시문 (마)는 자신의 잘못을 단순히 후회하는 차원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마음을 고쳐먹는 참회의 단계로까지 발전해야 진정한 자기 반성이 이루어진다고 얘기하고 있어.즉 반성에도 여러 단계가 있고 그것들이 진정성으로 일정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얘기하지만,막스 베버는 그러한 반성들이 구체적인 어떤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심정 윤리적 차원에 머무르고 만다고 주장하는 거지.
◆논제8 해설(인문·자연 공통)
8.일제시대 군청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딸이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막았지만 같은 동네에 살던 많은 처녀들이 잡혀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지금도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김모씨의 반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주어진 제시문들을 모두 활용하여 논술하시오.(500자 내외)
이 문제는 과정 평가형 문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제시문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반성의 방식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들의 차이점을 알며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해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야.문제 5번부터 7번까지 제대로 이해하고 썼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을 거야.한 가지만 얘기할게.제시문 (마)에서 보면 후회는 자책의 순간을 가져야 진정한 후회인 참회가 된다는 거잖아.그러면 문제 8에서 나오는 반성은 단순한 후회일까 아니면 진정한 후회인 참회일까? 반성을 하기는 하지만 자책의 순간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야.그런 상황에서 자책의 순간을 가지려면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는 시간을 갖거나 해야 할 거라고.이렇게 과정 평가형에서는 마지막 문제에서 분명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해 줘야 하고,중간에 있는 문제에서는 묻는 질문에만 답을 해야 돼.중간에 있는 문제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다 해 버리면 안 된다고.그런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모 교수님께서는 "내가 언제 이 문제에서 이걸 물어봤어? 물어봤냐고?" 하시면서 수험생들을 불러다가 묻고 싶으시다잖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거야.아이들이 주관식 문제,서술형 시험에 익숙지 않다 보니까 논술 시험에 자기가 아는 주제나 내용이 나오면 문제와 상관 없이 마구 쓰는 경우가 많아.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야.시험이라는 건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물어보는 것에 제대로 답을 하는 거지,내가 안다고 해서 묻지 않은 것 또한 비슷한 것을 무조건 쓰는 게 아니야.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 정리를 다 알지? 피타고라스 정리가 나오는 과정도 다 증명할 수 있을 거야.그렇지만 X라는 근을 물으면 근을 답해야 돼.증명할 수 있다고 근을 물었는데 증명해 버리면 0점을 맞아도 할 얘기가 없는 거잖아.그렇듯 논술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는 시험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