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면접 준비를 위해서 이틀 전에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면접관련자료(면접후기, 전략) 등을 찾아다닙니다.
선생님들은 휴가시즌이라 학교에서 실종이라 준비는 저 혼자 합니다. 막막해서 뒹굴뒹굴합니다... 는 훼이크고 머리 좀 비우면서 느긋하게 하다가 생각나는 거 중간중간 정리합니다.
그리고 카이스트 심층면접 관련 자료를 꼼꼼히 읽습니다. 창의성, 논리성 등 중시하는 게 보입니다. 관련 예를 한두개씩 파 둡니다.
이슈는 평소에 심심풀이로 신문 읽어둬서 어째 괜찮습니다 라는 마인드로 갑니다.
그렇게 하루 전날 밤까지 뒹굴뒹굴거리다가 “아 준비 해야겠다” 라는 마인드로 갑니다.
아침 8시까지 카이스트에 도착하기 위해 5시에 일어나 수원에서 내달립니다.
7:30에 도착입니다. 교복 입은이도 있고 사복 입은이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다 면접자료 열심히 읽는데 나는 멍 때리고 있습니다 (..)
그러더니 적당한 시간에 “학생들 들어오세여” 해서 들어갑니다.
터만홀인가... 거기서 약간의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왠지 [전략적 관계]를 가집니다.
한 열이 (ex:A0, B0, C0, D0, ...)같은 조입니다. 앞뒤로는 여자애가 앉아 있습니다. 전 법사라서 여자랑은 말 잘 못합니다. 일단 동맹을 맺습니다.
그리고 이름표를 받습니다. 제 이름은 좀 비싼 이름이라 (..) 옆자리 애가 알아봅니다. 그렇게 어느새 친구를 먹습니다. 의외로 수다스러운 친구라 꽤 금방 친해졌습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데이터마이닝 캠프 가신 분이더라고요. 오오 좋은 우연이다. 그리고 앞자리에는 올해 KISEF에서 본 선린인터넷고등학교 모굇수분이 계셨습니다... 더럴... scary..
그룹면접을 봅니다. 저희 그룹은 남3 여3의 젖절한 그룹입니다.
면접실로 들어갑니다. 세 교수분이 계십니다.
사회자를 선정하라는 말을 하셨지만 어째 저희 그룹은 모든 애들이 고루고루 말을 다 잘 합니다. 고로 사회자 선정은 어느새 물건너가 버렸습니다.
그 전에 주제를 먼저 선정해야겠지요. 주제선정도 우리끼리 알아서 하는 겁니다. 주제는 3가지를 줍니다.
1> 지성 감성 인성 다 갖춘 로봇에 인권을 부여할까요, 말까요?
2> 대학 사법화, 어쩔까요?
3> 위키리크스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밀폭로는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안 폭로는 알 권리를 기만하는건데에...
사실 첫 번째 거 빼고 맘에 들었습니다. 인권은 너무나 애매모호한 요소이니까요 -_-;
근데 결국 첫 번째 것으로 되었습니다 (...) 그래서 열심히 떠듭니다.
딴거 다 부질없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하고, 논리적으로 근거 잘 대고, (타인의 말을 존중한다는 의미랄까?) 누구누구 의견에 대해서 반박이라던가 하고, 뭐 이런 식으로 젖절히 잘 하면 되므로 패스.
이제 개인면접입니다. 뭐 물어볼지 모릅니다. 자소서 나온거 물어볼수도 있고 역량물어볼수도 있고 문제 꼬투리잡을수도있고.. 으으 몰라요. 그냥 머리를 비웁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특징을 부각할 예들을 머릿속에 버퍼링 해둡니다. 그리고 논리적이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이미 특유의 수전증이 오고 있는 것 같군요(...)
주변에 먹을 게 쌓여있어서 커피 한잔 마시고 캐러멜 먹어가며 기다리면 각 팀에서 번호 제일 빠른 애부터 개인면접을 봅니다 (행 순으로). 제일 앞의 애는 스트레이트로 개인면접을 봅니다 (그래서 가방을 가지고 가는가 봅니다. 개인면접 끝나면 집으로 스트레이트로 가거든요)
개인면접을 봅니다. 머릿속에 다시한번 논리적 사고 버프를 겁니다. 왠지 그룹면접 봤던데랑 똑같은 교수와 교실입니다. 과학, 수학 문제를 물어봅니다.
과학은 물/생/화 중 택 1입니다. 물리를 보겠어!
물리 보니깐 왜 강물 얼음이 위에 뜨냐고 물어봅니다. 오홍 내신 꼼꼼이로 하면 되는 거네. 하면서 나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만 비열이란 개념을 말했으면 더 좋았을 걸 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수리를 봅니다. 왠일로 통계가 나옵니다. 나름대로 풀어보나 역시 통계는 무리입니다 (데이터마이닝까지 다녀온 이 사람이..). 식을 세웠으나 어째 예외가 발생하는군요. 하지만 교수님들이 왠지 시간이 다 되었다면서 그냥 넘어가십니다. 집에서 다시 생각해 봐도 알쏭달쏭하네요. 에라, 무지함을 통탄하며 넘어갑니다.
카이스트에 왜 지원했냐고 묻습니다. 뒹굴뒹굴하며 생각해 둔 점을 말합니다. 리더쉽을 강조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꿈이 강한것 같은데 그 꿈을 위해 뭘 준비했냐 라고 묻습니다. 좋아, 트랩카드에 걸렸어! 정올 스스로 열심히 해서 이런저런것들을 남기고 실력도 올랐다는 걸 나름 논리적으로 보여줍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블로그에 싸지른 것도 이야기하는건데 아쉽습니다.
교수님들이 까먹고 있었던 영어면접 하자고 합니다. 어떤 여자애가 시소에 앉아있고 남자애도 시소에 앉아있는데 여자애가 시소 축에 가까이 있어서 시소가 여자애쪽으로 기울어집니다. Explain! 하래서 마침 중딩때 물올 본 지식이 죽지않아서 torque를 건드립니다. Any Question? No Question! 혀가 굳어서 연음이 잘 안나왔지만 무사히 통과한듯 싶습니다.
자기 피력 시간입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프로그래밍 대신 RPGXP 가르켜서 꿩 대신 닭의 효과를 낸 걸 창의력으로 써먹습니다. 자기학습력도 강조하고 역시 준비했던 멘트를 말했지만 앞에서 이미 피력한 것들이라 이펙트는 약할 겁니다. 블로그 얘기 깜빡한게 아깝네요. 마지막에 선배님이 트위터에서 동아리 오세요 한 거를 마무리멘트로 합니다. 시간도 대강 Safe하게 끝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1차가 800~900명이 지원했는데 거기에서 붙은게 기적이리만큼 1차를 못한 것 같군요. 2차는 어느정도 흡족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진인사 대천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