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 일찍 잤더니 새벽 5시에 눈이 떠져 버렸다.
나같은 잠보에게 정말 신기한 일이당~~
어제 미리 예약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한 후 걸어서 치산호텔까지 갔다.
밤새도록 눈이 와서 사람들이 눈 치우느라 난리다.
사람들 다니는 길만 겨우 치워놓고 길 옆에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꼭 폭격맞은 도시같다.
매일 눈치우느라 정말 고생이 많겠다.
어제 너무 저렴한 숙소에서 자서 그런지 치산 호텔이 너무 고급스럽게 보였다^^
체크인을 한 후 로비에 앉아서 눈이 그치기를 기다린 후 9시 30분에 출발하였다.
오늘의 일정은 홋카이도 대학과 오타루!!
먼저 어제 어둠속에서만 본 홋카이도 구청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어슴프레한 조명 속에서 본 홋카이도 구청사도 멋있었지만 아침에 보는 구청사의 모습도 꽤 멋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오래 보지는 못하고 홋카이도 대학으로 바로 이동하였다.
여기는 눈이 하도 많이 내려서 우산 쓰는 것도 귀찮아 그냥 겉옷에 달린 모자 하나 달랑 뒤집어 쓰고 다녔다.
모자 안 달린 옷 입고 왔음 큰 일 날뻔 했다^^
넓은 캠퍼스가 온통 푸르른게 홋카이도 대학의 매력이라 그런지
겨울에 보는 홋카이도 대학은 여름만큼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눈이 내리니 꽤 운치가 있었다.
그러나 눈이 내리고, 맑아지고, 우박 내리는 날씨는 대략난감이다.
유명한 포플라길(여름에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멋졌다.
여름에 잎이 무성하면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같았다.)까지만 본 우리는
클라크 회관에 있는 학생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역시 학생 식당이 최고!! 이것 저것 골라 먹어도 별로 비싸지 않았다^^
12시 14분 출발 에어포트 지정석을 예약하고 미나미 오타루를 향해 떠났다.
*여기서 잠깐!! -
일본의 기차 티켓은 우리나라처럼 자리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자리값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300엔)
그러나 우리처럼 패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료로 지정석 예약을 할 수 있다.
앉아 가서 좋고, 자유석보다 자리가 더 좋은 경우도 많으니 꼭 지정석 예약을 한 후 타도록 하자!!
각 역에 있는 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예약가능하다.
그리고 오타루로 갈 때는 기차 진행 방향 오른쪽,
오타루에서 삿포로로 돌아올 때는 기차 진행 방향 왼쪽에 앉아야 바다가 보인다.
여행기에서 자주 보았던 것처럼 오타루까지 가는 길에는 어느 순간부터
기차와 바다가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날씨가 너무 궂어서 파도가 어마 어마했다.
그 거센 파도가 기차를 삼켜 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울 정도로...
오르골 본당부터 구경하기로 한 우리는 오타루역이 아닌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렸다.
미나미오타루역에 12시 42분 도착!!
여전히 눈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삿포로보다도 눈이 더 많이 내린다.
게다가 우박처럼 내려서 얼굴이 아파 앞을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제는 눈이 그만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에서부터 걸어서 먼저 도착한 곳은 오르골 본당~~
15분마다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는 증기시계가 너무 예뻤다.
근처에 키티 눈사람을 만들어 놓은 것도 너무 예뻤다.
눈을 피해 오르골 본당을 구경했지만 사진에서 많이 보고
살 마음이 없어서 그런지 별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운하에 도착했는데도 눈은 여전히 사정없이 내린다.
어둠이 내리기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운하공예관에 가보기로 했다.
가다보니 기타노아이스크리무상 가게 표지판이 보여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밀크를 먹었는데 맛은 굉장히 진하나 그렇게 맛있는지는....) 운하 공예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 올라갔으나 겨울이라 그런지 밖으로 나가는 문은 닫혀있고
그나마 눈이 많이 쌓여서 밖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우박과 싸우느라 힘이 빠진 우리는 짐을 내려 놓고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좋기는 했는데 좀 불쌍하긴 하다^^
전망대에는 방명록이 있었다.
러브레터로 유명해진 곳이다 보니 한국 사람들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어서 반가웠다.
전망대에서만 계속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배고픔과 추위를 피할 장소를 찾아 헤매던
우리의 눈에 들어온 곳은 오타루 운하 식당!!
운하 바로 근처에 있고 굳이 저녁을 먹지 않아도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운하에 어둠이 찾아와 운하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왔으나
거센 바람에 눈까지 몰아쳐 도저히 사진을 찍을만한 분위기가 안 되었다.
남들은 잘도 찍어 오더만..
여기까지 와서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못 찍어가나 싶어 속상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눈이 조금 그쳐 아쉬운대로 운하 사진을 찍고 오타루역으로 향했다.
여전히 내리는 우박!! 여긴 왜 이런 눈이 내리는 걸까?
아!! 오늘 날씨 영 안 받쳐준다ㅠㅠ
낭만의 도시 오타루가 날씨 탓인지 나에게는 전혀 낭만적이지 못한 도시가 되어 버렸다.
5시 34분 출발 에어포트를 타고 삿포로로~~
오타루에서 너무 고생을 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갈까 했지만
오늘은 징키스칸 요리를 먹기로 한 날이라 힘들어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스스키노역까지 이동한 후 4번 출구로 나와 조금 헤매다가
삐끼같은 사람에게 물어서 겨우 도착했다.
(삐끼같아 보여서 무서워 물어볼 생각을 못했는데 물어보니 의외로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다루마본점!!
징기스칸 요리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만 유명한게 아닌가 싶어서 호텔에 물어봐도 제일 먼저 추천해 준 집이 이 집이었다.
밖에는 벌써 사람들이 많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분점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도 된다는 표지판이 걸려 있어도 아무도 이동하지 않았다.
역시 사람들 마음이란... 다 똑같아!!^^
얼마간 기다린 후에 가게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안은 정말 허름하고 좁았다. (전통 있는 집은 원래 그런 법이지~~)
회전초밥집처럼 가운데 아줌마 몇 분이 계시고 둥그런 탁자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고
그 사이 사이에 불판이 있었다.
앉기가 무섭게 아주머니가 불판에 고기와 야채를 올려주셨다.
우리는 징기스칸 4접시(한 접시에 735엔), 밥 3그릇(한 공기에 210엔),
맥주 1병(630엔. 홋카이도 한정 맥주인지 매우 비쌌다)을 시켜서 먹었다.
징기스칸 요리는 양고기를 야채와 함께 구운 후 간장 소스 같은 것에 찍어 먹는 요리인데
양고기는 손질을 잘 못하면 누린내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냄새도 전혀 안나고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연기로 가득한 좁은 곳에서 먹다 보니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정말 good이었다.
온 몸에 고기 냄새가 가득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제발 날씨가 맑아지기를 바라며...
첫댓글 키티 눈사람이랑 같이 있는 수경이님 이쁘세요 ^^ 아 근데 여름에 가면 눈을 볼수 없어서 아쉽지만...-.-;;
얼굴 공개하는거 민망하긴 합니다^^;; 여름의 홋카이도도 분명 멋질거예요. 나중에 좋은 사진 많이 부탁드려요~~
느낌표가 떠요 ㅠㅠ 엑박도 아닌..
아 역시 겨울은 훗카이도야--;;
저도 여름에 가려다 겨울로 바꾼 거였는데 지금은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기 밑에서 네번째 사진은.. 비에이 역 사진 같은데... 눈이 많이 오는 중이었나봐요.. 날씨가 흐림... ^^
미나미 오타루역이예요^^
에이~~ 비에이역 맞는거 같은데요...? 아니면 미나미오타루랑 비에이역이랑 똑같이 생겼던가.. 제 여행기 비에이 사진 보시면 똑같애요... ^^
ㅋㅋㅋ..제가 봐도 그런데용??? 나도 뭔가 이상하다 싶었어요
이수영의 뮤직 비디오를 다시 보니 오타루의 명소들이 눈에 생생합니다...님 덕분에 가고 싶은 곳 다시 가봅니다.^^
오타루와는 날씨운이 없어서 저에겐 낭만적인 곳이 못 되었답니다ㅠㅠ
저도 겨울에 갔었는데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너무 춥고 눈도 많이 내려서 사진찍을줄도 몰랐네요. 지금 사진보니깐 멋진데. 전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고개길이 다 얼어붙어서 넘어질까봐 엄청 조심했었어요.
저희가 도착한 날도 눈보라치고 장난 아니었어요. 저랑 엄마는 위에서 기다리고 아빠 혼자서 찍고 올라오신 사진이예요^^
너무 부럽네요..부모님하고 같이 훗카이도 여행이라니. 저도 언젠가는 꼭.. ~~~ 그럼 건승 하세요 ㅋ
정말 잊지 못할 환상적인 여행이었습니다. 님도 언젠가는 꼭 이루시길 바래요~~ 건승!!
위에서 네번째 역 사진.. 미나미 오타루역이 아닌 비에이역입니다. 파란연필님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