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화제
⊙ 日暖風和(일난풍화)-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화창하다.
⊙ 蓮形玉色似蘭香(연형옥색사난향) - 연모습 옥빛에 난초같은 향기여.
⊙ 雖信花中原有筆 毫端方欲吐春霞(수신화중원유필 호단방욕토춘하) -
비록 꽃 속에 붓이 있는줄 알지만 붓끝에서 바야흐로 봄아지랑이를 토한다.
⊙ 蓮形玉色似蘭香 點斷春風衆潔芳(연형옥색사난향 점단춘풍중결방) -
형태는 연꽃의 옥빛을 닮았고 향기는 난향 같은데 스치는 봄바람에 고결한 자태를 뽐내는구나.
⊙ 應是玉皇曾擲筆 落來紙上自生花(응시옥황증척필 낙래지상자생화) -
아마도 옥황께서 일찍이 붓을 던진 것이 땅에 떨어져 스스로 생긴 꽃이다.
⊙ 一樣木蓮色不同 滿枝紫白艶濃中(일양목련색불동 만지자백염농중) -
같은 모양의 목련이 빛은 같지 않으나 가지에 가득한 붉고 흰 꽃이 어여쁘게 무르녹았다.
⊙ 翠篠無力引風長 點綴銀花玉雪香(취소무력인풍장 점철은화옥설향) -
푸른 가지가 힘이 없으니 바람따라 늘어지고 은빛 꽃 수 놓아서 옥설같이 향기롭다.
⊙ 花紫葉靑滿院開 姸姸如錦入眸來(화자엽청만원개 연연여금입모래) -
자주 꽃 푸른 잎 집에 가득 피니 비단처럼 곱게 눈동자에 들어온다.
⊙ 百蓮花發滿庭香 素艶團端粧似玉娘(백련화발만정향 소염단단장사옥낭) -
백목련 꽃이 피니 향기 뜰에 가득하고 희고 어여쁜 단장 옥랑자를 닮았다.
⊙ 彫飾固堂去 泥豈必渾 熾然新設法 陸地又高原(조식고당거 어니기필혼 치연신설법 육지우고원) -
원래 단청에 그려지는 꽃은 아니지만 어찌 진흙 속에 섞여 피겠는가 부처도 새로운 법을 설할 땐
육지에서도 다시 높은 곳을 찾아 하지 않았던가.
⊙ 一筆不嫌少萬筆 不嫌多盖畵本無 法惟求其趣巳耳(일필불혐소만필 불혐다개화본무 법유구기취사이) -
한획이 적은 것도 아니요 만획이 많은 것도 아니라 그림은 본시 법이 없는 것이요 다만 그 의취 만을 구할 뿐이다.
⊙ 花房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牡丹 唯唯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모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 -
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이 선명하여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 蓮香玉色似蘭香 占得春風衆潔芳 最是賞心明月夜 塵中煩惱總遊忘
(연향옥색사난향 점득춘풍중결방 최시상심명월야 진중번뇌총유망) -
연 향기 구슬빛은 난초향기 닮아 봄바람 차지해 모두 깨끗하고 꽃다웁다.달 밝은 밤 구경하는 마음 가장 옳으니
속진중의 번뇌 모두 잊어버린다.
⊙ 花房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牧丹 唯有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목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 -
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이 선명하여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 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 流光荏苒屬端陽 玉馨聲中年日長 老鶴無心庭畔立 好風時送木蘭香
(유광임염속단양 옥형성중년일장 노학무심정반입 호풍시송목란향) -
세월이 느릿느릿해도 벌써 초닷새. 관청 안 풍경소리 해는 솟아 대낮. 들가에 무심히 선 나이 든 학이
때때로 바람 타고 보내는 향기.
■ 목단의 화제 ■
⊙ 合房如握拳 吐如掌口(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 -
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바닥 입벌린 듯.
⊙ 芳名競占百花玉 更見長安繡蕭帳(방명경점백화옥 경견장안시수장) -
다투어 꽃중의 왕이라 높은 이름 얻었고 장안의 수놓은 휘장에 의지함을 다시 보네.
⊙ 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 -
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 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 -
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 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 -
작은 뜰에 만발한 꽃 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 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 -
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 倚欄 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 -
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 淺淺花開料 風 苦無妖色畵難工(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 -
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 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 -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 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것인가.
⊙ 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 -
봄 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수염의 꽃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 잡고 빗속에서 보는 것만 못하다.
⊙ 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 -
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라가버릴 것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구나.
⊙ 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傳粉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 -
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혼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 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 -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빛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 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 -
한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를 잠시 쉬고 있구나.
⊙ 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 -
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 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 -
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 百寶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 -
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쟁반에 싸늘한 이슬 바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 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 -
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 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 -
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 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 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 -
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 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여 웃음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겼는 듯.
⊙ 嬌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 -
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여.
⊙ 醉中眼自班 天雨曼陀照玉盤 一朶淡黃微拂凉 紅魏紫不須看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 -
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 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一夜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 -
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이 기울어진다.
■ 파초의 화제 ■
⊙ 徑竹色逾淨 窓蕉聲轉寒(경죽색유정 창초성전한) -
곧은 대나무 색은 더욱 맑은데 창의 파초소리 차갑게 변한다.
⊙ 卷舒今自知 衰榮隨萬長(권서금자지 쇠영수만장) -
말렸다 펴짐은 지금 알 수 있지만 쇠잔하고 번성하는 것은 천명에 맡길밖에.
⊙ 葉如似界紙 心似倒抽書(엽여사계저 심사도추서) -
잎사귀는 비스듬히 그린 종이 같고 속은 거꾸로 뽑아 올린 책 같구려.
⊙ 暎水靑三尺 當簾綠一叢(영수청삼척 당렴녹일총) -
푸른빛 삼척 몸은 물에 잠겨 비추고 연두빛 한 떨기 주렴에 걸려 있네.
⊙ 一種靈苗異 天然體性虛(일종영묘이 천연체성허) -
일종에 영한 싹이 특이도 한 데 천연으로 생긴 몸과 성지도 허하기만 하구나.
⊙ 蕉葉卷舒雨 鳩聲問答風(초엽권서우 구성문답풍) -
파초 잎을 비에 말고 펴는데 비둘기 소리는 바람과 문답한다.
⊙ 前蕉葉錄成林 長夏全無暑氣侵(첨전초엽록성림 장하전무서기침) -
처마 밑이 파초잎으로 숲을 이루어 긴긴 여름날 더운 기운이 밀려들지 못하네.
⊙ 孤心只在葉中央 一夕抽開二尺長(고심지재엽중앙 일석추개이척장) -
외로운 꽃잎 속에 있었는데 다시보니 밤사이 두자나 자랐구나.
⊙ 美人間立秋風裏 容孤眼夜雨中覇(미인간립추풍이 용고안야우중패) -
미인은 가을바람에 한가로이 서있고 패용은 밤비 속에 외로이 졸고 있네.
⊙ 不雨寒聲猶滴瀝 無風 影巳淸 (불우한성유적력 무풍소영사청량) -
비개어도 찬소리는 물뿌린 듯 나고 바람 없어도 듬성한 그림자가 시원도 하구나.
⊙ 仙仙毫擧碧嵯峨 泛欲光風縮欲波(선선호거벽차아 범욕광풍축욕파) -
시원하게 당당한 모습 푸르름 드높은 데 두엉실 광풍이 일려하니 움추려 물결이 일려한다.
⊙ 繞身無數靑羅扇 風不來時也不凉(요신무수청라선 풍불래시야불량) -
푸른 몸을 수없이 여는 푸른 비단 부채 련만 바람이 오지 않을 때엔 서늘하지 않고여.
⊙ 一封書札藏何事 會被東風暗折看(일봉서찰장하사 회피동풍암절간) -
한봉 서찰에 무슨 사연 갊았는고 인제 동풍이 가만히 펴보게 되리라.
⊙ 早鞏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조공제부힐 잔등멸우명 격창지야우 파초선유성) -
이른 귀뚜라미 울다 다시 쉬니 쇠잔한 등불은 꺼졌다 또 밝는다. 창 너머 밤비 옴을 앎은 파초가 먼저 소리를 내어서다.
⊙ 不枝惟葉茂 無幹信中空 所以免折 爲衣君子風(불지유엽무 무간신중공 소이면최절 위의군자풍) -
가지는 없는데 무성한 이이 줄기 없이 공중에 펄럭이면서 그러고도 꺾이지 아니하는 까닭은 군자의 풍도를 지녔기 때문.
⊙ 詩人觀物渺無邊 笑殺西方長舌禪 三十三春淡盡否 一重還有綠天天
(시인관물묘무변 소살서방장설선 삼십삼춘담진부 일중환유녹천천) -
시인은 만물을 봄에 묘연히 가이 없고 서방의 수다스런 선일소에 부친다.
세상 모든 봄 맑음은 다 했는가 한 번 거듭되면 도리어 푸르름 밝게 있음을.
⊙ 窓前栽竹與芭蕉 避俗遮塵夢亦 遙可喜吾園秋氣早 風聲剩有雨聲饒
(창전재죽여파초 피속차진몽역요 가희오원추기조 풍성잉유우세요) -
창 앞에 대나무와 파초를 심어두어 속세를 피하고 먼지를 가리는 꿈결도 아스랗다 기쁘다
우리 정원엔 가을 기운이 빨리 들어 바람소리도 넉넉하고 빗소리도 많아라.
■ 포도의 화제 ■
⊙ 聯珠碧玉(연주벽옥) -
연한 구슬 푸른 옥.
⊙ 葉裏驪珠(엽리여주) -
잎새 속에 검은 구슬.
⊙ 艸龍弄珠(초용롱주) -
풀용이 구슬을 희롱한다.
⊙ 百斛明珠富 淸陰翠幕張(백곡명주부 청음취막장) -
백 말쯤 밝은 구슬 많기도 한데 청음은 푸른 장막 펼쳐 있구려.
⊙ 色暎金盤果 香流玉椀漿(색영금반과 향류옥완장) -
색깔은 금반의 과일처럼 빛나고 향기는 옥완의 장에 흐를는 듯 하네.
⊙ 滿筐圓實驪珠滑 入口甘香水寒玉(만광원실여주활 입구감향수한옥) -
광주리에 검은 열매 곱고도 매끄러운데 입에든 향기는 옥같이 차가웁네.
⊙ 碧雲 冷驪龍睡 拾得遺珠月下歸(벽운량냉여용수 습득유주월하귀) -
푸른 구름 싸늘한데서 검은 용이 조는 통에 놓친 구슬 주워가지고 달빛아래 돌아왔다.
⊙ 若欲滿盤惟馬乳 莫辭添竹引龍鬚(약욕만반유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소반 가득 포도를 쌓을 양이면 검은데 용발 올림 사령.
⊙ 葉裡開花蝶不見 隱身守節綠珠香(엽리개화접불견 은신수절녹주향) -
잎 속에 꽃 피니 나비 보지 못하고 몸 숨겨 절개 지켜 푸른 구슬 향기롭다.
⊙ 芸香亭上汗如珠 起 淸風爲掃除(운향정상한여주 기진청풍위소제) -
운향정 위에 땀방울 구슬 같을때 때 맞추어 청풍일어 씻어 주누나.
⊙ 酒醒西樓月欲斜 滿窓晴影走秋蛇(주성서루월욕사 만창청영주추사) -
술이 깬 서쪽 다락에 달이 기울고져 하는데 창에 가득한 맑은 그림자가 달아나는 가을 뱀 이로다.
⊙ 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 -
천 줄기 만 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는데 한번 따서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 靑莖黃葉如龍體 大朶小珠聚甘香(청경황엽여용체 대타소주취감향) -
푸른 줄기 누런 잎 용의 몸과 같은데 큰 떨기 작은 구슬 달콤한 향기.
⊙ 夏添 潤靑油幕 秋摘甘寒黑水精(하첨량윤청곡막 추적감한흑수정) -
여름되면 시원한 청유막(푸른 장막) 펼치고 가을에는 달콤한 검은 수정을 따네.
⊙ 新莖未半猶枯 高架支離卷復扶 若欲滿盤堆馬乳 莫辭添竹引龍鬚
(신경미편반유고 고가지리권부부 약욕만반퇴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새로 난 줄기 뻗기 전에 절반은 먼저 시들면서 높은 횃대를 느릿느릿 고달프게 붙들었다. 만약 쟁반 위에
포도를 가득 쌓아놓고 싶고든 횃대를 더 매어서 용수염을 붙게 아여라.
⊙ 露顆含香近客衣 蜜蜂蝴蝶云飛 夜來應値驪龍睡 探得明珠月下歸
(로과함향근객의 밀봉호접요등비 야래응치려용수 탐득명주월하귀) -
드러난 열매 향기 나그네 옷으로 스며들고 어우러진 넝쿨속으로 벌 나비 날아든다.
밤에는 응당 까만 용이 잠들 터이니 달빛에 더듬어서 구슬을 따오리라.
⊙ 滿筐圓實驪珠滑 人口甘香玉寒 若使文園知此渴 露應不乞金般
(만광원실려주활 인구감향빙옥한 약사문원지차갈 로화응불걸금반) -
둥글고 검은 열매가 광주리에 가득 굴러 입에 넣으면 달콤한 향기 얼음같이 싸늘하다.
만약 사마상여가 목마름을 잘 풀줄 알았다면 이슬 방울을 금쟁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
■ 연꽃 화제 ■
⊙ 魚戱蓮葉間(어희연엽간) - 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 蓮 雨退紅(연시우퇴홍) - 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 流魚動綠荷(유어동녹하) - 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 荷背風 白(하배풍번백) - 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 一朶荷花滿院香(일타하화만원양) - 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 荷葉淸香却勝花(하엽청향각승화) - 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 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 -
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 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 -
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론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 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 -
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을 심어.
⊙ 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 -
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이 열려.
⊙ 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 -
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 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 -
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 꽃에 부는 바람.
⊙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 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 弟一花(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 -
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 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 -
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 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 -
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 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 -
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 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 -
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 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 -
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히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 移舟水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 -
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 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 -
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 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 -
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 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 -
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 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明珠走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 -
앞 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 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 -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 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 -
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 何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 -
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 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溪酒半醒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 -
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 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誰扶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 -
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 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 -
물가에 바람 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꿈을 깨운다.
⊙ 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 -
돈짝만큼 연잎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 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 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 -
물 위에 핀 꽃이 아래로 늘어져서 속기없이 둥근 모습 광명을 보는 듯.
꽃이 핀 땐 엷은 향기나지 않다가 이슬 바람 싸늘해야 갑절이나 풍겨온다.
⊙ 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開 徘徊正引翁興 莫遺西風湯來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 -
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송이 피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치 말았으면.
⊙ 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 -
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 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 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 -
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 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 -
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듯.
⊙ 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 -
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 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 -
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맑혀 주는 십전탕일세.
⊙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 -
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 挺出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 -
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 物欲其全不欲 問渠何似舊池開 芳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來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 -
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 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 -
밤 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오라지 잠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 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時 溜滿卽傾器似 聲喧不厭淨襟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 -
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 葉展影當月 花開香散入簾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 -
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 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 -
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뿌려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 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 -
냇버들 바람 소리 시원한 저물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 楣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 -
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신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 연의 화제 ■
⊙ 魚戱蓮葉間(어희연엽간) - 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 蓮 雨退紅(연시우퇴홍) - 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 流魚動綠荷(유어동녹하) - 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 荷背風 白(하배풍번백) - 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 一朶荷花滿院香(일타하화만원양) - 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 荷葉淸香却勝花(하엽청향각승화) - 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 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 -
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 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 -
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론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 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 -
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을 심어.
⊙ 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 -
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이 열려.
⊙ 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 -
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 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 -
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 꽃에 부는 바람.
⊙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 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 弟一花(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 -
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 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 -
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 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 -
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 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 -
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 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 -
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 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 -
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히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 移舟水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 -
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 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 -
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 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 -
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 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 -
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 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明珠走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 -
앞 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 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 -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 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 -
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 何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 -
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 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溪酒半醒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 -
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 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誰扶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 -
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 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 -
물가에 바람 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꿈을 깨운다.
⊙ 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 -
돈짝만큼 연잎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 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 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 -
물 위에 핀 꽃이 아래로 늘어져서 속기없이 둥근 모습 광명을 보는 듯.
꽃이 핀 땐 엷은 향기나지 않다가 이슬 바람 싸늘해야 갑절이나 풍겨온다.
⊙ 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開 徘徊正引翁興 莫遺西風湯來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 -
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송이 피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치 말았으면.
⊙ 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 -
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 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 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 -
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 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 -
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듯.
⊙ 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 -
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 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 -
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맑혀 주는 십전탕일세.
⊙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 -
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 挺出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 -
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 物欲其全不欲 問渠何似舊池開 芳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來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 -
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 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 -
밤 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오라지 잠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 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時 溜滿卽傾器似 聲喧不厭淨襟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 -
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 葉展影當月 花開香散入簾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 -
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 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 -
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뿌려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 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 -
냇버들 바람 소리 시원한 저물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 楣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 -
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신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 소나무의 화제 ■
⊙ 溪回松風長(계회송풍상) - 시내 돌아오니 솔바람이 길다.
⊙ 古交松栢心(고교송백심) - 오랜 사귐은 송백같은 마음이라.
⊙ 孤吟對古松(고음대고송) - 외로히 시 읊조리며 고송을 대한다.
⊙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 겨울 재의 외로운 솔 ?壺爭ご?.
⊙ 松聲五月寒(송성오월한) - 소나무의 바람소리 오월이 차가워진다.
⊙ 松風落澗泉(송풍낙간천) - 솔바람이 시내 샘에 떨어진다.
⊙ 松風半夜雨(송풍반야우) - 소나무 바람 불고 한 밤중에 내리는 비.
⊙ 松合風裏聲(송합풍리성) - 소나무는 바람속의 소리를 머금는다.
⊙ 雲濤萬壑松(운도만학송) - 구름은 만학의 소나무에 물결 이룬다.
⊙ 停策倚茂松(정책의무송) - 지팡이 멈추고 무성한 소나무에 기대본다.
⊙ 塵心洗長松(진심세장송) - 세속의 마음을 장송에서 씻는다.
⊙ 瀑水映杉松(폭수영삼송) - 폭포수에 삼나무 소나무 비친다.
⊙ 雪峰明處見寒松(설봉명처견한송) - 눈 봉우리 밝은 곳 찬 소나무를 본다.
⊙ 歲寒然後知松栢(세한연후지송백) - 세월 추워진 뒤에 송백을 알게 된다.
⊙ 松下看雲讀道經(송하간운독도경) - 소나무 아래 구름을 보며 도경 읽는다.
⊙ 長松石上聽泉聲(장송석상청천성) - 장송 있는 돌에 앉아 샘 소리 듣는다.
⊙ 盡日松堂看畵圖(진일송당간화도) - 하루종일 송당에서 그림을 본다.
⊙ 千歲孤松生綠煙(천세고송생녹연) - 천년 외로운 솔 푸른 연기 생긴다.
⊙ 靑松手植變龍文(청송수식변용문) - 청송 손수 심으니 용 무늬 변한다.
⊙ 寒流石上一株松(한유석상일주송) - 찬 시내 돌 위의 한 그루 소나무.
⊙ 不愛松色奇 只聽松聲好(불애송색기 지청송성호) -
소나무 경치 기이함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소나무 소리 듣는 것이 좋다.
⊙ 歲月靑松老 風霜苦竹疎(세월청송로 풍상고죽소) -
세월 따라서 청송은 늙고 풍상 겼으며 참대는 성기어진다.
⊙ 松月生夜凉 風泉滿淸廳(송월생야량 풍천만청청) -
소나무에 걸린 달 밤 서늘함 샘에는 맑게 들리는 것 가득하다.
⊙ 松竹含新秋 軒窓有餘淸(송죽함신추 헌창유여청) -
송죽이 새 가을 머금으니 헌창에 남은 맑음이 있다.
⊙ 流水千溪月 寒巖萬壑松(유수천계월 한암만학송) -
흐르는 물 천 시내에 달이요. 차가운 바위 만학에 소나무다.
⊙ 長松入雲漢 遠望不盈尺(장송입운한 원망불영척) -
커다란 소나무 하늘에 닿았으나 멀리서 바라보니 한 자에 차지도 못한 것 같다.
⊙ 竹露閑夜滴 松風淸晝吹(죽로한야적 송풍청주취) -
대나무 이슬은 한가한 밤에 젖어들고 소나무 바람은 맑은 낮에 분다.
⊙ 淸泉映疏松 不知幾千古(청천영소송 부지기천고) -
맑은 샘에 성긴 솔 비치니 몇 천년이나 오래 됐는지를 알지 못한다.
⊙ 古寺春山靑更姸 長松修竹翠含煙(고사춘산청갱연 장송수죽취함연) -
옛 절 봄산의 푸르름 더 고우니 장송과 수죽은 푸르름이 연기 머금는다.
⊙ 白首歸來種萬松 待看千尺舞霜風(백수귀래종만송 대간천척무상풍) -
늙어서 돌아 와 만 그루 솔을 심어 천자나 자라 서리 바람에 춤추는 것 보기를 기다린다.
⊙ 江月白於水 冷冷湖上亭 幽人夜開戶 松影滿前庭
(강월백어수 냉냉호상정 유인야개호 송영만전정) -
강물에 비친달 물보다 맑고 물가에는 시원한 정자
유인이 밤에 창문을 열면 솔 그림자가 뜰에 가득.
⊙ 孤嶼何亭亭 蒼松鬱相對 池中蛟龍起 天際風雨會
(고서하정정 창송울상대 지중교용기 천제풍우회) -
우뚝 솟은 외로운 섬 푸른 솔 울창하여
못 속에서 용이 날 듯 하늘에서 비바람 칠 듯.
⊙ 萬玉層崖裏 九秋霜雪枝 持來贈君子 歲寒是心知
(만옥층애리 구추상설지 지래증군자 세한시심지) -
언제나 아껴 보는 층층한 벼랑에서 눈 덮이고 서리 맞으며 자란 가을 가지를 꺾어다
군자(그대)에게 드리노니 추워지거든 이 마음을 알아주소서.
⊙ 屛去庭中列 惟存松與石 朝來倚檻看 不見風霜跡
(병거정중열 유존송여석 조래의함간 불견풍상적) -
뜰에 심은 것들 모두 쳐내니 남은 것은 돌과 솔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바람 서리 자취는 볼 수가 없어.
⊙ 雪裏秀孤松 凜然君子容 回看衆芳質 笑爾不知冬
(설이수고송 늠연군자용 회간중방질 소이불지동) -
눈 속에 빼어난 솔 늠름한 군자의 기상. 뭇꽃들을 둘러보면 겨울을 모르니 우스워.
⊙ 小松未三尺 屈曲像龍起 憶我復何人 他年風雨裏
(소송미삼척 굴곡상용기 억아복하인 타년풍우리) -
작은 솔 석자 못되나 굴곡은 용이 날으는듯 나 자신을 생각해 보면 훗날 비바람 속에서를.
⊙ 松柏皆長壽 與竹爲三友 歲寒堅貞姿 巍巍共不朽
(송백개장수 여죽위삼우 세한견정자 외외공불후) -
소나무 잣나무는 장수하는 나무들 대와 더불어 셋이 벗을 삼았으니
곧은 맵시를 추위에도 변치 않아 함께 썩지 않고 크고 높겠네.
⊙ 修竹想高致 蒼松無媚姿 軟塵飛不到 一鶴伴吟詩
(수죽상고치 창송무미자 연진비부도 일학반음시) -
수죽은 높이 이룸 생각하고 창송은 미태 부린 모습이 없다.
속세의 티끌 날아오지 않으니 한 마리 학이 시 읊음을 싹한다.
⊙ 猶嫌直先伐 故爲曲其身 直性存心內 那能免斧斤
(유혐직선벌 고위곡기신 직성존심내 나능면부근) -
(남보다) 먼저 잘려지기를 꺼려하여 고의로 몸을 구부렸지만
마음 속에 곧은 성품이 간직되어 있으니 어찌 도끼 날을 면하겠는가.
⊙ 酌酒坐松下 松花落酒缸 缸乾人赤起 風雨又前
(작주좌송하 송하난주항 항건인적기 풍우우전강) -
소나무 아래서 술을 펴낼 때 술동이엔 솔 꽃이 둥둥.
술동이 비우고 일어설 즈음 앞 내에는 바람 비 내려.
⊙ 半依岩岫半雲端 獨立亭亭耐歲寒 一事頗爲淸節累 秦時曾作大夫官
(반의암수반운단 독립정정내세한 일사파위청절루 진시증작대부관) -
반은 바위굴에 반은 구름 끝에 의지해서 홀로 정정하게 추운 계절을 견대며 섰도다
자못 맑은 절개 쌓는 일만해서 진나라때 일찍이 대부 벼슬 했네.
⊙ 百尺孤松紫閣陰 成公不死歲寒心 明白日靈如下 根到黃泉恨赤深
(백척고송자각음 성공불사세한심 뢰명백일영여하 근도황천한적심) -
자각을 덮은 백척되는 외로운 솔 성공의 변치 않는 마음이 죽지 않았음인가.
대낮인데도 흐느끼는 듯한 바람소리 영혼이 내려오는 듯 원한도 뿌리가 뻗어간 땅속까지
깊이깊이 맺혔겠네.
⊙ 手種矮松三十秋 如今長不出墻頭 憐渠晩翠遲遲節 許我同終老一丘
(수종왜송삼십추 여금장불출장두 련거만취지지절 허아동종노일구) -
작은 소나무를 소수 심어 삼십 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자랐어도 울타리를 넘지 못해
언제나 푸른 빛을 지녀 기다리는 절개여. 나와 같이 한곳에서 늙기를 바란다네.
⊙ 陰崖風雪大冬窮 惟見孤松特地穹 可棟可樑廊廟器 如今何限老巖中
(음애풍설대동궁 유견고송특지궁 가동가량랑묘기 여금하한노암중) -
그늘진 낭떠러지 아주 추운 곳 외로이 소나무가 활골로 솟아 있네.
용마루 들보 낭묘의 재목인데 지금까지 무슨 일로 바위 틈에서 늙을꼬.
⊙ 一樹孤松不記齡 天寒柯葉半凋零 如何雨露三春遍 依舊長風晩節馨
(일수고송불기령 천한가엽반조령 여하우로삼춘편 의구장풍만절형) -
나이를 알 수 없는 외로운 솔 추운 날씨에 가지 잎 반은 말라 어째서 단비는 봄에만 내려
늦게 지키는 향기로운 절개에 바람은 예와 같은가.
⊙ 風雨山頭閱幾歲 蒼髥若戟拂靑雲 棟樑他日扶傾厦 分付樵夫遠斧斤
(풍우산두열기세 창염약극불청운 동량타일부경하 분부초부원부근) -
산등성이 비바람을 몇 년이나 겪었는가 푸른 잎이 가래창 같이 푸른 하늘에 나부낀다
훗날 동량이 되어 큰집을 지탱하겠기로 나무꾼에게 분부하여 자르지 말라고 하여야지.
산수화 화제모음 (봄)
1) 春江花塢 (춘강화오) - 봄 물 가득한 강과 꽃핀 언덕.
2) 春江獨釣 (춘강독조) - 봄의 강가에서 홀로 낚시질을 한다.
3) 春江淡遠 (춘강담원) - 봄의 강이 맑고 멀리 이어지도다.
4) 春日喧和 (춘일훤화) - 봄날은 따뜻하고 한가하다.
5) 陳去新來 (진거신래) - 낡은 것이 가고 새로운 것이 온다.
6) 春浦歸帆 (춘포귀범) - 봄날 포구에 배가 돌아온다.
7) 春遊晩歸 (춘유만귀) - 봄놀이를 하고 늦게 돌아온다.
8) 春山明麗 (춘산명려) - 봄날의 산이 밝고 곱더라.
9) 溪山春晩 (계산춘만) - 시내와 산에 봄이 늦노라
10) 先峰春色 (선봉춘색) - 신선이 노니는 산봉우리에도 봄빛이로다.
11) 和風淸穆 (화풍청목) - 봄바람이 상쾌하고 부드럽게 분다.
12) 桃源問津 (도원문진) - 도원으로 가는 나무를 묻는다.
13) 江南春意 (강남춘의) - 강남에 봄기운이 돋아난다.
14) 春山平遠 (춘산평원) - 봄 산의 넓고 먼 경치로다.
15) 春曉雲山 (춘효운산) - 봄의 새벽에 구름 낀 산이로다.
16) 萬物生光輝 (만물생광휘) - 봄이 되니 만물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도다.
17) 陽春布德澤 (양춘포덕택) - 봄이 되니 모든 만물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18)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 따뜻한 봄물이 연못의 구석까지 넘치도다.
19) 山花滿谷開 (산화만곡개) - 산에 꽃들이 골짜기에 까지 가득하게 피었다.
20) 春風花草香 (춘풍화초향) - 봄바람이 부니 꽃과 풀에서 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