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아침의 시[전홍준시인] 계룡산에서

[수향]

산과 절 하나로 먹고사는 동네가 있다


경치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피둥피둥한 사찰이


똬리를 틀고, 사하촌에는 고기 굽는 냄새


나를 우상으로 빌어먹지 말라던 부처가 왕생해도


기갈 든 중생을 이해해 주시겠지


낙엽 비 흩뿌리는 갑사 오르는 길


내 나이만큼 늙어가는 가을!


세상은 참 고픈 것이다.

-시집 '나는 노새처럼 늙어간다'에서

▶전홍준=1954년 경남 의령 출생. '자유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당신은 행복합니까' 등.

욕망이라는 저울에 추를 달아본다는 이 시인이 쓴 시작메모에 무게를 두고 계룡산 '갑사'를 따라가 본다. 가는 길에 줄지어 늘어선 음식점 풍경. 사찰은 많은 입장객으로 살이 오르고 음식점들은 생계라는 이름으로 호객을 하지만, 산을 오를 때마다 왜 하필 절 초입에 고기집과 주점은 늘어서 있어야하는지 늘 의아하다. 이 자본주의, 공허한 현실에서 산을 팔아 부처를 팔아 생계를 잇는 이들. 생계는 부처보다 먼저일거라 생각한다. 갑사 주변만의 일은 아니다. 부처의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는 중생은 참 고프다. 권정일·시인

[수향]

욕망이라는 저울에 추를 달아본다는 이 시인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