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고대산에서의 교훈(20130105)

[새로미]

일  시 : 2013년 01월 05일(토)

장  소 : 연천군 신탄리 소재 고대산

누구와 : 북한산팀(바보산악회) 5명과 함께

등산경로 : 2코스로 올라서 ~ 3코스로 하산(식사시간 포함 5시간)

날  씨 : 철원지역 영하 23도의 추위와 바람과 구름 

동두천역에서 08:50발 신탄리행 통근열차를 타기위하여 신길에서 친구와 07:01 발 동두천행전철을 타기로 하고 신길역에서 만나 오늘의 산행여정이 시작되었다.

잠시 졸다가 합류한 한 사람과 창동역과 녹천역에서 따로이 같은 열차에  탑승하여 현재 5명이 확인 되었다. 의정부를 지날 때 쯤 또 한 분은 바로 뒤 열차인 소요산행을 타고 약 20여분 뒤에 쳐져있었다. 여러가지 경우 수를 감안하며 동두천역에서 열차표를 구매하고 신탄리행 열차에 승차. 안내방송에서 후속열차 연결관계로 여 지연출발을 알린다. 이젠 안심해도 되었다. 소요산행 열차가 도착해야 출발 할거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서 도합 6명이 신탄리행 열차에 안착하였다. 신탄리역 하차후 추위를 대비해서 열차내에서 스패츠를 착용하고 아이젠을 꺼내서 착용이 편하게 하고 스틱의 길이도 조정하고 장갑 및 넥게이터도 챙긴다.

▲ 오전일찍 이용하면  통근열차로 구분되어 할인이 되는 모양이다.(Tip)

신탄리역 도착 (09:40) 철도중단 최북단역으로 남북의 분단을 실감케하는 역이다. 대합실에는 잠시라도 덜 추운 곳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산행준비를 하느라 북새통이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철원지역의 기온은 오전 현재 -22˚ 이다.

 ▼신탄리역

 

▼제2코스인 칼바위능선을 향하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3코스쪽의 능선 들.

▼▼완전무장한 일행의 모습이다.

  

오른쪽에서 몰아치는 세찬바람에 머리가 띵하고 아플정도의 추위다. 원래 답답함을 싫하기도 했던 나는  산행을 시작 할 때 준비하지 않았던 모자나 귀마개는 오기(?)로 하지 않고 그냥 맨얼굴로 맞섰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 지나쳐가는 일행 중에 나 처럼 모자를 쓰지않은 분이 있었는데 오른쪽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상고대가 특이하게 멋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와! 아저씨 머리에 상고대가 멋지게 피었네요" 하니 바 뒤에서 따라오던 친구 왈 " 넌 더 심해" 그래서 셀카로 담았다. 이 당시엔 몰랐다 심각한  상황임을.

 ▼머리에 핀 상고대

 ▼고대산 정상 고대봉(832m)

 

 ▼뒤풀이를 끝내고 17:00 발 동두천행 열차를 타려고 역구내에 들어서니 벌써 해가 산마루에 걸려있다.

 ▼얼어서 퉁퉁부었다가 그나마 이틀만에 많이 좋아진 귓볼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바람과 추위로 간단하게 마치고 말 안장바위와 칼바위능선을 지나 대광봉에 도착하였다.(12:00) 다들 추위와 싸우느라 힘들었는지 시장기를 느껴서 쉬어가자고 하는데 바람을 피할 만한 자리가 없다. 그래서 삼각봉을 지나 결국은 정상까지 올랐다. 어렵사리 먼저 온 산객이 자리를 내 주어 좁은 벙커에 자리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준비한 홍어와 김치 그리고 돼지고기는 생고기를 뭉치로 사와서 냄새를 잡아 볼 요량으로 블랙커피 티백을 함께 넣어 삶았다. 뜨거운 고기를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즉석에서 썰어 먹으니 훌륭한 삼합의 완성이었다.  준비한 라면을 두개씩, 세개씩 끓이는데 다 익기도 전에 추위와 배고픔에 젖가락의 춤사위로 눈 감짝할 사이에 없어지곤 하였다. 몇번의 리필후에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다가 라면을 끓이니 제법 풍미가 있었다. 물론 산에서 그것도 추운 겨울산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쨌거나 추위를 이기고 시장기를 달래고 반주도 곁들이며 푸짐한 고대봉에서의 식사를 마무리했다.

하산 길은 많은 걸음을 히프스키로 대신 줄였다. 고대산 안내 지도가 있는 입구에 도착하여 피로를 가중시킨 주범인 아이젠을 풀고 스패츠도 눈에 대충 닦고 오늘 산행은 마무리 되었다.

신탄리역 맞은편 식당에 앉아 장비를 챙기고 얼추 옷 매무새도 다시하고 귀를 만지는 순간 두꺼워진 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얼었던 것이다. 무슨 억지로 모자도 안쓰고 귀마개도 안하고 자연에 맞설 수가 있다고 생각 했었든지 참 한심스러움이었다.

함께한 일행 여섯 분과 모 두부와 파전에 막걸리 한잔으로 신년산행의 시작과 안전한 산행을 자축하며 건배! 고대산행 아듀. 

[새로미]

삼일이 지났는데 아직 부기가 남아 있다.

[새로미]

정확히 보름이 지나서 허물이 다 벗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