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정 성 범(발안중 22회)
비닐하우스 마을에는 어디나
앞마당 크기만한 공터가 있다
네 것도 아닌 내 것도 아닌
누군가 와 주길 기다리며
공연한 그리움에 누군가 와 주길 기다리며
정처 없이 바람만 왔다 가는 작은 공터가 있다
비닐하우스에는 누가 사는지
기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의 땅에
마른 화초들만 빼꼼히 얼굴 내밀고
넉넉한 시간을 자랑하며
한가롭게 속삭인다
산다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일
비우기 위하여 내 것을 누군가에게 내어 주는 일
누군가 비처럼 내 머리 위에 내리지 않아도
공연한 그리움에 누군가 와 주길 기다리며
가만가만 바라보며 속삭이는 일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94/2_cafe_2008_09_19_12_45_48d32069efb09)
* 지난 겨울 비닐 하우스 마을에 갔다가 썼던 시입니다.
사진은 잠시 빌려 온 것입니다.
첫댓글 살아가기 힘든분들의 마을(이주민 또는 철거민)의 풍경을 그린글 같습니다...어떤 대상의 마을이냐에따라 조금씩 다를수 있지만 대체로 공통점은 삶이 불행한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가족간 떨어져 지내는경우도 많고 돈도 빽도없는 그야말로 오갈데 없는분들의 마을입니다...
사회적으로 있어서는 않되는 불행한 마을 입니다...경우에 따라서는 한줄기 빛이라고 생각하며 사는분들도 있긴합니다...부도를 내거나 해서 돈도없이 갑자기 오갈데 없을때 이런곳으로 흘러가는분들은 그래도 낳은편이지요...노숙자의 생활은 이보다도 몾한경우일겁니다...
서울 근교에는 많은 비닐하우스 마을이 있는데, 선배님 생각대로 정말 힘든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실속을 차리려고 비닐하우스 마을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단지, 비닐하우스 마을은 상징성이기도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처음 시를 올리고, 선배님 격려로 계속 올리려고 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잘 되면 곧 2시집 출간 예정입니다. 내년쯤에.
당연히 환영 하지요...동문들께 미리공개하면 뜻도 보람도 있으리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실속파들에대한 말도 쓰려다가 어려운분들까지 물타기 하는것 같아서 줄였지요...희망적인부분만...아마도 부정적인 부분을 파헤치면 대단할 겁니다...아마 내가 알고있는 내용만적어도 학위는 쉬될겁니다...ㅎㅎㅎ
가슴 싸~~함이 느껴지는 전경이 그려집니다.어려운환경속에 사는분들을 대할때마다 순간의 감정으로 깨닫곤하지만 이내 간사한 내맘은 돌아서서...또 현실속에 욕심을 채우려하는지도 모릅니다....다시 후배님의 글을보면서...깊이깊이 겸손함으로 자세를 낮춰 지금의 행복을 잘 보듬어 안으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지낸답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노력도 하며 비우기도 하며. 가치관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방향성은 있지만,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일정 부분 공유한다는 점이 좋은 거지요.
내가보기엔 정후배님 글은 순수 그대로 나가는게 좋아 보입니다...교직에 있으니 더욱...열심히 쓰고 2집뿐이 아니고 계속되기를...
선배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노력하면서 교육에도, 고향과 동문, 지역사회를 더 생각하면서...... 카페 회원님들에 대한 우정과 사랑도....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