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24시간 '가마솥해장국'은 구13번 도로의 언덕정점에서 청기와주유소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의
도로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24시간 영업의 식당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좌측에 주방이 보이고 정면에 좌식의 테이블들이 있다.
얼핏보아 소탈한, 아니 볼품없다는 말이 솔직한 표현인 외관을 가진 이 식당은 그러나 맛깔스러운 음식솜씨로
벌써 몇년째 단골을 삼고 있는 곳이다.
겉모습 번드르함과 형편없는 음식맛의 결과는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키지만, 소박한 모양새에 국물 한방울 남길수
없는 음식을 만난다면 이만한 즐거움도 드물다.
입맛을 아는 사람들은 밤이 늦어도 방문한다. 읍내식당 같은 풍경
간단한 반찬과 어우러지는 닭개장.
그러나 맛을 보고나면 기본적이면서도 완벽한 조화임을 알게 된다.
일금 3500원.
여느 24시간 식당들처럼 뜨네기 손님이 주로이고 음식도 그에 맞춰 그저그럴거란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13번도로 가마솥해장국집은 읍내의 밥집 같은 소탈한 외관에서 은근스레 기대되는 것만큼 맛에서도 충분히 그러한 우려를 깨뜨려준다.
그리고 이 집의 주고객은 뜨네기 1%에 단골 99%라 해도 능히 장담이란 표현까지 언급할 수 있을 정도이다.
왜냐...식당 위치상 뜨네기가 오기에는 힘든 위치이기 때문이랄수도 있지만.^^
이 곳에 오는 손님들 상당수가 친구나 모임, 가족단위로, 여길 알고 찾아오는 분들임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위치상 늘 손님이 북적이진 앉지만, 그래도 꾸준한 단골층은 확보되어 있다.
밤새 영업하는 곳이라는 장점과 함께 괜찮은 맛이라는 것이 이 집의 포인트이다.
물맛이 느껴지지 않는 제대로 된 맛이다. 닭개장
미사여구가 탄력을 받으면 과대포장의 우려가 생길 것이다.^^
가마솥해장국(옆에 24시간영업이라고 적혀있다.)이라고만 쓰여진 이 집의 약간은 후줄그레한 간판명이 업소명의
전부인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구이네 가마솥해장국'보다는 '가마솥해장국' 그 자체만을 내세운 것도 나름대로
자부심으로의 의미가 있을 법 했다.
주방을 보면 손맛 깊은 노파가 조리하고 있을거라 기대할만 하지만,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의 아주머니(식당주 인듯)
께서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주문/서빙하는 아주머니...단촐한 식구이다.
장터국수. 쫄깃한 면발과 담백한 국물이 산뜻하게 배를 채워준다.
얼마냐고? 2500원^^;
이게 또 빠질소냐! 알뜰데이트족의 최대관심사, 메뉴판 나와라 오버!!
메뉴판 외에도 한방야채순대와 위에서 선보인 국수가 있다.
대전에서 먹었던 병천순대와는 또 다르지만, 그 비슷한 맛으로서, 약간 비싸지만 나름대로 별미리스트에 올릴만 하다.
검은색의 일반순대가 아닌 병천순대 또는 아바이순대 스타일로 부드럽게 먹을수 있다.
마침 이곳을 지날 때가 식사때가 아닌 참시간이라면 둘이 들어가서 장터국수 한그릇에 한방야채순대 한접시를 시키면
데이트시간 조율에 어색함이 없을 것이다.
순대의 경우 내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먼저 나오는 국수를 나누어 먹다가 뒤에 나오는 순대를 이어 먹으면 딱인 것이다.
오늘도 국수 생각이 나서 여길 다녀왔다.
국수 한그릇에 닭개장 한그릇으로 둘이 다녀오니 6천원에 배가 즐거웠다.
여기 같이 내오는 고추는 맵지 않으므로 부담없이 된장에 찍어 먹으면 여름의 맛도 느낄수 있다.
물론 매운 걸로 주세요 하면 매운 고추도 내어준다.
동촌 유원지쪽을 찾는 분들이라면 이곳에 들러 식사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실내 가득히 도배된 훈민정음을 훑어보면서...
아, 그리고 이곳이 정말 24시간 풀가동되는지는 정밀실험해보진 못했다.
오전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시간대에 갈때마다 항상 열려 있었지만, 아침식사 이후 점심시간 사이에는
혹시 쉴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동네어른들 취향의 음식들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나도 이제 어떤 대열에 서서히 합류하고 있는 것일까 하면서 미소를 지어본다.
아냐, 조선 사람임을 자각하게 된 것이거나, 인스턴트와 기름진 음식들에 싫증이 난 것일지도 모르잖아...^^;
청기와 주유소쪽에서 가시는 분이라면 동촌유원지를 우측으로 끼고 아양교쪽으로 가는 구13번도로(파크목용탕방면)로
진입하여서 언덕정점에 다다르기 직전에 도로우측변을 보시면 어렵지 않게 소탈한 간판과 외관의 가마솥해장국집을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밤새 운영되는 식당으로 유명한 곳중에 대덕식당도 있지만, 앞산까지 가기 뭣한 동구쪽 분이라면 이곳에 들러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