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음악실_2023
클래식이 흐르는 시공간에서
클래식과 함께 자유롭게(135)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4번 C단조 Op.44
피아노 3중주 2번 e단조 Op.92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 류시화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봄은 떠난 자들의 환생으로 자리바꿈하고
제비꽃은 자주색이 의미하는 모든 것으로
하루는 영원의 동의어로
인간은 가슴에 불을 지닌 존재로
얼굴은 그 불을 감추는 가면으로
새는 비상을 위해 뼛속까지 비우는 실존으로
과거는 창백하게 타들어 간 하루들의 재로
광부는 땅속에 묻힌 별을 찾는 사람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 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40세의 나이, 열정적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다>
생상스의 초기 피아노 협주곡은 1850~60년에 걸쳐 쓰였다.
이후 한동안은 피아노 작품을 쓰지 않다가 1874년에
〈베토벤 주제에 의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E♭장조〉를 작곡하면서
피아노 작품에 대한 열의가 다시금 생겨났다.
그리하여 이듬해, 그의 나이 40세에 네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하였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이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협주곡 3번〉,
〈교향곡 3번 ‘오르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동물의 사육제〉 등의
작품들에는 반복적인 리듬을 지닌 동기나 코랄 선율, 주제변형기법 등
생상스의 특징적인 작곡기법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생상스의 독특한 작곡기법>
〈피아노 협주곡 4번〉의 악장은 일반적인 협주곡들과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의 악장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악장: 순환주제A ‘알레그로 모데라토’(C단조)—순환주제B ‘안단테’(A♭장조)
2악장: 순환주제A 변형 ‘알레그로 비바체’(C단조)—순환주제C ‘안단테’(C단조)—순환주제B 변형 ‘알레그로’(C장조)
내용적으로 4악장 구성이지만, 구조적으로는 크게 두 부분, 즉 2악장 구성이다.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는 하나의 주제로 이를 변주하는
주제변형기법(thematic transformation)을 사용한다.
이 기법을 통해 주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독주의 끊임없는 대화를 들려준다.
A♭장조의 느릿한 안단테로 전반부(1악장)를 마무리하고,
스케르초 악장에 해당하는 2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에서는
1악장에 등장했던 주제가 또다시 변형되어 제시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전반부에서 등장했던 코랄식의 선율을 재현하며
자연스럽게 안단테로 넘어가면서 곡은 휘몰아치는 피날레를 향해 나아간다.
생상스는 조성과 빠르기의 대비라는 전통적 요소를 고수하고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악장 구성을 탈피하여 그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주제 선율을 전 악장에 걸쳐 주요 소재로 활용하는 순환형식
(cyclic form)이 작품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통일감을 주고 있다.
[출처] 음악세계
Saint-Saëns: Piano Concerto No. 4 in C Minor -
1. Allegro moderato - Andante ·
Pascal Rogé · Philharmonia Orchestra · Charles Dutoit
https://youtu.be/UsSAe75I2YM
Saint-Saëns: Piano Concerto No. 4 in C Minor -
2. Allegro vivace - Andante - Allegro
https://youtu.be/3nMNEgJ3hr0
<위로와 감사의 노래>
음악은 우연한 기회에 다가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피아노 트리오를 좋아하는 나에게 뜻밖의 선물과도 같이 다가온
생상스의 피아노 트리오 2번도 그 중의 하나이다.
2019년 1월, 분당 서울대병원 9층 휴게실에서
유유히 흐르는 탄천을 무심히 바라보며 이 곡을 듣던 기억이 새롭다.
청남대 울트라 10년 연속완주를 눈앞에 두고
훈련도 하지 못한 채 무겁게 짓눌린 상황에서
이 곡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던가!!
*
잔물결치는 피아노 소리에 실려
바이올린과 첼로가 주고받는 멜로디는
우수를 머금고 있긴 하지만 넘실대는 파도와 같이 유장하게 흐른다.
이후 현악 파트의 유니즌으로 더욱 도도하게 흘러 가는데
전개부의 끝부분에서 점점 고조되어 가다가
포르테시모로 재현될 때는 거대한 파도와 같이 밀려와 감동케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겸허한 모국어로 기도하는 순례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으니
오직 감사와 기도뿐이다.
모든 근심걱정은 저 탄천의 흐르는 물에 실어보내리.
생상스의 피아노 트리오 또한 때로는 유장하게,
때로는 도도하게 흐르며 나를 위무해준다.
(2019년 1월 14일)
Trio Latitude 41
https://youtu.be/T14LD5E0zIQ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삼손은 구약 사사시대의 사사 중 하나로
삼척동자도 알만큼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팔레스타인의 압제하에 있을 때 홀연히 등장한 그는
괴력으로 가자의 태수를 때려눕힌 영웅인데
결국 델릴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기 힘의 비밀을 누설하고
눈알이 뽑히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물론 마지막에 신전의 기둥을 무너뜨리는 힘을 다시 발휘하긴 하지만
역시 이 오페라의 주제는 나약한 인간 삼손의 이야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오페라에서 유명한 아리아는
델릴라가 부르는 세 개의 아리아인데
메조 소프라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곡들이다.
그 중에서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천하의 삼손 역시 메조의 매력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고 탄복하게 한다.
Elīna Garanča, mezzo-soprano
https://youtu.be/noHQXogDsA0
#생상스_피아노_협주곡_4번
#생상스_피아노3중주_2번
#생상스_오페라_삼손과_델릴라
#오페라_아리아
#류시화
#만일_시인이_사전을_만들었다면
#명화산책_2023
#장르화의_세계
#장_베로
벨 에포크 시대 파리의 풍광을 그린 장 베로의 작품세계
Jean Béraud Impressionist painter of Belle Épo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