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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치 스크랩 동아시아 바다 패권주의 대충돌?
길따라 추천 0 조회 48 11.10.03 19:1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남중국해를 자국의‘內海化하는 중국의 21세기 해양전략 모  

 

 

류화칭(劉華淸) 전 중국 군사위원회 부주석 겸 정치국 상무위원은 19805월 미국 항공모함인 키티호크호를 방문했을 때, 막강한 화력에 상당히 놀란 듯하다. 올해 195세 나이로 숨진 류 전 부주석은 2004년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에서 미국 항모의 규모와 위세, 현대화 작전 능력에 엄청난 인상을 받았다고 썼다. 1970년대부터 중국이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류 전 부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 집권 당시 군부의 최측근 인물이었다.

 

그는 19821988년 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을 지냈으며 덩의 후원으로 해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19891997)과 정치국 상무위원(19921997)을 지냈다. 그 때문에 류 부주석은 중국에서 해군의 아버지또는 항공모함의 아버지로 불려왔다. 1985년 해군사령관 시절 공산당 정치국에 제출한 중국의 해군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그는 중국 해군의 장기적인 전략을 이렇게 밝혔다.

 

 “2010년까지 대만과 오키나와까지 방어선을 확대하고, 2020년까지 북태평양에 진출하며, 2050년까지는 전 세계로 작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에는 수백만의 영해와 18000km의 해안선, 6500개의 섬도 있다중화민족의 생존과 발전은 바다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해양 권익을 지키려면 강력한 해군이 필요하다고 주창했다. 특히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해군의 전략을 연안 방어에서 근해 방어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에서 근해란 대만·오키나와·필리핀·일본열도까지 확장된 해역을 말한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이른바 다오롄(Island Chain)’전략을 은밀하게 마련했다. 1 다오롄은 일본열도-난사이제도-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으로 이어지는 중국 연안에서 약 1000km 떨어진 지역을 말한다. 2 다오롄은 중국 연안에서 2000km 거리인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이오지마(硫黃島)제도-마리아나제도-야프군도-팔라우군도-할마헤라 섬으로 이어지는 지역이다. 특히 류 전 부주석은 항모가 있어야 미국 항모에 대항할 수 있다면서 1 다오롄을 내해화(內海化)하고 제2 다오롄의 제해권(制海權)을 확보하기 위해선 항모 4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덩샤오핑은 그 뒤로 류 전 부주석이 제안한 대로 해군력을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70년 숙원 항모가 영유권 분쟁 지렛대로

 

중국이 마침내 항모 보유국이 됐다. 류 전 부주석이 25년 전에 세운 해군 전략이 실현 가능한 출발점에 선 것이다. 중국은 1998년 옛 소련 시절에 건조된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우크라이나에서 2000만 달러에 구입했다. 중국은 20023월부터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한 조선소에서 이 항모의 개조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작업을 완료하는 데 9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은 선체 이외에 항모의 모든 부분을 새롭게 제작했기 때문이다. 갑판은 물론 엔진, 전력시설, 레이더, 전자·유도시스템, 선실까지 항모 전체를 자국 기술로 개조했다. 사실상 새로운 항모를 건조한 셈이다.

 

증기터빈 엔진을 갖춘 이 항모의 제원을 살펴보면 만재배수량 67500t급으로 갑판 길이 302m, 70.5m, 최대 속력 29노트, 연속항해 가능거리 7130km. 승무원 1960명을 태울 수 있고, 함재기 52대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 항모 조지워싱턴호의 3분의 2 정도 크기인 이 항모엔 반함·반잠·방공 무기가 장착됐다. 이 항모는 또 미국의 압축공기를 이용한 사출기 방식 대신 러시아의 스키점프대와 같은 방식으로 함재기를 이륙시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40년대 국민당 정부의 해군이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수립한 이래 중국인이 70년 동안 숙원해온 항모 보유의 꿈이 실현됐다고 흥분했다.

 

특히 이 항모의 함재기는 중국이 자체 기술로 제작한 젠(·J)-15 전투기다. 중국은 당초 러시아로부터 Su-33 50기를 도입해 함재기로 운용할 계획이었지만 러시아가 핵심기술 이전에 소극적이자, 2006년 시험용으로 Su-33 2기만을 도입했다. 그 후 중국은 Su-33을 모델로 젠-15를 개발했다. -15의 구체적인 제원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Su-33과 비슷하리라 추정된다. Su-33은 기존 Su-27을 항모용 함재기로 개조한 다목적 전투기로, 19944월 실전 배치된 해군의 주력 함재기다. 미군 함재기 F/A-18에 대항할 수 있는 비행 성능과 무장력을 갖춘 Su-33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이 넘고 최대 항속거리는 3000km에 이른다. 공중 급유가 가능하고 공대공·공대함 미사일 12기를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이 젠-15를 함재기로 결정한 것은 Su-33의 성능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뜻한다. -15는 좁은 공간에서 활동 편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날개를 접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중국의 항모 보유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력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실제로 국제사회에선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중국 군사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온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의 중국이 항모를 보유하는 구체적인 목적, 앞으로의 추가 건조 및 배치 계획 등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다. 로버트 윌러드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도 중국의 첫 항모는 아·태 지역의 힘의 균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첫 항모는 과학연구와 훈련을 목적으로 사용된다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고 방어적 국방정책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조리 치젠궈(戚建國) 중장도 중국의 항모는 일부 항모 보유국처럼 다른 나라의 영역으로 항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대응은 군사력 팽창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일종의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항모는 기본적으로 적국의 인근 지역까지 접근해 군사력을 투사하는 공격용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항모는 5001000km 이내 수상·수중·공중을 통제할 수 있는 거대한 움직이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그동안 매년 미국의 항모 전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것도 중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중국이 지난해 천안함 사태 당시 미국 항모의 서해 진입과 훈련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것도 항모의 전략적 위력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항모 보유는 무엇보다도 현재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우위를 보일 게 분명하다. 중국은 함모의 모항을 남중국해 인근의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둘 가능성이 크다. 하이난다오는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최적지다. 하이난다오는 대만을 견제하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기에 용이할 뿐 아니라 중국의 원유 수송로 안전 확보에도 유리한 전략요충지로 꼽힌다.

 

   ·중 힘겨루기 무대로 떠오른 남중국해

 

남중국해는 현재 아·태 지역에서 최대 국제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이 내해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함에 따라 베트남과 필리핀을 비롯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보유한 아세안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남중국해는 또 중국과 미국 간의 힘겨루기 무대가 되고 있다. 중국이 내해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추진한 계기는 20093월 하이난다오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지점에서 미국의 정보 수집함 임페커블호와 자국 선박 5척이 대치했던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임페커블호는 중국 해군 잠수함들의 동향을 탐지하는 중이었다.

 

중국은 미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중국은 당시 임페커블호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 함정이 국제해역에서 합법적으로 운행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향후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경우 자국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남중국해를 내해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게 됐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내해화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대만 때문이다. 중국은 만약 대만이 독립한다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려면 바다를 건너야 하는데, 이 경우 강력한 미국의 해군력이 걸림돌이 되리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남중국해를 자국의 바다로 만들려고 한다. 경제적인 목적도 있다. 중국이 에너지를 비롯해 각종 자원을 수입하는 주요 통로는 바닷길이다. 만약 미국이 유사시 바닷길을 차단할 경우 중국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 때문에 남중국해를 자국의 바다로 만들려고 한다.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루트로 매년 4만여 척의 선박이 통과한다고 알려졌다. 한국·일본·대만의 석유 90%가 이곳을 통해 수입된다. 또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3분의 2 이상이 남중국해를 경유한다.

 

남중국해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도 대량으로 매장돼 있다. 77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됐다고 확인됐고, 추정 매장량은 280억 배럴이나 된다. 천연가스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4%를 차지하는 카타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리쉬쉬안(李緖宣)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연구원은 남중국해는 2의 페르시아 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제125개년 계획(2011~2015)에서 남중국해를 10대 석유·천연가스 전략지역 중 하나로 선정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미국 정부에 남중국해가 자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에 관련된 핵심 이익(core interest)’이라고 공식 통보했다.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은 당시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미국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게 이런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남중국해가 중국이 그동안 사활적 문제로 설정해왔던 대만·티베트·신장위구르와 함께 동등한 반열에 오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영해법에서 랴오둥(遼東)반도에서 산둥(山東)반도 사이에 있는 보하이(渤海)를 내륙에 있는 호수와 같은 지위를 갖는 내수(內水)로 지정했다.

 

내수는 영토와 같은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국 군함은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절대로 보하이에 들어가지 못한다. 중국의 속셈은 남중국해를 보하이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한 심해 유인 잠수정 자오룽(蛟龍)호를 이용해 수심 3759m 해저에 자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꽂았다. 중국 정부는 또 지난해 31일부터 자국 근해 섬들의 자원 개발과 생태계를 관리하는 해도보호법(海島保護法)을 발효시켰다. 해도보호법은 중국 근해에 있는 6000여 개 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해도보호법은 주민이 살지 않는 섬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한다고 명기했다. 남중국해 대부분의 섬이 바로 중국의 해도보호법의 적용 대상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 남중국해에서 주변 국가들이 실효 지배하는 섬을 점령하는 계획까지 수립한 바 있다. 이 작전 계획을 살펴보면 먼저 공군과 해군 항공부대가 상대국 군항을 기습, 항만 시설과 함대를 폭격함으로써 1시간 내 상대국의 전투 능력을 무력화한다. 이어 중국 해군의 18000t급 상륙함 쿤룬산(崑崙山)호를 이용해 상륙작전을 감행하고 그와 동시에 북해와 동해 함대가 미국 항모의 진입을 막는다. 인민해방군은 지난 4월 하순 남중국해에서 전략 폭격기를 동원해 수면 위 80m 지점까지 하강하는 초저공 폭격 훈련도 실시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고난도의 초저공 폭격 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이번 훈련이 미군 항공모함에 대한 공격을 상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427일자). 중국이 대놓고 이런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미국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의지의 과시로 분석할 수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717일 상륙함 징강산(井岡山)호를 진수시키기도 했다. 징강산호는 길이 210m, 28m, 배수량 19000t 규모며 배수량으로 따져 중국 해군 최대의 전함으로 헬기와 탱크 등의 탑재가 가능하며 무장 병력 10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세계 최초 육지에서 발사하는 대함탄도미사일

 

중국은 이와 함께 미국 항모의 남중국해 진입을 저지하는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항모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탄도 미사일인 DF(東風)-21D. DF-21D 미사일은 20002700km 사거리를 갖췄고 세계 최초로 육지에서 발사하는 대함탄도미사일(ASBM)이다. 이 미사일은 차량에 탑재돼 발사되기 때문에 위치 변경이 가능해 적국의 첩보위성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특히 2000km의 사거리는 미국 항모의 작전반경을 넘어서는 것으로, 명중률만 확보되면 미국 항모를 격침할 수도 있다.

 

중국은 또 창젠(長劍)-10 크루즈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km에 이르며, 반경 10m 이내의 목표물을 타격할 정도로 정교하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사일에 탑재할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EMP)탄을 개발한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장을 발생시켜 영향권 안의 전자장치를 마비, 최첨단 무기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중국이 EMP탄 개발에 나선 이유는 미국 항모를 격침시켜 전사자가 대량 발생하면 정치·군사적 부담이 너무 크기에 인명 살상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중국은 또 인공위성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미국 싱크탱크 세계안보연구소(WSI)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찰위성은 현재 하루 6시간 고정목표를 감시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인공위성을 모두 67기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20기 이상의 인공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특히 군사 목적으로 특화된 중국의 인공위성은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다. 중국의 정찰 위성 네트워크는 대함탄도미사일과 항모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 영토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실력행사를 하기도 했다. 중국 순찰함은 526일과 69일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의 EEZ 내에서 원유 탐사작업을 벌이던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 소속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했다. 중국 순찰함은 지난 3월 원유 탐사를 방해하려고 필리핀의 탐사선과 고의로 충돌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는 자국 영토라며 오히려 충돌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과 함께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해온 국가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6월에만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6차례나 실시했다. 이번 군사훈련에는 남해함대 소속 육전대(해병대)의 상륙훈련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또 영해 관할부처인 해사국이 보유한 최대 규모 순찰함인 해순31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해 615일부터 19일까지 초계 항해를 하도록 했다. 배수량 3000t급인 해순31호는 비록 비군사용 순찰함이지만 공격용 헬기를 탑재할 수 있어 사실상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제기되자 베트남과 필리핀은 미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응웬 푸엉 응아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611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와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960~1970년대 미국을 상대로 오랜 전쟁을 벌인 베트남이 미국의 개입을 자청한 것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도 미국과 1951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을 언급하면서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은 아예 미국이 남중국해에 군대를 주둔해 나약한 작은 나라의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유권 노려 중·대만 손잡을까

 

미국은 베트남과 필리핀의 요청을 적극 수용했다. 미국 상원은 남중국해상에서 중국의 무력 사용을 비난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628일부터 78일까지 11일간 필리핀 남서쪽 팔라완 섬 부근에서 양국 합동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베트남과도 715일부터 21일까지 최신예 미사일 구축함 2척과 구조함 1척을 투입한 가운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양국은 이에 앞서 617일 워싱턴에서 열린 차관급 정치·안보·국방 대화에서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 평화와 안정, 안전 유지가 국제사회의 공통 이익이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해 7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자유롭게 항해하고 아시아의 공동 수역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데 국가적인 이해(national interest)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적극 개입하자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중국은 625~26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과의 아·태 사무협상에서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당시 중국 대표인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미국이 개입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고 밝혔다.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711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역사적으로 볼 때 남중국해와 부속 도서에 대해 논쟁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는다면서 당사국이 아닌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국과 베트남·필리핀 간 군사협력 강화를 차단하려고 베트남과 필리핀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중국이 양국에 제시한 분쟁 해결 방안은 200211월 아세안과 체결한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 공동 선언(DOC:Declaration on the Conduct of Parties in the South Chinese Sea)’의 가이드라인(지침)을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당시 공동 선언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 1982년 체결된 유엔해양법 협약 준수, 남중국해 지역 내 항해 자유 보장 등의 내용인데, 말 그대로 선언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공동 선언을 이행할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아세안은 7219년 만에 공동 선언의 행동규범을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영유권 갈등과 해양보전 활동 등은 당사국 사이에 해결해야 한다며 다국 간 협의를 포함한 가이드라인 설정에 반대해왔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고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내용을 만드는 데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데다,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범화(COC:Code of Conduct)하는 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예측이 어렵다. 그 때문에 중국이 벌인 아세안과의 타협은 일종의 미봉책이며, 남중국해에서 자국이 완전히 힘의 우위를 유지할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속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이례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공동 전선을 구축하자고 대만에 제의하기도 했다. 대만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두 차례나 이런 제의를 한 것은 영토와 주권 문제에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따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아세안으로부터 대만을 분리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

 

앞으로 중국의 해군 전략 중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진주목걸이(String of Pearls)’ 전략이다. 중국은 그동안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해왔다. 중국은 이 에너지를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를 통해 자국으로 수송해왔다. 이 에너지 해상 수송로에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으로선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에너지 해상 수송로가 중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바뀐 것이다. 그 때문에 중국은 에너지 해상 수송로에 위치한 국가와의 정치·외교는 물론이고 군사 협력까지 맺는 전략을 적극 추진해왔다

 

특히 중국은 미얀마·스리랑카·방글라데시·파키스탄의 각 항구를 마치 진주목걸이를 꿰듯이 연결해 자국의 군함이 이용 가능토록 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진주는 바로 검은 진주인 석유를 말한다현재 중국은 2004년 쓰나미로 폐허가 된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을 건설해주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도 임차해 사용한다. 중국은 미얀마와의 관계 강화에도 공을 들인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제재 조치를 받아온 미얀마 군정이 지금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320일 민간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다.

 

중국이 미얀마와 전략적으로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미얀마가 인도양에 진출할 수 있는 항구를 보유한 데다 서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전략 요충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얀마에 전투기·수송기·탱크·군함·야포·지대공미사일·트럭 등 모두 14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제공해왔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얀마의 영토인 일부 섬을 임차해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레이더를 비롯해 해상 감시장비를 배치했다. 중국이 미얀마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이 항구 사용권이다. 중국 해군은 미얀마의 시트웨 항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에도 눈독을 들인다. 과다르 항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4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도양 사이의 아라비아해에 자리 잡은 전략 요충지다. 중국이 과다르 항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경우 군함과 잠수함이 정기적으로 정박하고 수리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해군력이 인도양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진출이 가능하다. 중국은 그동안 과다르 항의 운영권을 따내려고 파키스탄과 경제·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5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와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전천후 우호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파키스탄에 앞으로 6개월 내 JF-17 전투기 50대를 대당 20002500만 달러에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길라니 총리는 당시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과다르 항의 운영권을 넘겨주고 해군기지도 건설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라마 첼라니 인도 뉴델리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과다르 항은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에서 마지막 고정핀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이 확보하려는 항구들이 상업항이며, 해외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거나 군을 주둔시킬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은 장기적으로 이들 항구를 군항으로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200812월부터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에 참가하면서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왔다.

 

중국은 현재 상하이 창싱다오(長興島) 장난(江南)조선소에서 항모를 추가 건조 중이다. 4800064000t급의 항모 2척을 2015년까지 건조할 계획으로 보인다. 이들 항모는 남중국해를 비롯해 중국의 핵심 이익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와 함께 2015년부터 2020년까지 93000t급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오성홍기를 휘날리는 핵 추진 항모가 진주목걸이 전략에 따라 확보된 해외 항구를 드나들면서 중국의 군사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날이 점점 다가온다.

 

 

 

<자료 : 월간중앙(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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