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광릉숲길 나들이 기행

[몽중루]

                             몽중루의 늦가을 광릉숲길 나들이 기행

        만산홍엽, 가을을 불 태우던 수목들이 시나브로 옷을 벗고 겨울 차비를 서두르는 만추(晩秋)다. 계절을 선도하는 절기도

        입동지절(立冬之節),  어느 시인의 말처럼 '먼 산의 눈 소식이 바람결에 전해오는 때' 다.  문중(門中)의 가을 시제(時祭)

        도 지낸 터라, 지난 주말 가까이 사는 족친(族親)들이 모여 올 한 해의 못다한 우애(友愛)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었다.

        일요일 아침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광릉숲길을 찾았다. 일찌기 세조(世祖)와 정희왕후의 왕실림(王室林)이 었던 광릉

        숲은 500여 년 동안 통제와 절제된 관리로 인해  오늘날 6,000여 종의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가 되었고,

        지금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까지 등재된 곳이다.  숲길을 들기 전,  봉선사를 먼저 찾았다. 고려 말기에 창건한

        한 운악사가 세조릉이 이곳에 오고 세조의 명복을 비는 사찰로 지정 되면서 奉先寺가 되었다 전한다.  봄이면 화려한 연

        꽃축제가 열리던 봉선사의 연지(蓮池)는 벌써 겨울잠에 들었다.  경내를 에둘러 돌아보고 일행과 함께 광릉숲길에 들어

        섰다.

        데크(deck)를 깔아 만든 숲 속 오솔길인 3km의 광릉숲길에는 벌써 쓸쓸함이 깊게 배었다. 강바닥을 드러낸 봉선사천은

        물억새가 물길을 돌리고 있고, 빛 바랜 단풍들이 한 잎 두 잎 낙엽되어 날린다. 광릉(光陵)도 찾았다. 조선 왕 세조(世祖

        · 재위 1455~1468)의 릉이다. 숲길에서 처럼 능원 숲에도 낙엽비 날리고, 성근 나무가지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에선 벌

        써 한기(寒氣)마져 느껴진다. 낙엽비를 맞으며, 낙엽 쌓인 길을 걷는 이의 어깨가 절로 움츠려 진다. 만추(晩秋)의  서정

        (抒情)에 취하다 보니 괜스레 옛 시 한 수까지 웅얼거리게 된다. '서리 녹아 내린 물 계곡으로 흘러가고(霜餘水反壑)/바

        람에 진 나무잎은 산으로 돌아간다(風落木歸山)/어느듯 세월 흘러 한 해 저물어 가니(冉冉世華晩)/벌레들도 모두다 숨

        어 몸을 움츠린다(昆蟲開閉關).'  양사언(楊士彦 · 1517~1584)의 봉래산가(蓬萊山歌)다.  광릉을 나와 다시  광릉수목원

        을 찾았다. 함게한 족친 어른들 중엔 이곳에 처음 와본 분들도 계신다.  아름다운 자연에 더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곳, 모두가 오길 잘 했다고 즐거워 한다. 족친간 우애를 다지려는 가을 나들이 길, 끈끈한 우애가 흘러 넘친다. 십리길을

        걸으며 얻은 건강은 덤이었다. 

                                                                                                                                    촬영, 2019, 11, 10.

       ▼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奉先寺)

    ▼ 광릉숲길 들머리

   - 광릉숲길

     - 광릉

    - 세조 비 정희왕후 릉

    - 광릉숲길 봉선사천

     - 낙엽 밟는 동심

   - 가막살나무

[뚜벅이☆]

수고 하였읍니다. 가을의 정취에 감사 드립니다.
19/06/28/답사시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에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