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12년 11월 22일
어디를:효문 축구장~매봉~무룡산~원점회귀
누구와:하니 대장님, 들꽃님, 파르티잔님, 스카이님, 천인님, 산골님, 빙그레님, 창아대장님, 송강
무룡산, 용이 없는 산,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라 오르면 누구든 용(?)이 되는 산,
(하다 못해 도롱룡이라도…ㅎ)
용의 꿈을 내밀히 간직한 9명의 잠룡이 축구장 한켠에서 산행 준비에 분주하다.
스카이, 그대는 언제나 푸른 하늘,
뽀마드 반지르르 바르고 꽁지머리 질끈 묶은 뒤 두건까지 쓰시고는
뭐이 저리도 좋으신지? 옆에 서신 파르티잔님이 쑥스러워 하신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는데...?
지난 주, 우두산 산행 때 드디어 얼굴에 햇살비친 천인님 모습 선보이고
이밤엔 또 산골님까지 모시고서 야심만만이시다.
보라빛 상의와 모자, 빨강 장갑 끼신 저분은 뉘신지요?
저분으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산색이 무르익어 가던 오월 어느날 신새벽 억산에 올라
라면에 찬밥 말아놓고 "호텔 켈리포니아"를 흥얼 거리며 분위기 잡던 그분 들꽃님,
무려 반년이 지나서 이 야심한 밤에 뵈오니 '감개무량'하더이다.
또 그 옆에 연두색 상의의 무적(?) 빙그레님,
성안동 송 모씨 이웃에 사시는 분인데 아~! 멋진 산꾼입니다.
무슨 춘추전국 시대도 아닌데 '황건' 두르고 나타나신 창아 대장님,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시는데 그 의미는...(북구 조합장 출마 하시나?)
하니 대장님의 훈시와 함께 모두들 용의 꿈을 안고 무룡산으로 출발…
매봉 정자에서 뒤라도 한번 돌아볼 줄 알았더니
휭 하고 선두는 선착순 얼차려 받듯이 달음밖질 치고
산골님과 천인님은 야박한 듯 뒤를 따릅니다.
"앞에 이 두분이 늘 탈이야!"
황건적 저분, 두리번 두리번 거리더니 배낭은 은폐엄폐를 시켜놓고
긴 기럭지 자랑하러 오셨는지
구름에 달가듯이 슬슬 잘도 갑니다.
꾀(?)도 없으신 천인님,
저 배낭에 보물이라도 모셨는지 죽기살기로 배낭 메고 올라 오시고…
드디어 정상부 데크,
어디 등용문이라도 솟아 오른 듯, 모두들 용트림을 하시고
어깨에 힘 빡 주고서 목에 깁스를 합니다.
뭐? 모르긴 해도 이 밤, 이 시간,
용 없는 산정에서 울산 시내를 한눈에 담으며 쭉 둘러보는 심정은
용이 된듯한 심정이고도 남음이 있지않을까요?
4룡…?
4 도롱용… ㅎ~
(너무 솔직히 내 뱉다가 어느 순간 안보이는 사람들이 많던데?)
그래도 무룡산에 올라 한 순간이라도 용이 되어보는 심정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바람에 서걱대는 억새 사이로 보이는 야경도 썩 정감이 있고…
포근하다 해도 어느님의 어깨 위로는
배여나온 땀이 하얗게 성애가 되었습니다.
허~걱~!
공원 들마루에 앉으신 저 네분은 벌써 무룡산 찍고 저 자리에 앉으셨는감?
자~! 슬슬 분주해지십니다.
초롱처럼 빛나는 눈으로 무엇을 기다리시나요?
용꿈을 안고 오신 분들이 벌써 용의 알을…?
진지하신 산골님
칠흑같은 어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이밤 산 속에서 이리도 분주한 까닭은
그래요.
잠룡이든 도롱용이든 아무런 상관도 없이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기다린 것은 바로 이 꼬부랑 국수였답니다.
끓이고
김칫국물로 간 맞추고
뽀글뽀글 더 끓여서
어디서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먹어 본 적은 더더욱 없는 꼬부랑 국수,
솥으로 세 솥을 삶아 냈는데 어두운 밤이라 어디로 어떻게 감추었는지
나중에는 국수 삶은 솥, 밑바닥 긁는 구경까지 하였답니다.
세상에나 참!
그런데 이 광경
꼬부랑 국수와 스마트 폰의 상관관계는…?
그저 시침 뚝 떼는 거죠. "나 국수 별로 안 먹었다."로
확인 들어갑니다.
들꽃님?
"나는 입이 짧아 몇 가락 먹지도 못했는데…"
뾰루퉁 하신 모습으로 봐서 인정이 갑니다.
산골님?
"나야 뭐…"
표정 넉넉하시고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봐서 분명 좀 드셨습니다.
스카이님?
"증거 있어요?"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꼬부랑 국수 끓는 물에 넣자말자 슬슬 건져내시길래 '고시래' 하실려나 싶었는데
마구마구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식탁에 꼬부랑 국수 오르면 식탁 들어 엎는다는 얘길 얼핏 들었는데…?
"아~! 평소에 꼬부랑 국수 맛이 이런 줄 몰랐다는 거죠?"
그리고는 매봉을 넘어서
시작 점, 효문 축구장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밤에 일어난 일이란게 꼬부랑 국수 맛본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룡산에 올라 마치 용이라도 되었다는 듯이
모두들 보무도 당당히 돌아섰답니다.
어깨에 힘 빡 주고 배는 내 밀고…
그것은 바로 "야산의 마력"이겠지요.
비록 꼬부랑 국수 끓여 먹은 게 전부였던 밤이었더라도
마음만은 천하를 안은 밤이였었다.라고 느껴지는 게…
첫댓글 지난 여름 더운 열기를 식혀준 가창력이 아주 뛰어난 박정현 노래가 무지 마음에 들며
꼬부랑 국수에 구미가 더욱 당겨지는 용들의 만찬이군요
지난5월 억산일출산행때 호텔켈리포니아 저도같이들었었는데 ...... 어찌 아직도 그 곡을 기억하고있는지...
순간 당혹스러웠다는...ㅎㅎ
이 야산 사진과 글을보니 갑자기 야산 가고싶은마음ㅋㅋ 마음만 다들 즐거은 모습들 *^^*
역쉬~~~작가(감독 )는 절대로 얼굴을 내밀지 안는군요 ~~
저 산꾼들은 지금쯤 어느 산 구석 구석을 마구 마구 점령하고 계시려냐?
저도 아쉬운맘 달래며 동네 뒷산이라도 오를까합니다
슬슬 몸을 풀어나야 짐승들 꽁무니라도 따라갈수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