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우개 낙관 전시회
네모난 컴퓨터용 지우개 하나와 조각칼(세모칼 혹은 연필 깎는 칼. 커터칼은 위험하다), 스탬프용 인주나 포스터 컬러, 신문지 등을 준비한다. 먼저 종이에 지우개 크기에 알맞은 자신의 이름이나 사인을 구상해 본다. 영문 필기체처럼 너무 복잡하거나 선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파기 어렵다. 음각과 양각의 기술적인 차이도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난이도로 따지면 글자 모양만 파내면 되는 음각이 쉽지만, 예쁘기는 세공 작업에 섬세함이 요구되는 양각이 더 예쁘다. 사방 테두리까지 파주면 더 세련되어 보인다. 우선 디자인이 끝나면, 그것을 뒤집어본다(도장은 뒤집힌 글자형으로 파야 제 모양으로 찍힌다는 사실을 꼭 일러주자). 트레이싱 페이퍼로 본따 뒤집어서 지우개에 대고 본을 옮길 수도 있고, 눈썰미가 있는 아이들은 그냥 뒤집기도 한다. 이 뒤집기에서 의외의 디자인이 나오기도 한다. 뒤집어진 도안을 볼펜으로 지우개에 그리고 나서 칼로 파낸다. 신문지에 찍어가며 수정해서 완성한다. 이것을 준비된 종이(32절지 혹은 16절지 정도의 크기. 색도화지가 더 효과적이다)에 찍고 이 도장의 주인 이름, 이 이름을 얻게 된 유래, 간단한 자기 소개 등을 곁들여 전시하면 아주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