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인간과 천상으로 가는 증명서
[五戒十善]
제 1장
오계(五戒)와 그 내용
제1절 오계란 무었인가?
무릇 어떤 조직이나 어떤 이상적인 단체가 있으면 그 조직을
구성하는 인원이 있으며, 또한 반드시 그 조직의 규정이 있다. 조
직의 건전여부는 오로지 그 규정의 내용을 살펴보고 단정할 수
있다. 이 조직이 탁월한 성적을 나타낼 수 있는지 없는지도 또한
그 규청 중에 내포된 이상에 의해 단정할 수 있다.
일체 사회의 조직은 모두 그 각각의 이상에 의지하여 규정을
제정하며, 다시 규정에 의해 역량을 발휘한다. 그러나 그 규정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오히려 그 조직 구성원이 일체해서
그 규정에 대한 옹호와 준수를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학교에는 학교의 규정이 있으며, 정당에는 당의 규정이 있다.
학생은 차치공약이 있으며, 훈련원도 또한 학원수칙이 있으며, 정
당에도 당원수칙이 있다. 군인은 군법과 군기 이외에도 군인수칙
이 있으며, 보이스카우트도 보이스카우트의 신조가 있다.
다시 국제간의 각종 공약규정과 내지는 연합국의 헌장에 이르
기까지 모두 동일 성질의 부분별로 나누어 속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목적은 조직 구성분자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공동의
이상적 추구를 설명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떠한 공약도 어떠한 규정도 영구히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영구히 변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오직 종교도의
계율만은 예외이다. 계율의 성질도 역시 일체 사회 조직의 규정과
공약 혹은 수칙과 비슷한 것 같지만, 하나의 종교가 계속 전해지
고 쇠퇴하지 않으며, 또한 계속 전해질수록 더욱 광대해질 수 있
는지는 다시 그 계율의 내용을 살펴보고 단정할 수 있다.
역사 이래의 인류 세계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종교가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공인된 종교는 오히려
수를 헤아릴 수 있을 만큼 매우 적다. 계율의 기능은 신도의 부패
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대중 더 나아가 일체 중생의 행복
을 더욱 증진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비록 불교를 제외한 기타의 종교에 계율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거나 불교의 내용과 같은 것은 없지만, 그들에게도 부분적으
로 계율의 작용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본래 계율의 두 글자는
중국글자이며, 계율 두 글자의 의미 또한 각각 뜻하는 것이 있다.
계(戒)는 ʻ해서는 안 된다ʼ 는 뜻이고, 율(律)은 ʻ마땅히 해야 한다
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계는 ʻ이와 같이 하지 말아야한다ʼ 는 것이며, 율은 ʻ이와 같이
해야 한다ʼ 는 것이다. 계는 ʻ각각의 사람이 지켜야하는 수칙ʼ 이
며, 율은 ʻ단체의 활동ʼ을 말한다. 그래서 범어에서 계를 시라
(sila)라고 부르며, 율은 비나야(vinaya)라고 부른다. 그러나 어떤 때
는 계율의 두 글자를 통용할 수 있는 까닭으로 또한 억지로 계율
의 두 글자의 정의를 나눌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 해야 할 부분은 ʻ계ʼ 의 글자이다.
ʻ계ʼ 의 글자에 내포된 의미는 《설문해자》에 「경계하다[警]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경각의 뜻이다. ʻ하지 말아야 할 것ʼ과 ʻ해서는
안 되는 일ʼ 은 곧 하지 말아야 하며, 이것을 바로 ʻ계ʼ 라고 한다.
때문에 실은 일종의 도덕적 표준의 규정을 말한다, 예로 일상적으
로 말하는 ʻ도박을 금하다ʼ , ʻ담배를 금하다ʼ , ʻ술을 금하다ʼ
등등의 일종의 제약적 행위를 말한다.
계는 불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기타의
다른 종교에도 똑같이 각각의 금계 또는 계명을 가지고 있다. 그
러나 불교의 계는 기타 종교의 계와 모두 똑같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원칙이 분명한 것은 무릇 인류에 유익한
어떠한 고급종교라 할지라도 모두 인류의 도덕적 기준을 위반하지
않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 까닭으로 제정된 계율도 서로 차
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비록 그렇다고 하나, 불교의 계율은 각
층층마다 발휘하고 있는 까닭으로 일체 종교를 뛰어넘는 최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오계는 불교의 모든 계율의 기초가 되지만, 오계의 계
목에 그 어떠한 희귀하고 특출한 곳은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인도
고대에는 각 종교마다 모두 오계가 있었으며, 또한 모두 대체적으
로 서로 일치했다. 설령 기독교 십계 중의 후오계라 할지라도 또
한 그러하다.
나누어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1) 불교의 오계: 살생하지 말라 ‧ 도둑질하지 말라 ‧ 사음하지
말라 ‧ 거짓말하지 말라 ‧ 술을 마시지 말라.
(2)《마나법전》의 오계: 살생하지 말라 ‧ 거짓말하지 말라 ‧ 도둑
질하지 말라 ‧ 음행하지 말라 ‧ 탐내거나 성내지 말라.
(3)《포달야나법전》의 오계: 살생하지 말라 ‧ 거짓말하지 말라 ‧ 도둑
질하지 말라 ‧ 인내하라 ‧ 탐내지 말라.
(4)《전달러야오의서》의 오계: 고행하라 ‧ 베풀어라 ‧ 바른 행을
하라 ‧ 살생하지 말라 ‧ 진실된 말을 하라.
(5) 지나교의 오계: 살생하지 말라 ‧ 도둑질하지 말라 ‧ 거짓말하
지 말라 ‧ 음행하지 말라 ‧ 욕심을 여의어라
(6) 유가파의 오계: 살생하지 말라 ‧ 거짓말하지 말라 ‧ 도둑질 하
지 말라 ‧ 사음하지 말라 ‧ 탐내지 말라.
(7) 기독교의 후오계: 죽이지 말라 ‧ 도둑질하지 말라 ‧ 거짓 증
언을 하지 말라. 타인의 소유물을 탐하지 말라.
위의 것을 비교해 보면, 불교 오계의 특색은 「술을 마시지 말
라」에 있으며, 기타의 각 종교에는 술을 금함이 없음을 알 수 있
다. 왜냐하면 불교는 지혜를 중요히 여기는데 술을 마시면 사람을
혼미케 하고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술의 나쁜 점은 뒤에 상세히 설명하겠다.)
기타의 각 종교에서 표방한 탐욕(貪慾) ‧ 탐진(貪瞋)에 대한 것은
행위가 아니고 심리적 현상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불교의 오계
속에는 실제로 빠진 것 없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뒤에서 오계가 십선
을 섭수하고 있음을 상세히 설명하겠다.)
또 하나, 중국은 예로부터 어떤 사람들은 대체로 유불도(儒佛道)
가 같은 근원에서 말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으며, 가장 오래전의
것은 후한의 《모자이혹론》 중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불교의 오
계를 유교의 오상(五常)인 ‧ 의 ‧ 예 ‧ 지 ‧ 신 (仁義禮智信)과 서로 배
치시키고 있다.
그러나 오계와 오상의 배대법은 예로부터 각각 다름을 볼 수
있다.
(1) 천태《인왕경소》 중에는 「살생하지 말라」 와 「인」, 「도둑질
하지 말라」와 「지」, 「사음하지 말라 」와 「의」, 「술을 마시지
말라」와 「예」, 「거짓말하지 말라」와 「신」으로 배대하였다.
(《대정장》33 ‧ 260하 ~261상)
(2)《마하지관》 제6권의 배대법은 다르다.
「살행하지 말라」 「인」, 「도둑질 하지 말라」와 「의」, 「사음
하지 말라 」와 「예」, 「술을 마시지 말라」와 「지」, 「거짓말하
지 말라」와 「신」으로 배대하였다. (《대정장》46 ‧ 77중)
(3) 일반적인 배대법은 이와 같다.
「살행하지 말라」 「인」, 「도둑질 하지 말라」와 「의」, 「사음
하지 말라」와 「예」, 「거짓말하지 말라」와 「신」, 「술을 마시
지 말라 」와 「지」로 배대한다.
그런데 이것은 불교의 오계로써 유교의 오상을 배대한 방법은
단지 인간의 도덕적 표준으로 서로서로 근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으나, 아주 적절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다른 것은 말할 것 없이, 오직「술을 마시지 말라」의 한 계만
가지고 살펴보면 비록 예와 지의 정신을 함유하고 있지만 유교의
예와 지는 절대 불교의 「술을 마시지 말라」의 계와 같지 않다. 왜
냐하면 유교는 실제로 음주를 결코 금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우리는 계의 우열의 높고 낮음을 명확히
분별할 수 있다. 불법으로 보면, 계는 세간계(世 間 戒)와 제일의계[佛
戒]가 다르다. 부처님이 제정한 계를 제외하고 일체 모두가 세간계
이다. 불계가 세간계와 다른 것은 출발점과 목적이 같지 않다.
기타의 각 종교에서 계를 지키는 것은 하나님 혹은 신의 의지
를 따르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기독교가 십계를 신봉하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이 선포한 절대 명령이기 때문에, 만약 준수하
지 아니하면 바로 하나님을 위배한 것이며, 하나님을 노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불교는 그렇지 않다.
불계(佛戒)는 비록 부처님에 의해 제정한 것이지만, 그것의 준수
는 각 개인에 달려 있다. 부처님께서 계를 제정하신 것도 중생들
의 의지에 따른 것이지, 부처님께서 절대 어떤 사람에게도 강요하
지 않았다.
계를 지키는 것은 부처님을 위하여 지키는 것이 아니며, 각 개
인의 자유의지를 위하여 지키는 것이다. 마치 밥을 먹는 것이 각
개인의 일인 것처럼, 먹으면 자기가 배부르고 먹지 않으면 자기가
배고픈 것과 같이 다른 사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 대자대비의 마음으로써 비록 중생들을
대신하여 밥을 먹을 수는 없지만, 어리석고 굶주린 중생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권유하고 인도해 주신다. 즉, 계를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불계와 세간계가 다른 첫 번째 점이다.
일반적으로 세간계는 대부분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예를 들
면, 기독교가 계명(誡命; 誡는 교훈식의 계율이다)을 지키는 것은 하나
님의 총애를 얻어 최후의 날에 하나님의 천국으로 들어가기를 바
라는데 있다. 그들이 계명을 지키는 목적은 인간의 행복과 화목을
만드는데 있지 않고, 하늘에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달성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형이상 혹은 이른 바 세간을 벗어나는 쪽에 치우쳐
있다.(불법으로 보면, 그들이 설령 하늘에 태어날지라도 진정으로 세을 벗어나
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또한 왕왕 천국을 위한 이유로 인간의 화목
을 부정하기도 한다. 예로 종교전쟁이 바로 이로 말미암아 일어난
다.
그 밖의 유교(실제로는 유가이지 유교는 아니다. 왜냐하면 유가는 절대 종
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는 윤리의 삼강오상(三綱五常; 유교 도덕의 기본
이 되는 도리)에 대한 준수에 있으므로, 인간의 행복과 화목을 만들
수 있지만 형이상의 혹은 출세의 지향은 되지 못하는 까닭에 역
시 현실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
오직 불교도가 준수하고 있는 불계(佛戒)만이 인간에게 행복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또 출세를 추구하는 경계도 있다. 그러므로
불교 역사는 단지 인욕과 희생적인 것들만 기재되어 있으며, 전쟁
이나 피비린내 나는 사실들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불계와 세
간계가 다른 두 번째 점이다.
일반적으로 세간계는 단지 형식의 준수만 있을 뿐, 계체를 받
아들임이 결코 없기 때문에 계죄(戒罪)와 성죄(性罪)의 분별도 없다.
예를 들면, 기독교의 십계는 단지 기독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그것은(기독교의 생각)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는 제약이
기에 믿거나 믿지 아니하거나 상관없이 모두 그 제약의 범위 안
에 있다고 기독교인은 생각한다.
믿는 사람들은 당연히 지켜야 하고 믿지 않는 사람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만약 지키지 않으면 그 죄과(罪過)는 믿는
사람과 동등한 것이다. 그러나 불계는 그렇지 않다.
불계는 부처님에 의해 제정된 것이지만, 불제자의 수계는 반드
시 스승과 스승으로 서로 전수하고 계체의 전승(전해 줌)과 납수(받
아들임)를 소중히 여기게 오직 계를 받은 사람이라야 타인에게
계를 전승해줄 수 있다.
이러한 계체는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전해진 것이어서, 수계를
하여 계체를 받아들이면 바로 자기의 심성(자성)속으로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받아들여진다. 부처님의 법신으로써 사람마다 본래 구
족되어 있는 법신과 연결시켜 각 개인의 자성이 본래 부처임을
자각하고 깨달음을 증득하도록 인도하는데 목적으로 한다.
불계를 받고 다시 계를 피하면 부처님의 법신을 파괴한 것과
같으므로 죄과는 매우 크지만, 계를 받지 않으면 비록 악을 지었
더라도 계를 파한 것이 아니다. 악을 짓는 자체가 비록 죄과(罪過)
가 되지만, 그 죄과의 정도는 계를 받고 파계한 것보다 크거나 무
겁지 않다.
이것은 곧 법을 알고 법을 범하면 죄가 하나 더 추가되듯, --
악을 짓는 성죄(性罪;본래 죄가 되는 것)에다 계를 파한 계죄(戒罪)가
더해진다. 불법에서 보면, 파계는 부처님(삼세제불과 자성불)의 법신을
파괴하는 것이므로 계죄의 정도는 성죄에 비해 훨씬 크다. 이것이
불계와 세간계가 다른 세 번째 점이다.
일반적으로 세간계는 단지 사람들에게 금지해야 하는 행위만을
끊게 할 뿐이어서 켤코 완전한 윤리적 체계를 형성할 수 없으나,
불계는 불교의 삼장의 하나에 속하며, 경장 ‧ 논장과 더불어 세 세
력으로 정립되어 있으며, 아울러 전문적으로 계를 말하는 율장으
예를 들면, 계의 구성을 계법 ‧ 계체 ‧ 계행 ‧ 계상의 4대 과목으
로 나누고, 그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계를 수지한다고 하지 않는
가. 계법(戒法)은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법규이며, 계체(戒體)는 한
선으로 서로 전승되며 스승과 스승으로 서로 전수하는 무표색법으
로 훈습되는 공덕을 말한다.
또 계행(戒行)은 지계에 의해 나타나는 행위이며, 계상(戒相)은 지
계행위의 차별현상을 말한 것이다. 만약 이러한 네 가지 조건(통칭
4科라 한다)을 갖추지 않으면, 비록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내지는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또한 단지 세간의 계를 지키는 것
일 뿐 불계는 아니며, 세간의 계를 지키는 공덕은 한계가 있다.
이것이 불계와 세간계가 다른 네 번째 점이다.
여기에서 내친 김에 ʻ불교를 믿는데 있어 구태여 수계할 필요
가 있는가?ʼ에 대해서도 설명하고자 한다.
삼귀의 단락에서 이미 삼귀의의 중요성과 불교를 믿는데 삼보
에 귀의하는 것은 마치 학생이 입학 등록을 한 것과 같다고 설명
하였으나 이 등록은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것과 결코 같지 않다.
삼보에 귀의한 후에 불계를 받아야 비로소 성불의 길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삼보에 귀의함은 단지 불법을 배우고 불도를 이루는 준
비동작일 뿐이다.
또한 불법을 배우는 과정은 아주 길뿐만 아니라 발심과 불법을
배우는 정도 또한 높고 낮음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불법을 믿고
불계를 받는 것 또한 여러 층차가 있다. 그러나 불계의 층차가 비
록 많기는 하나 모두 오계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오계가 비록 불
계의 가장 낮은 단계이지만, 만약 층을 올라가는데 먼저 디딤돌을
밟지 않으면 다음 층을 오르려는 기도는 결국 부질없는 생각일
뿐이다. 그래서 「오계법을 삼세제불의 아버지라 하며, 오계를 의
지하여 시방삼세의 일체제불이 탄생한다.」고 말한다.
첫댓글 덕분에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