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놀이와 함께 하는 불온 이벤트 첫 번째 : 불온도서 서평 쓰고 책100권 받기>
신청 모임 : 진보신당 성균관대 학생모임 http://club.cyworld.com/skkjinbo
공모 선정 책 :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1. < 모임소개 >
저희는 성균관대 내에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모임입니다. 진보신당은 아직 여러모로 미흡한 부분이 많고 이제야 내용을 채워가는 실질적 창당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만들어져가는 과정이지만 진보신당은 한국 사회에서 억압 받고 소외당하는 여러 계층, 계급의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기위한 정당입니다.
저희 모임에는 이러한 뜻에 동의해서 당원 가입을 한 50여명 정도의 당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내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하고, 진보신당의 가치를 알려내고자 노력하고 있는 ‘자발적’ 모임입니다.
2008년 3월 진보신당이 창당했을 때 이미 학내에 진보신당 당원이 10명 정도 있었습니다. 소풍모임 등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학내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4월에 진중권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강연회를 통해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세상을 바꾸자는 조그만 외침하나 던져보고자 했습니다. 400 여명의 학생, 교직원, 교수들이 강연회에 참석했고,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많은 이들이 당원가입을 했습니다. 1학기에는 모임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방학 때는 모임에서 강화도 도장리로 ‘생태대안농활’을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7월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각자가 종로지역의 주경복 선본에 결합하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패배를 뒤로하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고 기륭전자, 이랜드, KTX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방학 8주간, 모임에서 ‘사회국가, 한국사회재설계도’책을 함께 읽는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이어갔습니다.
진보신당 성균관대 학생모임은 등록금 문제, 청년 실업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군복 무 문제들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저희는 진보정당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학우들에게 알리고, 정치에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20대들이 경쟁에만 몰두하는 88만원 세대가 아니라 사회의 능동적 주체 세대로 변화되길 바랍니다.
모임의 규모가 커져서 다양한 소모임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다. 등산을 함께 가는 ‘객기’, 모임에 오기 전에 문선패 활동을 하던 이들이 모여서 만든 문선 소모임 ‘광기’,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영화도 보고, 세미나도 하는 ‘키노 레프트’, 그리고 점점 여성 당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이 커져서 생긴 여성주의 모임 ‘낮은 목소리’ 등등의 소모임이 즐겁게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2. < 책 선정 : 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인가? >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개강했다. 우리 모임은 2학기에 어떤 활동을 할까 고민을 하다 국방부에서 불온서적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1학기에 ‘미국산 수입쇠고기 반대’, ‘이명박 정권 비판’ 등의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붙여서 학우들에게 진보의 목소리를 알렸었는데, 우리는 바로 ‘이명박 정권 공안정국 비판’ 하는 대자보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 모임에서 ‘불온서적’을 선정해, 학교 앞에 있는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과 김귀정생활도서관과 함께 학내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불온서적’판매전은 학생, 조교, 교수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열기를 이어서 홍세화, 정태인, 하종강 선생님이 매주 이어서 강연을 하는 ‘불온서적’저자와의 만남 시리즈를 개최했다.
강연회가 끝나고 모임에서는 강연회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하고, 강연회를 주최하느라 강연을 제대로 못 본 친구들이 많으니, 강연을 녹화한 영상을 보고, 책도 읽고 토론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마침 이 시기에 ‘불놀이’에서 <불놀이와 함께 하는 불온 이벤트 첫 번째>를 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돼서 논의를 거쳐 이벤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홍세화, 정태인, 하종강 강연회를 했기에 자연스럽게 책은「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로 하게됐다.
3. < '불온서적' 판매전 >
진보신당 성균관대 학생모임,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 김귀정생활도서관에서 선정한 불온서적을 개강 첫 주에 학내에 있는 금잔디 식당 앞에 가판을 차려 정가의 15% 할인 된 가격에 판매하는 활동을 했다. 이틀에 걸쳐 89권 중 46권 판매했고, 우리가 했던 이 판매전을 알게 된 서울시립대 진보신당 학생모임에서도 판매전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진보신당성대학생모임, 풀무질, 생도를 소개하는 책갈피를 만들어 배포했으며, 판을 만들고 강연회 연사 후보군을 넣어서 학생들이 듣고 싶어하는 강연회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물론 가판 옆에는 이명박 정권의 공안정국 조성 비판하는 대자보도 걸어놓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4. < ‘불온서적’ 저자와의 만남 강연회 >
개강 첫 주에 이틀에 걸쳐 ‘불온서적 판매전’을 열었다. 교수, 조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우리가 선정한 '불온서적' 89권을 준비해 46권을 판매했다. 그리고 성대신문에 <'불온서적' 판매전> 사진도 실려서 학내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이 열기를 이어서「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의 공동 저자인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의원,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의 강연회를 연속으로 개최하고자 한다.
진보신당이 제대로 틀도 잡혀있지 않고, 갈수록 대중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다. 또한 당에 가입한 당원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당원들도 당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성대 모임 역시 체계도 잡혀 있지 않고, 진보신당 당원이 되었고, 학생모임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갈수록 참여도나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강연회를 준비하며 당원들이 자주 만나서 친목을 도모하고, 강연회 당일에는 좋은 강연회도 듣고 진보신당이나 학생모임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학기 진중권 강연회 때처럼 많은 학생들이 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생모임 구성원들에게 강연회 사업을 알리고 내부적으로 힘을 다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강연회 사업을 발판 삼아, 총회를 열어 학생모임의 체계도 잡고, 학내에 진보신당 성대 모임이 매 학기 마다 뜻 깊은 강연회를 개최한다는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홍세화 선생님의 쉽고 친근한 강연회를 통해 새내기 등의 젊은 학번의 학생들에게 진보신당을 알릴 수 있고, 청와대 시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선생님의 ‘사회공공성’에 대한 강연회는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등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전문가에게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하종강 선생님의 ‘대학생에게 들려주는 노동이야기’는 노동 문제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고, 노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철수와영희출판사, 한겨레출판사, 후마니타스출판사에서 책을 후원받아, 강연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저자들의 책을 선물로 배포해 좋은 인문, 사회과학 서적을 알리고, 더불어 대학사회에 진보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진보신당 성균관대 학생모임 싸이월드 클럽 ‘우리 노는영상’게시판에서 강연회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5. < 토론 >
강연회를 듣고, 책을 읽은 것을 바탕으로 각 장별로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 박준성 :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되풀이되는 역사 -
수능시험에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때 현대사를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03년도에 대학에 입학해서 과내에 있는 학회에서 선배들과 세미나를 하며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노동자 대투쟁 등의 한국의 역사를 알 수 있었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공부하는 동아리와 학회가 대학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중·고등학교에서는 한국의 현대사를 가르치지 않을뿐더러, 가르친다고 해도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사회를 보는 눈을 제대로 키울 수 없을 것이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 수구적인 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그릇된 역사관을 주입하려 하고 있다. 전교조나 시민단체, 진보 정당에서도 교과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단순히 뉴라이트 교과서를 막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의 진보적인 교과서를 참고삼아 노동, 시민 등의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면 좋겠다.
동아일보가 선정한 현대사 100년 역사를 담은 20세기 연표에 노동운동 관련 사건을 두 가지만 실었다는 것은 역시나 보수 언론 조·중·동의 한 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과 1979년 YH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이 포함되고, 87년의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대신하여 ‘오대양 집단 변사사건’이 선정 된 것은 역시 어이가 없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역사를 통해 잘못된 역사는 오늘날 다시 반복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되풀이 되는 역사는 교과서도 한 몫 담당하지만, 역시 언론이 앞장서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날 노동자들의 소외되고 억압받는 삶은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 기륭, 뉴코아, 이랜드, 코스콤, KTX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은 결코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어쩌다 언론에 나올 경우에도 경제 발전에 저해된다거나 투쟁이 천일을 넘고, 단식투쟁이 인간의 한계에 이르러야지 그 때서야 놀랍다는 식으로 잠깐 나올 뿐이다. 그들이 왜 천일이 넘게 투쟁을 하고 있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는다.
우리 모임에 언론사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많은데, 참세상, 레디앙, 프레시안 등의 제대로 된 언론사가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
1970년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유서와 2003년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 그리고 배달호 열사의 유서가 같은 나라. 시간은 20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은 그대로이다.
집회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많이 불러 보긴 했지만,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시청에 마지막까지 남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들불 야학을 함께 하며 노동자 교육 운동 중 과로로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의 노래굿을 준비하며 만든 노래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모임 내 문선 소모임 ‘광기’에서도 ‘단결투쟁가’몸짓을 하곤 했는데, 그 노래를 비롯해 파업가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정치와 법’이라는 교양 수업 시간에 윤상원 열사의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강사선생님은 모두가 윤상원 열사처럼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회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하고 역사에 대해 공부하라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소모임 ‘키노레프트’에서도 켄로치 등의 영화를 보았었는데, 기회가 되면 현대사를 다룬 다큐를 보고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겠다.
- 안건모 :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
글쓰기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쉽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안건모 선생님이 소개하고 있는 여러 글들을 읽어나가면서, 그것이 왜 가능한지 알 수 있었다. 대개 자신의 생활과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이 배부르고 한가한 자들의 사치마냥 느껴지는 현실 속에서, 나이고 내 이웃인 노동자, 서민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표현하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깨달았다. “엄마타령”이라는 글에서는 난 엄마이자 여성이 되어서 그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온통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비정규직 남편에 관한 이야기인 “즐거운 곳에서 날 오라 하여도”에서는 그 남편과 부인이 되어서 서럽고 행복했다. 어떡해야한다는 당위가 아닌, 함께 가슴으로 느끼고 슬퍼하고, 행복해하는 여러 사람들의 맞닿은 심장을 통해서, 세상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안건모 선생님의 글을 통해 새삼 글쓰기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모임에서도 글쓰기를 일상화해야 한다. 모임에서 집회 참여, 강연회 개최,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활동에 대한 평가와 반성 등의 후기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실정이다. 모임의 인터넷 공간인 클럽에 올라오는 글들도 대부분 다른 지식인들의 글을 퍼오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고민이 담긴 진솔한 글들은 없어서 아쉽다.
고등학교 때 입시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학급문집에 글을 쓰면서 친구와 선생님과 소통하는 것이 유일한 해방구였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은 모둠별로 일기장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일상 등의 이야기를 쓰도록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글에 대해 답장을 써주고 좋은 글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었다.
예전에는 과방에 ‘날적이’가 있고, 글도 많이 쓰고 소통의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보기 힘들다. 우리 모임에서부터 ‘날적이’ 문화를 다시 살려보는 것이 어떨까. 물론 온라인 공간을 통해 소통할 수 있지만,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면 모임의 친밀감이 더 높아질 것이다.
집 근처에 도서관이 늘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양적으로 도서관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더불어 글쓰기 모임, 책 읽기 모임, 토론 모임 등이 활성화돼서 질적으로도 풍요로운 도서관이 되면 좋겠다. 그래야 주민독서실에서 카스트로와 체게바라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알고,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배워야 하는데, 아이들의 글이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해서 기계적으로 쓰는 잘못된 논술로 흐르고 있다. 물론 제대로 된 논술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선 결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일상과 괴리되고, 상상력을 말살하는 교육이 아닌, 자신의 삶 속에서 번뜩이는 재치로, 창조성이 결합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부비정규직센터에서 주최하는 ‘노동사회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그곳에서 대학 내의 비정규직에 대한 설문조사, 실태조사를 하는 직접행동을 실천하는 계획을 하고 있는데, 단순히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경비아저씨들의 단편적인 설문조사가 아닌, 그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의 삶을 글로써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 이임하 : 이 땅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
내가 중학교 다닐 때까지도 선생님들이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현모양처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갈수록 남녀평등과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사회는 세계의 절반인 여성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뿌리깊이 자리 잡고 있다. 여성들은 착하고, 성실하고, 조숙하게 생활해서, 좋은 남자 만나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학기 초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가정환경조사를 싫어했다. 엄마, 아빠 모두 있는지, 직업은 무엇인지가 중요한가.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친구들은 엄마의 직업에 ‘주부’라고 쓰곤 했다. 주변의 엄마나 아빠가 안 계시거나, 이혼한 친구들은 얼굴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 사회는 보편가족을 원하지만, 이제는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400만 노동자중 800만이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갈수록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70%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천일을 넘게 투쟁하고, 단식하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기륭전자, 이랜드, KTX 도 모두 여성노동자들이다. 임금 인하에 반대해 을밀대 밑에서 한국 최초로 고공농성을 벌인 노동자는 여성인 강주룡이었다. 현대사에 드러난 여성노동자들의 소외와 고통, 억압받는 현실이 21세기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의 단면이다.
기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이 폭력깡패들에게 짓밟히고 반발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 할 때 그 자리에 있었다. 여성 노동자가 노조위원장이 되는 것을 사측에서 막기 위해 똥바가지를 씌었다는 이야기보다 더 처참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언제쯤 여성해방, 노동해방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임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또 다른 ‘불온서적’인 소금꽃나무의 김진숙 지도위원의 글이 생각났다. 글재주가 뛰어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일하다 끝내 옥상에서 몸을 날린 권미경이라는 노동자가 왼쪽 팔뚝에 남긴 유서.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마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 우리는 노동자 김씨, 공순이 미쓰리, 개똥이 엄마가 아니라 온전한 한 개인, 온전한 여성 주체로서 그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처음에 우리 모임이 시작했을 때 남녀의 비율이 9대 1이었다. 최대한 여성 당원을 배려하려 노력했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모임에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아져 지금은 여남 비율이 3.5대 6.5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임에서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을 키워가고, 여성소모임이 활성화 되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 정태인 : 한미FTA10년, 건강보험 없어진다 -
얼마나 뜨겁게 한미FTA반대로 시청광장과 광화문 한 복판을 메웠던가. 우리 모임의 구성원들도 그 당시에 각자의 위치에서 한미FTA를 막기 위해 무던히 고생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지고 있다. ‘불온서적’ 강연회때 정태인 선생님 강연 주제도 한미FTA가 아닌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 비판이었다. 다시 정태인 선생님이 잘 정리한 한미FTA에 관한 글을 읽으니, 정권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다.
한참 한미FTA가 이슈화 되던 시기에 국가와 정권, 외교관들, 행정부 관리들, 보수적인 교수들이 언론에서 하는 얘기들을 들으면 과연 이들이 한국 사람인지 미국 사람인지 헷갈리고 어이가 없었다. 한국의 법과 제도를 뜯어 고치고, 미국의 기업에 한국이 종속되고 굴복해야 하는 투자자 국가제소권은 지금 다시 읽어봐도 큰 문제이다.
미국의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 재개로 전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촛불집회가 시작되었다. 그래도 정권은 반성의 기미가 없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계속 강행했다. 이게 바로 한미FTA를 체결하기 위해 미국에게 먼저 무릎 꿇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던가.
내가 새내기인 03년도에 농활을 갔다가 한칠레FTA반대 집회에 오기 위해 상경했던 것이 기억난다. 또한 먼 이국땅인 멕시코 칸쿤에서 이경해 열사가 'WTO KILLS FARMERS!'라는 말을 외치며 자결을 했던 슬픈 일이 생각난다. 그런데 이놈의 한미FTA는 단순히 농부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을 고통의 나락 속에 빠트릴 것이라 생각하니 참담하다.
나도 그 당시에 집회에도 자주 가고, 관심을 갖고 지켜봤었다. 정태인 선생님이 청와대 경제시민비서관을 그만두고, 한겨레21표지로 등장해 한미FTA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보고, 강연회도 찾아가 보고 그랬지만,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반성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노력해야겠다.
- 홍세화 :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저당잡힌 오늘 -
한국사회는 무상교육이나 대학 평준화라고 하면 빨갱이나 좌파들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홍세화 선생님은 무상교육이나 평준화는 좌파나 우파와는 상관없이 공화국의 정신과 원칙, 이념에 맞게 당연히 실현되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한풀 꺾이긴 했지만, 지난 촛불 정국 때 거리에서 가장 많이 외쳐진 것이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일 것이다. 하지만 거리에 모였던 사람들의 외침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대학 평준화 등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프랑스의 대학평준화는 68혁명 때 이루어졌다. 시민들의 투쟁으로써 쟁취한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에는 반공 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국가에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들었다면, 오늘날의 교육은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도록 만들고 있다. 자본에 자발적으로 무릎 끊는 것이다. 교육이 지배세력의 효율적인 통치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어, 무상교육이나 대학평준화가 과연 실현될 수 있는 날이 올까 회의적이다.
프랑스는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계층 순환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가정의 환경과 배경에 가장 영향을 덜 받는다는 수학 과목의 시험 배점을 높이고 있다는 프랑스의 예는 한국사회에서는 무용지물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교육정책을 세우고 실행해야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놈의 입시는 매번 바뀌고 있다. 잘 살고 여유 있는 집이라야 자꾸 바뀌는 입시에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홍세화 선생님이 속한 ‘학벌없는사회’나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이 주장 하듯이 대학평준화가 이루어져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본다.
프랑스 사회에서 산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올바르게 가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새내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왔던 일상 속의 문제들이 홍세화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책을 읽어 보니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내가 겪은 중, 고등학교의 건물과 운동장이 일제 강점기와 독재정권을 거쳐 지금까지도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연병장과 사열대 등의 시설들이 학생들의 꿈과 희망, 상상력을 가로막고 있다.
홍세화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 교육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학교에서는 공화국을 단순히 군주국의 반대 개념으로 가르치는데, 제대로 된 공화국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회 공공성이 약화되는 시점에서 교육, 의료, 보건 등등의 공공성, 공익성이 중요성이 높아져야 한다.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노동자 의식을 가지고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에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반하는 정당에 표를 던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왜곡된 학교 교육과 언론에 의해 잘못 자리 잡은 의식을 벗어 던지는 탈의식화가 필요하다.
그람시의 진지전을 말하면서 일상에서 자신의 존재 의식을 갖고 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홍세화 선생님은 강연을 가실 때 마다 한겨레신문, 한겨레21, 씨네21 정기구독권을 홍보하고 있다. 식당의 음식이 맛있지만, 조선일보를 보고 있다면, ‘이 집은 음식은 맛있는데, 조선일보를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해야 한다는 부분은 단순히 재미로 웃어넘길게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나도 강의 시간에 기회가 되면 진보신당 당원임을 알리고 진보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하종강 : 불평등에 저항은 본능 -
한국은 사회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노동자들이 못사는 것은 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해서 라고 말한다.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할 것이 아니라,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하면 당신들도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대다수다. 하지만 하종강 선생님은 강연과 글을 통해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개인의 관점이 아니라 사회 전체 그리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라고 명토박아둔다.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두발단속,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 체벌 등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나만 잘하면 문제될게 없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며 높은 등록금도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고 다니면 되고, 청년실업이 심해지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도 거리로 나가 항의할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하종강 선생님의 강연을 통해 불평등에 저항하는 것은 본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이 점점 선진화 되면서 여성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노인 복지, 남녀평등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노동자의 권익에 대한 관심은 형편없는 실정이다. 적어도 보수 언론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글로벌스탠다드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오죽하면 IMF가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민주주의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까지 말했을까.
하종강 선생님 강연과 글에서도 역시 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선생님이 될 사범대생으로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내가 특히 교육의 문제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범대의 교원양성에 관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배워서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또한 임용고사라는 그릇된 시험제대로 인해 정작 교사가 되어야 할 소양을 가진 이들이 선생님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평준화와 무상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의 개혁과 교과과정의 민주화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한다.
하종강 선생님의 강연과 책은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에 대하여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다른 나라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시행되는 일들이 한국에서는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강연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라에서의 삶이 부럽다고 생각했던 순간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한국 사회에도 하종강 선생님과 같은,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노동현장에서 싸워나가고 계시는 노동자들과 같은 분들이 있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여성 노동자....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소망한다.
- 정리 -
1시간 반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연회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으며, 앞으로 우리 모임에서 사회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실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6. < 공모전 당선 될 경우 책 이용 방안 >
진보신당 성균관대 학생모임이 학교의 동아리나 학회, 소모임이 아니라서 따로 방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초기에는 학교 근처의 공원이나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김귀정열사 생활도서관 이용자 중에 당원들이 생기고, 생도 회원들과 친분이 생기면서 생활도서관에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습니다. 생도는 학내에서 많이 잊혀져가고 있고, 이용자도 드물지만, 앞으로 고전 세미나와 책 정비를 통해 다시 활동을 하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희 모임에서 공모전에 당선돼서 책을 받게 된다면, 저희 모임 구성원뿐만 아니라 생도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좋은 책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김귀정생활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불온서적'판매전과 '불온서적'저자와이 만남 강연회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넣은 것은, 판매전과 강연회의 활동들이 공동체 세미나와 토론의 한 과정에 포함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